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46)
547화. 솔직히 난 잘 불렀는데···
[감히! 감히!]쾅!
“크억! 창조수 후보님, 말로···”
사냥의 신 헌트가 뒤늦게 불꽃이의 정체를 알아보며 외쳤지만
쾅!쾅!쾅!
쾅!쾅!쾅!
자신의 휴가를 방해한 헌트를 화가 풀릴 때까지 혼내주는 불꽃이.
“무조건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헌트가 무릎을 꿇고 나서야 자신의 뿌리를 멈췄다.
그리고
[테오 오라버니]세준의 무릎에서 자신의 털을 열심히 핥고 있는 현실의 테오를 불렀다.
“냥?! 왜 부르냥?”
[저 앞발 좀 주세요.]“냥?”
테오가 불꽃이에게 앞발을 내밀어 주자
툭.
교대요.
불꽃이는 자신의 이파리로 테오의 앞발을 건드렸고
“여긴 또 어디야?!”
갑자기 바뀐 환경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헌트.
그때
“푸후훗. 환영한다냥! 초거대 박 회장, 저 녀석을 붙잡아달라냥!”
쿠구궁.
초거대 박 회장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가 헌트를 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불꽃이가 헌트를 초거대 박 회장이 있는 테오의 정신세계로 인계한 것.
잠시 후.
“윽!”
“초거대 박 회장, 꽉 잡으라냥! 놓치면 안 된다냥!”
테오가 헌트를 붙잡은 후 정신세계를 나왔다.
그리고
“푸후훗. 까망이 여기다 도장 찍으라냥! 대신 군고구마 말랭이를 주겠다냥!”
까망이에게 영구 직원 계약서를 내밀며 발도장을 찍게했다. 갑란에 찍힌 자신의 발도장 옆에.
신과 계약하기 위해서는 격 차이를 줄여야 하니까.
낑?!
[군고구마 말랭이?!]꾹.
군고구마 말랭이라는 말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발도장을 찍는 까망이.
끼히힛.낑!낑!
[히힛. 형, 저 도장 찍었어요! 빨리 군고구마 말랭이 주세요!]테오 앞에서 열심히 꼬리를 흔들며 짖었다.
까망이는 아무 데나 도장을 찍으면 큰일 난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
지금껏 감히 까망이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간 큰 존재가 없었기 때문.
물론 앞으로도 없을 확률이 높았다.
만약 있어도 까망이의 격이면 계약을 강제로 파기하는 것도 가능했으니, 도장을 막 찍고 다녀도 큰일은 없을 것 같았다.
거기다 이제 무서운 형들도 있으니···
아무튼.
“푸후후. 여기 있다냥!”
끼히힛.
까망이는 테오가 준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아
짭.짭.짭.
신나게 먹기 시작했고
“푸후훗.”
테오는 까망이의 발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들고 자신의 정신세계로 돌아왔다.
“여기다 도장 찍는 거다냥!”
“안돼!”
테오가 초거대 박 회장에게 잡혀 움직이지 못하는 헌트의 손 사이로 들어가
꾸욱.
계약서의 을란에 헌트의 엄지 도장을 받았다.
그렇게 배틀러에 이어 신 출신의 세준컴퍼니 2호 영구 정규직 직원이 탄생했다.
테오를 길들이러 왔다가 오히려 테오의 부하가 된 사냥의 신 헌트.
나만 죽을 수 없지!
“테오 님, 사실 이건 다 전투의 신 배틀러 님이 시킨 겁니다! 배틀러 님도 불러서 도장을 찍게 하죠! 제가 돕겠습니다!”
“냥?! 배틀러는 이미 도장 찍었다냥!”
“네?! 제가 첫 번째가 아니에요?!”
“그렇다냥!”
제길! 분하다!
테오의 말에 헌트는 왠지 분했다.
테오에게 도장을 찍힌 걸 배틀러가 얘기 안 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배틀러보다 늦게 도장을 찍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배틀러!
사냥의 신 헌트는 분함을 느끼며 배틀러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
“테오 님, 사실 배틀러 님이···”
테오에게 배틀러가 뭘 하려고 했는지 전부 일러바쳤다.
그렇게 신 출신 세준컴퍼니 2호 직원이 생긴 걸 모른 채
[집요한 사냥꾼의 활]사냥의 신 헌트가 자신이 사냥한 사냥감의 뼈와 힘줄을 재료로 만든 활에 권능을 담아 만든 신기입니다.
목표를 정확하게 겨냥하지 않아도 화살이 목표로 날아갑니다.(많은 마력을 주입할수록 더 정확하게 목표로 날아갑니다.)
사용 제한 : 없음
제작자 : 사냥의 신 헌트
등급 : SSS
스킬 : [호밍 윈드 애로우(master)] [호밍 윈드 애로우(master)]
하루에 3번 적을 끝까지 추적하는 바람으로 만들어진 화살, 윈드 애로우를 쏩니다.
세준은 자신이 주운 활의 옵션을 확인했다.
“근데 신기가 왜 바닥에 떨어져 있지?”
뜬금없는 신기의 등장.
흐흐흐. 이런 건 줍는 게 임자지.
세준은 이유 따위 신경 쓰지 않았고
“이건 경철이 줘야겠다.”
사냥의 신 헌트의 신기를 자신의 동기 오경철에게 주기로 했다.
헌트가 아무나 사용하게 하기 위해 신기의 사용 제한 조건을 없앤 것이지만, 덕분에 경철은 좋은 활을 장비할 수 있게 됐다.
철컹.
세준은 활을 아공간 창고에 넣고
푹.
[마력이 담긴 땅에 황금빛 볍씨(+2)를 심었습니다]···
..
.
다시 논에 벼를 심었다.
얼마 전 농사의 신 하메르가 만든 강화의 비약 한 방울을 볍씨에 사용해 2강 황금빛 볍씨를 만들었고
이제 ‘밥이 보약’ 효과가 발동할 때마다 증가하는 총 스탯이 150에서 200으로 상승했다.
세준이 갑자기 이렇게 벼농사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용들이 엄청난 양의 속성주를 주문했기 때문.
특이한 건 각자의 속성에 맞는 속성주만 주문한 게 아니라 자신과 상극의 속성주도 많이 주문했다.
처음에는 맛있어서 먹었는데···
반대 속성의 속성주가 자신의 기운을 상쇄시켜 탑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걸 용들의 회의에서 자신의 탑으로 돌아와 깨달은 것.
덕분에 세준이 예전에 만든 속성주는 용들이 다 사가 품절된 지 오래였다.
거기다 용들이 속성주의 효과를 알았을 때는 세준이 햄크에 가며 며칠간 탑을 비운 시기라 용들의 예약 주문이 엄청나게 쌓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에게 논을 만들게 하고 세준은 벼를 심고 있었다.
그렇게 벼 심기는 저녁까지 이어졌고 해가 저물어 가자
“꾸엥이, 까망이, 저녁 먹자!”
세준은 자신을 도와 벼를 심고 있는 꾸엥이와 까망이를 불렀다. 물론 까망이는 사고만 안쳐도 도와주는 거였다.
테오는 세준의 무릎에 매달려 벼를 심었기에 부를 필요가 없었다. 세준의 밀짚모자 위에서 하루 종일 해를 쬔 불꽃이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취사장으로 가는 길.
“불꽃아, 몸은 괜찮아?”
[네! 세준 님이랑 같이 있었더니, 기운이 나요!]스트레스 해소도 팍!팍! 했어요!
세준의 물음에 불꽃이가 기지개를 활짝 켜며 대답했다.
잠시 후.
“박 서방, 우리 왔어.”
“매형, 에이스 왔어요!”
엘리자베스와 에이스가 세준이 요리를 하고 있는 취사장으로 들어왔다.
“앗! 잠시만요! 테 부회장, 기운 흡수.”
“푸후훗. 알았다냥!”
세준이 서둘러 테오에게 엘리자베스와 에이스의 기운을 흡수하게 했다. 불꽃이가 위험하기 때문.
[헤헷. 세준 님, 감사해요.]세준의 개복치 케어를 받은 불꽃이가 크게 기뻐했다. 세준의 옆에 있을 수 있고 관심을 받는다는 게 좋았다.
그때
“네가 불꽃이구나. 반가워 나는 위대한 검은용 엘리자베스 프리타니야.”
카이저와 안톤에게 불꽃이의 실체에 대해 들은 엘리자베스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용들도 불꽃이를 세계수보다 조금 더 높은 차원수로 생각했을 뿐, 창조수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글자 하나 차이지만, 창조수와 차원수는 급이 완전히 달랐다.
[안녕하세요! 불꽃이 박입니다!]불꽃이도 고개를 숙이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엘리자베스는 세준의 장모님. 잘 보일 이유가 차고 넘쳤다.
그러자
“안녕, 불꽃아. 나는 위대한 검은용 봉룡 에이스 프리타니야.”
엘리자베스 뒤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에이스도 소심하게 인사를 건넸다.
불꽃이를 처음 봐서 어색한 모양이었다.
“내 이름 매형이 지어줬다.”
그래도 자랑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인사가 끝나자, 저녁 시간이 시작됐고
“역시 매형 요리가 최고야! 난 평생 매형이랑 살래!”
에이스가 세준과 살겠다고 했다가
[탑의 관리자가 절!대! 안 된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세준이는 자신이랑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으앙! 나도 매형이랑 살 거야!”
누나의 반대에 폭풍 오열했다.
“괜찮아. 옆집에 살면 되잖아. 그러니까 울지마.”
“응···훌쩍. 매형, 고마워요.”
작은 해프닝이 있었던 즐거운 저녁 식사가 끝나자, 엘리자베스와 에이스는 다시 자러 갔다.
엘리자베스는 회복을 위해서, 에이스는 성장을 위해서 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아. 좋다.”
후루룩.
세준은 평상에 앉아 꾸엥이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밤하늘을 구경했다.
“푸후훗.”
[헤헷.]꾸헤헤헤.
끼히힛.
일행들도 세준의 무릎, 옆구리, 슬링백, 손바닥에 자리를 잡고 함께 밤하늘을 즐겼다.
“흥흥흥.”
멋진 밤하늘과 맛있는 커피, 코끗을 스치는 약간 차가운 공기와 일행들의 좋은 냄새, 포근함에 세준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냥냥냥.”
[헹~헹~헹~]꾸엥~꾸엥~
낑!낑!낑!
세준을 따라 모두가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그때
께엑!
버섯개미의 대표가 뭔가 불만이 있는지 더듬이를 빠짝 세우며 다가왔다.
“응? 왜 안 자고 나왔어?”
세준이 묻자
께엑!
[시끄러워서 못 자겠어요!]버섯개미가 자신이 온 이유를 말했다.
졸지에 버섯개미들의 수면을 방해하게 된 세준과 일행들.
“아. 미안. 이제 조용히 할게. 어서 가서 자.”
께엑!
버섯개미가 돌아가자
······
세준과 일행들은 조용히 별을 구경했다.
잠시 후.
“솔직히 난 잘 불렀는데···”
조금 억울했는지 세준이 입을 열었다.
그러자
“푸후훗. 맞다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랑 내가 잘 불렀다냥!”
[테오 오라버니,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없네요. 제가 세준 님이랑 화음 맞추는 거 못 들으셨나요?]꾸엥!꾸엥!
[아니다요! 꾸엥이가 아빠랑 같이 노래 불렀다요!]끼히힛.낑!낑!
[히힛. 아닌데! 집사랑 노래를 부른 건 위대한 까망이 님이야!]한마디씩 하는 일행들.
모두가 세준과 같이 노래를 불렀다고 했지만, 결국 소음이 됐을 뿐.
그리고
께엑···
[세준 님이 노래 안 했으면 좋겠어요···]소음의 주범은 세준이었다.
누가 음치 세준과 더 어울리는 노래를 불렀는지 의미 없는 대화가 오가는 동안 검은 거탑 99층의 밤이 깊어져 갔고
헤헷. 행복하다.
그런 대화마저 행복한 불꽃이는 10일 휴가의 두 번째 날을 맞이했다.
***
다음 날 아침.
-뭐?! 안돼!
-사위, 다시 생각해 보게.
“그래. 박 서방, 다시 생각해 보자.”
“으앙! 매형~! 나 두고 가지 마~! 이번에는 나도 갈 거야~!”
용들은 비상이 걸렸다.
“저 탑 좀 내려갔다 올게요.”
세준이 돌아온 지 이틀 만에 탑 99층을 다시 비운다고 말했기 때문.
세준은 불꽃이에게 탑의 다른 곳들을 구경시켜 줄 생각이었다. 좋은 추억도 쌓고.
“걱정 마세요. 제가 드실 음식 미리 다 만들었고 에일린한테는 제가 매일 음식 만들어서 보낼게요.”
-크하하하. 그래?
-크흠. 다녀오거라.
“박 서방, 조심해.”
“네.”
세준의 말에 어른 용들은 모두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으앙~! 매형, 나도 데려가 줘요!”
에이스만은 아니었다. 에이스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냥 세준과 함께 놀고 싶었다.
“에이스는 나중에 크면 같이 다니자. 자. 약속.”
“흐끅. 응···약속. 열심히 먹고 커질게요.”
에이스는 결국 세준과 새끼손까락을 걸며 약속을 하고 나서야 울음을 그쳤고
-세준아, 위험하면 바로 돌아와!
-사위, 잘 다녀하게.
“박 서방, 몸 조심해.”
“매형! 나 열심히 클게요!!”
세준은 용들의 배웅을 받으며 탑을 내려갔다.
그리고
[검은 거탑 75층에 도착했습니다.]···
..
.
첫 번째로 간 곳은 구경거리가 많은 상점 거리였다.
***
검은 거탑 55층.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진짜 박 회장님한테 농사 가르쳐 줬어요?”
“뚱이야. 여기서는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 그리고 진짜라니까. 내가 세준 님에게 농사를 가르쳐줬다고 몇 번을 말하냐? 이제 좀 믿어라!”
“에이. 거짓말. 치치 누나도 할아버지가 거짓말 했다고 했어요!”
“뭐?! 치치까지?”
치치는 농사 학교의 가장 나이가 많은 토끼 중 하나.
“끙.”
잠시 고민하던 아빠 토끼.
“뚱이야. 가서. 다들 짐 싸라고 해.”
“짐이요? 우리 어디 가요?”
“그래. 탑 99층으로 견학 갈 거다.”
실제로 세준을 만나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