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6)
56화. 고민상담을 하다.
56화. 고민상담을 하다.
“뀻뀻뀻.”
이오나가 콧노래를 부르며 상점 구역을 걸었다. 마탑에 필요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오랜만에 상점 구역을 쇼핑하는 이오나의 기분은 굉장히 좋았다.
그렇게 이오나가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냥냥냥.”
반대편에서 노란 고양이 하나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걸어왔다.
그리고
“뭐냥?”
중견 유랑 상인 주제에 겁도 없이 자신의 앞을 막았다.
“당신이야말로 내가 누군지 모르나요? 비켜서세요!”
“그러는 너야말로 내가 누군지 모르냥?!”
두 꼬꼬마들이 서로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며 주장하는 것을 재미있게 구경하던 엘카.
그때
“…?!”
엘카가 앙증맞은 햄스터가 등에 메고 있는 이쑤시개 같은 붉은 색 나무 지팡이를 발견했다. 지팡이의 끝에는 불길한 검은 보석이 박혀있었는데 검은 보석 위에는 금색 문자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었다.
‘저건···재앙의 지팡이?!’
재앙의 지팡이는 탑에 3개만 있다는 전설급 아이템 중 하나로 대파괴의 마법사라 불리는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이오나의 신물이었다.
그 말은 저 햄스터가?!
엘카가 당황하고 있을 때 테오가 엘카를 보며 어서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설명하라고 눈치를 줬다.
‘어떡하지?’
한쪽은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다른 한쪽은 대파괴의 마법사 이오나였다. 둘 다 엄청난 존재.
쩝.쩝.
엘카가 두 거대한 존재 사이에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날름거렸다.
남들이 봤다면 거대한 늑대가 조그만 고양이와 햄스터를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정작 실버 울프족의 족장 엘카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이오나 님, 테 대표님은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입니다.”
엘카가 서둘러 테오의 정체를 밝혔다. 이오나가 테오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대파괴의 마법사 이오나. 그녀의 마법 한방이면 거대한 산이 사라지고 강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오나가 홧김에 테오를 공격하면 테오는 바로 사망이었다.
“실버 울프족이여 그게 사실인가요? 거짓이라면 그대들은 위대한 검은 용의 이름을 사칭한 죄로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겁니다.”
“제 부족을 걸고 결코 거짓이 아님을 맹세합니다.”
이오나가 사실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엘카의 눈을 뚫어지게 보기 시작하자
“내 부하를 괴롭히지 말라냥! 나랑 얘기하라냥!”
테오가 호기롭게 나섰다.
“그럼 그대가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가 맞는지 증명해봐요.”
“어떻게 말이냥?”
“당신이 정말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라면 나를 위대한 검은 용께 데려가 줘요.”
이오나는 위대한 검은 용에게 탑 67층에 침입한 레드 로커스트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공짜로 말이냥?”
테오가 어림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승낙하면 안 된다는 상인의 직감이 들었다.
“뭐 원하시는 게 있나요?”
“일단 여기서 살 게 있는 데 이오나가 다 내라냥.”
“그…그러죠.”
테오의 대답에 이오나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뭐 대단한 걸 말할 줄 알았는데 너무 하찮은 걸 말하고 있었다. 이오나가 테오를 이상하게 보며 일행에 합류했다.
테오는 전에 갔던 잡화점이 아닌 다른 잡화점으로 갔다. 주인이 중견 유랑 상인인 자신을 알아보고 물건을 공짜로 주면 이오나에게 대가를 받는 보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테오가 잡화점에 들어가 살 물건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세준에게 부탁받은 물건은 대형 냄비 3개와 프라이팬 그리고 유리병 10개였지만, 오늘은 이오나의 돈을 쓸 거기 때문에 유리병 90개와 사심을 담아 세준의 것과 비슷한 밀짚모자를 추가했다.
“총 21.1탑코입니다.”
“여기…”
이오나가 돈을 지불하려 할 때
“깎아달라냥!”
테오가 3번 깎기를 시작했다. 물건을 살 때는 항상 3번을 깎으라는 세준의 말을 따르기 위해서였다. 테오는 세준의 지시에 대해서는 융통성이 1도 없는 고양이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13탑코인에 드리겠습니다.”
“빨리 내라냥!”
그렇게 3번을 깎은 테오가 이오나를 보며 말했다.
‘저 고양이 뭐지?’
대단한 걸 요구할 줄 알았는데 하찮은 걸 요구하고, 상점에서는 자신의 돈을 아껴주기 위해 굳이 가격을 3번이나 깎아줬다.
이오나가 테오를 보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푸후훗. 다음은 대장간이다냥!”
방금 구매한 밀짚모자를 쓰고 기분이 좋아진 테오가 앞장서서 대장간으로 이동했다.
대장간에 도착하니 다행히 저번에 자신에게 무료로 뽑기를 시켜줬던 점원이 아닌 다른 점원이었다.
“깎아달라냥!”
테오는 이번에도 3번을 깎아 장비 뽑기 비용으로 12.5탑코인을 이오나에게 지불하게 했다. 그리고 테오가 뽑기 코너에서 물건들을 살펴봤다.
“내가 도와줄까요?”
양 앞발을 내밀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테오를 보면서 이오나가 물었다. 마법사인 이오나는 당연히 감정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기에 나름 자신의 돈을 아껴준 테오에게 보답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
테오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 집중했다.
그때
덥석.
테오가 물건 하나를 잡았다. 작은 반지였다. 끌리는 게 없어서 가장 끌리는 걸 잡았다.
“내가 감정해줄게요.”
한 번 무시당한 이오나가 재차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지만
“괜찮다냥.”
테오가 거절했다. 자신의 수염이 강하게 거부했다. 왠지 이걸 감정해서 가져가면 무서운 존재에게 미움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뀽! 알았어요! 내 도움은 필요 없다는 거죠?!”
대신 조금 덜 무서운 존재의 미움을 받아버렸다.
끼잉.
늑대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런 둘을 바라보며 따라갔다.
***
꾸엥!
흔들흔들.
이제 자유자재로 몸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꾸엥이가 동굴로 들어와 세준의 몸을 흔들며 깨웠다.
“으음…꾸엥이 왔어?”
세준이 눈을 뜨고 벽으로 가 획 하나를 추가하며 조난 224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꾸엥.꾸엥.
꾸엥이가 꿀이 든 유리병을 들고 세준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빨리 꿀을 달라고 보챘다.
“알았어.”
딸깍.
세준이 꿀이 든 유리병 하나를 열어 꾸엥이의 앞발에 꿀을 1꿀렁 부어줬다.
할짝.할짝.
꾸엥이가 열심히 꿀을 핥기 시작하자 세준이 유리병은 원래 있던 위치에 갔다 놓았다.
그곳에는 꿀이 가득한 유리병이 3병 더 있었다. 이제 독꿀벌들의 수가 1000마리를 넘으면서 하루 꿀 생산량이 유리병 한 병 반 정도의 양이 됐다.
세준은 연못으로 가 세수를 하고 토끼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특별한 일은 없기에 여유롭게 아침을 먹었다. 벽돌집은 건축가 토끼와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의 협력으로 거의 완성되고 있었고 농작물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세준은 평소처럼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것으로 아침 농사를 시작했다.
서걱.
[마력의 방울토마토 15개를 동시에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경험치 45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이 자른 방울토마토 가지를 저장고 앞에 가져가자
뺘앙!
뺘압!
뺘앗!
이제 완전히 농사일이 손에 익은 새끼 토끼들이 가지에서 방울토마토를 떼어내 저장고에 저장했다.
그리고 쓸모를 다한 방울토마토 가지는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지상으로 올려보냈다. 방울토마토 가지는 파 이파리와 함께 블랙 미노타우루스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휴우. 끝났다.”
방울토마토밭이 이제 1000평에 가까워졌지만, 세준의 육체도 예전과 달랐기에 끝마치는 시간은 예전과 비슷했다.
방울토마토 수확을 끝낸 세준이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때
“오!”
땅콩밭에 노란 꽃들이 피어난 게 보였다.
위잉.위잉
독꿀벌들이 분주하게 땅콩꽃의 꿀을 빨기 위해 모여들었다. 조만간 땅콩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흥흥흥.”
새로운 먹거리가 생긴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 세준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대파밭으로 갔다.
“와. 여기는 이제 숲이네.”
뿌리가 나눠질 때마다 나눠 심기를 한 대파밭은 이제 2000평이 넘어가고 있었다.
서걱.서걱.
엄마 토끼와 낫 토끼가 열심히 대파를 베고 있는 소리는 들렸지만, 대파의 이파리가 무성해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계속 이렇게 대파밭이 커진다면 미국의 옥수수밭에서 사람이 실종되는 것처럼 세준의 대파밭에서 조난 당하는 토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럴 때가 아니지.”
세준도 서둘러 대파밭에 합류에 파 이파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서걱.서걱.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뺙!
흑토끼가 세준을 불렀다. 점심 먹어요!
어느새 동굴로 내려간 아내 토끼가 회색토끼들과 함께 식사를 준비해 지상으로 가지고 올라왔다.
메뉴는 찐 감자와 군고구마 그리고 생선구이였다.
“으아. 배불러.”
점심을 배부르게 먹은 세준이 텀블러에 커피를 타서 앉자
뺘악…
꾸엥…
흑토끼와 꾸엥이가 세준의 곁으로 낮잠을 자러 왔다.
“꾸엥이는 변신해.”
작은 크기에 현혹돼 무릎에 앉혔다가는 나중에 크게 고생하기에 세준이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꾸엥…
흑토끼와 함께 세준의 무릎에서 자고 싶었던 꾸엥이가 실망하며 몸을 키워 세준의 등에 자신의 배를 붙이고 잠들었다.
뺘로롱.
꾸로롱.
세준이 흑토끼와 꾸엥이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먹구름 만들기를 사용해 그늘을 만들고 이리저리 먹구름을 움직이며 숙련도를 올렸다.
[>먹구름 만들기>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그렇게 먹구름 만들기의 숙련도를 올리고 있을 때
[탑의 관리자가 매운 게 먹고 싶다고 요청합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우울한 에일린에게 매운 음식을 대접해라.]보상 : 에일린의 우울함 감소
거절 시 : 우울함이 극에 다른 에일린이 다크 모드로 변함.
그동안 대답이 없던 에일린이 말을 걸어왔다.
***
“열려라-!”
에일린이 관리자 구역에 있는 포탈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에일린의 티끌만 한 마나로는 포탈을 활성화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익!”
에일린은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한 번에 수십 개를 먹고도 시도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맛있기만 했다.
“크아악! 안 해!”
에일린은 결국 며칠간 시도했던 포탈 활성화를 포기했다.
대신…
“내가 직접 해결하겠어.”
할아버지처럼 관리자 구역을 나서서 직접 해결하기로 한 것.
하지만
“어?!”
에일린은 관리자 구역을 나서자마자 세상이 핑그르르 도는 느낌을 받으며 서둘러 관리자 구역으로 돌아왔다.
아직 미약하게 뛰는 드래곤하트로는 관리자 구역 밖에서 에이린의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마나를 충당할 수 없었다.
“크힝…기특한 인간아…매운 게 먹고 싶다.”
우울해진 에일린이 세준을 찾았다.
***
“다크 모드?”
뭔지는 모르지만, 에일린이 다크 모드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서둘러 말려 놓은 반건조 오징어 5마리를 가지고 동굴로 내려가 오징어볶음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고춧가루까지 아끼지 않고 탈탈 털어 넣었다.
그렇게 세준이 매운 오징어볶음을 만드는 동안
[탑의 관리자가 울먹이며 고민 상담을 요청합니다.]“고민 상담?”
에일린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니까 탑 67층에 레드 로커스트가 침입했다고?”
[탑의 관리자가 그렇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레드 로커스트를 방치하면 더 강력한 집단으로 진화한다고 말합니다.]세준은 에일린의 말에 세준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모든 걸 먹어 치우며 진화하는 메뚜기 떼라니…
“일단 나도 도울 게 있는지 찾아볼게.”
세준이 에일린을 위로하며 완성된 오징어볶음을 주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매운 음식을 먹은 에일린의 우울함이 감소합니다.]‘어떻게 하지?’
서걱.서걱.
세준은 오후 내내 파 이파리를 베며 로커스트를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했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그때
“윽.”
베기 위해 파 이파리를 잡던 세준의 손이 파 이파리에 살짝 베었다.
“뭐야?”
세준이 자신의 손가락을 벤 파 이파리를 살펴보자 다른 이파리와 질감이 완전히 달랐다. 쇠를 만지는 느낌. 운이 좋았다. 잘못했으면 손가락이 잘릴 정도로 파 이파리는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이거 설마?! 이상함을 느낀 세준이 대파의 뿌리를 뽑았다.
[견고한 칼날 대파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어?!”
[탑에 신품종을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탑이 신품종에 대해 당신에게 독점 재배권을 인정합니다.] [당신의 허락 없이는 견고한 칼날 대파를 재배할 수 없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세준이 서둘러 두 번째 신품종인 견고한 칼날 대파의 옵션을 확인하고 있을 때
“내가 돌아왔다냥!”
테오가 햄스터 한 마리를 데리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