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7)
57화. 해충을 잡다.
57화. 해충을 잡다.
[견고한 칼날 대파]계속 이파리를 잘린 대파가 자신의 이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파리를 금속화시킨 돌연변이 대파입니다.
탑 안에서 자란 대파로 모든 영양소를 파 이파리를 날카롭고 딱딱하게 만드는 데 사용해 맛과 영양이 떨어집니다.
섭취 시 아무 효과도 없습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90일
등급 : C
섭취 시 아무 효과도 없다? 거기다 맛과 영양도 없고?
‘메뚜기 떼가 이걸 먹으려고 할까?’
견고한 칼날 대파의 옵션을 확인한 세준의 생각은 바로 레드 로커스트와 연결됐다.
그때
톡.톡.
“박 회장, 내가 왔다냥! 왜 나를 반겨주지 않는 것이냥? 봐라! 나도 박 회장과 같은 밀짚모자를 썼다냥!”
세준이 자신을 봐주지 않자 서운한 테오가 세준의 다리를 두드리며 자신의 도착을 다시 알렸다.
“어. 테오 왔어? 밀짚모자 잘 어울리네.”
테오의 말에 정신을 차린 세준이 테오의 밀짚모자를 칭찬했다.
“당연한 것이다냥! 이 세상에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없다냥!”
세준의 칭찬에 우쭐해진 테오가 어깨를 으쓱했다.
“박 회장, 여기 앉아 봐라냥! 내가 이번에도 완판을 하고 돈도 많이 벌어왔다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앉기 위해 세준에게 앉기를 권했다.
하지만
“위대한 검은 용께 인사드립니다.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이오나가 인사올립니다.”
이오나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덕분에 세준의 무릎에 앉으려는 테오의 작전은 무산됐다.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이라고? 근데 여기는 왜?”
“내가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라고 했는데 안 믿어서 데려왔다냥!”
“미안해요. 이젠 믿어요.”
이오나가 테오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
“음…위대한 검은 용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오나가 조심스럽게 세준에게 말했다.
“그래. 뭔데?”
“사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위대한 검은 용께 탑 67층에 레드 로커스트의 퇴치를 요청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알고 있어.”
조금 전, 에일린에게 들었지만, 원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역시 알고 계셨군요.”
처음 세준을 봤을 때만 해도 이오나는 세준이 위대한 검은 용이 맞는지 긴가민가했다. 겉모습은 탑의 밖에서 들어온 인간을 닮았고 강한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진짜 위대한 검은 용이 맞는 걸까?’
이오나는 의심이 들었다. 검은 머리를 빼면 검은 용과 연관된 것이 전혀 없어 보였다.
마나 스캔 한 번이면 상대가 위대한 검은 용이 맞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지만, 상대의 허락도 없이 마나 스캔을 하는 것은 엄청난 실례였다.
그리고 상대가 위대한 검은 용이 맞다면 그때는 무례를 저지른 자신뿐만이 아니라 마법사 협회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
그렇게 이오나가 세준이 위대한 검은 용이 맞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
뀨?
이오나의 눈에 세준이 들고 있는 풀이 보였다. 분명 풀인데 이파리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리고 이오나는 거기서 확신했다.
‘위대한 검은 용이 맞으시다!’
저 풀은 우선 적으로 풀을 먹어 치우고 다른 걸 먹어 치우는 레드 로커스트의 습성을 이용한 위대한 검은 용이 새로 개발하고 있는 비장의 무기가 분명했다.
‘위대한 검은 용께서 바로 나서지 않으신 것도 새로운 무기를 혼자 개발하시느라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야.’
그렇게 혼자 시나리오를 쓴 이오나.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제가 탑 67층에서 레드 로커스트를 잡아 와 위대한 검은 용께서 만드시는 신무기의 테스트를 도울게요!”
“신무기? 그래. 그러면 나야 고맙지.”
그렇지 않아도 견고한 칼날 대파가 레드 로커스트에게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었던 세준은 이오나의 말에 흔쾌히 승낙했다.
“저야말로 위대한 검은 용님의 신무기 테스트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니 영광이에요! 그럼 바로 다녀올게요!””
이오나가 쫑쫑거리며 서둘러 탑을 내려갔다.
그리고
“박 회장, 빨리 앉아서 나의 보고를 받으라냥.”
세준의 무릎에 앉고 싶은 테오가 바닥을 두드리며 세준에게 다시 앉기를 권했다. 세준의 무릎에 대해서는 집요한 테오였다.
“알았어. 말해봐.”
세준이 바닥에 앉자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올라가 이번 거래에 대한 보고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완판을 했다냥. 그리고 총 판매 금액 1만 575탑코인을 달성했다냥! 또…”
후두두둑.
테오가 자신의 봇짐을 뒤집어 사진을 찍어주고 받은 츄르와 세준의 양념과 커피, 상점 구역에서 산 것들을 쏟아냈다.
“테오, 잘했어.”
세준이 테 사장 50시간을 인정하고 인센티브로 1만 탑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575탑코인을 테오에게 주었다.
“고맙다냥!”
“근데 테오 너 나한테 말할 거 있지 않아?”
“…냥?”
세준이 테오를 바라보자 테오가 슬며시 딴 곳을 보며 세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누가 봐도 캥기는 게 있는 자의 행동.
“테오, 진짜 말 안 할 거야?”
“실수였다냥. 근데 어떻게 안 것이냥?”
분명히 태양의 호박고구마를 처리해 완전범죄였는데 어떻게 걸린 건지 테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동굴 안에서 그런 사고를 칠 존재가 자신뿐이라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테오였다.
“나는 다 아는 수가 있어.”
‘역시 박세준은 대단하다냥.”
테오가 다신 한번 세준의 대단함에 놀랐다.
“좋아. 이실직고했으니까 이번만 봐줄게. 대신 벌칙으로 오늘 하루 츄르 압수랑 테 대표에서 테 인턴으로 강등. 그리고 네가 하는 거 봐서 벌칙 시간을 줄여줄게.”
“알겠다냥…”
테오가 순순히 세준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팔랑.팔랑.
주변에 떨어진 파 이파리를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 부채처럼 부치기 시작했다.
‘테오, 너 이 자식…’
예전이라면 상심하고 바로 동굴 구석에 처박혀 있었을 텐데…뭐라도 하려고 시도하다니…세준이 테오의 성장에 감격했다.
하지만
“어떠냥? 시원하냥? 이제 나 다시 테 대표냥?”
파 이파리 10번을 부치고 테오가 물었다. 아직 인내심은 키우지 못한 테오였다.
“500번 부치면 생각해 볼게.”
“그렇게 많이 말이냥? 알겠다냥!”
“강풍.”
파라라락.
“미풍.”
팔랑.팔랑.
그렇게 테오가 세준의 말에 따라 부치는 속도를 달리하며 열심히 파 이파리 500번을 부쳤다.
“이제 나 테 대표냥?”
“윽! 허리가…”
꾸욱.꾸욱.
“이제 나 테 대표냥?”
“이번에는 어깨가…”
꾸욱.꾸욱.
“박 회장은 왜 이렇게 아픈 데가 많은 것이냥?!”
테오가 속상한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의 앞발에 힘을 실었다. 테오의 자신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장난을 치던 세준의 마음이 약해졌다.
“좋아. 다시 테 대표.”
폴짝.
“박 회장! 츄르를 달라냥!”
세준의 말과 동시에 테오가 빛의 속도로 세준의 무릎에 올라가 당당하게 츄르를 요구했다.
“알았어.”
세준이 츄르를 뜯어 테오의 입에 가져가자
촵촵촵.
테오가 츄르 삼매경에 빠졌다.
그렇게 세준이 테오에게 츄르를 먹이고 있을 때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레드 로커스트를 잡아 왔어요!”
이오나가 자신의 몸보다 몇 배는 큰 레드 로커스트 5마리를 마법으로 제압해 잡아 왔다.
“이렇게 빨리?”
테오가 탑을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 탑 67층에 도착도 못 했을 시간이었다.
“상인 통로에는 일반, 고속, 초고속, 광속 상인 통로가 있다냥. 이오나는 광속 상인 통로를 사용한 것 같다냥.”
테오가 세준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이오나,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둥둥.
세준이 제압돼 공중에 떠 있는 레드 로커스트를 살펴봤다.
“진짜 크네.”
처음에는 거대한 모습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계속 보니 일반 메뚜기를 보듯이 익숙해졌다.
“꾸엥아!”
꾸엥!
세준의 부름에 동굴에 있던 꾸엥이가 지상으로 올라왔다.
“꾸엥아 이것 좀 잘라줘.”
세준이 견고한 칼날 대파를 내밀었다. 꾸엥이의 가죽은 질기고 두꺼워 상처가 날 걱정은 없었다.
꾸엥!
꾸엥이가 양손으로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가볍게 잡고 두 동강 내 세준에게 건넸다.
“고마워.”
세준이 꾸엥이가 꺾은 파 이파리를 조심스럽게 잡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땅을 파고 이파리를 땅에 고정시켰다.
“이오나, 얘네들 못 도망가게 잘 붙잡을 수 있지?”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그럼 일단 한 마리만 풀어 놔봐.”
“네.”
이오나가 마법을 풀자
푸드득.
레드 로커스트가 한 마리만 날개를 움직이며 날기 시작했다. 레드 로커스트 한 마리, 한 마리에게 마법을 따로 걸고 있는 이오나. 다른 헌터들이 봤다면 경악할 광경이었다.
이오나가 무려 5개의 마법을 동시에 구사하는 펜타 캐스팅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것도 다른 이와 대화를 하면서…
아무리 같은 마법이라도 동시에 5개를 사용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였다. 참고로 지구에서 마법 실력이 가장 좋은 헌터도 같은 마법을 사용한 더블 캐스팅이 한계였다.
푸드득.
풀려난 레드 로커스트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땅에 고정된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푹.
까드득.까드득.
레드 로커스트는 죽기 직전까지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갉아 먹으려고 애쓰다가 죽어버렸다. 무서울 정도의 식탐이었다.
그때
[농작물로 해충을 잡는 위대한 농부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농부의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직업 특성이 1개 추가됩니다.] [직업 특성으로 농작물이 해충을 잡으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응?”
농작물이 해충을 잡아도 경험치를 준다고? 세준이 메시지를 읽고 있을 때
“축하드립니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이오나가 견고한 칼날 대파의 효과를 확인하고는 감격하며 말했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이 이파리 하나만으로도 수만 마리 레드 로커스트도 감당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아그작.아그작
뭔가 씹는 소리가 들렸다.
“응?”
세준이 소리가 나는 곳을 보자 꾸엥이가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와 레드 로커스트를 함께 입에 넣고 씹었다.
“야! 그거 먹으면 다쳐!”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의 입을 벌렸지만
꿀꺽.
이미 삼킨 뒤였다. 다행히 입 안에는 작은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못 먹는 게 없는 꾸엥이였다.
“이오나, 일단 이 이파리들을 탑 67층에 가져가서 이렇게 심어봐. 꾸엥아 나머지 이파리도 잘라줘.”
꾸엥!
꾸엥이가 세준의 말에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전부 꺾어 이오나에게 건넸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잠깐.”
“네?”
“그…나머지 레드 로커스트는 두고 가.”
쩝.쩝.쩝
이미 레드 로커스트의 맛을 본 꾸엥이와 피 냄새를 맡은 늑대들이 레드 로커스트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이오나가 남은 레드 로커스트 4마리를 꾸엥이와 늑대에게 건네자
아그작.아그작.
꾸엥이와 늑대들이 정신없이 레드 로커스트를 먹기 시작했다.
“그럼 저는 내려가 보겠습니다.”
“그래. 내일 아침이면 다시 이파리가 자랄 테니까 그때 다시 가지러 와.”
“네.”
이오나가 9개의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가지고 탑 67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당신의 농작물이 해충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당신의 농작물이 해충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
.
메시지가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자 뿌리가 나눠진 견고한 칼날 대파를 나눠 심기를 하면서 더 많은 칼날 이파리를 잘라 탑 67층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오나는 칼날 이파리로 탑 67층의 웨이포인트 주변을 두르면서 최소한의 방어라인을 완성하며 레드 로커스트들이 탑 68층으로 올라가는 길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