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8)
58화. 납품 계약을 따다.
58화. 납품 계약을 따다.
[탑 67층의 레드 로커스트 100만 3781마리를 처치했습니다.] [탑 67층에 남은 레드 로커스트는 60억 3881만 1918마리 남았습니다.] [탑 67층의 레드 로커스트의 개체 수가 한 시간 전보다 7마리 늘어났습니다.]“휴우.”
에일린이 수정구의 알림을 보면서 안도했다. 급속도로 늘어나던 레드 로커스트의 숫자가 거의 멈췄기 때문이다.
“크히히. 이게 다 기특한 인간 덕분이야. 나중에 할아버지가 오면 기특한 인간한테 상을 주라고 해야지.”
마력이 부족한 에일린이 수정구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층은 현재 99층뿐. 그래서 탑 67층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보지 않아도 탑 67층의 레드 로커스트 처치에 세준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에일린도 잘 알고 있었다.
[탑 67층 레드 로커스트 퇴치 공헌도]1위 – 박세준(30만 3113마리)
2위 – 이오나(12만 3812마리)
3위 – 리자드맨 전사 타무로(1만 1929마리)
…
..
.
수정구에 표시되는 공헌도 때문이었다. 덕분에 에일린의 우울함이 사라졌다.
꼬르르륵.
대신 허기가 찾아왔다.
“크히히. 기특한 인간한테 먹을 거 달라고 해야지.”
오늘은 달달한 게 당기는 날이었다.
***
조난 228일 차 오후.
콰직.콰직.
꾸엥이가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부러뜨렸다.
“우리 꾸엥이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세준이 박수를 치며 칭찬하자
꾸엥!꾸에엥!
기분이 좋아진 꾸엥이가 엉덩이를 흔들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뾱!뾱!뾱!
꾸엥이의 춤에 흥이 난 흑토끼가 자신의 해머로 비트를 주며 불협화음을 만들어 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달달한 군고구마 말랭이를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지금 너 대신 탑 67층 레드 로커스트 처리하려고 우리 일 하는 거 안 보여?”
꾸엥이와 흑토끼는 리듬을 타고 있고, 세준이 한 건 꾸엥이에게 박수쳐준 것뿐이지만, 세준은 당당하게 말했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의 공로는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탑 67층의 레드 로커스트 퇴치가 끝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보상? 뭔데?”
[탑의 관리자가 레드 로커스트 퇴치에 공헌을 많이 할수록 보상이 좋아진다며 열심히 하라고 말합니다.]“따로 보상이 있었어?”
진작 말하지. 세준이 서둘러 군고구마 말랭이를 꺼냈다.
“에일린, 퀘스트 줘.”
그렇게 에일린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전한 세준은 파 이파리를 자르며 탑 67층의 공헌도를 더 높일 방법이 있는지 생각했다.
그때
“세준 님, 다녀왔습니다.”
탑 67층에 견고한 칼날 이파리를 배달하고 온 엘카와 늑대들이 도착했다.
이오나는 탑 67층의 웨이포인트에 대한 방어라인이 만들어지자 급한 불은 껐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마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래서 자신을 대신해 유랑 상인 협회를 통해 견고한 칼날 이파리를 수송해도 되는지 세준에게 허락을 구했다.
“수송? 우리가 해줄게.”
대신 세준은 그 비용을 자신에게 달라고 하면서 늑대들을 시켜 탑 67층에 칼날 이파리를 배달하고 있었다. 물론 견고한 칼날 이파리에 대한 값도 함께 받았다. 칼날 이파리 납품 계약을 따낸 것이다.
그렇게 탑 67층에 견고한 칼날 대파 이파리를 배달해주는 대가로 수송 비용을 합쳐 칼날 이파리 하나당 2.5탑코인을 받았다. 레드 로커스트를 처치하는 효과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가 잘린 후 3~5일이 지나면 시들어 버리는 소모품이었기 때문. 덕분에 세준은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 하나당 2.5탑코인을 받으며 꾸준히 팔 수 있으니 나쁘지 않았다.
“여기 대금입니다.”
엘카가 앞발로 자신의 복실복실한 털 안에서 돈주머니를 꺼냈다. 돈주머니 안에는 견고한 칼날 대파 이파리 30개의 값인 75탑코인이 들어있었다.
테오가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면 아주 작지만, 앞으로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 수확량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면 세준의 또 다른 수입원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엘카, 수고했어.”
“네. 그럼 다시 내려가 보겠습니다.”
늑대들이 꾸엥이가 잘라 놓은 칼날 이파리 200개를 등에 지고 다시 탑 67층으로 내려갔다. 그사이 견고한 칼날 대파의 뿌리를 나눠 심으면서 칼날 이파리 생산량이 몇 배로 늘어났다.
그때
[당신의 농작물이 해충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
.
해충을 처치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다시 한번 레드 로커스트의 공격이 있는 모양이었다.
최근에 세준은 농작물 수확 경험치에 해충 처치 경험치가 더해지면서 1레벨이 올라 20레벨이 되며 직업 퀘스트를 받았다.
[직업 퀘스트 : 농작물 1000개를 수확하라.]보상 : 21레벨, 50탑코인.
어렵지 않은 퀘스트였기에 세준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며 이틀 만에 퀘스트를 완료하고 다시 경험치를 쭉쭉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레벨업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다시 레벨업을 하며 21레벨이 됐다. 보너스 스탯은 이번에도 마력을 올렸다.
***
세준의 동굴에서 서쪽 방향.
쿠어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때
스럭.스럭.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침입자의 이동 소리를 들었다.
스럭.스럭.
10m 정도 되는 나무가 뿌리를 움직이며 걸어오고 있었다. 저렇게 큰 놈은 보통 서쪽 깊숙이 있어 만날 수 없는 놈인데 오늘은 웬일인지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쿠어어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그런 나무 몬스터에게 달려들었다.
콰드득.
나뭇가지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몸을 묶으려 했지만,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움직임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쾅!
쩌저적.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나무의 몸통에 두 앞발을 박아넣고 옆으로 벌려 두 동강 내버렸다.
콰직.
나무 몬스터가 죽으며 굳어버린 나뭇가지를 끊어버린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그 자리에서 나무의 몸통과 뿌리를 씹어 먹었다.
그리고
쿵.쿵.
나뭇가지 몇 개를 들고 세준의 동굴로 가져갔다.
***
탑 1층 가겔의 탑농장 프로젝트 본부.
“이게 방울토마토라고?”
연구팀장 토마스의 보고를 받고 급히 달려온 마이클이 꿈틀대며 움직이고 있는 방울토마토 가지들을 보면서 물었다. 열매는 하나도 없었다.
“네. 부회장님. 성장 촉진제 때문인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돌연변이? 그럼 서둘러 폐기했어야지! 이걸 왜 아직도 키우고 있는 거야?!”
마이클이 고함을 질렀다. 당연했다. 이런 이상한 걸 가겔이 만들었다는 것이 소문나면 회사 이미지에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저희도 그러려고 했습니다. 근데…”
“근데?”
“이 식물을 제거하다가 좋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방울토마토의 밑부분을 잘라보시죠.”
토마스가 마이클에게 검을 건네며 말했다.
“뭐길래…”
서걱.
마이클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방울토마토의 밑부분을 잘랐다.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29를 획득했습니다.]“이건?”
서걱.서걱.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27을 획득했습니다.]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3을 획득했습니다.]…
..
.
마이클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방울토마토 나무 몇 그루를 더 잘랐다.
“나무가 경험치를 준다고?”
“네. 저희가 키운 식물을 처치하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다…”
토마스가 화분 하나를 가져왔다. 화분에는 작은 싹이 나 있었다.
“스스로 번식도 합니다.”
“정말인가?”
“네. 먹이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정말입니다.”
토마스의 대답에 마이클의 머릿속에 괜찮은 생각이 떠올랐다.
“좋아. 저번에 탑 2층에 확보한 땅에 전부 이 나무를 심어.”
“네. 알겠습니다.”
***
조난 230일 차.
드디어 방 하나와 부엌이 있는 세준의 벽돌집이 완성됐다. 아직 가구들은 없었지만.
“이제 혼자 잘 수 있겠어.”
세준이 침실로 쓸 곳에 일단 임시방편으로 파 이파리와 모포로 잠자리를 만들었다.
그때
“응?”
침실 구석에 문이 달린 사과 박스 크기의 나무 박스가 보였다.
“이게 뭐지?”
달칵.
문을 열자
뺙?뺙!
흑토끼가 자신의 짐을 정리하다 노크도 없이 문을 연 세준에게 화를 냈다.
“미안.”
세준이 급하게 문을 닫았다.
그리고
“어?”
방금 본 흑토끼의 집 안을 떠올렸다. 뭐냐?
아직 세준의 집에는 의자 하나 없었는데 흑토끼의 집에는 이미 침대, 식탁, 의자 등이 전부 있었다.
세준이 나무 공예가 회색토끼를 독촉해야 겠다고 생각할 때
“여기가 침실이냥? 누추하지만, 잘 지내주겠다냥! 난 관대한 테 사장이니까냥. 푸후훗.”
테 사장 시간권을 쓰고 있는 테오가 자신의 봇짐을 메고 꾸엥이와 들어와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세준의 잠자리에 누웠다.
“꾸엥이는 앞으로 여기 올라올 때 발을 털고 올라오라냥.”
주인 행세를 하며 꾸엥이에게 주의까지 줬다.
꾸엥!
탁탁.
테오의 말에 꾸엥이가 자신의 발바닥에 묻은 흙을 털고 세준의 모포 위로 올라와 발라당 누워버렸다.
조금 전 밖에서 깨끗이 털어서 가지고 들어온 세준의 모포가 금세 테오와 꾸엥이에 의해 털 범벅이 됐다. 가구보다 일단 회색토끼한테 나무로 브러시라도 만들라고 해야 할 판이었다.
그렇게 혼자 자기를 포기한 세준이 침실에서 나와 부엌으로 갔다.
부엌은 나름 최신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식재료를 손질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아일랜드 벽돌 식탁과 벽돌 화로로 따로따로 불 조절을 할 수 있는 4구 화로까지 구현했다.
“좋아.”
세준이 부엌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다시 일을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자
“어디 가냥?”
뺙?
꾸엥?
테오, 흑토끼, 꾸엥이도 밖으로 나와 세준을 졸졸 따라다녔다. 오늘따라 더 신난 것 같았다.
그렇게 졸졸 따라다니는 세 녀석을 데리고 농사일을 하던 세준에게 탑 67층에 칼날 이파리를 배달하고 온 엘카가 다가왔다.
“세준 님, 다녀왔습니다. 여기 대금입니다.”
엘카가 세준에게 돈주머니를 건넸다.
“그래. 수고했어.”
“그리고 탑 67층의 리자드맨들이 저희에게 레드 로커스트의 사체 처리를 맡기고 싶다는 데 저희 실버 울프족이 나서도 되겠습니까?”
“사체 처리?”
“네. 레드 로커스트들의 사체가 너무 많아 리자드맨들이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 얻는 이득은 세준 님께 드리겠습니다.”
칼날 이파리가 생기면서 리자드맨들이 레드 로커스트를 잡아먹는 속도보다 죽는 레드 로커스트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이 시체를 다시 레드 로커스트들이 먹는다는 게 문제였다.
리자드맨들이 넘쳐나는 레드 로커스트 사체를 처리하지 못하면 레드 로커스트들이 다시 동료의 사체를 먹어 치우고 알을 날 테니 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리자드맨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탑 67층에 올 때마다 레드 로커스트 사체를 맛있게 먹고 가는 엘카에게 사체 100kg를 없애줄 때마다 0.01탑코인을 주는 거래를 제안했다.
서로가 윈윈하는 거래. 그리고 엘카는 세준이 허락하면 실버 울프족들을 전부 데리고 탑 67층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럼 당연히 되지.”
그렇지 않아도 칼날 이파리의 수확량이 많아지면서 3마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늑대들까지 동원한다면 세준이야 환영이었다.
그렇게 실버 울프족이 탑 67층으로 단백질 보충을 하러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