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80)
581화. 내가 끝번이었다니···
581화. 내가 끝번이었다니···
요르문간드의 정신세계.
새카만 어둠 너머에서 서늘한 푸른 안광이 요르문간드를 노려봤다.
“크크큭. 펜릴이냐?”
요르문간드가 어둠을 직시하며 입을 열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격을 넘지 못한 상태였다면 겁을 먹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죽으라는 법은 없군.
오히려 지금 까망이를 만난 게 요르문간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까망이의 정신을 잡아먹고 다시 한번 육체가 성장한다면 >어스웜>을 쉽게 뱉어낼 수 있을 테니까.
이번에는 잘근잘근 씹어서 삼켜주마!
그렇게 요르문간드가 까망이를 보며 혀를 날름거릴 때
···!
어둠 속에서 빛나는 푸른 안광들의 수가 늘어났다.
“크르릉.”
쿵.쿵.
어둠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며 모습을 드러내는 검푸른 색 털을 가진 거대한 늑대 까망이.
쿵.쿵.
“요르문간드, 오랜만입니다.”
이어서 까망이를 따라 거대한 바위 몸을 가진 엄돌이가 나타났고
“오랜만이네요.”
거대한 거미 꼬미도 나타났다.
그 뒤를 까망이 패밀리가 서열대로 모습을 드러내며 요르문간드를 둘러쌌다.
뭐냐?! 펜릴, 넌 신을 사냥하는 고고한 늑대잖아! 혼자 싸워야지! 왜 혼자 안 싸워?! 이거 아니잖아!
요르문간드가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했다.
그리고
“‘펜릴이냐?’ 내가 네 친구야?!”
쾅!
까망이의 선빵을 시작으로 까망이 패밀리의 다구리가 시작됐다.
콰과광!쾅!
찰싹!찰싹!
“내가 너 때문에 잠을 못 잤어!”
“나한테 막내라고 구박했지?! 이제 네가 막내다!”
“어떻게 날 삼킬 수 있어?!”
특히 뱀파 멤버들의 공격이 매서웠다.
“하···항복! 살려줘!”
그렇게 다구리에 장사 없다는 말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며 백기를 올리는 요르문간드.
“크르릉. 좋아. 그럼 보물을 어디다 숨겼는지 말해.”
그런 요르문간드를 향해 까망이가 입꼬리를 실룩 올리며 물었다.
“네?! 보물이요?!”
“우리 수구가 네가 반짝이는 물건을 숨기는 걸 봤으니까 모른다고 하면 아주 재미있을 거야. 크르릉.”
까망이가 으르렁거리며 요르문간드를 협박하자 먹부팔, 베수구, 십덕구가 조용히 공격 준비를 했다.
“아. 반짝이는 물건이면···뭔지 알겠습니다! 드리겠습니다!”
까망이의 말에서 힌트를 얻은 요르문간드가 서둘러 반짝이는 검은색 물건을 꺼냈다.
[만독석(萬毒石)]요르문간드가 먹이를 소화시키면서 남은 독들이 뭉쳐지면서 만들어진 결석이었다.
안에는 만 가지 이상의 독이 들어있어 접촉 시 신이나 위대한 용조차 중독시킬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즉, 세준에게 가져가면 세준은 즉사였다.
“크르릉. 베수구 머리 박아.”
까망이가 세준을 죽일뻔한 정보를 가져온 베수구를 살기 어린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하자
“네!”
베수구는 즉시 머리를 박았다. 여기서 허튼소리를 하는 건 괜히 매를 버는 일이었다.
망했어!
멋진 보석을 세준에게 가져가 군고구마 말랭이로 바꿔 먹으려는 큰 그림이 망가진 까망이.
퍽!
“크억!”
괜히 홧김에 요르문간드의 뒤통수를 때렸다.
달라고 해서 줬는데 왜 때려?!
요르문간드가 억울해할 때
“자. 다음 질문. 네가 멸망 님이 타락할 때 옆에 있었다고 하던데 네 짓이었냐?”
까망이가 다른 질문을 했다.
“제가요? 저는 그때 다른 곳에 있었는데요?”
“거짓말! 내가 봤어! 네가 멸망 님이 타락할 때 옆에 있는걸!”
요르문간드의 대답에 십덕구가 강하게 소리쳤다. 잘못하면 자신도 베수구처럼 머리를 박을 수 있었다.
“나 아니라고!”
“아니라고?! 이게 막내 주제에 어디서 반말이야!”
“제가 아닙···.”
요르문가드가 서둘러 말을 높이려 했지만
“하극상이다!”
“막내가 정신을 못 차렸네!”
퍽.퍼버벅.
때릴 구실만 찾고 있던 먹뿌팔과 십덕구가 옳다구나 요르문간드를 향해 매를 들었다.
“일단 맞자!”
머리를 박고 있던 베수구도 은근슬쩍 합류했다.
잠시 후.
“흑흑. 근데···그건 진짜 저 아니에요. 그때 저는 창조신님의 심부름으로 다른 곳에 있었다고요.”
하얗던 몸이 시퍼렇게 멍들며 파랑 뱀이 된 요르문간드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크르릉. 진짜야?”
“네. 진짜예요. 창조신님이나 창조신의 첫 번째 사도 에밀라에게 가서 물어보면 제 결백을 증명해 줄 거예요.”
“흠···.”
거짓말은 아니야.
요르문간드의 반응을 보면 멸망이 타락할 때 요르문간드가 옆에 없었다는 건 사실일 거다.
그럼 뭐지?
그렇다고 십덕구가 자신에게 거짓을 말할 리는 없다.
굉장히 수상하군.
까망이는 자신들이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히힛. 집사가 이름을 뭐라고 지어주려나?
세준이 요르문간드에게 지어줄 새 이름이 훨씬 더 궁금했다.
“얘들아, 나가자.”
까망이가 부하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
요르문간드의 위장.
[너는 밭이다 Lv. 9가 발동합니다.] [멸망의 사도 3좌 세상을 삼키는 탐욕 요르문간드의 몸에 해독의 대파 씨앗을 심었습니다.]···
..
.
까망이 패밀리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세준은 요르문간드의 위벽에 농작물을 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농작물을 심고 있을 때
[>어스웜>에 침범한 멸망을 막아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어스웜> 외 1만 5192개 세상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
.
퀘스트가 완료되며 보상들이 나타났다.
보상으로 모든 스탯 +100, >권능 : 단단한 육체>, 하얀 거탑 중간관리자 정식 임명을 받았지만
>이명 : 태초를 오래 엿본 자>가 발동하며 >권능 : 단단한 육체>는 녹여졌다.
>권능 : 강대한 힘>
>권능 : 강대한 체력>
···
..
4개의 권능들과 함께.
그리고
>권능 : 부서지지 않는 튼튼 육체>
치명적인 피해를 받아도 마력과 생명력이 남아있으면 육체가 부서지지 않습니다.
육체가 단단해져 피해가 감소합니다.
모든 스탯 잠재력 +1000
모든 스탯 +300
하나의 권능으로 거듭났다.
“오. 좋네.”
세준이 강화된 권능의 옵션을 확인할 때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위대한 까망이 님이 얘 퇴마했어!]정신을 차린 까망이가 세준을 불렀다. 손가락 굵기에 길이는 한 뼘 정도인 푸른색 뱀을 입에 물고.
욜욜···
정신세계에서 너무 얻어맞아 현실에까지 반영되며 흰색 몸이 퍼렇게 변한 요르문간드였다.
“우리 까망이, 잘했어.”
세준이 수고한 까망이의 입에 군고구마 말랭이 하나를 넣어 주자
짭.짭.짭.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얘 이름 지어줘!]까망이가 군고구마 말랭이를 맛있게 먹으며 세준에게 요르문간드의 새 이름을 부탁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세준이 각오를 다진 얼굴로 요르문간드를 신중하게 살펴봤다. 특징을 뽑아내기 위해서.
앞에 11개의 이름을 아무리 잘(?) 지었어도 열두 번째 이름을 망치면 다 소용없다.
화룡점정(畫龍點睛).
유종지미(有終之美).
마지막 이름까지 잘 지어야 모든 게 괜찮아 보이는 법이다.
후훗. 오늘을 위해 십일(十一) 대처법까지 준비했지.
바로 한자 조립.
‘一’을 十의 위에다 붙이면 간(干), 아래다 붙이면 토(土)가 된다.
요르문간드, ‘욜욜’ 소리를 내고, 뱀, 파란색 멍, 개불을 닮았네···
세준이 요르문간드의 특징들을 살피면서 세준 작명소가 오픈하자
두근.두근.
까망이 패밀리가 눈을 반짝이며 세준을 기대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뿌큰!뿌큰!
수큰!수큰!
덕큰!덕큰!
특히 오늘만 기다린 팔구십 라인의 기대가 엄청났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이름을 짓는 세준.
파란색에 개불을 닮았으니까 파개토.
요르문간드랑 멍을 더해서 요멍토.
파란 멍이니까 파멍간.
개불 닮은 뱀이니까 개사간.
좋은 게 없네···
뭔가 느낌이 팍하고 오는 이름이 없었다.
“요롱이?”
순간 어렸을 때 봤던 12간지 동물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화의 뱀 이름이 떠올랐지만
안 돼! 요롱이는 착했어!
지켜주기로 했다. 누구를 지켜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흠···.”
다시 생각에 잠겼다.
스토리 텔링이 필요하다!
세준은 자신이 아는 요르문간드의 스토리를 떠올렸다.
‘친구를 먹었고’
‘군고구마 말랭이 7개에 목숨을 건졌어.’
‘그리고 맞아서 파란 멍이 있지.’
‘개불을 닮았고.’
‘멸망의 사도 중 마지막으로 들어왔으니 앞으로 영원히 막내가 되겠지.’
좋아! 뭔가 떠오른다.
“영원히 막내가 되면 미래가 어떻지?”
까맣지.
그리고 멍은 사라지는 특성이지만, 개불을 닮은 건 그대로야.
그럼 까만 개불이니까···
“까불··· 토. 까불토. 와.”
말할수록 괜찮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까망이에서 시작해서 까불토로 끝내는 까망의 수미상관.
내가 지었지만, 미쳤다.
“흐흐흐. 너무 완벽한 거 아냐?”
세준이 작명을 하고 기뻐할 때
끼히힛.낑!낑!
[히힛. 까불토, 앞으로 까불지 마라! 이게 집사의 작명 실력이다!]“까불지 마라! 까불토!”
끼룩!
샤라랑!
···
..
.
까망이 패밀리는 까불토의 이름으로 농담을 하며 신이 났다.
그리고
[재능 : 작명가 효과가 발동합니다.] [까불토라는 이름에 특별한 효과가 깃듭니다.] [모든 스탯이 101 상승합니다.] [>권능 : 까만 불꽃>을 부여받습니다.]까불토라는 이름에 특별한 효과가 깃들었다.
>권능 : 까만 불꽃>은 한 번 붙으면 상대를 전부 태울 때까지 꺼지지 않는 까만 불꽃을 만들 수 있었다.
참고로 ‘불토’라는 이름 때문인지 토요일에 불꽃이 더 강해진다는 추가 설명이 있었다.
그렇게 까불토라는 이름을 받은 까망이 패밀리의 막내 까불토.
뿌우!
[막내야! 다리 좀 주물러봐라!]욜욜!
베베!
[막내야! 물 가져와!]욜욜!
힏힏!
[막내야! 여기 청소 안 하냐?!]욜욜!
여기저기서 막내를 찾는 바람에 쉴 틈이 없었다.
아. 내가 끝번이었다니···
까불토가 까망이 패밀리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걸 뒤늦게 후회했다.
“요르문간드의 몸은 이대로 놔둬야겠다.”
세준이 요르문간드의 위장을 뒤로 하고 >어스웜>으로 복귀했다.
너무 커서 아공간 창고에 넣을 방법이 없었다.
거기다 카이저에게 듣기로는 지금 >어스웜>이 있는 곳은 멸망의 외곽.
여기서 >어스웜>을 빼내면 멸망의 기운에 포위되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했다.
근데 오히려 요르문간드의 몸 안에서 안전하게 멸망의 기운을 창조의 기운으로 바꾸니까 더 좋은 거지.
트로이의 목마랄까?
“흐흐흐.”
세준이 비열하게 웃자
“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얼굴이 썩고 있다냥!”
꾹.꾹.
세준이 못생겨지는 걸 참을 수 없는 테오가 앞발로 서둘러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
이번에는 자신이 생각해도 좀 못생겼던 것 같아 조용히 테오의 마사지를 받았다.
잠시 후.
“푸후훗. 다 됐다냥! 이제 원래 정도로 썩은 얼굴이다냥!”
나 테 부회장이 박 회장의 얼굴을 지켜냈다냥!
세준의 얼굴을 살려낸 테오가 발등으로 이마를 훔치며 뿌듯해했다.
그리고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멸망의 사도 3좌 세상을 삼키는 탐욕 요르문간드를 회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멸망의 12사도를 모두 회유하는 과업을 달성했습니다.] [남은 과업은 6개입니다.]“휴우. 다행이다.”
이제 어스웜은 안전해.
창조신도 이마를 훔치며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