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02)
602화. 해줄 걸 그랬나?
검은 거탑 99층.
바닥에 철푸덕 앉아 처량한 표정을 짓고 있던 뽀찌가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뀩.
[세준 님, 사실 저도 모모리 님이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애써 괜찮은 척을 하며 세준에게 말했다. 모모리가 떠나고 3시간 후에.
뽀사부 너무 늦었어요.
세준은 당장이라도 왈칵 눈물을 쏟을 것 같은 뽀찌를 손바닥에 올리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그렇게 세준에게 위로받은 뽀찌.
뀩!뀩!
[이럴 때는 수련입니다! 세준 3호! 같이 수련하죠!]검을 들고 아까부터 쉬지 않고 검을 휘두르고 있던 세준 3호와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뀩!
[세준 님, 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뽀찌가 손도 대지 않고 검을 움직였다. 이기어검술이었다.
[>햄크>의 영웅, 한 개의 검을 부리는 자 뽀찌]새로운 경지에 오른 것.
“뽀사부 축하드립니다!”
실연의 슬픔마저 검술로 녹여내다니.
‘차일수록 강해지는 건가?’
뽀사부가 지금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실연 덕분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
[애매한 용 박세준의 기운을 가진 용과가 초급 마력 검술을 사용하며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애매한 용 박세준의 기운을 가진 용과의 깨달음이 검은 거탑 박세준 박세준에게 전해집니다.] [초급 마력 검술 스킬의 레벨이 5 상승합니다.] [초급 마력 검술 Lv. 9가 됐습니다.]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옆에서 세준 3호도 뽀사부의 영향을 받은 건지 초급 마력 검술 스킬 레벨이 5개나 올랐다.
흐흐흐. 뽀사부 실연 몇 번이면 내 검술 스킬도 금방 오르겠는데?
음흉하게 웃으며 뽀찌를 또 차이게 할 계획을 세우는 세준.
“냥?!”
비싼 돈 들인 박 회장의 얼굴이 빠르게 썩고 있다냥!
당연히 테오에게 꾹꾹이로 집중 케어를 당했다.
“이제 저녁 먹죠.”
“푸후훗. 좋다냥!”
꾸엥!
낑!
식사를 한다는 말에 환호하는 일행들.
세준은 일행들과 취사장으로 들어가 저녁을 준비했다.
“뽀사부, 뭐 드시고 싶으세요?”
세준이 경지가 오른 뽀찌를 축하하기 위해 먹고 싶은 메뉴를 묻자
뀩!뀩!
[볶은 땅콩이요! 볶은 호두도 2개 정도 추가해서요.]“네.”
세준은 뽀찌가 요구한 땅콩과 호두 외에 잣을 추가하고 과일로 딸기와 청포도도 같이 준비해 뽀찌의 앞에 놨다.
그리고
“꾸엥아, 맛있지?”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세준은 꾸엥이와 오랜만에 꿀설기를 만들어 먹었다.
테오와 까망이 패밀리는 먹는 게 생선구이와 군고구마 말랭이로 고정돼 있었기에 세준과 같은 걸 먹는 건 꾸엥이 뿐이었다
다 같이 맛있게 저녁을 먹고
“으. 배부르다. 너무 많이 먹었어.”
세준이 빵빵한 배를 두드리며 평상에 눕자
“푸후훗.”
꾸헤헤헤.
끼히힛.
테오, 꾸엥이, 까망이가 각자 세준의 몸에 올라와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뀩!
[전 다시 수련하러 갈게요!]뽀사부는 깨달음을 갈무리해야 한다며 다시 세준 3호와 수련을 시작했다.
“와. 하늘 좋다.”
어둠에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며 감탄하는 세준.
매일 보는 하늘이지만, 하늘은 항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고 가끔 감탄할 장면을 만들곤 했다.
그렇게 밤이 깊어지며 하늘이 완전히 어둠에 잠기자
“하나, 둘···.”
세준은 자신이 하늘에 띄운 별의 숫자를 헤아렸다.
“열아홉 개네.”
12개의 별 조디악과 세준이 나중에 띄운 7개의 별까지 합쳐 총 19개의 별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다.
[아이스큐브], [피어싱], [블라인드], [다크니스] 등 고유한 힘을 가진 별들.“이제 나 스타링크 쓸 수 있으려나?”
세준은 별들을 보며 문득 자신의 권능 스타링크를 떠올렸다.
예전에는 정신력이 모자라 기절해 버렸지만, 세준의 정신력은 그때와 비교해 10배 정도 성장해 있었다.
뭐 실패하면 기절하는 거지.
예전에도 죽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번에는 겁날 것도 없었다.
그렇게 권능을 사용해 보기로 결심한 세준.
“스타링크.”
이름이 끌리는 별과 연결을 시도했다.
[>권능 : 스타링크>를 사용해 [딜리셔스]와 연결됩니다.]그리고
-세준 님, 안녕하세요!
[딜리셔스]의 목소리와 함께 세준의 머릿속으로 광대한 시각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준은 조용히 머릿속을 들어온 정보를 분석했다.
그리고
툭.
까망이가 먹다 놔둔 군고구마 말랭이의 끝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왠지 거기를 건드리면 더 맛있어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에 손을 대자
낑!낑!
[집사야! 그거 위대한 까망이 님꺼야! 나중에 먹으려고 놔둔 거야!]세준의 가슴에 발라당 누웠있던 까망이가 발딱 일어나며 세준이 건드린 군고구마 말랭이를 물었다.
그리고
낑?!
왜 맛있지?!
까망이는 당황했다. 물론 원래도 맛있는 군고구마 말랭이었지만, 지금은 훨씬 더 맛있어졌다.
낑?!
[집사야! 어떻게 한 거야?!]흥분한 까망이가 세준을 보며 짖자
커어어.
세준은 기절해 있었다. 별과 연결되는 것과 별의 능력을 쓰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냥?! 박 회장, 언제 잠들었냥? 꾸엥이, 같이 옮기자냥!”
꾸엥!
테오가 세준의 등을 꾸엥이가 세준의 다리를 머리 위로 올려 세준을 옮겼다.
그리고
끼히힛.
짭.짭.짭.
까망이는 이동하는 세준의 가슴 위에서 세준이 맛있게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를 맛있게 먹었다.
잠시 후.
커어어.
고로롱.
끼로롱.
···
..
.
적막한 침실에는 세준, 테오, 까망이 패밀리의 코 고는 소리만 가득해졌고
뀩!뀩!
[아니! 세준 3호 님, 여기서 좀 더 비틀어야죠!]뽀찌와 세준 3호는 검술 수련으로 밤을 불살랐다.
***
까망이의 정신세계.
“미안하다.”
““미안해.””
오늘도 열심히 영혼들에게 사죄하는 까망이 패밀리.
그렇게 열심히 사죄를 하다 보니 어느덧 까망이 패밀리를 용서한 숫자가 10만 정도 됐고
구루룩.
영혼들에서 빠져나온 붉은 기운이 뭉치며 다시 타락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타락을 상대할 계획을 준비한 까망이 패밀리.
“가라! 먹뿌팔!”
“네!”
까망이의 지시를 받은 먹뿌팔이 서둘러 정신세계에서 빠져나와
“먹물팔영분신!”
뿌우우.
권능으로 만든 분신들과
커어어.
자고 있는 세준의 몸을 일으키고 세준의 눈을 벌려 까망이를 보게 했다.
그러자
파앗.
까망이의 정신세계를 내리쬐기 시작하는 황금빛.
그랬다. 세준의 시선이 닿아야지만, 타락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이유는 세준이 가진 >이명 : 태초를 오래 엿본 자> 때문.
이명에 담겨있는 태초의 힘이 타락의 사념을 소멸시킨 것.
그렇게 타락의 사념이 소멸하자, 먹뿌팔은 세준을 다시 눕히고 까망이의 정신세계로 복귀했고
“으음.”
세준은 몸을 뒤척이며 다시 편한 자세로 잠들었다.
***
다음 날.
“너희들은 잠깐 여기서 대기해.”
10번째 탑에 들려 멸망포식자 씨앗을 챙긴 세준이 차원문 앞에 서서 말했다.
저번처럼 멸망 테오가 탄생하면 일꾼들이 줄어들기 때문.
“알겠다냥! 10초 있다 따라가겠다냥!”
“그래.”
그렇게 세준이 먼저 >어스웜>에 진입하자
꿀렁.꿀렁.
멸망의 방울 6방울이 세준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환영한다.”
세준이 일꾼들에게 멸망포식자 씨앗을 나눠주는 동안
“푸후훗.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꾸엥!
낑!
테오, 꾸엥이, 까망이 패밀리가 차원문을 빠져나와 세준에게 달려왔다.
“어?! 2명이 비네?”
주변을 둘러보던 세준이 말했다.
일꾼 수가 12명이 아니라 10명으로 줄어있었다.
캬캬!
그런 세준에게 멸망포식자들이 2명이 비는 이유를 설명해 줬다.
“갑자기 세준 2호랑 4호가 푸른색 물방울로 변했다고?”
뭐지?
세준이 의아해할 때
캬캬!
멸망포식자가 이파리를 내밀며 투명한 2방울의 액체를 보여줬다.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
왜 멸망의 눈물을 정화시켰는데 이런 게 나오지?
“까망아, 멸망이랑 창조신이랑 무슨 관계야?”
낑!낑!
[위대한 까망이 대장은 요즘 엄청 바빠! 너희들이랑 놀아줄 시간이 없다고!]의문이 들었던 세준은 놀아달라는 멸망포식자들을 밀어내는 까망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낑!낑!
[당연하지! 멸망 님은 원래 차기 창조신이니까!]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대답하는 까망이.
얌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건 용님들도 모른다고!
괜히 무시당한 기분이 든 세준은 바로 까망이 응징에 들어갔다.
“부부부붑.”
끼히힛.
물론 응징이 응징이 아닌 상황이긴 했지만
후훗. 후련하군.
세준의 화가 풀렸으니 응징이 맞다.
“푸후훗.”
꾸헤헤헤.
이어서 자신의 배를 내민 채 대기하는 테오와 까망이에게도 배방구를 해줬다.
그리고 어느새 세준에게 다가와 자신의 배를 내미는 멸망 세준 다섯.
어느 정도 정화가 돼서인지 공격성이 많이 없어졌다.
“야! 너희는 안 돼! 절대 안 돼!”
세준이 질색하며 소리치자, 멸망 세준 다섯은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다시 씨앗을 심으러 갔다.
그렇게 멸망 세준들을 쫓아내고
“그러니까 차기 창조신이 멸망이라고?”
세준은 까망이에게 멸망에 대해 다시 물었다.
낑!
[응!]“뭐 하다 그렇게 된 거야?”
낑!낑!
[나도 잘 몰라! 어느 날부터 성격이 조금씩 괴팍해져서 같이 안 놀았는데, 갑자기 타락하면서 멸망이 됐어!]욜욜···욜욜?
[근데 제가 멸망 님이 타락할 때 옆에 있었잖아요···제 생각에 저희가 본 ‘타락’이 멸망 님을 타락시킨 게 아닐까요?]까망이 패밀리 막내 까불토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타락?”
낑!낑···
[응! 우리가 영혼들에게 사죄를 했는데···]까망이가 자신이 본 타락에 대해 세준에게 설명했다.
“흠. 그래서 내가 봐줘야 된다고?”
이명에 그런 효과도 있구나.
낑!
[응!]“알았어. 그럼 까망이가 사죄를 할 때는 내가 지켜봐 줄게.”
그렇게 대화가 끝나자
낑?!낑!
[야! 위대한 까망이 님이 집사한테 ‘타락’에 대해 말하려고 했는데 네가 먼저 말하면 어떡해?! 내가 까불지 말라고 했지!]까망이의 말을 가로챈 까불토는 까망이한테 갈굼 받았다.
까망이가 까불토를 갈구는 사이 세준은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을 살펴봤다.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미숙한 창조신이 슬퍼하며 흘린 눈물 한 방울입니다.
강력한 창조의 기운이 담겨있습니다.
섭취 시 경험치 2000만을 획득하고 모든 스탯이 50 상승합니다.
“오.”
좋은데? 멸망의 눈물, 진짜 아낌없이 주는구나!
1석3조인줄 알았는데 1석4조다.
“좋은 건 바로 먹어야지.”
세준은 바로 눈물을 삼키려 했다.
그때
[>이명 : 태초를 오래 엿본 자>가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의 본질을 조금 파악합니다.]세준의 눈에서 약하게 황금빛이 나며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에 설명 한 줄이 추가됐다.
-대성장의 비약 5방울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아. 창조신의 눈물이 대성장의 비약 재료인가 보네.
그렇게 한 가지 정보를 알게 된 세준.
대성장의 비약을 만들 수 있는 창조신의 첫 번째 사도 에밀라를 만날 때를 위해 킵해두기로 했다.
그렇게 눈물을 챙기고 다시 일을 하는 동안 아까 세준에게 배를 내밀었던 멸망 세준 다섯도 물방울로 변했다.
해줄 걸 그랬나?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지만, 자신의 배에 배방구를 하는 자신을 상상하자
“이건 아니야!”
정신 차려 박세준!
세준은 기겁하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자
뀩!
[세준 님, 저 이제 검 두 개를 다룰 수 있습니다!]뽀찌의 경지가 다시 한번 올랐다.
뽀찌의 검술 8할은 실연이 만든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