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04)
604화. 앗. 왜 가려?!
“영양제?”
불꽃이가 건네는 붉은 사과를 살펴보는 세준.
[불사과]???
“불사과?”
이상하게 다른 옵션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이명 : 태초를 오래 엿본 자>가 발동될까 눈을 부릅뜨고 사과를 봐도 변화는 없었다.
그렇게 사과를 살펴볼 때
오소소.
사과를 통해 손에 전해지는 기운에 세준은 소름이 돋았다.
불사과라는 이름답게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지만, 기운이 지나간 자리에는 고통이나 불쾌한 기분이 아니라 시원하고 기분 좋은 청량감이 남았다.
뭐지?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은 사과라는 걸 인지한 세준.
[헤헷. 세준 님, 어서 드세요! 몸에 좋은 거예요!]그런 겁보 세준을 불꽃이가 재촉했다.
생각이 많으면 주저하게 되고, 주저하게 되면 기회를 놓치게 되니까.
분명 웃으며 말하는데 불꽃이의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있었다.
덕분에 확신을 얻은 세준.
그래. 내가 우리 불꽃이는 믿지!
아삭.
불꽃이의 말에 큰 결심한 세준이 사과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맛있다!
씹을 때마다 새콤달콤한 과즙이 흘러나와 세준의 입을 즐겁게 했다.
아사삭.
순식간에 사과 하나를 다 먹은 세준.
“아. 얘들아, 나 혼자 다 먹···.”
자신을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뚫어지게 지켜보는 일행들에게 사과를 다 먹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려 할 때
[불사과를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 잠재력이 1만 상승합니다.] [모든 스탯이 1000 상승합니다.] [신성한 불의 축복이 몸의 불순물을 태웁니다.]“윽!”
메시지와 함께 가슴에서부터 뜨거운 열기가 치솟으며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오오오!”
가슴에서부터 올라온 뜨거움을 입으로 뱉어내며 불을 뿜어냈다.
용의 브레스에 비하면 성냥불에 불과하지만, 세준이 뿜어내는 불에 1만 평의 밭이 순식간에 재가 됐다.
화르르르.
동시에 세준이 입고 있는 옷과 세준의 몸도 불탔다.
그러나
어?! 시원한데?
정작 세준은 몸이 불에 탈수록 더 큰 시원함을 느끼며
······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용각의 귀환 팔찌 같은 등급이 높은 아이템들은 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낑!낑!
[집사야! 죽으면 안 돼! 위대한 까망이 님이 구해줄게!]불을 끄기 위해 세준을 향해 달려드는 까망이.
하지만
낑?
꾸엥!
[아빠 방해하면 안 된다요!]꾸엥이가 염력으로 까망이를 잡았다.
그사이
화르르륵.
세준의 몸은 완전히 불타고 용뼈만 남았다.
아니. 정확히는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과 신혈, 단전에 있는 슈퍼 개복치 듀얼 코어도 남아 있었다.
대신 그것을 제외한 세준의 모든 것이 불탔다.
[헤헷. 성공이네요.]“푸후훗. 그렇다냥! 성공했다냥!”
[탑의 관리자가 세준이가 아이템 감정을 요청할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합니다.]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도 아빠가 사과 주면 어떻게 거절할지 걱정했다요!]그런 세준을 에일린, 테오, 불꽃이, 꾸엥이가 안도하며 바라봤다.
사실 세준에게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권능 : 강인한 어린 용의 통뼈>
>권능 :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하는 신혈>
>권능 : 슈퍼 개복치 듀얼 코어>
이 세 가지 권능들 때문.
보통 용, 신, 신수들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권능을 갖고 태어나기에 몸이 권능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세준은 후천적으로 얻은 권능이었고 거기다 몸은 평범함 그 자체. 성질이 다른 세 가지 권능들을 제어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권능들은 세준의 몸 안에서 틈이 날 때마다 서로 주도권 싸움을 했고 그때마다 세준의 몸은 삐그덕거리는 상황.
그걸 대신 중재하고 있던 게 테오였다.
테오의 썩음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는데 그중 권능들이 주도권 싸움을 하며 세준의 몸이 삐그덕거리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이건 굳이 얼굴을 밟을 필요는 없지만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얼굴을 밟고 싶다냥!
그냥 테오의 취향이었다.
그렇게 일행들이 세준을 지켜보는 사이.
세준을 태웠던 불꽃이들이 이번에는 뼈, 심장, 코어 주변에 장기를 만들며 사방으로 퍼져나가 근육과 실핏줄들을 만들어 나갔다.
세준도 드디어 권능에 어느 정도 최적화된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화르르륵.
그렇게 세준의 몸이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춰가자
“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프라이버시는 나 테 부회장이 지킨다냥!”
쾅!쾅!
테오가 주변에 있는 창조신의 비석을 세준의 주변에 세우며 세준의 맨몸을 가리기 시작했고
[맞아요! 꾸엥이도 빨리 가려주세요!]꾸엥!
불꽃이도 테오의 의견에 동조하며 꾸엥이에게 외쳤다.
그렇게 여덟 개의 비석으로 세준을 가리자
앗. 왜 가려?!
수정구로 세준을 지켜보던 에일린이 크게 아쉬워했다.
창조신의 비석은 탑 관리자의 시선을 막을 수 있기 때문.
낑!낑!낑!끼히힛.
[집사 빨리 가려줘! 우리 집사 수치심에 수치사 할지도 몰라! 개복치니까! 히힛.]까망이도 열심히 짖어댔다. 세준을 놀리며.
빠직.
세준의 이마 근육이 살짝 움직였지만, 까망이는 눈치채지 못했다.
잠시 후.
[탑의 관리자가 용뼈가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푸후훗. 박 회장, 많이 덜 썩어졌다냥!”
[헤헷. 세준 님, 이제 500년은 더 살 수 있어요!]꾸엥!
[아빠, 이제 건강해졌다요!]끼히힛.낑!낑!
[히힛. 집사 제법인데! 이제 코어를 더 키워도 되겠어!]침대에 이불에 덮고 누워있는 세준을 지켜보며 일행들이 한마디씩 하는 사이 한 해가 마무리되며 새로운 해가 왔다.
헤헷. 세준 님에게 드릴 영양제를 더 만들어야겠어요!
세준을 보며 새해 결심을 하는 불속성 효녀 박불꽃.
[만세!] [만세!]영양제 동지가 생긴 포도리와 소시지도 환호했다. 정말 좋은 새해 선물이었다.
그때
꾸엥!꾸엥!
[꾸엥이 이제 가서 잔다요! 아빠, 잘 잔다요!]꾸엥이가 세준의 볼에 뽀뽀를 하고는 집에서 나왔다.
그러나 꾸엥이는 바로 분홍털에게 가지 않고
척.
세준이 불태운 밭 한가운데 섰다.
그리고
화르르륵.
몸에서 거대한 화염을 일으키는 꾸엥이.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이제 꾸엥이도 아빠처럼 불 사용한다요!]세준의 새로 얻은 능력을 따라 하며 불속성 효자가 된 꾸엥이가 기뻐할 때
쿠어어엉···
그런 꾸엥이를 분홍털이 멀리서 지켜보며 슬픈 얼굴을 지었다.
분홍털의 슬픔만큼 밤도 깊어갔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어?!”
잠에서 깬 세준이 이불과 맞닿는 맨살을 느끼며 서둘러 이불을 걷었다.
그리고
왜 나 다 벗고 있지?
어제의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분명 불꽃이가 준 사과를 먹고···.”
아. 나 또 기절했나?
별일 아닌 것처럼 여기는 세준.
기절을 하도 많이 해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사실 이 정도면 많이 양호한 거였다. 고통 없이 기절했으니까.
그렇게 어제 기억을 떠올린 세준.
천천히 어제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신성한 불의 축복을 받아 육체가 재구성됩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권능 : 부서지지 않는 튼튼 육체>가 신성한 불의 축복으로 재구성됩니다.] [>권능 : 강체(強體)>를 부여받았습니다.] [>이명 : 불꽃에서 다시 태어난 자>를 획득했습니다.]“오.”
권능에 이명까지?!
세준은 서둘러 권능과 이명을 확인했다.
>권능 : 강체(強體)>
말 그대로 강인한 육체입니다.
치명적인 피해를 받아도 마력과 생명력만 있으면 다치지 않습니다.
단단한 피부가 피해를 크게 감소시킵니다.
초월급 미만 권능들을 복종시킵니다.
모든 스탯 잠재력 +2만
모든 스탯 +1500
>이명 : 불꽃에서 다시 태어난 자>
불꽃에서 다시 태어났기에 불꽃에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불의 힘으로 육체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권능과 이명의 옵션이 너무도 좋았다.
이거 너무 미안한데···
불사과를 먹고 모든 스탯 잠재력 1만에, 모든 스탯이 1000 상승하는 효과를 봤는데 권능과 이명의 옵션까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일행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분명 같이 먹자고 준 걸 텐데, 그걸 내가 다 먹다니···
특히 불꽃이에게는 너무 미안했다.
그때
[헤헷. 세준 님, 일어나셨어요?]불꽃이가 환하게 웃으며 침실로 들어왔다.
“응···불꽃아, 내가 사과 다 먹어버려서 미안.”
세준은 불꽃이의 눈치를 보며 사과를 했다. 지금까지 화를 낸 적이 없는 불꽃이라 더 눈치가 보였다.
그러자
[헤헷. 괜찮아요! 사과는 많으니까요! 어제 무리하셨으니까, 저건 한 달 후에 드세요!]언제 놓여 있던 건지 불꽃이가 세준의 머리맡에 놓인 사과를 가리키며 말했다.
미리 기운을 빼놓기 위해 많이 만들어놨다.
“어?!”
또 있었네?
“그럼 불꽃이도 먹자. 내가 깎아줄까?”
세준이 사과를 집으며 말하자
[아니에요! 그게···저는 그 사과를 먹어도 도움이 안 돼요···]불꽃이가 서둘러 세준을 말렸다. 불꽃이에게 저 정도 영양제는 도움이 안 됐으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구나···알았어. 우리 산책이나 할까?”
[헤헷. 네!]불꽃이가 너무 약해 도움이 안 된다고 혼자 생각한 세준은 테오, 불꽃이, 까망이 패밀리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난 가래떡을 썰 테니 너희들은 털과 먼지가 날리지 않게 나가서 놀거라.”
“냥?! 싫다냥! 나 테 부회장은 털이 안 날린다냥!”
세준의 말에 바로 반론하는 테오. 테오는 재능 : 강한 모발 때문에 털이 안 빠졌다.
[헤헷. 저도 털 없는데요?]세준과 떨어지기 싫었는지 말 잘 듣는 불꽃이도 테오의 편에 서서 자리를 지키려 했다.
꾸엥!
[꾸엥이도 털 안 날린다요!]꾸엥이도.
낑!낑!
[나도 형들이랑 있을 거야! 안 나가!]까망이도 기세등등하게 짖었다.
“그럼 까망이도 여기 있어야 되잖아. 그냥 사이좋게 나가서 놀아.”
좋은 말로 할 때.
세준이 눈에 힘을 주며 테오에게 말하자
“푸후훗. 알았다냥!”
[헤헷. 네!]꾸엥!
낑!
일행들이 밖에 나가 놀았고 세준이가 취사장에서 가래떡을 쌓아놓고 떡을 어슷하게 썰었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니 떡국을 해 먹을 생각.
흐흐흐. 그럼 우리 뽀사부는 이제 301년 차 모솔이 되는 건가?
이따가 뽀찌를 놀릴 생각에 신난 세준이 배시시 웃었다.
세준은 떡을 썰다가 생선뼈로 육수를 우리고 있던 냄비에서 뼈를 건져내고 미역을 넣고 같이 끓였다.
그리고 국물이 완전 뽀얗게 변하자, 떡국을 넣고
“음. 좋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는 파를 송송 썰고 계란 지단과 슬라임 고기를 볶아 떡국 위에 올릴 고명을 만들었다.
“김 가루가 없는 게 아쉽네···.”
김도 찾아봐야지.
그렇게 김을 찾겠다는 새해 결심을 하는 동안 떡국이 만들어졌고
“얘들아, 아침 먹자! 뽀사부 아침 드세요!”
세준이 일행들을 불렀다.
그리고
“에일린, 여기 떡국 먹어. 에일린 거는 내가 특별히 고기 고명 많이 올렸어. 내 마음만큼.”
흐흐흐.
에일린에게도 고기 고명을 듬뿍 올린 떡국을 보냈다.
[탑의 관리자가 사랑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에일린, 거기서 고기를 더 올리면 그건 떡국이 아니라 그냥 고기볶음이야.”
세준이 자신의 사랑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걸 설명하는 사이
“푸후훗. 박 회장, 어서 생선구이를 달라냥!”
[헤헷. 세준 님, 저는 물 주세요.]꾸엥!
낑!
일행들이 취사장 안으로 서둘러 들어와 식탁에 앉았고
뀩.
[열심히 수련했더니 배가 등에 붙은 것 같군요.]밤새 세준 3호와 열심히 수련한 뽀사부도 통통한 배를 쓰다듬으며 들어왔다.
덕분에 세준의 검술 스킬은 어느새 초급 오러 검술 Lv. 7에 도달했다.
그렇게 아침 식사가 끝나고
“흐흐흐. 뽀사부, 301년 차 모솔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뀩?!뀩!
[301년 차 모솔이라니요?! 저 아직 생일 안 지났습니다!]“아닌데요. 한국에서는 새해 지나면 한 살 먹어요.”
한국 법이 바뀐 걸 모르는 세준이 뽀찌를 놀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멸망의 대지.
“도와줘···”
어두운 심연 속에서 누군가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