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12)
612화. 넌 이제 집사 오면 큰일 났다!
푸른 거탑 77층.
“안 보이는데···”
세준은 일행들과 아침부터 몇 시간째 바다를 탐색했지만, 창조신의 비석은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밥 먹을 시간이네.
“얘들아, 우리 누가 더 좋은 거 잡나 시합하자!”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세준은 일행들에게 사냥 시합을 제안했다.
돌연변이 김이 사라진 후 모래 속이나 바위 밑에 숨어있던 생물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잡을 게 많았다.
“푸후훗. 1등은 나 테 부회장이 한다냥!”
꾸엥!
[꾸엥이가 가장 많이 잡는다요!]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이겨!]세준의 시합 제안에 일행들이 열의를 불태우며 흩어졌고 세준도 자신이 미리 봐둔 걸 수거하러 이동했다.
‘흐흐흐. 아까 봐둔 게 있지.’
그것만 있으면 1등은 나다!
사실 자신이 1등을 할 생각으로 시합을 제안한 세준이었다.
잠시 후.
쿵.
“푸후훗. 박 회장, 이것 보라냥! 내가 엄청난 걸 잡았다냥!”
미리 나와 불꽃이와 대화를 나누며 쉬고 있는 세준의 앞에 테오가 오색찬란한 껍데기를 가진 거대한 조개를 내려놨다.
졌네···
[보석 키조개]껍질에 붙은 보석만 팔아도 수백억 탑코인은 나올 것 같았다.
흐흐흐. 거기다 키조개 버터 관자구이를 만들 수 있지.
“오! 역시 테 부회장! 잘했어!”
세준이 키조개로 만들 메뉴를 생각하며 테오를 칭찬하자
“푸후훗. 안다냥! 나 테 부회장은 원래 잘한다냥!”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세준의 손에 머리를 열심히 비비는 테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가 좋은 거 많이 잡아왔다요!]쿵!
꾸엥이가 염력으로 뭉친 엄청난 크기의 조개 뭉치를 들고 나타났다. 바지락, 백합, 홍합 등 10톤은 가뿐히 넘을 양이었다.
홍합탕, 조개구이 등의 요리가 세준의 머릿속에 신나게 떠올랐고
“오! 역시 우리 아들!”
세준은 신이 난 만큼 꾸엥이의 머리를 두 손으로 격하게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꾸헤헤헤.
세준의 칭찬을 받은 꾸엥이가 헤실헤실 웃었다.
“그런데 까망이는 왜 안 나오지?”
슬슬 까망이 패밀리가 걱정된 세준이 바다 쪽을 바라볼 때
낑!낑!
[집사야! 도와줘! 헬프!]까망이가 낑낑거리며 세준을 불렀다.
“까망아!”
세준이 서둘러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가자
낑!낑!
[이것 놔! 넌 이제 집사 오면 큰일 났다!]팔뚝만 한 낙지에게 잡혀 사투를 벌이는 까망이 패밀리가 보였다.
막내인 까불토를 미끼로 낙지를 잡았다가 오히려 낙지에게 사냥당하고 있는 까망이 패밀리였다.
“푸흡!”
세준은 까망이 패밀리의 개복치스러운 모습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까망이 패밀리를 구해줬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의 사냥감을 가지고 모이자
“후훗. 이게 바로 바다의 산삼, 해삼이라는 거야.”
세준이 우쭐한 표정으로 자신이 바다에서 얻은 해삼을 꺼내며 자랑했다.
길쭉하고 겉은 오돌토돌했는데 꾸물럭거리는 게 아무리 봐도 징그러웠다.
“냥?! 그게 뭐냥?!”
꾸엥?!
테오와 꾸엥이는 해삼의 이상한 모습에 인상을 썼고
낑!
[이건 내가 이겨!]까망이는 아까의 패배감을 만회하려는 듯 해삼에게 냅다 달려들어 덥석 물었다.
“얌마! 그거 독 있어!”
낑···
세준이 해삼의 독에 혀가 마비된 까망이를 서둘러 떼어낸 후 일행들이 가져온 재료로 요리를 시작했다.
어느새 시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혔고
“푸후훗. 맛있는 생선구이 냄새난다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오늘은 메뉴가 많다요!]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해삼 이겼어!]일행들은 요리를 하는 세준의 등을 바라보며 식사가 완성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일행들이 가져온 재료로푸짐한 점심을 차린 세준.
“얘들아, 먹자!”
일행들과 식사를 했다.
“오! 이거 맛있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그렇다요!]물론 세준이 차린 모든 메뉴를 맛있게 먹어주는 건 꾸엥이뿐이었다.
테오와 까망이 패밀리는 생선구이와 군고구마 말랭이만 먹었으니까.
점심 식사가 끝나자
후루룩.
세준은 선베드에 누워 꾸엥이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만끽했다.
그때
[세준 님···저 돌아가야 될 것 같아요.]불꽃이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차원수 진화를 참고 있는 포도리에게 한계가 왔기 때문.
솔직히 지금까지 참아준 것도 기적에 가깝기에 포도리에게 더 참으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래? 그럼 빨리 돌아가자.”
불꽃이의 말에 세준은 서둘러 검은 거탑으로 돌아갔다. 불꽃이가 검은 거탑 99층의 땅속에서 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짐은 그대로 놔뒀다. 비석을 찾으러 다시 돌아올 생각이었다.
“귀환.”
급하다고 생각한 세준이 용각의 귀환 팔찌를 발동하자
우웅.
팔찍에 새겨진 금색 문자들이 빛을 내기 시작했고
[용각의 귀환 팔찌에 각인된 귀환 마법이 발동합니다.] [현재 좌표와 귀환 상대 좌표의 거리를 계산합니다.] [지정된 장소로 귀한합니다.]세준이 푸른 거탑 77층에서 사라졌다.
***
[검은 거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집으로 복귀하자
[세준 님, 그럼 다음에 다시 봬요.]세준의 어깨에 있던 불꽃이가 최대한 넓게 이파리를 벌리며 세준을 안았고
“응. 다음에 보자. 다음에는 내가 비약 많이 챙겨둘게.”
[헤헷. 안 그러셔도 되는데···]세준은 그런 불꽃이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럼 갈게요! 세준 님, 안녕히 계세요!]이번에 가면 언제 세준을 볼지 기약이 없는 불꽃이가 슬픔을 애써 숨기며 밝은 목소리로 외치며 땅속으로 사라졌다.
[됐다! 이제 안 참아도 돼!]동시에 지금껏 필사적으로 참았던 포도리가 차원수로의 진화를 시작했다.
쿠구궁.
10일 동안 참아왔던 걸 힘차게 쏟아내며 다른 세상으로 빠르게 뻗어가는 포도리의 뿌리 7개.
보통 차원수가 되면 처음에 5개 세상에 뿌리를 내리지만, 포도리는 많이 참은 덕분인지 단숨에 7개 세상에 뿌리를 내렸다.
세상에 추가로 뿌리를 내릴 때마다 대략 1000년이 필요한 걸 생각하면 엄청난 압축 성장이었다.
새로운 성장법을 발견한 셈.
덜덜덜.
소시지가 그런 포도리를 보며 가지를 떨었다. 왠지 새로운 성장법을 시험할 대상이 자신이 될 것 같았기 때문.
그때
[세준컴퍼니에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됩니다.] [세준컴퍼니에 세계수 통신망이 개설됐습니다.] [지금부터 세준컴퍼니에 소속된 세계수 간 통신이 가능해집니다.]불꽃이가 키운 세계수들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시험당할 나무는 소시지 하나가 아니었다.
다행이다.
소시지를 동지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그러나
세계수 통신망의 세계수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세계수들이 자기소개를 하며 차원수가 되자는 공동 목표를 향해 열의를 불태울 때
[세준컴퍼니 소속 차원수 포도리가 7개 세상에 뿌리를 내립니다.] [7개 세상의 정직원 통신망 하위 채널이 새로 열립니다.]세준컴퍼니 정직원 통신망의 하위 채널이 오픈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방장>전투 상점 본부 도끼의 신 부코 : 어?! 우리 회사에 차원수도 있었어?! 뭐야?! 우리 회사 진짜 엄청나잖아!] [>방장>씨앗 상점 본부 땅콩의 신 피피 : 차원수라니! 역시 묻따박! 여러분 모두 묻따박을 외칩시다!] [>방장>씨앗 상점 본부 호두의 신 월 : 묻빠박!] [>방장>씨앗 상점 본부 돌의 신 토가 : 묻따박!]···
..
.
정직원 통신망 안에서 세준을 칭송하는 비전투신들의 구호가 소리 없이 울려 펴졌다.
오늘도 나날이 번창하는 세준컴퍼니였다.
“불꽃아, 편히 쉬고 있어.”
세준은 불꽃이가 사라진 자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리고
“돌아온 김에 일 처리 좀 해야지.”
불꽃이와 바다에 대한 추억을 쌓고 싶어 푸른 거탑 77층에 오래 있었던 세준이 10번째 탑과 >어스웜>에 들려 밀린 일을 처리했다.
10번째 탑은 특별한 일이 없었기에 모인 씨앗만 심었고
차원문을 통해 도착한 >어스웜>에는 새로운 멸망의 눈물 10방울이 세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꿀렁.꿀렁.
세준의 모습으로 변하는 멸망의 눈물.
덕분에 멸망 세준 10명이 세준을 대신해 멸망포식자 씨앗을 열심히 심어줬다.
퉤퉤퉷.
이제 멸망 세준이 익숙한 멸망포식자들도 자연스럽게 멸망 세준에게 씨앗을 뱉으며 세준이 없어도 일이 끊기지 않았다.
그리고 전에 있던 멸망 세준 일곱은 완전히 정화돼 미숙한 창조신의 눈물 7방울로 변해 있었다.
“여기요.”
세준은 얻은 눈물을 바로 에밀라에게 보내고 대성장의 비약 35방울을 받아
꿀꺽.
한 번에 다 마셔버렸고 농기구 마스터리, 화전, 농작물 소형화 스킬 레벨이 1씩 상승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세준이 검은 거탑으로 복귀하자
-매형!
에이스가 세준을 반겼다.
-매형! 이거 어제 새벽에 수확한 거예요!
푸른색 농작물들을 가지고.
“아. 어제가 블루문이었네.”
블루문 때 수확한 것들이었다.
-푸히히히. 매형, 이거로 요리해 주세요!
에이스가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세준을 바라봤다. 블루문 때 수확한 농작물의 맛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니까.
“알았어.”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에이스의 기대 어린 눈빛에 부응하기 위해 세준이 농작물을 가지고 취사장으로 가서 요리를 시작했다.
잠시 후.
-오! 세준아, 언제 왔느냐?!
-세준아, 요즘 너무 많이 바쁘구나. 일 좀 쉬엄쉬엄하거라.
세준의 요리를 먹기 위해 사룡회 용들이 취사장 식탁에 은근슬쩍 앉았다.
그리고
-호호호. 세준아, 안녕.
-세준아, 잘 지냈느냐?
평소 사룡회 용들과는 인사도 안 하는 오룡회 용들도 세준에게 인사를 하며 사룡회의 맞은편에 앉았다.
찌릿.
식탁에 앉아 서로를 노려보는 용 조각상들.
그때
-세준아, 요즘 우리 푸른 거탑에서 잘 지내고 있지? 혹시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 말하거라.
위대한 푸른용 킨이 세준에게 말을 걸었다. 세준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네. 아마 내일 아침에 다시 가야 될 것 같아요. 창조신님이 비석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셔서 찾아야 되거든요.”
-오! 우리 세준이, 창조신님이랑도 대화를 나누는 것이냐? 정말 대단하구나!
-잠깐! 우리 세준이가 대단한 건 맞지만, 우리 세준이라니?! 킨, 세준이는 내 손녀사위야!
-그래! 그리고 우리 아작스의 의형이지!
-그래! 우리 세준이라는 말은 우리만 쓸 수 있다!
-맞아!
사룡회 용들이 오룡회 용들을 향해 ‘우리 세준’이라는 호칭은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뭐?!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닌데 무슨 사위야! 세준아, 우리 오필리아랑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
-우리 실비아도 있느니라!
오룡회 용들도 세준과의 친분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니요. 전 일편단심 에일린뿐입니다.”
세준은 평소 우유부단한 태도와는 달리 그런 제안들을 단칼에 거절했다.
일말의 고민이나 용들의 눈치를 보는 쭈뼛거림도 없었다.
크히히히. 역시 우리 세준이야. 믿고 있었다고!
정말 다행이었다. 혹시라도 세준이 고민하는 척이라도 했다면···
애들아, 고맙다.
오늘따라 유난히 많이 깜빡였던 별들을 향해 세준이 술잔을 높이 들며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