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29)
629화. 이 나쁜 시스템 놈아! 장사할 돈은 남겨줘야지!
헤르의 전당포
“으. 물…”
토룡이가 준 세준의 삼양주를 먹고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헤르가 힘겹게 이불 속에서 기어 나왔다.
데구르르.
그런 헤르의 움직임에 근처에 있던 빈 술병들이 바닥을 뒹굴었다.
헤르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식탁으로 가
꿀꺽.꿀꺽.
물병의 물을 병째로 들이켰다.
“캬아! 시원하다.”
헤르는 갈증이 해소되자, 그제야 주변이 보였고
“어?! 내 전당포가 왜 이래?! 누가 그랬어?!”
아수라장이 된 자신의 전당포를 보며 흥분하다
“아고고.”
머리를 찌르는 두통에 서둘러 머리를 부여잡았다.
잠시 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뒤늦게 자신이 술에 취했을 때 했던 말과 행동들을 떠올린 헤르가 바닥에 철퍼덕 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씨앗 상점 본부에 가서 시끄럽게 노래를 부른 것.
전투 상점 본부에 가서 춤 같지 않은 막춤을 춘 것.
다 괜찮다. 놀림당하고 창피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그건 말하면 안 되는 건데···”
토룡이에게 한 말실수는 너무 치명적이었다.
[천기누설을 했습니다.] [벌금으로 신성력 100억을 압류합니다.] [신성력 3억이 모자랍니다.] [앞으로 들어올 신성력 3억을 강제 압류합니다.]“망했어···”
토룡이가 준 술을 다 먹어도 신성력 3000이 오르는 것에 비해 잃은 건 신성력 100억. 완전 손해였다.
그렇게 우울해하던 헤르.
“아니지!”
난 상인의 신이야! 절대 손해는 보지 않아!
“방법을 생각해 내라! 상인의 신 헤르!”
헤르가 아직 따지 않은 잘 숙성된 황금빛 삼양주 10병을 뚫어져라 보던 중
“어?!”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걸 누가 만들었지?
“묻따박이 만들었지.”
···!!!
“그래! 이건 무려 묻따박이 만든 술이야!”
소장 가치가 있다고!
된다! 이건 무조건 된다고 상인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헤헤헤. 그럼 돈 벌러 가볼까?”
헤르가 조금 전과는 180도 달리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술을 챙겨 묻따박 광신도들이 넘쳐나는 씨앗 상점 본부로 향했다.
***
검은 거탑 99층.
“푸후훗.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하얀 거탑에서 돌아온 테오.
“냥?! 박 회장, 이건 뭐냥?!”
집 앞에 생긴 거대한 비석을 보며 물었다.
“돈 먹는 하마.”
“냥?! 이게 하마였냥?!
“그런 게 있어.”
그렇게 창조신의 비석을 테오에게 설명할 때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이제 도시락 먹어도 돼?!]까망이가 꼬리를 붕붕 흔들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점심시간 아직 멀었잖아.”
낑···
세준의 말에 실망하는 까망이.
“푸후훗. 돈 먹는 하마,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에게 먹은 돈을 상납하라냥!”
그사이 테오는 창조신의 비석에게 가서 돈을 강탈하려 하고 있었다.
우리 테 부회장 잘한다. 좀 뺏어줘.
세준은 그런 테오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돈을 바쳐야 할 대상을 향해 용맹하게 돈을 요구하니 속이 시원했다.
세준은 도시락을 먹겠다고 낑낑거리는 까망이와 창조의 비석에게 돈을 뜯으려는 테오를 보며 실컷 웃었다.
그리고
“약초밭 가서 꾸엥이랑 같이 점심 먹자.”
“푸후훗. 좋다냥!”
끼히힛.낑!
[히힛. 빨리 가자!]오랜만에 꾸엥이가 있는 약초밭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약초밭.
“와. 많이 넓어졌네.”
세준이 예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약초밭은 몇십 배 넓어져 있었다.
“아. 꾸엥이 저기 있다.”
꾸헤헤헤.
세준의 눈에 열심히 약초를 가꾸고 있는 꾸엥이가 보였고
슈슈슉.슈슈슉.
“다람쥐?”
엄청나게 빠르게 날아다니며 열심히 약초를 가꾸는 하얀색 다람쥐도 보였다. 그것도 5마리나.
그랬다. 세준의 집을 털러 왔다가 분홍털에게 걸린 슈가글라이더 5마리는 약초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분홍털은 탑 99층에서 피를 보고 싶지 않았고
쿠어엉.쿠어엉.쿠어엉.
[너희가 도둑이라는 게 밝혀지면 죽일 거야. 여기서 벗어나도 죽일 거고 약초가 죽어도 죽일 거야.]조건을 걸고 슈가글라이더들을 살려줬다.
덕분에 슈가글라이더들은 요즘 ‘약초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발바닥에 땀 나게 돌아다니며 약초를 돌봤고
의외로 약초 키우기에 소질이 있어 약초들이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었다.
그때
꾸엥?!
[아빠, 왔다요?!]세준의 냄새를 맡은 꾸엥이가 세준을 향해 앞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꾸엥!
[꾸엥이 약초단 집합이다요!]슈가글라이들을 불렀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이쪽은 꾸엥이의 약초꾼 부하들이다요! 엄마가 데려와 줬다요!]“”세준 님, 안녕하십니까!””
저 녀석이 검은 거탑 최고 부자인 세준컴퍼니 박 회장?!
슈가글라이더들은 두려움과 원망을 느끼며 90도로 정중하게 인사했다.
“냥?!”
테오에게. 왜냐하면 여기서 가장 부티 나게 생긴 게 테오였으니까.
물론 주변에 다른 존재들이 있었으면 또 달라졌겠지만, 세준패밀리 중 그나마 부티가 나는 건 테오, 흑월복, 뱃뱃이 정도.
그냥 기준 자체가 낮았다.
꾸엥!꾸엥!
[아니다요! 꾸엥이 아빠는 이쪽이다요!]세준의 얼굴이 안 좋아지자, 꾸엥이가 서둘러 슈가글라이더들에게 말했고
“앗! 죄송합니다. 세준 님, 안녕하십니까!”
슈가글라이들은 세준에게 사죄를 하며 다시 인사를 했다.
“흥. 우리 꾸엥이의 약초밭에서 일해도 되는지 확인해 봐야겠어.”
물론 이미 세준의 빈정은 상할 대로 상한 후였지만.
“네?!”
어?! 우리 여기서 쫓겨나면 분홍털 님한테 죽는데?!
세준의 말에 당황한 꾸엥이 약초단.
하지만
“세 가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불합격이야. 그럼 첫 번째 시험을 시작하지.”
슈가글라이더들이 당황하든 말든 근엄한 목소리로 테스트를 시작하는 세준컴퍼니 최고 밴댕이.
꿀꺽.
꾸엥이도 자신의 부하들이 세준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긴장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리고
“일단 첫 번째 시험은 통과.”
귀여우니까.
꾸엥이 약초단은 세준의 첫 번째 시험을 쉽게 통과했다.
귀여운 꾸엥이의 부하는 귀여워야했다.
“에?!”
뭐지?
슈가글라이더들이 영문을 몰라 의아해할 때
“그럼 두 번째 시험을 시작하지.”
세준이 시험을 시작한다고 하며 아공간 창고에서 이것저것 꺼내기 시작하더니
치이익.
요리를 시작했다.
우리 꾸엥이의 부하가 되려면 잘 먹어야지.
뭐 먹을 때 앞에서 같이 맛있게 안 먹어주면 입맛이 떨어져 2개 먹을 거 1개밖에 못 먹는다.
우리 꾸엥이의 입맛을 떨어트리는 놈은 부하가 될 수 없어!
그렇게 요리를 시작한 세준.
“자. 먹어.”
슈가글라이더들에게 무한 뷔페를 제공했고
“어?! 잘 먹겠습니다!”
요즘 잡초 뿌리만 먹던 슈가글라이더들은 이게 웬 횡재냐라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세준이 만들어준 요리를 먹었다.
그때
쿵.쿵.
우마왕과 특훈을 하던 분홍털이 꾸엥이와 점심을 먹기 위해 왔다.
달달달.
분홍털의 등장에 몸을 떠는 슈가글라이더들.
“좋아. 두 번째, 세 번째 시험도 합격.”
그런 슈가글라이더들을 세준이 합격 시켜줬다. 잘 먹고, 분홍털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았으니까.
약초밭에서 도망칠 수 없기 때문이었지만, 그 사실까지는 세준이 몰랐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엄마 이거 먹는다요!]쿠어엉.
[아들도 이거 먹어봐.]그렇게 꾸엥이와 분홍털이 맛있게 세준이 싸준 도시락을 먹는 사이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이제 도시락 먹어도 되지?!]까망이도 흥분해서 물었고
“응. 먹어.”
끼히힛.
까망이는 서둘러 메고 있던 가방을 훌렁 벗어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후훗. 박 회장, 내 생선구이도 구워 달라냥!”
또 자기 도시락은 놔두고 세준에게 생선구이를 구워달라는 테오.
“알았어.”
이제 설득하는 걸 포기했기에 세준은 테오의 생선구이를 구우며 자신과 일행들이 먹을 음식을 더 만들었다.
어쩌다 보니, 약초밭에서의 피크닉이 됐다.
점심을 다 먹자
꾸엥!
[아빠, 여기 기댄다요!]꾸엥이가 몸을 키우며 세준이 기댈 수 있게 해줬고
“아이고. 좋다.”
세준은 꾸엥이의 푹신한 털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푸후훗.”
끼히힛.
테오와 까망이도 세준의 몸에 자리를 잡고
커어어.
꾸로롱.
끼로롱.
···
..
.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헤헤헤. 우리도 잘까?”
“그럴까?”
슈가글라이더들도 은근슬쩍 세준과 꾸엥이 사이에 몸을 파묻으려 했지만
쿠르릉···
분홍털이 낮게 으르렁거리자
“아. 맞다! 생각해 보니, 밀린 일이!”
“나도!”
“갑자기 일하고 싶어!”
호다닥 일어나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슈가글라이더들이 자리를 떠나자, 분홍털은 조심히 엎드려 꾸엥이와 일행들이 잘 잘 수 있게 그늘을 만들어줬다.
분홍털은곤히 자는 꾸엥이와 나머지 일행들을 미소 지으며 지켜보다 특훈할 시간이 되자 조용히 떠났다.
잠시 후.
“음.”
세준이 눈을 떴고 일행들도 눈을 떴다.
그때
“냥?!”
테오가 갑자기 앞발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 부회장, 왜 그래?”
“끌림이 느껴진다냥!”
“끌림?!”
왔구나!
테오의 말에 세준이 기뻐하며 테오를 바라봤고
“박 회장, 이쪽이다냥!”
끌림이 느껴지는 곳을 찾아낸 테오가 세준을 인삼밭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여기다냥!”
땅에 심어진 인삼 하나를 가리켰다.
꾸엥?
[이거다요?]테오가 지목한 인삼을 꾸엥이가 조심스럽게 뽑았다.
그러자
파앗.
바람 빠지는 가냘픈 비명과 함께 황금빛을 내며 뽑혀 나오는 작은 인삼 한 뿌리.
꾸엥!꾸엥!
[이거 아빠가 가진다요! 근데 바로 먹으면 안 될 것 같다요!] [아기 인형삼]꾸엥이가 세준에게 방금 수확한 인삼을 건넸고
[SS급 탑농부가 되기 위한 실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승급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승급 퀘스트 : 아기 인형삼, 아기 인형하수오, 아기 인형극빙초, 아기 인형극염초, 아기 인형만독초를 완성된 영약으로 잘 키우십시오.]보상 : SS급 탑농부 승급
동시에 세준의 앞에 퀘스트 메시지가 나타났다.
잘 키우라고?
세준은 꾸엥이가 건넨 아기 인형삼을 자세히 살펴봤다.
[아기 인형삼]인삼 중 낮은 확률로 영기를 갖게 된 인삼으로 약효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아 약효가 낮습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1000 상승하지만, 아기 인형삼의 저주에 걸려 1년간 모든 성장이 멈춥니다.
사용 제한 : Lv. 70 이상, 모든 스탯 1만 이상
등급 : SS
역시 다시 심어줘야겠다.
퀘스트도 걸렸지만, 먹으면 1년간 성장이 멈추는 저주라니.
지금도 탑 99층 식구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개복치 세준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세준은 아기 인형삼을 조심스럽게 챙겨 아공간 창고에 넣었다.
그리고
“얘들아, 가자.”
일행들과 집으로 돌아가 아기 인형삼을 정성스럽게 심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여기 용혈이랑 비늘을 받으라고 말합니다.]에일린이 아홉 용족에게 헌혈(獻血), 헌린(獻鱗)을 받아 세준에게 용혈과 용린을 보냈다.
에일린은 용용마켓에 방문하는 용들에게 속성주나 검은콩 중 원하는 거 하나를 주는 조건으로 피 1L나 비늘 10장을 받고 있었다.
세준보다 창조신의 비석 퀘스트에 더 진심인 에일린이었다.
“응. 고마워.”
세준은 에일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받은 용혈과 용린을 창조신의 비석에 가져갔다.
그러자 비석이 용혈과 용린을 순식간에 흡수했고 비석에 붉은 기운이 희미하게 어렸다 사라졌다.
***
씨앗 상점 본부.
“그럼 묻따박이 만든 잘 숙성된 황금빛 삼양주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가는 신성력 1억부터!”
상인의 신 헤르의 경매 시작을 알리는 호기로운 외침.
그러나
“······”
“······”
비전투신들은 너무도 가지고 싶어 하는 눈빛을 보내며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씨앗 상점 본부가 요즘 빠르게 크고는 있지만, 그런 큰 신성력을 가진 비전투신은 없었다.
“그럼 시작가 1000만···?”
10분의 1을 내렸지만, 이번에도 반응이 없었다.
“100만?”
나오지 않는 입찰.
“10만?”
헤르는 울듯한 표정으로 시작가를 점점 내렸고
“시작가 1만! 더 이상은 못 내려요! 그리고 필요없는 신기는 개당 신성력 100으로 계산해서 받을게요!”
마지막 수단을 사용했다.
그리고
“1만!”
“1만에 신기 5개!”
드디어 반응이 왔다.
잠시 후.
“완판입니다!”
잘 숙성된 황금빛 삼양주 10병을 전부 완판시킨 헤르.
“헤헤헤. 신성력 67만 9000에 신기를 300개나 얻었다.”
오늘 번 신성력을 계산하며 신나 할 때
[신성력 67만 9000을 강제 압류합니다.] [강제 압류 신성력 2억 9932만 1000이 남았습니다.]“으앙! 안돼!”
이 나쁜 시스템 놈아! 장사할 돈은 남겨줘야지!
헤르는 번 신성력을 몽땅 압류당하며 다시 개털이 됐고
시스템을 탄핵하라!!!
헤르도 시스템 탄핵 전선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