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4)
64화. 인사를 나누다.
64화. 인사를 나누다.
탑 67층에서 레드 로커스트와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탑의 다른 층의 존재들이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각 층은 100년 전의 끔찍했던 대기근을 떠올리며 만약을 대비해 앞다투어 식량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식량 가격의 폭등을 가져왔다.
그로 인해 그래니어 마을로 찾아오는 상인들도 더 비싸게 식량을 팔았지만, 밖의 소식에 어두웠던 그래니어 마을의 최고 부자 이즈라엘은 상인들이 자신을 속이고 식량 가격을 담합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즈라엘은 자신의 아들에게 1000탑코인을 주며 식량을 사 오게 했다.
“오렌, 세상 경험도 할 겸 유랑 상인이 되어 직접 식량을 사 오거라.”
“네. 아버지.”
그렇게 그래니어 마을을 떠나 세상 구경을 하게된 오렌은 자신을 따르는 아홉 부하들을 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상점 구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깨에 힘을 다니고 다니던 그래니어 마을처럼 세상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고생 끝에 간신히 상인 구역에 도착한 오렌과 부하들은 함께 유랑 상인 협회에 들러 유랑 상인 자격증과 장비를 샀다. 오렌은 부하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 5탑코인씩 돈을 지원해줬다.
그렇게 유랑 상인이 된 그들이 식량 시세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고블린 유랑 상인 하나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유랑 상인 스카람이라고 합니다. 식량을 구하신다고요?”
“네.”
“저한테 좋은 물건이 있는데 식량을 구매하시기 전에 이거로 돈을 불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좋은 물건이요?”
“네. 이건 탑 밖의 물건입니다.”
“탑 밖의 물건이요?”
스카람이 말하면서 고양이들에게 지구의 물건들을 보여줬다.
“오! 이건 뭐죠?”
“그건…”
오렌을 제외한 고양이들이 생소한 모양의 물건을 신기하게 살펴봤다. 하지만 오렌은 큰 관심이 없는지 시큰둥했다.
“이걸 위층으로 가져가면 아주 비싸게 팔 수 있죠. 저 위층에 사는 존재들은 이런 물건을 취미로 모으거든요.”
“정말입니까?!”
“네. 그래니어 마을 출신이시죠? 예전에 테오라는 유랑 상인도 저와 거래를 하고 큰돈을 벌었죠.”
“테오요?!”
테오가 큰돈을 벌었다는 소리에 오렌의 귀가 쫑긋 섰다.
‘그 멍청한 녀석도 큰돈을 벌었으면 나는 그 몇 배는 벌 수 있어.’
자신감에 찬 오렌이 스카람과 거래를 시작됐다.
“물건은 얼마나 있죠?”
“이게 귀한 물건이다 보니 많지는 않습니다.”
“다 주세요.”
“개당 5탑코인입니다.”
“그건 너무 비싸네요.”
오렌은 고블린 유랑 상인과 흥정하며 값을 깎아 부하들과 스카람의 물건을 샀다. 스카람은 물건이 많지 않다고 하더니 딱 그들이 낼 수 있을 정도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돈 많이 버십시오.”
그렇게 오렌과 부하들은 스카람에게 거의 전 재산을 사기당했다.
“이것만 마시고 바로 출발하자.”
“네! 오렌 님!”
자신들이 사기당한 줄도 모르고 오렌과 부하들은 남은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대장간으로 달려가는 테오를 발견한 것이다.
***
“오랜만이다냥.”
‘이 녀석이!”
항상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던 테오가 당당히 자신의 얼굴을 보며 웃자 오렌의 얼굴이 굳어졌다.
‘흥! 돈 좀 벌었단 거냐?!”
그냥 인사나 하려던 마음이 변했다. 그렇지 않아도 스카람의 물건을 사는 데 전 재산을 쓰는 바람에 식량을 살 돈도 없었는데 오렌은 잘걸렸다고 생각했다.
“테오, 우리가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돈 좀 빌려줘라.”
오렌이 불량배처럼 테오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하자
“저런…식량 살 돈도 없는 것이냥?”
테오가 불쌍하다는 듯이 오렌을 바라봤다.
“이익! 조금만 있으면 돈 엄청 벌 수 있거든!”
테오의 무시에 오렌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맞아! 우린 탑 밖의 물건을 샀다고!”
“너도 그렇게 돈을 벌었으니 잘 알겠지?”
다른 고양이들이 오렌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탑 밖의 물건말이냥?! 너희 설마 스카람에게 물건을 산 것이냥?”
“훗. 그래. 역시 잘 아는군.”
테오의 굳은 표정에 오렌이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테오가 자신들을 시셈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럼 탑 99층으로 가는 것이냥?”
“그래. 우린 탑 99층으로 가서 우마왕과 거래를 할 거야.”
스카람은 요즘 자신에 대한 추적이 있는 것을 알고는 깔끔한 뒤처리를 위해 오렌과 그 패거리들을 죽여 흔적을 없애려 했다.
“형들이 탑 99층으로 가려면 배가 좀 고프거든.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줘라. 나중에 갚을게”
오렌이 테오의 목에 두른 앞발에 힘을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싫다냥! 안 비려줄거다냥! 너흰 지금까지 나한테 빌려 간 21.34탑코인도 안 갚았다냥! 그 돈이나 갚아라냥!”
지금까지 오렌과 부하들이 조금씩 빌려 갔던 돈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던 테오가 소리쳤다.
“이게!”
테오의 반항에 화가 난 오렌이 퉁퉁한 앞발로 테오를 때리려 할 때
크르릉.
은빛 늑대 3마리가 다가왔다.
“아…늑대님들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 친구입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좀 격하게 환영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테오.”
오렌이 다급하게 테오에게 대답을 강요했다.
하지만
“테 대표님, 정말 저 고양이가 친구입니까?”
엘카는 오렌의 말을 무시하고 테오에게 물었다.
“테 대표?”
엘카의 말에 고양이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테 대표라고 불릴 이름을 가진 고양이는 테오뿐이었다.
“친구 아니다냥. 저런 친구 없다냥. 처리하라냥.”
테오가 넋이 나간 오렌의 어깨동무를 풀며 앞발로 목을 치는 시늉을 하며 대장간으로 이동했다. 그걸로 그들의 처분은 결정됐다.
크르릉.
“사…살려주세요!”
엘카와 늑대들이 오렌과 그 패거리들을 감쌌고 곧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냥냥냥.”
오렌과 그 패거리들의 비명을 들으면서 테오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래니어 마을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오렌을 봐도 이제 전혀 무섭지 않았다.
‘푸후훗. 역시 박세준과 함께하는 난 무적이다냥!”
세준과 가까워질수록 강해지는 자신이 스스로 두려울 정도였다.
“푸후훗. 나 너무 강해지면 안 되는 거 아니냥?”
그렇게 쓸데없는 망상을 하며 테오가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깎아달라냥!”
세준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성실하게 3번 깎기로 장비 뽑기 비용을 깎아 12탑코인을 지불한 테오가 뽑기 코너로 이동했다.
그리고
“냥?! 이거다냥!!!”
뽑기 코너에 가자마자 강하게 앞발을 끌어당기는 물건을 골라 대장간을 나왔다.
“테 대표님, 처리했습니다.”
대장간 밖에서 기다리던 엘카가 태오에게 말했다.
“수고했다냥! 빨리 올라가자냥!”
테오가 사악하게 웃으며 서둘러 탑 99층으로 올라갔다. 빨리 가서 세준의 무릎에 이상이 없는지도 살피고 호구들도 맞이하려면 바빴다.
그렇게 테오가 떠나고 몇 시간 후.
“으음…”
“윽…”
늑대들에게 맞고 기절한 오렌과 다른 고양이들이 깨어났다.
“테오, 이 자식! 돈만 벌어봐! 나도 강한 자유 용병을 고용해서 두드려 패줄 거야!”
“맞아!”
“가만 안 둬!”
“빨리 이 물건들 팔아서 돈 만들어오자!”
오렌과 부하 고양이들이 테오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탑 99층을 향해 출발했다. 그곳에 테오보다 몇 배는 더 사악한 존재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
“하나에 유능한, 둘에 인간이 되자.”
“하나.”
“유능한!”
“둘.”
“인간이 되자!”
반항을 할 때마다 한태준의 매직 미사일을 맞고 기절한 흑랑단은 군소리 없이 차시혁의 구령에 따라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거 언제까지 달려야 해?!’
한태준도 차시혁도 언제까지 달리라는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천천히 달릴 수도 없었다.
키에에!!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수십 마리의 거미 몬스터들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달려 거미 몬스터 100마리가 그들을 쫓자 드디어 한태준의 입이 열렸다.
“이제 몬스터를 사냥한다.”
“네?!”
“빨리 싸워.”
한태준이 자신의 주변에 매직미사일 200개를 띄어 놓으며 말했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나한테 죽는다는 협박이었다.
“으악!”
“제길!”
흑랑단이 눈을 질끈 감으며 거미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래도 이쪽이 살아날 가능성이 그나마 있었다.
***
조난 238일 차 새벽.
뿌득.뿌득.
“역시 오늘도 왔네.”
세준이 다가오는 나뭇가지 정찰병들을 보면서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속 4일째, 세준은 새벽마다 나뭇가지 정찰병들과 싸우고 있었다.
“가라! 흑토끼! 꾸엥이!”
뺙!
꾸엥!
세준의 지시에 흑토끼와 꾸엥이가 우다다 돌진했다.
그리고
쿠어어엉!
그 앞에서 포효하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세준은 오랜 설득 끝에 포만감을 주는 세프의 수프를 대가로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보금자리를 세준의 집 근처로 옮길 수 있었다.
늑대들이 리자드맨들에게 세프의 수프 주문을 받아오면서 함께 가져온 대형 냄비 20개로 24시간 내내 수프를 끓이고 있었기에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거기다 나뭇가지 정찰병들이 장작을 해결해주면서 화력 문제도 쉽게 해결했다.
그렇게 집 근처에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모자를 상주시킨 세준은 농장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됐다.
“나도 가볼까.”
세준이 꾸엥이의 뒤를 따라 잘 손질된 나뭇가지 정찰병들을 처치했다. 엄마 크림슨 자인언트 베어가 너무 일찍 나선 때문인지 나뭇가지 정찰병들이 일찍 후퇴하면서 숫자가 얼마 없었다.
남은 적들을 처치한 세준은 집으로 돌아와 모자란 잠을 잤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소작농이 씨뿌리기 Lv. 4를 사용해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었습니다.] [지주가 1%의 보상을 받습니다.] [지주의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지주의 씨뿌리기 Lv. 4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방울토마토밭 100평을 만들었습니다.] [경험치 200을 획득했습니다.]…
..
.
먼저 일어난 백토끼들이 밭에 방울토마토를 심고 있었다. 세준이 새벽에 일어나 농장을 지키는 것을 알기에 따로 깨우지 않은 모양이었다.
“읏차!”
세준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동굴로 내려가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고 연못에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나무가 도대체 어디 있다는 거지?”
세준이 답답한 마음에 동굴을 몇 번이나 샅샅이 살펴봤지만, 도저히 나무는 찾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흑토끼를 연못 밖으로 보내 자세히 살펴보게 했지만, 그곳에도 나무는 없었다.
그렇게 세준이 아침으로 먹을 것들을 챙겨 올라가려 할 때
“응?”
동굴에 피워둔 불이 꺼진 것이 보였다. 요즘 지상에서 식사를 하다보니 토끼들도 불 관리에 소홀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아내 토끼랑 새끼들이 있는데.”
혹시 새끼 토끼들을 돌보던 아내 토끼가 급하게 불을 쓸 수도 있었다.
세준이 불가에 있던 잿가루들을 치우자 녹색의 작은 새싹이 나타났다.
“응? 여기에 왜 새싹이?”
세준이 조심스럽게 새싹을 만졌다.
그때
[주인님! 안녕하세요!]새싹이 씩씩한 목소리로 세준에게 인사를 했다.
“어?! 방금 네가 말한 거야?!”
세준이 새싹에서 들리는 소리에 당황하며 물었다.
[네! 주인님!]그동안 불 때문에 땅속에서만 자라고 있던 사과나무가 드디어 세준과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