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41)
641화. 내가 공범이라고?
창조신의 사원.
창조신은 수십 개의 미완성 그림들 중 거의 다 완성된 5개의 그림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
첫 번째 그림은 창조신과 차기 창조신이 웃으며 퍼즐 놀이를 하고 있었다.
두 번째 그림에서는 퍼즐 놀이에서 이긴 차기 창조신이 일어나서 환호하고 있는 게 보였는데
차기 창조신이 앉아 있던 의자 위에 퍼즐 조각 하나가 있었다. 창조신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퍼즐 조각이.
차기 창조신이 실수로 엉덩이에 깔고 앉아 있었던 것.
그리고 세 번째 그림에서는 차기 창조신이 뒤늦게 퍼즐 조각을 발견하고는 당황하는 게 보였다.
네 번째 그림에서는 겁을 먹은 차기 창조신이 퍼즐 조각을 쥔 채 멀리서 창조신을 지켜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보였고
다섯 번째 그림에서는 창조신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한 차기 창조신이 결국 퍼즐 조각을 숨기는 게 보였다.
“이것 때문이었구나···”
창조신은 다섯 개의 그림을 보면서 차기 창조신의 타락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실수로 깔고 앉았던 작은 퍼즐 조각 하나. 아주 작은 잘못. 그냥 솔직히 말했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아무것도 아닌 일.
하지만 아직 어린 차기 창조신에게는 자신의 잘못이 너무 크게 보였다. 그래서 솔직할 용기를 낼 수 없었고, 잘못을 숨겼다.
그리고 잘못을 숨겼다는 그 죄책감이 차기 창조신을 좀 먹었다.
녹이 쇠를 먹듯 죄책감이 차기 창조신을 집어삼켜 결국 멸망으로 만들었다.
수십만 개의 세상이 멸망한 이유로는 너무 하찮은 이유. 하지만 그게 세상이었다. 세상은 대부분 별거 아닌 이유로 멸망한다.
창조신은 차기 창조신이 퍼즐 조각을 숨긴 장소로 갔다.
그리고
“아직도 여기 있군.”
책 사이에 어설프게 숨겨진 퍼즐 조각 하나를 찾았다.
창조신이 퍼즐 조각을 손에 쥐자, 퍼즐 조각은 창조신이 찾아주길 기다렸던 것처럼 은은한 빛을 내며 소멸했다.
그리고
촤르르르.
구슬들이 움직이며 다섯 번째 그림이 바뀌기 시작했다.
차기 창조신은 겁 먹은 표정으로 창조신에게 퍼즐 조각을 주고 있었고, 창조신은 웃으며 그런 차기 창조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창조신에게 용서받는, 차기 창조신이 꿈꾸던 장면 중 하나가 완성됐다.
동시에 멸망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던 작은 응어리 하나가 사라졌다.
***
멸망의 외곽.
“잘 있네.”
“푸후훗. 잘 있다냥!”
아침 일찍 일어나 거대 멸망의 눈물이 잘 있는지 확인한 세준과 테오가 말했다.
그렇게 확인을 하고
“흥흥흥.”
검은 거탑으로 돌아온 세준은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했다.
추가로 용들이 먹을 미역국과 초코파이도 만들고
-푸히히히. 용가리 치킨이다!
“매형, 멋지지?”
-네! 매형이 최고예요!
에이스가 좋아하는 것도 만들어 오랜만에 점수도 땄다.
“에일린, 여기.”
그렇게 에일린에게 음식을 보내고, 꾸엥이를 데려온 분홍털에게 초코파이를 챙겨준 후 아침을 맛있게 먹고 있을 때
삑!
[세준 님을 뵙습니다!]전령 토끼 하나가 세준의 앞에 나타나 예를 취했다.
“응. 근데 무슨 일이야?”
삑!
[레드리본 왕국의 왕 흑월복 님의 친서를 가져왔습니다.]세준에게 두 앞발로 공손하게 친서를 건네는 전령 토끼.
흑월복은 뽀찌로도 불안해 세준에게 다시 전령을 보낸 것.
그리고
“유렌이 입국했는데···”
친서를 읽어 내려가는 세준.
뭐야? 유렌이 나타난다고 항상 불행한 건 아닌데···
흑월복의 걱정이 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추신 : 삼촌 나 썩은 당근 하나를 다 먹는 꿈을 꿨어! 너무 불안해! 빨리 와줘!
“뭐?!”
친서의 마지막에 적힌 글을 보자, 갑자기 흑토끼의 걱정이 이해가 됐다.
세준은 알고 있었다.
흑월복이 썩은 당근 먹는 꿈을 꿨을 때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세준이 알기로 흑월복은 여러 번 당근 먹는 꿈을 꿨는데, 그때마다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월복이가 썩은 당근 한 입 먹은 꿈을 꿨을 때는.
세준이 에일린의 건강 수프를 받거나, 세준과 흑월복이 땅문서 때문에 혼자 다른 층으로 이동했다.
두 입 먹는 꿈을 꿨을 때는.
세준이 에일린의 꼬리에 뒤통수를 맞고 죽을 뻔했다.
세 입 먹는 꿈을 꿨을 때는.
까망이가 소화시키지 못했던 5대 불멸 중 하나인 불패의 회색 돌사자 라크노스가 나타나 레드리본 왕국을 망하게 할 뻔했다.
물론 처음에는 안 믿었지만, 몇 번이나 검증됐기에 이제는 완전히 믿었다.
일기예보보다 잘 맞는 흑월복의 불행예보.
지금까지 월복이가 썩은 당근을 반 넘게 먹은 적은 없었는데···
“하나를 다 먹었다고?!”
이건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다.
불행예보가 역대급 불행을 예고하고 있었다.
“애들아, 일어나. 탑 55층으로 갈 거야.”
그렇게 세준 패밀리가 서둘러 탑 55층로 내려갔다.
“푸후훗. 월복이 보러 가냥?!”
“뀻뀻뀻. 저도 오랜만에 쀼쀼를 볼 수 있겠네요.”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월복이형 오랜만에 볼 수 있다요!]끼히힛.낑!
[히힛. 월복이 형아한테 위대한 까망이 님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보여주겠어!]물론 세준 빼고는 다들 무사태평이었다.
***
검은 거탑 55층.
“우헤헤. 여기 음식 더 주세요!”
유렌이 쉬지 않고 음식을 주문했다.
3일까지는 안전하지만,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모레가 아닌 내일 출국할 생각인 유렌.
그래서 떠나기 전에 열심히 먹는 중.
삐로롱.
삐욧이는 이미 한참 전에 배를 채우고 잠을 자고 있었다.
그때
“저기 유렌 님, 지불하신 금액으로 나오는 요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직원이 와서 말했다.
“그래요? 그럼 이 컵 좀 쓸게요. 꾸익!”
직원의 말에 유렌이 컵을 들어 재능 마다스의 손을 사용하자
스르륵.
컵이 황금으로 변했고
“여기 음식값이요. 그리고 이 스파게티는 100인분 가져와 주세요. 너무 맛있네요. 우헤헤.”
“넵!”
유렌은 황금컵을 점원에게 건네고는 다시 음식을 시켰다.
그리고
“모헤헤. 유렌 님의 불행이 더 진해졌어요!”
유렌이 마다스의 손을 사용하며 강력해진 유렌의 불행을 핥아먹으며 행복해하는 포요.
하지만 그런 포요조차 느낄 수도, 핥아먹을 수도 없는 불행이 유렌의 안에 쌓이고 있었다.
불행한 운명을 거스르는 유렌에 대한 재능 : 마다스의 손의 분노. 그 분노의 대가는 세상의 비명으로 치르게 될 예정이었다.
탑 55층을 불길한 뭔가가 잠식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뀩.
뽀찌가 유렌을 감시하는 라라에게 말을 걸었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 왔으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라라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삑?!삑!
[지금 근무 중인 거 안 보이세요?! 그렇게 먹고 싶으면 혼자 드세요!]라라의 반응은 차가웠다.
뀩.뀩···
[아니. 나는 라라 씨랑 ···]무안해진 뽀찌가 변명을 하려 할 때
쩌저적.
갑자기 부서진 공간 너머에서 모든 확률들이 불행으로 수렴하며 완성된 괴물의 손이 라라를 공격했고
뀩!
[어딜!]감히 우리 라라 씨를!
서걱.
뽀찌는 서둘러 손가락에 오러를 둘러 괴물의 손을 베어냈다.
하지만 손은, 괴물은 하나가 아니었다.
수천, 수만 마리의 괴물들이 공간의 너머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
전투 상점 본부.
“어?! 이건?!”
이러면 안 되는데···
불행의 신이 유렌의 주변 차원에 쌓여가는 불행을 보며 불길함을 느꼈다.
불행에 불길함을 느끼는 불행의 신이라니, 농담도 이런 농담이 없었다.
마치 기쁨의 신이 기쁨을 불길해하는 것처럼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미스포튠이 느끼는 감정은 합리적이고 타당했다.
유렌의 불행은 순수하지 않았다.
유렌의 주변에 쌓여가는 불행은 살기, 분노 등보다 더 원초적인 심연 밑바닥의 질퍽한 악의로 가득 찬 불행이었다.
오염된 불행이었다.
그리고
날 봤어!
타락한 불행도 미스포튠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는 듯이.
***
쿠어어어!
우어어어!
최악의 확률로 만들어진 불행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뀩!
[베어라!]서걱.서걱.
>햄크>의 영웅, 서른 개의 검을 부리는 자 뽀찌의 앞에서는 그냥 똑같이 썰려 나갔다.
하지만 서른 자루의 검만으로 베기에는 괴물들의 수가 너무 많았고 괴물들은 결국 공간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삐욧!
[전령질주!]“꾸익! 핑크 크러쉬!”
“모래바람이여!”
그런 괴물들은 삐욧이, 유렌, 포요가 처리했다.
삑!
[이쪽으로 피하세요!]그사이 라라는 토끼들을 대피시켰다.
그리고
우웅.
죽은 괴물들의 사체에서 검붉은 기운들이 빠져나와 하늘 높은 곳에서 조용히 뭉쳐지고 있었지만, 전투에 집중하느라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잠시 후.
뺙!
[공격해라!]보고를 받고 달려온 흑월복이 부하들과 합류했고 전선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그때
휘청.
운이 없게도 괴물이 발을 헛디디며 뽀찌의 검이 빗나갔다.
처음에는 그냥 우연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뀩?!
[또 넘어져?!]뺙?!
[갑자기 왜 미끄러지지?!]삐욧!
[갑자기 역풍이 불어요!]“꾸익?! 왜 땅이 파여있지?”
뽀찌를 비롯해 모든 일행들에게 작은 불행들이 계속 일어나자, 일행들은 이상함을 느꼈다.
거기다
“조심하세요! 여러분들에게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포요의 결정적인 한 마디.
이건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 불행이 서서히 그들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불행들의 연속으로 서서히 전선에 틈이 생기며
쿠에엑!
괴물 한 마리가 포위망을 뚫고 토끼들이 대피한 곳을 향해 달려갔다.
뺙!뺙!
[안돼! 막아!]흑월복이 괴물들을 처리하며 부하들에게 외쳤고
삑!
삑!
부하 흑토끼들이 서둘러 괴물의 뒤를 쫓을 때
꾸엥!
[아빠 위험하다요!]퍽!
꾸엥이가 세준에게 달려오는 괴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쾅!콰과광!
꾸엥이의 펀치에 맞은 괴물은 구르고 굴러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구멍 안으로 처박혔고
한동안 구멍이 막히며 괴물들이 나오지 못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푸후훗. 모두들 반갑다냥!”
“뀻뀻뀻. 반가워요!”
꾸엥!
[모두들 안녕하다요!]그사이 세준과 일행들이 다가왔다.
뺙.뺙···
[됐다. 이제 살았어···]흑월복은 세준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와 테오의 꼬리에 매달린 이오나, 세준의 옆구리에 매달린 꾸엥이를 보며 안심했다.
완벽한 드림팀이었다. 이제 어떤 적이 와도 안심이 됐다.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 등장!]까망이 패밀리도 열심히 짖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지만
뺙.뺙?
[그래. 막내 왔어?]흑월복에게는 그냥 막내였다.
그렇게 세준과 일행들이 합류하며 괴물들은 순식간에 밀리며 아예 공간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며 죽었다.
“경험치는 안 주네.”
메시자가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며 아쉬워하는 세준.
그때
“냥?!”
테오가 하늘을 바라봤다.
“테 부회장, 왜 그래?”
“하늘에 뭐가 있다냥!”
“적이야?”
“아니다냥! 좋은 거다냥!”
“좋은 거?”
슉.
테오가 대답을 하며 하늘로 점프했다.
그리고 구름을 뚫고 올라가 불행이 모인 거대한 검붉은 구체를 발견한 테오.
“냥!”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에게 도움이 되라냥!
파앗.
돈을 태우며 황금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앞발로 구체를 때렸고
콰과광!
검붉은색 구체가 황금색으로 물들며 폭발했다.
그리고
안돼!
구체를 조정하던 재능 : 마다스의 손이 소멸했다.
[검은 거탑 운빨 대상인 박테오가 검은 거탑 대상인 유렌 데이몬의 재능 : 마다스의 손을 소멸시키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사옵니다.] [검은 거탑 운빨 대상인 박테오가 >이명 : 재능 살해자>를 획득했사옵니다.] [>이명 : 재능 살해 공범>을 획득하셨사옵니다.]“응?!”
내가 공범이라고?
동시에 세준이 이상한 이명 하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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