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56)
656화. 어?! 나 선 넘었나?
검은 거탑 99층.
“어?! 왜 다들 모여계시지?”
농장을 거닐던 세준이 사룡회와 오룡회 용들이 함께 모여 술을 마시는 걸 신기하게 바라봤다.
구룡회 결성에 실패한 이후 용들은 세준의 취사장에서 밥을 먹을 때 빼고는 같이 있던 적이 없었으니까.
“안녕하세요!”
세준이 용들에게 다가가 인사하자
-크하하하. 세준아, 어서 오거라!
-어제 돌아왔다고?
-그래. 이번에 노일에 다녀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용들이 세준을 반겨줬다.
“이것 좀 드셔보세요. 제가 이번에 노일에서 구해온 거예요.”
세준은 그런 용들에게 흑염의 불나방으로 만든 오징어 숙회를 대접했다.
한 용당 다섯 점씩.
어제 대형 접시에 오징어 숙회를 산처럼 담아 에일린에게 보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작은 양.
하지만
탱글.
···?!
미각 세포가 발달한 용들은 오징어 숙회를 한 점 먹고는 곧바로 그 가치를 눈치챘다.
예전에 먹었던 오징어랑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는걸.
-오! 힘이 난다!
특히 불의 힘을 사용하는 램터는 더욱 그랬다.
왜냐하면 세준의 >이명 : 재앙을 요리하는 자> 덕분에 세준이 불나방으로 요리를 할 경우 화염 공격 강화가 붙기 때문.
더군다나 요리 재료가 일반 불나방도 아니고, 일반 불나방이 진화한 백염, 청염을 넘어 흑염의 불나방이다 보니 그 효과도 더 뛰어났다.
-세준아, 이건 보통 불나방으로 만든 게 아니구나!
검은 오징어를 먹고 흥분한 램터가 세준에게 말했고
“네. 이건 불나방이 끝까지 진화한 흑염의 불나방이라는 거로 만든 거예요.”
세준은 대답하며 흑염의 불나방을 보여줬다.
그러자
-크하하하!
크게 웃기 시작하는 카이저.
-봤냐?! 역시 검은색이 최고라니까! 가장 우수해!
우쭐해하며 주변 용들에게 말했다. 그냥 자랑이 하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카이저, 무슨 소리?! 까르보나라 안 먹어봤냐?! 하얀색이 최고야!
-어허! 무슨 경우 없는 소리! 파스타 하면 붉은색 토마토 파스타지!
-흥! 겨우 파스타 주제에! 갈색 슬라임 장조림이 최고다!
다른 용들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의 색이 가장 우수하다며 서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웬 색깔론?
그렇게 용들의 하찮은 주장을 구경할 때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이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을 거면 구룡회 해체해!
위대한 푸른 용 킨이 외쳤고
-그래! 말 잘했다! 해체하자!
포도가 최고라고 주장하던 티어가 바로 맞받아쳤다.
응? 구룡회?
세준은 몰랐지만, 용들은 술이 모자랄 때 서로에게 술을 빌려서 마시며 교류를 하다 친해졌고
-우리 그냥 합치자.
-그래.
-그럼 오늘부터 우린 구룡회다.
오룡회와 사룡회를 합쳐 구룡회를 결성했다. 바로 어제.
결성된 지 12시간 만에 쪼개질 위험에 처한 구룡회.
그때
“모두 싸우지 말고 진정하세요. 색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요리는 손맛이니까요.”
후훗. 제가 요리했기 때문에 맛있는 겁니다.
세준이 우쭐해하며 용들의 싸움에 참여했다. 진짜 많이 큰 세준이었다. 위대한 용들 앞에서 이런 거만한 소리를 할 수 있다니.
-뭐라?!
-색이 안 중요해?!
세준의 말에 용들의 표정이 굳었다.
어?! 나 선 넘었나?
세준의 표정도 긴장감으로 굳었다.
짧은 침묵.
꿀꺽.
그 침묵이 너무 숨이 막혀 세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그러네.
-세준이가 요리를 안 하면 재료가 무슨 소용이야.
-그렇지. 내가 만들어 봤는데, 같은 맛이 나진 않더라고.
-나도. 그렇더라.
세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구룡회의 용들.
-그런 의미에서 한잔할까?”
-구룡회를!
-위하여!
용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 세준이 준 오징어 숙회를 안주 삼아 다시 사이좋게 술을 마셨다.
한 점에 다섯 잔씩.
귀한 안주니 아껴 먹어야 했다.
‘좀 짢하네.’
더 드릴 걸 그랬나?
그렇게 세준이 용들을 보며 고민할 때
-세준아, 곧 용들의 회의인 건 알고 있느냐?
위대한 은빛용의 수장 크리셀라 히스론이 세준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럼요. 2주하고 4일 남았잖아요.”
-호호호. 그래 잘 기억하고 있구나.
세준을 기특하게 바라보는 크리셀라.
-그래서 말인데, 이번 회의 때 흑염의 불나방으로 된 메인 요리가 꼭. 반드시. 있었으면 좋겠구나.
본격적으로 용건을 꺼냈다.
“흑염의 불나방이요? ”
-그래. 되겠느냐?
세준의 반문에 기대를 담은 크리셀라의 목소리 톤이 한 단계 올라갔다.
오징어 숙회가 엄청 맛있었거나, 용들의 회의 때 뭔가 특별한 걸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 같았다.
아니면 둘 다 일지도.
하지만
“글쎄요. 어려울 것 같아요.”
세준은 크리셀라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야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해 주고 싶었지만, 흑염의 불나방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
-왜? 내가 뭐 섭섭하게 한 것이라도 있느냐?
“그런 게 아니라···”
세준은 섭섭해하는 크리셀라에게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불나방 1만 마리가 모여야 백염의 불나방으로 진화하고, 청염의 불나방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백염의 불나방 10만이 필요하다.
그리고 청염의 불나방 100만이 모여야 흑염의 불나방 하나가 탄생한다.
즉, 일반 불나방 1000조 마리가 모여야 흑염의 불나방 한 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말.
흑염의 불나방을 구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단 탑 1층 땅문서가 있어야 시도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땅문서는···조금만 기다려보거라.
“네.”
그렇게 크리셀라와 얘기를 끝내고 세준은 일행들과 아침을 먹고 일과를 시작했다.
아침에 오기로 한 삐욧이, 유렌, 포요는 유렌의 불행으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오지 않았다.
걱정은 되지 않았다. 가장 어리지만, 듬직하고 믿을만한 삐욧이가 있으니까.
철컥.
세준이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가 탑을 가볍게 살펴봤다.
멸망포식자들이 전부 하늘콩 행성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탑은 아주 조용했다.
하메르와 스텔라가 있는 7층과 패트릭이 있는 9층을 제외한 다른 층을 살필 때
[대지의 신 패트릭이 이걸 받으라고 말합니다.]패트릭이 초콜릿색 액체 한 방울이 담긴 유리병을 세준에게 보냈다.
[대지의 비약]“어?! 이게 뭐예요?”
[대지의 신 패트릭이 자신이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설명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네.”
패트릭의 말에 세준은 대지의 비약을 살펴봤고
[대지의 비약]대지의 정수를 가공한 비약을 땅에 뿌리면 땅의 기운을 급격히 끌어올려 땅의 기운을 흡수하며 자란 농작물들의 맛과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대지의 비약을 사용한 땅은 한 달 동안 대지의 비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용 제한 : 탑농부
제작자 : 대지의 신 패트릭
등급 : SSS
맛과 효과를 극대화된다고?
“패트릭 님, 이걸 왜 이제 줘요?!”
아니. 이렇게 좋은 게 있으면 진작 줬어야죠!
옵션을 확인한 세준은 패트릭에게 따졌다.
[···]세준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말이 없는 패트릭.
사실 패트릭은 대지의 비약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수고스러우니까.
하지만 하메르가 세준에게 강화의 비약을 주는 걸 보며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준은 10번째 탑의 예비 건물주. 자신도 월세의 개념으로 세준에게 뭔가 줘야 될 것 같았고 대지의 비약을 만들기 시작한 것.
[대지의 신 패트릭이 그건 그냥 넘어가자고 말합니다.] [대지의 신 패트릭이 대신 앞으로 한 달에 대지의 비약 5방울을 주겠다고 말합니다.]“네? 이걸 다섯 방울씩이나 주신다고요? 좋아요.”
세준은 패트릭의 제안을 넙죽 박아들였고 앞으로 한 달마다 대지의 비약 5방울을 받기로 했다.
그렇게 패트릭과의 얘기가 끝나자
“대파나 심어볼까?”
세준은 탑 1층에서 해독의 대파를 심었다.
그사이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오른팔인 이 몸이 가장 빠르게 심겠다냥!”
테오는 세준을 따라 해독의 대파를,
“뀻뀻뀻. 저도 지지 않아요!”
이오나는 땅콩을,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는 심기의 달인이다요!]꾸엥이는 옥수수를 열심히 심었다.
끼히힛.낑!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 다이어트해서 날렵해졌어! 이제 위대한 까망이 님이 제일 빨라!]살이 약간 빠지며 몸무게가 조금 줄어든 까망이도 빨빨거리며 고구마를 심었다.
3시간 후.
낑!
[집사야! 위대한 까망이 님, 열심히 움직여서 배고파!]까망이가 세준에게 달려와 밥을 요구했다.
꼬르르륵.
때마침 꾸엥이의 배꼽시계도 우렁차게 울렸다.
“알았어. 가서 밥 먹자.”
세준은 일행들을 데리고 검은 거탑 99층으로 복귀해 일행들과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얘들아, 무럭무럭 자라라.
똑.
아기 인형삼, 아기 인형극염초, 아기 인형만독초가 심어진 땅에 패트릭에게 받은 대지의 비약을 떨어트렸다.
“흐흐흐. 좋아. 약발이 잘 받네.”
겉으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였지만, 세준의 눈에는 약초들의 생기가 더 강해진 게 보였다.
그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커피 마신다요!]꾸엥이가 커피를 내려 세준에게 가져왔다.
“응. 고마워.”
후루룩.
세준은 커피를 한 입 마시고
“크으! 역시 우리 꾸엥이가 내린 커피가 최고야!”
진실의 미간을 만들며 꾸엥이에게 엄지를 번쩍 들었다.
꾸헤헤헤.
세준의 반응에 크게 흡족해하는 꾸엥이.
잠시 후.
“아. 잘 마셨다. 그럼 이제 다시 일하러 가자.”
세준은 커피를 다 마시고 일행들과 차원문을 넘어 하늘콩 행성에 도착했다.
세준과 일행들은 10번째 탑에서와 비슷하게 크라켄의 몸에 하늘에 닿는 콩을 심어 행성을 키우고 멸망개척자와 멸망포식자 씨앗을 심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씨앗을 심었을 때
펄럭.펄럭.
-세준아.
크리셀라가 차원문을 넘어와 세준을 불렀다.
그리고
-여기 땅문서다.
세준에게 은색 거탑 1층 상점 땅문서를 건넸다.
-세준아, 지금 당장 가줄 수 있겠느냐? 조금 전 연결 된 세상이 있는데 곧 멸망할 것 같구나.
“네. 바로 갈게요. 얘들아!”
크리셀라의 다급한 목소리에 세준은 서둘러 일행들을 불러 검은 거탑으로 돌아간 후
“에일린, 나 다녀올게.”
촤르르르.
에일린에게 인사를 하며 은색 거탑으로 떠났다.
[은색 거탑 1층에 도착하셨사옵니다.]···
..
.
그렇게 은색 거탑 1층 상점에 도착한 세준.
“어서 오십시오!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입니다!”
그런 세준을 향해 인상 좋아 보이는 두 명의 남자가 반겼다.
어?! 기절을 안 해?
그런 그들을 보며 당황하는 세준.
둘은 탑 1층에 있을 수준이 아니었다.
철···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
호기심이 생긴 세준은 열리려는 아공간 창고의 문 앞에 서며 손으로 문이 열리는 걸 막으며 물었고
“아! 저희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에 대해서 제대로 못 듣고 오셨나 보네요. 저희는 급전이 필요한 분들에게 돈을 빌려드리고 아주 합리적인 이자를 받는···”
사채네.
설명을 듣고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 세준.
그럼 돈이 많겠네?
“흐흐흐. 얘들아, 나와.”
일행들을 불렀고
컹.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꾸엥!
낑!
아공간 창고의 문이 열리며 일행들이 달려 나왔다.
“그만 나가줘. 여기 땅문서 보이지? 이제 여긴 내 상점이거든.”
일행들이 나오자, 세준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웃기지 마! 여긴 우리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 본점이야!”
“그래! 사장님이 아시면 너는 죽은 목숨이야!”
세준의 축객령을 거부하는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의 직원들.
“나가기 싫어? 그럼 우리 세준컴퍼니에 입사하면 되겠다.”
“푸후훗. 좋은 생각이다냥!”
그들을 보며 세준과 테오는 악당의 미소를 지었고
퍽.퍽.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의 직원 둘은 테오에게 뒤통수를 맞고 기절한 채 도장을 찍히며 세준컴퍼니 정직원이 됐다.
그리고
“무슨···”
꾸엥!
쾅!
사장실을 나오던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의 사장 대상인 오바도 꾸엥이에게 뒤통수를 맞고 세준컴퍼니 정직원이 됐다.
그렇게 은색 거탑에서 악명을 펼치던 블링블링 실버 앤 캐쉬가 조용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