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9)
69화. 미움을 받다.
69화. 미움을 받다.
드래곤하트의 폭주로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에일린이 눈을 떴다.
“나…살아있는 건가…?”
에일린이 자신의 팔다리와 날개를 움직이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몸은 이상이 없었다.
“드래곤하트는?”
이제 막 드래곤하트가 좋아지기 시작한 에일린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드래곤하트의 박동에 집중했다.
쿵쾅.쿵쾅.
드래곤하트의 박동이 리드미컬하게 느껴졌다.
“어?!”
생각보다 드래곤하트의 박동이 괜찮았다. 오히려 폭주하기 전보다 훨씬 좋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에일린이 수정구로 자신이 기절했을 때의 상황을 알기 위해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탑농부 박세준이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며 에일린은 자신이 마지막에 세준을 부르며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크흠…조금 부끄럽구나…”
에일린이 덥지도 않은데 괜히 날개와 팔을 파닥거리며 열심히 메시지를 확인했다.
“역시 기특한 인간이 날 살렸구나.”
에일린은 세준이 자신을 구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할아버지한테는 미안하지만, 세준이 자신을 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크히히히.”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근데…꿀젤리가 뭐지?”
에일린이 꿀젤리의 맛을 떠올리려 했지만…
“우씨! 기절할 때 먹어서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
에일린은 나중에 세준에게 꿀젤리를 얻어 맛을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냐!”
하지만 곧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검은 용으로서 목숨을 구함 받고 또 꿀젤리까지 얻어먹으려 하다니!!
목숨 빚을 갚지 않고 또 뭔가를 얻는 것은 위대한 검은 용으로서 할 짓이 아니었다.
“크히히. 그러면 갚으면 되지!”
쾅!
“프리타니가 컬렉션 창고 개방!”
에일린이 컬렉션 창고의 문을 발로 차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문의 조상들이 모아 놓은 물건들을 살피며 세준에게 선물할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검 아포피스], [게이볼그], [성검 엑스칼리버]…“크힝…속상해. 세준이가 쓸만한 게 없어…”
컬렉션 창고에 진열된 물건들 중 세준의 레벨과 스탯으로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었다.
그때
“아!”
에일린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건이 났다.
“크히히히. 세준아, 기다려!”
컬렉션 창고를 나온 에일린이 탑의 관리자 구역의 정원으로 달려갔다.
***
에일린의 드래곤하트 폭주를 막은 세준이 방울토마토 수확을 끝내고 저녁을 먹고 있을 때
[탑의 관리자가 목숨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에일린이 깨어났다.
“에일린, 몸은 괜찮아?”
[탑의 관리자가 그대 덕분에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다행이다. 이것 좀 먹어. 이게 에일린에게 도움이 될 거래.”
세준이 꿀젤리 3개를 건넸다. 원래는 5개였지만,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꾸엥이이게 1개씩 줬다.
[탑의 관리자가 계속 받기만 하는 것은 너무 염치가 없다고 말합니다.]“염치? 지금까지는 뭔데?”
[……] [탑의 관리자가 일단 목숨 빚은 갚겠다고 말합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하늘에 ‘에일린’이라고 크게 소리쳐라.]보상 : 아주 크고 좋은 것!
거절 시 : 거절은 거절한다!
“아주 크고 좋은 것? 그게 뭐지?”
세준이 보상을 읽으며 궁금해할 때
“푸후훗. 나는 아주 크고 좋은 것이 뭔지 안다냥!”
세준의 무릎에서 츄르를 받아먹고 있던 테오가 소리쳤다.
“그게 뭔데?”
“푸후훗. 박 회장은 아직 어른의 세계를 모르는 것이다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야!”
세준은 왠진 불쾌한 것을 보게 될 것 같은 위기감에 서둘러 테오를 말렸지만
“바로 이것이다냥!”
테오가 세준보다 빠르게 그것을 꺼내버렸다.
“…어?! 그게 어른의 세계야?”
“그렇다냥! 어른만이 이런 큰 생선을 먹을 수 있다냥!”
테오가 바닥에 놓인 봇짐에서 거대한 생선을 꺼내 두 손으로 들어 올리며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요즘 연못 밖에 몇 마리씩 나타나는 방어였다.
“테오, 연애는 해봤어?”
“그…그건 갑자기 왜 묻는 것이냥?!! 우냥! 오렌! 이 자식! 꼭 복수하겠다냥!”
퍽!퍽!퍽!
세준의 연애 질문에 갑자기 오렌에게 속아 마릴에게 고백했다 망신당한 과거가 떠오른 테오가 땅을 때리며 난동을 부렸다.
“괜히 물었어. 미안하다…”
“오렌 자식! 혼내주겠다냥!”
퍽!퍽!퍽!
그렇게 테오가 땅에 화풀이를 하는 동안
“에일린!!!”
세준이 하늘을 향해 에일린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아주 크고 좋은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를 획득했습니다.]“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
쿵!
거대한 진동이 울리며 세준의 벽돌집 옆에 거대한 분수대가 세워졌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검은색 돌로 만들어진 직경 100m의 원형 수조. 그리고 수조 중앙에는 화려한 붉은 보석으로 눈을 장식한 검은 용의 조각상이 있었다.
검은 용의 조각상은 마치 지금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역동적인 자세로 입을 벌리며 포효하고 있었다.
세준이 그렇게 조각상을 보고 있을 때
번쩍.
검은 용 조각상의 눈이 빛났며
쏴아아아.
검은 용 조각상의 입에서 물줄기가 곡선으로 뿜어져 나와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드드득.
검은 용 조각상이 천천히 360도로 돌기 시작했다.
“와.”
세준이 탄성을 지르며 분수대 가까이 다가가 살펴봤다.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가 에일린 프리타니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드워프들에게 주문해 제작한 분수대입니다.
모든 재료를 고급 재료인 흑색 대리석만을 사용했고 검은 용 조각상은 드워프들이 주문자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습니다.
검은 용 조각상의 두 눈은 위대한 검은 용 안톤 프리타니가 직접 마법을 각인한 마법석을 사용했습니다.
분수대가 물을 스스로 만들어내거나 반경 10km 이내의 수원에서 물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물을 뿜어내는 세기, 방향,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주문자 :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
제작자 : 드워프 왕과 떨거지들
등급 : S
스킬 : [물 생산 Lv. 50], [?????], [?????]
“사용 제한이 없네?”
[탑의 관리자가 설치형 아이템이라 사용 제한이 없다고 말합니다.]“아! 설치형 아이템?”
세준도 들어만 봤던 아이템이었다.
[탑의 관리자가 이제 물 주는 데 쓰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에일린, 근데 다른 스킬들은 왜 물음표야?”
[탑의 관리자가 그건 할아버지가 안 알려줘서 모른다고 합니다.]“그럼 물 조작법은?”
[탑의 관리자가 분수대 아무 데나 손을 올리면 물을 조절할 수 있는 조종 화면이 나타난다고 합니다.]“이렇게?”
세준이 분수대의 수조벽을 만지자 조종 화면이 나타났다.
***
“크흠…마음에 안 들어.”
카이저는 세준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심기가 불편했다. 자신이 10년에 한 번 손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박세준이라는 놈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아버님, 고정하시지요. 그래도 박세준이라는 인간 덕에 에일린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에일린의 아버지 안톤 프리타니가 카이저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안톤은 긴급 시스템의 활동 기록을 보면서 상당히 고무됐다.
에일린의 드래곤하트가 폭주한 이후 나빠지지 않고 오히려 좋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괘씸해! 아주 괘씸해!”
카이저는 자신이 나서도 차도가 없던 에일린의 드래곤하트가 세준의 도움으로 호전된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워하고 싶은데…신세를 졌다.
근데 또 그게 마음에 안 든다.
시계추처럼 카이저의 마음이 괘씸함과 고마움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다.
“그래도 보상은 해야겠지…”
카이저가 세준에게 에일린을 구해준 보상으로 뭘 줘야 할지 고민할 때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의 위치가 변경됩니다.]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가 탑 99층에 설치됩니다.]“뭐?! 탑 99층?”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는 탑에 혼자 있는 자신의 손녀를 위해 카이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그런데 그걸 탑 99층에 설치하다니…
“영상 전송 시스템 가동.”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의 영상 전송 시스템을 가동합니다.]카이저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에일린 몰래 숨겨둔 스킬 영상 전송을 사용하자 검은 용 조각상이 360도로 돌며 주변 영상을 찍어 전송했다.
영상으로 고양이, 토끼,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블랙 미노타우루스같은 몬스터들이 다수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인간 하나. 카이저는 보자마자 그 인간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크아아! 네이놈! 박!세!준!”
손녀의 관심을 독차지한 세준에게 카이저의 시계추가 괘씸함으로 쏠리며 카이저가 다시 한번 분노했다.
에일린, 이녀석!
그 녀석이 그렇게 좋단 말이냐?! 내가 준 선물을 줄 만큼?!
“검은 용 조각상이여! 놈에게 본때를 보여줘라!”
카이저의 외침과 함께 검은 용 조각상의 시선이 세준을 향했다.
***
“오. 이렇게 하는 거구나.”
세준이 분수대의 물 조절 방법을 익히면서 밭에 물을 주고 있을 때
드드득.
팡!
검은 용 조각상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며 세준을 향해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윽! 이거 갑자기 왜 이래?!”
갑자기 물세례를 당한 세준이 당황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물 싫다냥! 박 회장, 빨리 피해달라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려있다 함께 물세례를 당한 테오가 세준에게 외쳤다. 물을 맞으면서도 세준의 무릎에서 떨어질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난 세상 끝까지 박세준의 무릎과 함께 한다냥!
팡!팡!
세준은 일단 물대포를 피해 도망쳤다. 다행히 물대포는 20번 정도 발사되고 끝났다.
“휴우. 뭐였지?”
세준이 다시 분수대를 사용해 밭에 물을 주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
뿌득.뿌득.
나뭇가지 정찰병들이 다시 침입했다. 세준이 서쪽 숲에 불을 지른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일부 나뭇가지 정찰병의 몸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아쉽게도 불꽃이의 불꽃 버프는 받을 수 없었다.
정화의 불꽃과 친화의 불꽃을 사용한 불꽃이의 이파리가 백색과 노란색으로 변했는데 그 이파리가 다시 녹색으로 변해야 불꽃 버프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얘들아 가자!”
“도륙을 내주겠다냥!”
뺙!
꾸엥!
세준과 동물들이 나뭇가지 정찰병을 처치하기 위해 달려 나갔다.
하지만
쿠어어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적들을 향해 포효하는 동시에 전투가 끝났다.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포효 한 방에 나뭇가지 정찰병들이 가루가 돼버렸다.
꿀젤리 1개를 먹고 재능이 강화된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거의 성장의 끝에 다다라 있었던 재능 마나 포효가 강력한 마나 포효로 성장한 덕분이었다.
“어…다시 자자.”
“그러자냥…”
뺙…
꾸엥…
활약하지 못한 4인방이 터덜터덜 거리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쿠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자신이 너무 애들 기를 죽였나?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새벽에 전투를 하지 않은 세준이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읏차! 에일린, 오늘 밤 괜찮은 거지?”
[탑의 관리자가 자신만 믿으라고 말합니다.]조난 241일 차. 세준의 9번째 블루문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