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95)
695화. 이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세준의 정신세계.
“으으으.”
갑자기 왜 이렇게 춥지?
세준이 몸을 움츠렸다.
그러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분신들아, 어디서 뭐 하고 있니? 그만 쉬고 일 하자.’
자신의 분신인 크리스마스의 신 산타 세준과 파괴의 신 멸망 세준의 기운을 찾았다.
그러나 본체지만, 하찮은 세준이 초월급 신의 격을 지닌 분신을 찾을 수 있을 리 만무했고
“얌마! 너희들 언제까지 쉴 거야?! 본체가 이렇게 고생하면 분신들이 도와줘야지!”
결국 찾지 못 한 세준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분신이 들어주길 바라며.
······
물론 대답은 없었다.
“쳇. 치사한 놈들. 내가 더러워서 혼자 한다.”
세준은 쿨한 척 분신들의 도움을 포기하고
“이제 진짜 자야지.”
깊은 잠에 들었다.
“으···”
추위에 몸을 떨면서.
쿠엉?
[어디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거지?]이러다 농작물 얼어 죽겠네.
다행히 지나가던 분홍털이 한기가 뿜어져 나오는 차원문의 입구를 앞발로 막아줬다.
엄청난 한기였지만
쿠호호호. 시원하네.
분홍털에게는 시원할 뿐이었다.
“흐흐흐. 따뜻하다.”
덕분에 세준도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새하얀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 이름 모를 세상.
극한의 추위 때문인지 이동하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해, 이 세상의 이름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쪽이다냥!”
꾸엥!꾸엥!
[아니다요! 이쪽이다요!]“아니다냥! 이쪽 끌림이 더 강하다냥!”
세준의 선물을 찾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테오와 꾸엥이는 서로가 가려는 길이 달라지자, 서로 자신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끌림이 느껴지는 것과 냄새가 나는 것이 같은 게 아니었던 것.
그때
(뱃뱃. 그럼 제가 큰형님을 따라갈 테니, 까망이는 꾸엥이형님을 따라가세요.)
뱃뱃이가 해결책을 제시했고
끼히힛.낑!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만 믿어! 위대한 까망이 님이 꾸엥이형아 길 안 잃게 할게!]뱃뱃이의 말에 우쭐해하며 큰소리를 치는 까망이.
지금까지 앞으로 갔으니까, 집에 갈 때는 뒤로 가면 돼!
이미 길을 잃은 것 같았다.
그렇게 넷은 테뱃 팀과 꾸까 팀으로 둘씩 나뉘었고
“푸후훗. 그럼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선물을 찾아서 차원문 앞에서 모이자냥!”
꾸헤헤헤. 꾸엥!
[헤헤헤. 알았다요!]서로 반대 방향으로 발자국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휘위잉.
발자국은 새로 내린 눈에 의해 금세 지워졌다. 아무도 밟지 않은 땅처럼.
***
검은 거탑 55층 새벽.
“라라 님, 이제 출발해요.”
“네.”
뽀찌와 라라가 결혼식 준비를 위해 집을 나섰다.
결혼식은 점심에 하기로 했지만, 탑 75층에 들러 신랑, 신부 화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
그렇게 둘이 상인통로에 도착하자
“아니. 길이 왜 이렇게 막혀?!”
“햄스터들이 전세라도 낸 거야?! 무슨 햄스터가 이렇게 많아!”
상인통로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선 토끼들의 불평이 들려왔다.
[햄크>의 모든 햄스터들이 탑 99층에 가기 위해 상인통로를 이용하며 엄청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었다.햄크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모두 어디 가는 건가요? 혹시 햄크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죠?”
뽀찌가 [햄크>를 걱정하며 햄스터 하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여기 가요! 여기 가면 햄갓신 이오나 님을 볼 수 있대요!”
햄스터가 새하얀 종이 하나를 보여주며 설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
이건 우리 청첩장이잖아.
뽀찌가 종이에 쓰인 글을 보며 당황했다.
츄이!츄이!
[뽀찌 님, 결혼식에 오고 싶어 하는 햄스터가 많은데 어떻게 할까요? 청첩장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뀩!
[축의금 내러 오겠다는데, 달라는 대로 다 보내줘!]동시에 갈치의 물음에 축의금에 눈이 멀어 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게 다 내 결혼식 하객이라고?!’
설마 아니겠지?
뽀찌가 서둘러 다른 햄스터들에게 확인했지만, 모두 자신과 라라의 결혼식 청첩장을 들고 있었다.
망했다···
뽀지는 뒤늦게 크게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세준 님, 화 많이 나셨겠지?
갑자기 결혼식장에 가는 게 무서워졌다.
그러나
“결혼은 하고 죽어야지.”
결혼은 하고 싶은 뽀찌.
“라라 님, 가요!”
라라의 손을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햄스터들의 행렬에 합류했다.
세준이 뽀찌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모른 채.
***
“푸후훗. 빨리 찾고 꾸엥이 도와주자냥!”
(뱃뱃! 네!)
거대한 설원을 빠르게 이동하는 테오와 뱃뱃이.
30분 정도 이동한 후.
“푸후훗. 이 아래다냥!”
쾅!
테오가 자신이 딛고 있던 땅을 앞발로 내리쳤다.
쿠구궁.
내려친 곳을 중심으로 바닥의 얼음들이 갈라지며 지진이 일어났다.
“뱃뱃이, 이쪽이다냥!”
(뱃뱃! 네!)
테오와 뱃뱃이는 갈라지는 얼음들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며 아래로 내려갔다.
잠시 후.
“푸후훗. 도착했다냥!”
둘은 얼음에 갇힌 거대한 탑 앞에 도착했다. 1km가 넘어가는 높이의 탑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빳칭.
“냥!”
테오는 용발톱을 뽑아 얼음과 탑에 구멍을 내 탑의 최상층에 진입했고
“푸후훗. 이거다냥!”
척.
여러 전자 장비가 가득한 방의 중앙에 있는 넓적한 돌을 챙겼다.
(뱃뱃! 큰형님, 축하드려요!)
뱃뱃이가 세준의 선물을 찾은 테오를 축하하자
“푸후훗. 뱃뱃이도 노력했으니, 선물 지분을 주겠다냥!”
테오가 관대한 표정으로 말했다.
(뱃뱃! 진짜요?!)
테오의 말에 놀라는 뱃뱃이. 당연했다. 테오는 세준에 대한 건 절대 양보한 적이 없으니까. 테오도 이제 형 노릇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그때
-누가 닥터 준의 유산에 손을 대는 거죠?
방의 모니터가 켜지며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과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푸후훗. 이 몸이 누구인지 물으신다면 대답해 주는 게 인지상정! 이 몸은 위대한 하이브리 박 회장의 오른팔, 치명적인 용발톱, 하이브리드 황금고양이, 운빨 대상인 박테오다냥!”
기다렸다는 듯 자기소개를 하는 테오. 자기소개는 항상 짜릿했다.
그리고
(배헤헷. 이 몸이 누구신지 물어본다면 대답하는 게 인지상정. 이 몸은 세준컴퍼니 박세준 회장님의 비밀 경호원, 노래왕 박뱃뱃이에요. 참고로 과일을 좋아해요.)
뱃뱃이도 수줍은 목소리로 언제가 할 날을 고대하며 준비한 자기소개를 했다.
드디어 해냈어요! 저도 자개소개를 했다고요!
자기소개를 성공한 뱃뱃이가 감격에 차 있을 때
-박테오, 박뱃뱃. 모두 허가받지 않은 이름입니다. 그러므로 침입자로 간주해 죽이겠어요.
모니터 안의 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잉.
동시에 방의 벽에서 붉은 빛들이 나타나며
쿵.쿵.
붉은 외눈을 가진 강철 거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냥냥폭풍권이다냥!”
(뱃뱃폭풍권!)
테오와 뱃뱃이의 공격에 강철 거인들은 허무하게 쓰러졌다.
그러자
-연구실 경비 로봇 전부 파손. 연구실을 지킬 방법이 방법이 없습니다. 닥터 준의 지시에 따라 10개의 핵융합 발전기를 오버히트시켜 자폭 포로토콜을 가동합니다. 10분 후 연구실의 모든 자료가 소각됩니다.
모니터 안의 여자는 오랫동안 멈춰있던 탑의 핵융합 발전기를 무리하게 가동시켰다.
쿠구궁.
탑이 만들어낸 엄청난 열기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주변의 지반이 순식간에 녹았고 엄청난 물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푸후훗. 이러다 다 녹겠다냥! 빨리 꾸엥이한테 가자냐!”
(뱃뱃! 네!)
이 사태를 만든 테오와 뱃뱃이는 서둘러 꾸엥이를 찾아 이동했다.
그렇게 둘이 사라지고
치이익.
얼음에 뒤덮여 있던 이름 모를 세상은 뜨거운 열을 발산하는 탑을 중심으로 빠르게 물에 잠겨갔다.
***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까망아, 저쪽이다요!]꾸엥이가 구름에 가려 정상이 보이지 않는 얼음산을 가리켰다.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 산의 정상을 가리켰다.
끼히힛.낑!
[히힛. 꾸엥이형아, 날아가자!]꾸엥!
[알겠다요!]쾅!
꾸엥이는 까망이를 안고 순식간에 구름에 도달했다.
하지만
콰과광!
꾸엥?
낑?
둘은 얇고 뾰족한 얼음들과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냥 구름이 아니라 얼음 구름이었던 것.
물론 튼튼한 꾸엥이와 까망이의 가죽을 뚫을 얼음은 없었기에 꾸엥이는 무시하고 얼음 구름을 뚫고 하늘에 도착했다.
그리고
꾸엥!
[저거다요!]꾸엥이가 얼음산 정상에서 고고하게 햇볕을 쬐고 있는 푸른색 이파리를 가진 작은 새싹을 가리켰다.
[아기 인형극빙초]세준이 찾고 있던 아기 인형극빙초였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이제 SS급 탑농부다요!]그럼 아빠 튼튼해지고, 아빠가 만든 요리 더 맛있어진다요!
꾸엥이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아기 인형극빙초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오지 마!]쩌저적.
이미 세계를 빙하기로 만들 정도로 거대한 한기를 가진 아기 인형극빙초는 격렬히 저항하며 주변을 꽁꽁 얼려버렸다. 꾸엥이와 까망이도.
하지만
화르르륵.
불장난하면 엄마한테 혼난다요!
쩌저적.
꾸엥이는 불을 가볍게 일으켜 얼음을 녹이고는
꾸엥!
[까불면 다친다요!]덥석.
화염에 뒤덮인 손으로 아기 인형극빙초를 잡아
치이익.
[히에엑!]살짝 지져줬고
[······]아기 인형극빙초는 기절하며 고분고분해졌다.
끼히힛.낑!끼엣취!
[히힛. 우리 형아한테 덤비면 그렇게 되는 거야! 엣취!]까망이가 그런 아기 인형극빙초의 뿌리를 앞발로 밟고 기고만장해하다 재채기를 할 때
“꾸엥이, 우리 빨리 가야된다냥!”
(뱃뱃! 얼음이 녹고 있어요!)
테오와 뱃뱃이가 나타나 귀가를 재촉했다.
둘은 약속한 것처럼 금속 재질 탑과 강철 거인에 대한 건 얘기하지 않았다. 자신들도 뭔가 사고를 쳤다는 걸 알기 때문.
꾸엥!
[알겠다요!]끼히힛.낑!
[히힛. 집에 가자!]그렇게 테꾸뱃까 형제는 빠르게 차원문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
쿠구궁.
얼음들이 출렁이며 만들어진 수십 km 높이의 파도들이 세상을 삼키고 있었다.
다행히 차원문 앞의 얼음은 아직 녹지 않은 상태였다.
꾸엥!
[엄마 발이다요!]꾸엥이가 차원문을 막고 있는 분홍털의 앞발을 향해 달려가 발가락 하나에 폭 안겼고
쿠엉?
분홍털은 발가락에 뭔가 달라붙자, 확인 하기 위해 앞발을 차원문에서 뗐다.
당연히 발가락에 매달린 꾸엥이가 차원문을 넘어 검은 거탑 99층에 도착했고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엄마 꾸엥이 왔다요!]쿠엉?
[어디 다친 데 없어?]분홍털이 꾸엥이의 몸을 살피는 사이
“푸후훗. 집이다냥!”
(베헤헷. 도착했어요!)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 무사 귀한!]테오, 뱃뱃이, 까망이도 차원문을 넘어 복귀했다.
(뱃뱃! 닫혀요!)
뱃뱃이가 서둘러 차원문을 닫자마자
콰과광!
차원문이 있던 자리를 거대한 파도가 덮쳤다.
그렇게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이름 모를 세상.
-닥터 준, 이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수백 년간 주인 없는 탑을 지킨 모니터의 여자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전원을 내렸다.
그리고
10.
9.
8.
···
..
.
1.
[Dr. Sejun Park의 연구실을 파괴합니다.] [그동안 모두 수고하셨습니다^^]검은 화면에 나오는 마지막 메시지를 끝으로
콰앙!
이미 멸망한 세상이 다시 한번 멸망했다. 이번에는 영원히.
빙하기로 멸망한 지구 E-264.
소멸.
[시스템 371]이 또 하나의 슬픈 역사를 기계적으로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