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96)
696화. 태어나줘서 고마워.
세준의 분신들이 머무르는 안식처.
“세준 1호 님, 이러다 본체 죽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본체는 허약하면서 왜 가만히 있질 않고 계속 나서는 거야?!”
멸망 세준의 푸념에 산타 세준이 원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들은 세준의 분신. 아무리 초월급 신이라도 본체가 죽으면 그들도 소멸한다.
그래서 계속 위험을 자초(?)하는 본체 세준에게 불만이 많았다.
세준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생일파티를 준비하며 크게 무리를 했고, 테오가 환골탈태를 시켜 간신히 잡아놓은 균형이 또다시 삐거덕거리고 있었다.
거기다 본체에게 큰 위험이 또 다가올 예정이었다.
원래는 축복이어야 할 상황이지만, 본체에게는 과한 축복. 즉, 독이었다.
정말 헐렁하고 비루한 육체였다.
“이렇게 무리하다 또 문제 터진다.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겠어.”
“세준 1호 님, 어떻게 하시려고요.”
“본체의 위기를 막을 3호를 준비시킨다.”
“네!”
흐흐흐. 막내 탈출이군.
산타 세준의 결정에 멸망 세준이 쾌재를 불렀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기본 바탕은 세준. 본체랑 하는 생각이 비슷했다.
그렇게 세준 3호를 키우기로 결정한 둘.
세준의 분신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테오의 정신세계에서
생선을 굽자!
츄르를 만들자!
열심히 생선구이 산과 츄르 호수를 만들고 있는 초거대 박 회장 3호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후훗. 드디어 이 몸이 나설 땐가?”
본체 녀석에게 나의 대단함을 보여줘야지!
초거대 박 회장 3호가 우쭐해하며
무슨 신이 되어볼까?
고민을 시작했다.
***
검은 거탑 99층.
“읏차.”
오늘도 힘차게 눈을 뜬 세준.
“청결 유지.”
스킬로 자신과 일행들의 몸을 깨끗이 하고
“냥···”
낑···
테오 커플과 까망이 패밀리를 챙겨
철컹.
아공간 창고로 향했다.
“에휴.”
세준이 터져 나오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오늘도 이러고 있을 줄이야···
생일파티 당일에도 요리 재료를 챙겨야 하는 자신의 신세 때문.
참고로 아무도 세준에게 요리를 하라고도 하지 않았고 엄청난 요리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테오가 엄청난 양의 초대장을 팔기는 했지만, 환불하면 될 일.
뽀지의 결혼식 하객도 자리가 찼다고 돌려보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존재가 없었다.
그러나 세준은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돌려주기 싫어하고, 은근히 고생을 즐기는 타입이었다.
한 마디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준이 생일날마저 평소처럼 일을 하는 동안
“메헤헷. 여기용!”
“니헤헷. 미미르 언니, 나 너무 기대돼!”
“우헤헤헤. 저는 3일 굶었어요!”
초대장과 청첩장을 가진 방문객들이 입장하며 탑 99층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잉.
[우칠 님, 이쪽에 미역국이 없어요.]음머!음머!
[알았어! 여기 음식 나가니까, 비켜!]께엑.
[이쪽에 숟가락이 부족하다.]농장 식구들은 세준이 만든 미역국, 초코파이, 잡채, 꿀설기 등을 열심히 날라 세팅했다.
꾸엥!
꾸엥이는 검은 거탑을 닮은 검은색 초코케이크를 염력으로 조심스럽게 옮겼다.
케이크 위에는 세준과 일행들, 농장 식구들, 주요 고객들(?)의 초콜릿 동상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하나같이 생동감이 넘쳤다.
가장 앞에는 옆구리에 두 손을 올리고 나름 멋지게(?) 서 있는 세준과 세준의 오른쪽 무릎에는 테오와 테오의 꼬리에 매달린 이오나, 밀짚모자 위에는 불꽃이와 달콤이, 왼쪽 옆구리에는 꾸엥이, 왼쪽 어깨에는 뱃뱃이, 슬링백에는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까망이와 부하들이 자리했고.
작은 크기로 만들어진 토룡이 동상도 세준의 신발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세준의 왼쪽에는 월강, 월하, 흑월복, 쀼쀼, 흑토치가 손을 잡고 있었고, 오른쪽에는 삐욧이, 유렌, 포요, 사수가 서 있었다. 그들의 양옆으로는 버섯 개미들과 독꿀벌들이 케이크를 삥 둘렀다.
세준의 뒤로는 분홍털, 우마왕, 블랙 미노타우루스, 늑대들이 섰고 나머지는 초대장을 산 수량에 비례한 크기로 제작됐다.
세준이 이런 디테일한 조각을 짧은 시간에 할 수 있었던 건 재능 : 주물럭 덕분. 원래 돌에만 적용되지만, 초콜릿 벽돌도 돌로 판정되며 사용할 수 있었다.
앞에서는 보이진 않지만, 동상의 밑에는 세준의 정성 어린 생일 축하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에일린 이거 받아.”
세준은 자신이 없다고 섭섭해할 에일린을 위해 초콜릿 벽돌 5만 장이 들어간 거대 에일린 초콜릿 동상을 에일린에게 보냈다.
“이건 에이스 거.”
당연히 에이스의 것도 보냈다. 에이스는 2만 장 짜리로.
덕분에 초콜릿 벽돌 7만 장을 추가로 만든 머드의 멘탈이 다시 한번 바사삭 가루로 부서졌다가 헤르에 의해 간신히 회복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보고 싶은 위대한 검은용 에일린 프리타니에게 – 세준이가♥]“크히히히. 이것도 컬렉션 창고에 넣어야지.”
에일린은 초콜릿 동상 바닥에 쓰인 글을 확인하고는 활짝 웃으며 초콜릿 동상을 가문의 컬렉션 창고에 가져가
“조상님, 좀 쓸게요.”
챙그랑.
위대한 황금용의 뿔에 위대한 검은용의 비늘을 감싸 만든 [검은 벼락]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초콜릿 동상을 올려놨다.
그렇게 조상의 컬렉션 창고를 세준이 준 선물로 조금씩 채워가는 에일린.
“크히히히.”
뿌듯한 발걸음으로 창고를 나와
“푸히히히. 맛있다.”
“에이스, 나도 초콜릿 먹고 싶어.”
자신의 초콜릿 동상을 아껴 먹고 있는 에이스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아주 당당하게.
“싫어! 이거 매형이 나한테 준 거야! 여기 ‘용가리 치킨을 좋아하는 귀여운 처남 봉룡 에이스 프리타니에게’라고 쓰여 있어!”
처음에는 반항했지만
“정말 싫어?”
에일린이 정색하며 묻자
“아···아니. 여기···”
에이스는 굉장히 억울한 얼굴로 에일린에게 자신의 꼬리 끝부분을 뚝 떼서 건넸다.
그러나
“꼬리 전부. 그리고 날개도.”
에일린은 에이스의 꼬리 전체와 날개를 요구했고
“푸히힝! 엄마!”
결국 울음이 터진 에이스가 엘리자베스를 불렀다.
“에일린, 동생 괴롭히지 말랬지!”
그렇게 에일린이 엄마한테 혼나고 있을 때
쿠엉.쿠엉.
[아니. 그쪽에는 감자꽃이 어울릴 것 같아.]분홍털은 독꿀벌들과 버섯개미들을 감독하며 결혼식장을 꾸미고 있었다.
신랑, 신부가 입장하는 통로의 양쪽으로 농장에서 핀 노란 방울토마토꽃, 하얀 감자꽃, 보라색 고구마꽃 등의 여러 꽃이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배치돼 신랑, 신부가 함께하는 여정이 꽃길이 되길 축복했다.
“와. 이쁘다.”
분홍털한테 이런 재능이···
세준은 자신이 분홍털을 오해했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 우마왕과 수련만 하기에 완전 털털한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감수성 풍부한 분홍털은 꽃을 좋아했다. 물론 꽃을 먹는 것도 좋아하긴 했다.
참고로 분홍털이 우마왕과 수련을 하는 이유는 강해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꾸엥이와 오랫동안 함께 하기 위한 건강관리의 의도도 있었다.
잠시 후.
생일파티 시작 시간이 되자
쿵.쿵.
우마왕의 어깨에 탄 세준과 일행들이 생일 케이크 앞에 나타났고
“그럼 지금부터 생일파티를 시작할게! 생일 축하합···”
세준이 노래를 시작하자
“생일 축하한다냥~”
꾸엥~
(뱃뱃. 생일 축하합니다~)
낑~
쿠어엉~
음머~
모두가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다른 참가자들도 노래왕 뱃뱃이의 노래를 이정표 삼아 어설프게 따라 불렀다.
“사랑하는 모두의 생.일. 축하~합니다~”
그렇게 노래가 클라이막스에 이르자
“뀻뀻뀻. 불의 힘이여.”
이오나가 헬파이어 마법으로 하늘에 거대한 불을 만들며 동시에 무영창으로 케이크에 화염 저항 마법과 실드 마법을 걸었다.
초콜릿 동상이 헬파이어의 열기에 녹거나 부서지면 안 되니까.
“자. 이제 불을 후하고 꺼주세요! 후우-”
“후냥!”
“뀻-!”
꾸에에에엥!
(뱃뱃-!)
쿠어어엉!
끼잉-!
음머-!
세준의 외침과 함께 헬파이어를 향해 바람을 부는 일행들.
입바람이 강한 존재들이 많아 거대한 태풍이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이오나가 마력을 계속 주입했기에 금방 꺼지지 않았고 적당한 타이밍에 헬파이어가 꺼졌다.
그렇게 촛불 끄기가 끝나자
“꾸엥아, 동상을 옮겨줘. 테 부회장, 발톱.”
꾸엥!
“푸후훗. 알겠다냥!”
빳칭!
세준은 동상을 치우고 테오에게 발톱을 꺼내게 했다. 케이크 커팅식을 위해서였다.
“얘들아, 와서 테오 발 잡아.”
뺙!
세준이 모두와 함께 케이크를 자를 준비를 했다.
“월복이도 오고.”
뺙!
[응!]빼액!
[아빠, 나도 데려가!]세준이 다른 토끼들과 있는 흑월복을 부르자, 흑월복은 떼를 쓰는 흑토치를 데리고 같이 테오의 앞발을 잡았다.
불꽃이도 있으면 좋을 텐데···
세준은 세계수 학교 때문에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못한 불꽃이를 떠올리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원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헤헷. 세준 님, 저 왔어요! 모두 생일 축하드려요!] [창조수 법칙 : 숨 참으면 약해짐>과 [권능 : 병약 미소녀>를 사용한 불꽃이가 탑 99층에 나타났다.“오. 불꽃아, 어서 와! 세계수 학교 졸업한 거야?”
[헤헷. 아니요. 방학이에요.]물론 거짓말. 세계수들은 지금도 불꽃이의 화신 불꽃이 330호에게 갈굼을 받으며 열심히 영양제를 먹고 있었다.
“그래? 어쨌든 잘 왔어. 같이 자르자.”
[헤헷. 네!]그렇게 불꽃이가 오며 완전체가 된 세준 패밀리.
“자. 자르자.”
다 같이 테오의 앞발을 잡고 케이크를 잘랐다.
스윽.
케이크는 깨끗하게 반으로 잘렸고 흑월복은 흑토치를 데리고 다시 토끼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흑월복은 이제 레드리본 왕국을 다스리는 왕. 다른 토끼들을 보살펴야 했다.
“모두 생일 축하해! 그럼 먹자!”
세준의 외침과 함께 본격적인 생일 파티가 시작되며 모두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쏟아지는 다수의 찬사에 영혼이 크게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70 상승합니다.]···
..
.
세준의 음식을 먹은 이들의 찬사가 쏟아지며 정신력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위기는 없었다.
끼히힛.낑!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개복치 집사가 위험해질 줄 알고 정신력을 많이 올려놨지! 이게 위대한 까망이 님의 선견지명이다!]까망이가 세준이 [칭호 : 위대한 명예 용족> 칭호를 받았을 때 세준의 정신세계에 있는 검은용을 제압하며 세준의 정신력 잠재력을 크게 늘려놨기 때문.
덕분에 세준은 기절하지 않고 모두의 찬사를 온전히 받으며 정신력이 상승했다.
“흐흐흐.”
그렇게 정신력이 오르는 메시지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세준.
그때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나 테 부회장과 뱃뱃이가 준비한 생일 선물을 받으라냥!”
테오가 봇짐에서 석판을 꺼내며 말하자
(배헤헷. 세준 님, 생일 축하드려요!)
뱃뱃이가 세준에게 축하를 전했고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도 까망이랑 아빠 선물 준비했다요!]꾸엥이도 서둘러 준비한 세준의 선물을 간식 주머니에서 꺼냈다.
끼히힛.낑!낑!
[히힛. 집사야! 위대한 까망이 님이 꾸엥이형아랑 같이 찾았어!]까망이는 잔뜩 생색을 냈다.
[헤헷. 저도 세준 님 생신 선물을 준비했어요!]불꽃이도 황금색 사과 하나를 꺼냈다.
“얘들아, 고마워!”
세준은 선물을 확인하기 전 감사부터 전했다.
그리고
“박테오, 박불꽃, 박꾸엥, 박뱃뱃, 박까망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너희들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일행들과 하나씩 눈을 맞추며 생일을 축하해줬다.
“그리고 나도 생일 선물 준비했어.”
감상에 흠뻑 젖은 세준은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서둘러 준비한 생일 쿠폰을 나눠줬다.
다섯이 가져온 선물에 비하면 초라했지만
“푸후훗. 박 회장의 무릎 독점을···푸후훗. 2년이나···푸후훗.”
[헤헷. 햇볕을 쬐며 1시간 동안···헤헷. 세준 님의 쓰다듬을···헤헷]꾸헤헤헤.꾸엥···꾸헤헤헤.
[헤헤헤. 아빠가 만들어 준 음식을···헤헤헤. 배불리···헤헤헤.](배헤헷. 세준 님이랑 같이···배헤헷. 둠칫둠칫 노래를 만들···배헤헷.)
끼히힛.낑···끼히힛.
[히힛. 집사가 위대한 까망이 님에게···히힛. 군고구마 100개를 바꿀 수 있는···히힛.]일행들은 너무 좋아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그런 일행들을 보며 세준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검은 거탑에서의 잊지 못할 두 번째 생일 파티가 무르익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