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06)
706화. 진짜 군고구마 말랭이가 싫었던 건가?
창조신의 사원.
“크하하하. 역시 우리 세준이 밖에 없다니까!”
“맞아. 이렇게 술이랑 안주를 보내주다니!”
“으하하하. 세준이가 자기 때문에 우리가 고생하는 걸 아는 거지.”
위대한 아홉 용족의 수장들이 세준이 용 조각상을 통해 보낸 술과 안주를 받고는 크게 기뻐했다.
그때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창조신이 술판을 벌이려는 수장들을 보며 버럭 화를 냈다.
창조신의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사태를 해결할 세준이를 멸망의 대지로 보내기 위해서는 서둘러 자신의 방을 만드는 작업을 빨리 끝내야 했다.
그런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수장들은 놀 생각만 하고 있으니, 창조신이 화가 날 수밖에.
“창조신님, 그게 아니라···.”
카이저가 서둘러 나서 세준이가 창조신과 함께 나눠 먹으라고 준 술과 음식이라고 얘기하려 했지만
“시끄럽다! 너희들에게 크게 실망했느니라!”
창조신은 큰 실망감에 카이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
“······”
“······”
그런 창조신의 차가운 태도에 수장들은 말도 꺼내지 못했고 숨 막히는 침묵이 1분 정도 지났을 때
[어?! 이거 세준 님이 만드신 술과 음식이잖아요! 안 드시고 뭐 하세요? 식으면 맛없어요! 아니! 세준 님의 음식은 항상 맛있지만, 식으면 덜 맛있어요! 빨리 드세요! 빨리요!]불꽃이의 화신 작업반장 불꽃이 205호가 창조신과 수장들 그리고 에밀라와 아무르를 둥글게 앉혔다.
“크흠. 세준이가 만든 거였어? 말을 하지.”
창조신이 민망함에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술잔을 들었고
“제가 따르겠습니다!”
“허허허. 그래.”
카이저가 잽싸게 술병을 들어 창조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내가 하려고 했는데!
카이저, 이 간신배!
그런 카이저를 째려보는 다른 수장들.
그사이
꿀꺽.
창조신이 삼양주를 들이켰다.
“크으.”
술을 마시자 절로 터져 나오는 탄성.
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맛을 이제야 알다니···
놀라움과 후회가 담겨 있었다.
그때
“창조신님, 이걸 드셔보십시오! 술을 넘긴 후에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
기회를 노리고 있던 램터가 슬라임 고기로 만든 육전을 젓가락으로 잽싸게 집어 공손하게 내밀었고
“크흠.”
‘그렇지 않아도 술이 너무 깔끔해 약간 기름진 게 당겼는데···.’
창조신은 못 이기는 척 육전을 받아먹었다.
오물.오물.
육전을 씹으며 창조신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마음 저희도 너무 잘 압니다.’
‘암요. 알고 말고요.’
‘다른 조합도 알려드리고 싶네요.’
수장들도 그런 창조신을 보며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
···?
물론 그 마음을 모르는 에밀라와 아무르만 창조신의 얼굴을 멀뚱멀뚱 바라봤다.
빨리 먹으라는 소리를 기다리며.
잠시 후.
“자. 잔을 채우거라.”
“”“네!”””
창조신의 말에 수장들과 에밀라, 아무르가 술잔에 삼양주를 채웠고
“너는 이것을 먹거라.”
[헤헷. 네. 감사합니다.]창조신은 불꽃이 205호의 오목한 이파리에 이슬 한 방울을 따라줬다.
그리고
“창조를!”
“””위하여!”””
같이 건배를 하고 즐겁게 술을 마셨다.
그렇게 며칠 만에 꿀 같은 휴식 시간을 가진 작업자들.
[자. 그럼 다시 시작하죠!]작업반장 불꽃이 205호의 외침과 함께 마지막 작업을 시작했다.
***
검은 거탑 99층.
‘잘 받으셨겠지?’
쑥.
[강한 하체의 무를 수확하셨사옵니다.]···
..
.
“흥흥흥.”
수장들에게 술과 안주를 보낸 세준이 콧노래를 부르며 무를 뽑고 있었다.
그리고
“냥냥냥.”
“뀻뀻뀻.”
꾸에엥!
끼올!
세준의 콧노래에 맞춰 나름의 리듬을 타는 일행들.
완전한 불협화음이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편안했고 은근히 들을 만했다.
(뱃뱃···)
자고 있는 뱃뱃이가 소리를 내며 어느 정도 화음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
역시 프로는 달랐다.
그렇게 세준이 일행들과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일을 할 때
“여기가 도둑의 신 라스칼의 방입니다.”
비잉.
[고마워요.]달콤이는 간수의 안내로 지하감옥에 수감된 라스칼의 방에 도착했다.
끼익.
감옥 안에 들어가자
“룸메? 아니면 간수인가?”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라스칼이 히죽 웃으며 물었다.
라스칼은 도둑의 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후덕한 풍채에 팽팽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가지고 있어 민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는데 이곳에 오긴 전 확인한 수감기록으로는 타르타로스에 끌려오기 전 잠시 라스칼이 모습을 감췄고 다시 나타났을 때는 오른쪽 안구가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당신이 도둑의 신 라스칼인가요?”
라스칼의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달콤이.
“태도를 보니, 룸메는 아닌 모양이군. 요즘 혼자서 적적했는데, 아쉬워. 그래. 내가 도둑의 신 라스칼이다.”
라스칼이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크크크. 폭군의 신 헤타를 처치하고 새로 간수장이 됐다지? 쯧쯧쯧. 간수장이 되면 힘들기만 하지 뭐가 좋다고···.”
라스칼은 이어서 안타까운 목소리로 혀를 차며 혼잣말을 했다.
달콤이에게 들으라는 듯.
그런 라스칼의 말과 행동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첫째, 난 이곳에 갇혀 있어도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두 알고 있다.
둘째, 내 허락도 없이 간수장을 바꿨다.
셋째, 그래서 난 너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비잉.비잉.비잉?
라스칼의 의도를 읽은 달콤이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하며 라스칼을 주시했다.
자신의 말에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했지만 ······
라스칼의 우묵한 왼쪽 눈은 미동 없이 고요했다.
심리전에 능한 상대였다.
쉽지 않겠네요.
달콤이는 그런 라스칼을 보며 끼익.
미련 없이 감옥을 나왔다.
물론 포기한 건 아니었다.
달콤이는 일반 독꿀벌에서 독꿀벌 권력의 정점인 독꿀벌 대여왕까지 오른 존재.
세준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겠지만, 세준의 도움만 있다고 누구나 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만한 능력이 있었기에 될 수 있었다.
거기다 지금은 독꿀벌 대여왕으로서 독꿀벌들을 통치하며 얻은 경험까지 있었다.
그리고 먼저 누가 이곳의 주인인지 가르쳐 줘야겠어요.
달콤이는 당장 해야 할 우선순위가 뭔지 알고 있었다.
‘일단 타르타로스에 퍼진 라스칼의 눈과 귀을 없애기 위한 숙청이 필요하겠어요. 피와 꿀이 흐르는 숙청이.’
타르타로스에 달콤한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손님 왔다.”
“어?! 또 오는데?”
“오늘은 손님이 왜 이렇게 많아?”
동시에 잊힌 신들의 쉼터에는 죽은 신들이 계속 유입되며 묘지기들이 바빠졌다.
“가장 처음 온 분부터 이름 말씀해 주세요.”
“폭군의 신 헬타다.”
“간수장님···?”
물론 약간의 혼란은 있었다.
***
다음 날 새벽.
까망이의 정신세계.
까망이 패밀리와 사죄를 시작하자 구루룩.
타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내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
세준은 타락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했다.
-크크큭. 무슨 소리지? 나는 네 부탁을 들어준 게 아니라 내 일을 한 거다!
세준의 감사에 시치미를 뚝 떼는 타락.
하지만 세준의 눈에는 보였다.
따로 떨어져 있는 타락의 가늘게 휘어진 눈매가 슬쩍 반달을 그리고 입꼬리가 삐쭉 올라가는 게.
그리고 하나하나 떼어서 보니, 눈매도 이쁘네?
눈으로만 여럿 홀리겠어.
이빨도 가지런한 거 봐.
역시 볼매야.
세준은 타락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며 호감이 더 커졌다.
‘물론 난 안 홀리지. 난 이미 에일린한테 홀렸으니까. 흐흐흐.’
에일린의 얼굴 중 눈을 집중적으로 떠올리며 헤벌쭉 웃는 세준.
보정을 안 해도 가히 천상계의 미모를 가진 에일린의 이쁜 눈에 세준의 콩깍지 보정과 추억 보정까지 들어갔으니, 세준이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기는 불가능했다.
-뭐냐?! 왜 웃어?!
그런 세준을 보며 조금 전까지 기분이 좋았던 타락이 버럭 화를 냈다.
세준의 미소가 이상하게 거슬렸기 때문.
“아무것도 아냐. 그것보다 이것 좀 먹어 봐.”
세준은 서둘러 바보 같은 미소를 지우고 타락에게 극맛의 로얄 꿀고구마로 만든 말랭이를 내밀었다.
물론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대화는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사이지만, 마음이란 원래 종잡을 수 없는 거니까.
-싫다.
타락의 거절.
혹시 모르니 3번은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진짜 맛있는데?”
-싫다.
“맛있다니까.”
-싫다니까!
같은 말을 계속하게 하자 결국 분노한 타락이 소리를 질렀다.
물론 소리를 지르며 ‘아차’ 했지만, 한 번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자 폭주기관차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고오오오.
주변을 잠식하는 타락의 기운.
“테 부회장, 세오빔!”
“알겠다냥!”
화르르륵.
세준과 테오는 그런 타락을 합체 공격으로 처치했다.
이후에 나타난 타락과는 제대로 된 얘기를 못했다.
계속 분노한 상태였기 때문.
그렇게 세준과 일행들이 사죄를 하는 사이
“이익! 나도 먹고 싶었다고!”
타락은 멸망의 대지에서 억울함에 악을 질렀다.
“내 입을 봐! 이런 입으로 먹으면 귀여워 보이겠어?! 날 계속 좋아하겠냐고?!”
“히익!”
타락이 숨어있던 정신체 하나를 들어
우적.우적.
검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여러 개의 입 중 그나마 원래 입이 있어야 할 자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턱 아래에 있는 입으로 최대한 조심스럽게 먹어봤지만, 씹을 때마다 침이 뚝뚝 떨어졌다.
못생겼다.
추했다.
혐오스러웠다.
타락은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제길! 왜 이 따위로 생겼냐고?! 으아아악!”
타락의 한 맺힌 절규가 멸망의 대지를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쩌억.
타락의 몸에 눈과 입 하나가 새롭게 만들어지며 타락을 더욱 흉측하게 만들었다.
***
검은 거탑 99층.
일어나자마자 재앙 농장과 10번째 탑에 들렀다 까멸대성에 도착한 세준.
“그렇게 화를 내더니···.”
저 멀리 오우거들과 행성 파괴 거북들이 진을 치고 있는 걸 발견했다.
타락은 어느 정도 분노가 풀리자 내가 화냈다고 싫어하면 어쩌지?
세준의 반응이 걱정되기 시작했고 서둘러 블랙문을 열고 어제와 같은 수의 오우거들과 행성 파괴 거북들을 보냈던 것.
“진짜 군고구마 말랭이가 싫었던 건가?”
타락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세준.
낑?!낑!
[감히 누가 집사가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를 싫어해?! 군고구마 말랭이 싫어하면 위대한 까망이 님이 혼내줄 거야!]세준의 혼잣말에 극대노한 까망이가 흥분하며 짖었다.
까망이에게 세준이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를 싫어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군고구마 말랭이교가 있었다면 대성자가 되고도 남았을 까망이였다.
“꾸엥이, 데려와야겠다.”
세준은 오늘도 분홍털을 찾아가 꾸로롱.
분홍털의 품에서 곤히 자는 꾸엥이를 데려왔다.
그리고
꾸엥!꾸엥!
북북!북북!
[멸망의 마수께 빨리 배를 보여! 그것만이 너희들이 살길이다!]북북!북북!
[야! 눈치껏 오우거도 빨리 처치해 버려! 빨리!]꾸엥이와 북북이들이 행성 파괴 거북들을 설득(?)했다.
지잉.
지잉.
덕분에 오우거들도 금세 처치했다.
그렇게 건물주의 꿈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세준.
멸망의 여섯 번째 재앙 오우거 1만 마리 처치(2121/1만)
멸망의 일곱 번째 재앙 행성 파괴 거북 1000마리 처치(215/1000)
“흐흐흐. 이렇게 8일만 더 하면 건물주인가?”
퀘스트를 확인하며 활짝 웃었다.
오늘도 평화로운 세준 패밀리였다.
그리고 세준 님, 저 잊은 거 아니시죠?
저도 빨리 키워주세요.
집 앞 영약밭에서 아기 인형삼이 혼자 처량맞게 세준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