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1)
71화. 탈모인들의 희망을 심다.
71화. 탈모인들의 희망을 심다.
“인턴들아, 여기가 앞으로 우리가 팔아야 할 농작물들이 자라는 밭이다냥!”
테오가 인턴들을 인솔하며 세준의 밭을 소개하고 동굴의 저장고로 내려갔다.
“인턴 넷은 봇짐을 다 비워라. 봇짐에 방울토마토를 채울거다냥.”
하지만
후두둑.
테오의 지시에 바로 봇짐을 비우는 고양이는 하나뿐이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제프 인턴은 계약 기간 10일을 단축시켜주겠다냥!”
“가…감사합니다!”
테오의 말에 제프가 테오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시키는 대로 봇짐을 비운 것만으로 계약 기간이 10일이나 줄어들었다.
“어?!”
눈치를 보던 고양이 3마리가 계약 기간을 줄여준다는 말에 서둘러 봇짐을 비우고 방울토마토를 담기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다.”
세준이 멀리서 테오를 보며 웃었다. 테오는 아직도 호구였고 부하를 다뤄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말에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인턴들이 조금만 따라줘도 기뻐하면서 계약 기간을 깎아주고 있었다.
테오에게는 이미 늑대 부하들이 있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솔직히 늑대들은 스스로 따르는 것이고 또 말이 부하지 늑대들이 테오를 보살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깎아주는 기간을 최대 10일로 정하길 잘했어.”
세준은 테오가 고양이들을 통제할 수단으로 계약 기간을 깎아주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면 고양이들은 계약 기간을 깎기 위해서라도 테오의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고양이들에게 1만 일이라는 엄청난 계약 기간을 강요했다. 1만 일 정도는 되어야 테오가 마음껏 계약 기간을 깎아줘도 반년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크 인턴이 봇짐에 가장 빨리 방울토마토를 담았다냥! 마크 인턴, 계약 기간 10일 단축!”
“에릭 인턴이 방금 가장 큰 소리로 대답했다냥! 에릭 인턴, 계약 기간 10일 단축!”
세준의 생각보다 계약을 유지하는 기간이 더 짧을지도 몰랐다. 테오는 나노급 디테일로 인턴들의 행동에서 장점을 찾아 상을 주고 있었다.
그렇게 3시간 정도를 지켜보던 세준.
“안 되겠어.”
그 짧은 사이 인턴들의 계약기간이 대부분 300일 정도씩 줄어들었다. 이 속도면 1만 일이 0일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반년은커녕 계약 기간을 일주일 유지하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테 대표, 잠깐 볼까?”
그냥 지켜만 보려던 세준이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섰다.
“알겠다냥!”
세준의 부름에 테오가 후다닥 달려왔다.
“무슨 일이냥? 츄르 먹을 시간이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올라오며 물었다.
“…그래.”
기대에 가득 찬 테오의 눈을 보며 아니라고는 못 하고 세준은 일단 츄르를 뜯어 테오에게 내밀었다.
촵촵촵.
그리고
“앞으로 테오는 인턴들 계약 기간을 1일만 깎아줘.”
“알겠다냥!”
세준은 테오의 계약 기간을 깎아주는 권한을 1일로 제한했다. 그리고 더 많이 깎아주고 싶을 때는 세준과 상의하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박 회장, 다녀오겠다냥!”
“세준 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와.”
세준이 테오와 엘카를 배웅했다. 고양이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다.
봇짐에 방울토마토를 담은 오렌과 다른 고양이 3마리는 테오를 따라 탑 38층으로 내려갔고
나머지 5마리는 봇짐에 칼날 이파리와 세프의 수프를 봇짐에 가득 담고 늑대들과 함께 탑 67층으로 이동했다.
테오를 따라 탑 38층으로 이동하는 인턴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늑대들을 따라 탑 67층으로 가는 인턴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테오와 같이 있어야 계약 기간을 탕감받기에 테오와 떨어진 인턴들의 표정이 어두운 것이다.
그렇게 서로 목적지가 다른 두 무리가 우르르 떠나자 빈자리가 꽤 크게 느껴졌다.
그때
꾸엥!
그런 세준에게 꾸엥이가 다가왔다.
“녀석 나를 위로해 주려고…”
하지만
꾸엥!
[간식 먹고 싶다요!]꾸엥이는 세준의 생각과 다르게 꿀이 든 유리병을 세준에게 내밀었다. 꿀젤리가 재능을 강화해준다고 해도 꾸엥이에게는 역시 꿀이 최고였다.
“안돼! 너 너무 살쪘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꾸엥이에게 말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래.”
딸깍.
세준이 부엌에서 꾸엥이의 꿀그릇을 꺼내 유리병을 열고 꿀 1꿀렁을 부었다.
푹.
할짝.할짝.
“이제 일 해야지.”
앞발을 그릇에 담가 열심히 꿀을 핥아 먹는 꾸엥이를 뒤로하고 세준이 아침 농사를 시작했다.
오늘은 전에 심은 옥수수를 수확하는 날. 세준이 동굴에 심은 옥수수들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툭.툭.
그렇게 녹색 잎사귀에 쌓여있는 푸른 옥수수들을 꺾고 있을 때
“응?”
다른 옥수수들과 다르게 이파리가 붉은 옥수수가 보였다.
툭.
붉은 옥수수를 꺾자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수화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
이름을 봐서는 왠지 전투용일 것 같은 느낌이 났다.
[탑에서 신품종을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탑에서 신품종에 대한 당신의 독점 재배권을 인정합니다.] [당신의 허락 없이는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재배할 수 없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탑에서 신품종 3개를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식량 협회에 당신에 대한 소문이 퍼집니다.]“식량 협회?”
식량 협회는 테오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협회였다.
세준은 일단 손에 든 옥수수를 확인하기로 했다.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탑 안에서 자란 옥수수로 열을 가하면 옥수수 씨앗이 폭발하며 원래 부피의 수십 배로 부풀어 오릅니다.
섭취 시 몸 안의 지방 30g을 분해해 10분간 체력을 0.5 상승시킵니다.
한 시간 안에 최대 10개까지 효과가 중복 적용됩니다.
섭취 시 머리카락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90일
등급 : C
열을 가하면 폭발하면서 부풀어 오른다고? 폭발이 체력을 의미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세준이 옥수수 알갱이 부풀어 오르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그것!
“설마?! 이거 팝콘?”
세준이 서둘러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의 붉은 이파리를 벗겨냈다. 안에 알갱이도 이파리처럼 붉은색이었다.
톡.
세준이 붉은 알갱이 하나를 떼어냈다.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 씨앗을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2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그리고 불꽃이에게 가져가 옥수수 알갱이를 가열하게 했다.
“조심해. 타면 안 된다.”
[네! 주인님!]잠시 후 불꽃이가 불꽃으로 옥수수 알갱이를 감싸 가열하자
타닥.
튀는 소리가 나며 붉은 옥수수의 겉껍질이 터지며 안에 숨어있던 하얀 속살이 부풀며 밖으로 나왔다.
[여기요.]불꽃이가 불꽃을 치우자 세준의 손 위로 따듯한 팝콘이 떨어졌다.
솔솔.
세준이 손바닥 위의 팝콘에 소금을 뿌리고 조심스럽게 집어 입에 넣었다.
아자작.
바삭한 식감과 함께 느껴지는 고소하고 짭짤한 맛.
“오!”
세준이 밖에서 사 먹던 팝콘과 비슷한 맛에 감격했다.
“이럴 때가 아니지!”
1초라도 빨리 심어야 1초라도 빨리 수확할 수 있다. 지금의 옥수수 알갱이 하나가 나중에 팝콘 한 봉지가 될 거다.
투두둑.
세준이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 알갱이 199개를 채종해 밭에 심었다.
[옥수수밭 50평을 만들었습니다.] [경험치 100을 획득했습니다.]“잘 자라라.”
세준이 밭에 심어진 옥수수들을 응원했다.
그렇게 전 세계 탈모인들의 희망이 될 농작물이 탑 99층에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
조난 244일 차 새벽.
뿌득.뿌득.
잠잠하던 나뭇가지 정찰병들이 다시 침입했다.
쿠엉.쿠엉.
자신들이 성장할 기회를 달라는 세준의 요청으로 이번에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는 멀리서 지켜보며 나뭇가지 정찰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만을 드러냈다.
“얘들아 가자!!!”
뺙!!!
꾸에엥!!!
기합을 지르며 세준과 흑토끼, 꾸엥이가 앞으로 달려 나갔다.
타다닥.
쿵.쿵.쿵.
같은 곳에서 출발한 흑토끼와 꾸엥이가 금세 세준을 앞질러 나가 나뭇가지 정찰병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민첩 스탯도 세준이 가장 낮았다.
부웅.
퍽!
쩌적.
[타락한 엔트의 대형 나뭇가지 정찰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50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이 뒤에서 대전사 우카의 투척용 손도끼를 던져 적을 처치했다.
“좀 서럽네. 회수.”
손도끼를 회수한 세준이 다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경계를 위해 불을 피워둔 곳 주변에 배치해둔 횃불을 들어 불을 붙이고 나뭇가지 정찰병들에게 던졌다.
화르륵.
불이 나뭇가지 정찰병들에게 옮겨붙으며 적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타락한 엔트의 소형 나뭇가지 정찰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25를 획득했습니다.]…
..
.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좋아!”
세준이 레벨업을 하고 28레벨이 됐다.
그렇게 나뭇가지 정찰병들을 처치하며 경험치를 올리고 있을 때
퉷!
퉷!
침 뱉는 소리와 함께 불에 타는 나뭇가지 정찰병을 향해 끈적한 액체가 날아왔다.
푸슈슉.
끈적한 액체가 닿자 불은 금세 꺼졌다.
“뭐야?”
세준이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자
스륵.스륵.
30cm 정도 크기의 노란색 꽃과 보라색 꽃들이 넝쿨같은 팔다리로 대형 나뭇가지 정찰병의 몸에 매달려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타락한 엔트의 끈끈이 꽃 공격병] [타락한 엔트의 독안개 꽃 공격병]노랑색은 끈끈이 꽃, 보라색은 독안개 꽃이었다.
“이제 꽃이야?”
세준은 나뭇가지, 꽃, 열매까지 전부 몬스터화 시키는 타락한 엔트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얘들아, 일단 뒤로 빠져!”
적의 이름을 봤을 때 끈끈이로 발을 묶고 독안개로 죽이는 전략을 쓸 것 같았다.
하지만
뺙!
흑토끼는 빠른 스피드로 여유롭게 끈끈이를 피했고
꾸엥!
꾸엥이는 끈끈이를 맞아도 거침없이 움직였다.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래. 나만 약하지. 나만…”
세준은 다시 한번 자신의 전투력 순위를 확인하며 흑토끼와 꾸엥이가 잘 싸울 수 있게 손도끼를 던져 독안개 꽃 공격병을 집중적으로 처치했다.
부웅.
퍽!
[타락한 엔트의 독안개꽃 공격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500을 획득했습니다.]경험치는 괜찮았다.
“그래. 나는 원거리캐였던 거야.”
세준이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싸우고 있을 때
쿠우웅.쿠우웅.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응?!”
세준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를 봤다. 왜 움직여?
쿠엉!
도리도리.
자신은 아니라는 듯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고개를 저으며 서쪽을 가리켰다.
“뭔데?”
세준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어?!”
멀리서 높이 70m의 거대한 나무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쿠우웅.쿠우웅.
불꽃이가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하고 성장한 것처럼 타락한 엔트도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다는 걸 간과했다.
타락한 엔트는 거대한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두 팔로 안아도 다 감싸지 못 할 정도로 두께가 굵었고 높이도 훨씬 컸다.
거기다 움직일 때마다 타락한 엔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여러 몬스터들.
“이길 수 있나?”
세준이 타락한 엔트를 보며 대책을 고민할 때
-내가 도와주지.
세준의 귀에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누구세요?”
세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그때
펄럭.펄럭.
분수대에 있어야 할 검은 용 조각상이 붉은 눈을 빛내며 세준의 앞에 나타났다.
-나는 위대한 검은 용 안톤 프리타니. 에일린의 아버지다.
“에일린의 아버지요?”
-그래. 시간이 없으니 대화는 나중에 하지.
검은 용 조각상이 대화를 마치고 서둘러 타락한 엔트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콰아아아-!
검은 용 조각상의 입에서 쏘아진 검은 브레스가 타락한 엔트를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