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17)
717화. 생각보다 더 약하잖아!
멸망의 대지.
어.
안 궁금한데.
라고 세준은 장난을 치고 싶었지만 궁금할 텐데!
아니!
궁금해야 해!
거절은 거절한다는 듯 세준을 노려보는 타락의 살벌한 눈빛.
그러나 세준은 그 안에 숨겨진 타락의 두려움을 느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가시를 바짝 세운 고슴도치 같았다.
그래서 장난을 치는 대신
“오! 진짜?! 드디어 알려주는 거야?! 빨리 알려줘! 너무 궁금하다!”
호들갑을 떨며 타락의 장단에 맞춰줬다.
그리고 그건 신의 한 수였다.
만약 세준이 여기서 장난을 쳤다면?
세준이는 역시 날 만나고 싶은 게 아니었어!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뿌엥!
타락은 상심하며 마음의 문을 쾅 닫아버리고, 다시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움직였을 거고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최후까지 갔을 것이다.
예전처럼.
-크크큭. 그럴 줄 알았다.
세준의 리액션에 타락은 겉으로는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세준이가 안 궁금하다고 할까 봐 걱정했네.
휴우.
정말 다행이다.
속으로는 크게 안도했다.
그리고
-내가 있는 위치는 북쪽인데···
타락이 자신이 있는 곳을 세준에게 알려줬다.
꽤 힘들겠는데?
타락의 말을 들은 세준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금방 만날 줄 알았는데 너무 멀었기 때문.
타락에게 가기 위해서는 멸망의 벽이라고 불리는 5개의 벽을 통과해야 하는데, 멸망의 벽은 멸망의 기운이 단단하게 뭉쳐있는 벽이라고 했다.
그리고 벽과 벽의 거리는 대략 1000km.
즉, 다섯 개의 멸망의 벽을 부수며 5000km를 이동해야 하는 대장정.
이제 막 웨이포인트 주변 5km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된 세준에게는 더더욱 험난한 길이었다.
타락이 세준을 직접 찾아가면 이런 수고스러움 없이 바로 만날 수 있겠지만, 세준이 반기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타락을 움직일 수 없게 했다.
세준이 외향성 개복치라면 타락은 내향성 개복치였다.
그리고 타락은 세준이 이런 고난을 감내해서라도 정말 자신과 만나고 싶은지 시험하고 싶었다.
쿵!쾅!쿵!쾅!
세준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며 타락의 심장은 불안함에 요동쳤다.
세준이가 너무 멀다고 하면 어쩌지?
벽 몇 개는 부술까?
세준이 안 온다고 할까 봐.
“알았어. 거기서 딱 기다려. 근데 시간은 좀 걸릴 거야.”
타락의 걱정과 달리 세준은 타락을 찾아간다고 했고
-크크큭. 올 수 있으면 와 보든가.
타락은 괜히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그때
“이거 먹어.”
세준이 땅콩초코볼이 담긴 바구니를 타락에게 건넸다.
약간 기대하는 눈빛을 한 채.
그리고 이거 저번에 먹은 거랑 다른데?!
세준이 준 땅콩초코볼을 먹고는 감탄하는 타락.
“어때?”
그런 타락에게 세준이 묻자
-이게 뭐지? 차갑고 딱딱한데 아주 부드러워! 거기다 맛있어!
타락이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무 흥분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흐흐흐. 이게 나 박세준의 새로운 요리 초코땅콩아이스크림이지. 이건 혹한의 땅콩으로 만들어서 상온에서는 절대 안 녹아. 이걸 어떻게 만든 거냐면 땅콩아이스크림 겉에 초콜릿을 코팅해서···.”
세준이 열심히 설명을 하는 사이
오물.오물.
너무 맛있어!
타락은 열심히 초코땅콩아이스크림을 집어먹었다.
콰직.
코팅된 초콜릿이 부서지며 안의 차가운 땅콩 아이스크림과 함께 맛있게 씹혔다.
거기다
오도독.
아이스크림 중간중간에 박힌 땅콩 분태들이 씹히며 식감과 고소함을 더해줬다.
그렇게 먹다 보니
-어?!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바구니.
“흐흐흐. 어때?”
-신기한 맛이야. 너무 맛있었어···
“후훗. 그게 다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지.”
세준이 우쭐한 표정을 짓자
“냥?! 박 회장 뭐 하는 거냥?! 얼굴이 썩고 있다냥!”
“뀻?! 세준 님, 얼른 얼굴 피세요!”
낑?!
[집사야?! 정신 안 차려?!]일행들이 다급히 세준의 얼굴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약하잖아!
타락은 그런 세준을 보며 기겁했다.
방금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몸이 붕괴하려는 조짐을 봤기 때문.
다행이다.
더 있다 만나는 게 맞았어.
동시에 세준이 자신을 찾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에 안도했다.
자신의 힘을 좀 더 약하게 할 시간이 필요했다.
잠시 후.
“잘 가.”
-그래.
타릭이 세오빔을 맞고 소멸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
“읏차!”
오늘도 힘차게 일어난 세준.
평소처럼 재앙을 사냥하고, 아침을 먹고, 10번째 탑과 까멸대성에 들렀다 창조신의 사원으로 향했다.
당연히 오늘도 꾸엥이는 출근시키고, 뱃뱃이와 까망이는 침대에서 자는 중.
낑!
[집사야! 오늘은 위대한 까망이 님도 따라갈 거야!]까망이는 자신도 세준을 따라가겠다며 안 자고 버텼지만, 배불리 먹인 후 배 좀 쓰다듬어주자
끼히···끼로롱.
바로 꿀잠을 자버렸다.
여기서 침실 커튼을 쳐서 햇빛까지 가려주면 5시간 정도는 절대 깨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창조신의 사원에 도착한 세준이 에밀라와 아무르에게 인사하자
“오! 세준이 왔구나! 간식 좀 줘!”
아무르가 벌떡 일어나 간식을 요구했다.
“여기요.”
사정을 아는 세준은 서둘러 가래떡과 군고구마 말랭이, 옥수수 등을 꺼내 줬고
“박세준, 우리는 먼저 넘어가 있죠.”
“네.”
세준과 테오, 이오나는 에밀라를 따라 웨이포인트로 이동해 멸망의 대지로 넘어갔다.
그리고
똑.똑.똑.
아무르가 세준이 준 간식을 들고 창조신의 방문을 두드렸다.
세준이 있으면 문을 못 열기에 에밀라가 세준과 먼저 넘어간 것.
잠시 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간식은?”
초췌한 얼굴의 창조신이 조용히 물었고
“여기 있습니다.”
아무르도 조용히 대답하며 간식들을 건넸다.
“그래. 수고했다.”
조용히 문을 닫는 창조신.
좋아.
아무도 안 깼군.
곤히 자는 아이들을 보며 안도했다.
하지만 번뜩.
창조신의 안도는 갑자기 눈을 뜬 한 아이로 인해 허무하게 날아갔다.
번뜩.
번뜩.
하나가 눈을 뜨자 마치 약속한 것처럼 다른 아이들도 눈을 떴다.
그리고
“주떼욥!”
“주뗍!”
“주쎕!”
손을 내밀며 먹을 걸 요구하는 3명의 아이.
세준이 멸망의 대지에서 하나 더 주었다.
“자.”
방금 간식을 받아서 다행이군.
창조신은 손을 내미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하나씩 쥐여줬다.
그러나
“이거 아냐!”
가래떡을 쥔 아이가 갑자기 고개를 저으며 흥분했다.
“응? 뭐가 아냐? 아. 꿀이···.”
없네?
세준이 실수로 꿀을 안 챙겨 준 것.
“찍어주떼욥!”
“오늘은 그냥 먹자. 꿀은 이따가 줄게.”
“아냐! 찍어주떼욥! 당장!”
덕분에 창조신은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
멸망의 대지.
“이게 멸망의 벽이구나?”
진짜 크네.
웨이포인트에서 북쪽으로 1시간 동안 열심히 이동한 세준이 고개를 들어 하늘까지 닿아 있는 거대한 검붉은색 벽을 보며 말했다.
일주일 동안 멸망포식자들이 열심히 북쪽으로 길을 뚫어준 덕분에 오늘에서야 첫 번째 멸망의 벽을 볼 수 있게 된 세준이었다.
그리고
합.합.합.
주변에는 대략 1조 마리의 멸망포식자들이 열심히 멸망의 기운을 흡수했다.
이 숫자도 뱀들에게 당해서 많이 줄어든 거고 원래는 훨씬 더 많았다.
과거에는 멸망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양이 크지 않았기에 멸망포식자의 수가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게 불가능했지만, 이곳은 멸망의 대지.
포식할 멸망의 기운이 차고 넘치는 곳이었다.
그렇게 멸망포식자들은 멸망의 기운을 흡수하며 씨앗을 열심히 뱉어냈고 세준과 멸망개척자들은 열심히 씨앗을 심자, 멸망포식자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솔직히 씨앗은 넘쳐나는데 심을 시간이 없어서 씨앗이 잔뜩 쌓여있는 상태였다.
그때
꿈틀.꿈틀.
멸망의 벽 벽면에서 검붉은색 뱀들이 꿈틀거리며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멸망의 벽에 붙어 멸망의 기운을 흡수하는 멸망포식자들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타락한 멸망에 기생하는 실뱀]앞에 ‘작은’이라는 수식어 하나 빠졌을 뿐인데 가장 작은 것도 길이가 10m를 넘어갔다.
굵기도 1.5배 정도 굵어졌고 가장 큰 실뱀은 길이가 30m에 육박하는 것도 있었다.
“냐냐냥!냐냐냥!”
“뀻뀻뀻. 운석의 힘이여. 나의 적에게 떨어져라. 메테오.”
물론 그래봤자 실뱀이었고, 테오와 이오나에 의해 간단히 처리됐다.
그리고
[검은 거탑 운빨 대상인 박테오가 타락한 멸망에 기생하는 실뱀을 처치했사옵니다.] [검은 거탑 운빨 대상인 박테오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5000만을 획득하셨사옵니다.] [파수꾼 이오나가 타락한 멸망에 기생하는 실뱀을 처치했사옵니다.]···
..
.
[경하드리옵니다.] [레벨업 하셨사옵니다.] [보너스 스탯 10개를 획득하셨사옵니다.]···
..
.
흐흐흐.
세준은 뒤에서 둘의 전투를 구경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레벨업을 했다.
세준의 레벨은 어느새 233.
매일 재앙 농장과 멸망의 대지에서 열심히 사냥을 한 덕분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레벨업을 하고 기뻐할 때
캬캬!
[세준 님, 쉴 시간 없어요!]멸망개척자들이 씨앗을 심어야 된다고 재촉했다.
쌓여있는 씨앗을 열심히 심어도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멸망포식자 씨앗이 뱉어지고 있었으니까.
“후훗. 걱정 마.”
그래서 내가 이걸 가져왔지.
세준이 오늘 아침에 농사의 신 하메르에게 받은 강화의 비약 1방울을 꺼내
똑.
멸망개척자 씨앗 하나에 떨어트렸고
[멸망개척자 씨앗(+2)]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의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약품의 영향으로 돌연변이 방울토마토로 진화했고, 거기서 다시 멸망에 오염되며 살점포식자로 진화했던 살점포식자 씨앗이 멸망의 힘이 정화되며 새롭게 진화한 씨앗입니다.
멸망포식자보다 멸망의 힘을 더 증오합니다.
직접 멸망의 힘을 포식할 수는 없지만, 멸망포식자의 씨앗을 심어 직접 멸망을 개척합니다.
전투가 가능합니다.
멸망개척자는 자신의 씨앗을 심을 수 없습니다.
멸망포식자 씨앗 100만 개를 심을 때마다 씨앗 2개를 뱉어냅니다.
강화의 비약으로 2번 강화했습니다.
등급 : SS
멸망 개척자 씨앗의 옵션이 변했다.
그러나
“하아.”
옵션을 보며 탄식하는 세준.
세준이 기대한 씨앗을 심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뱉어내는 씨앗수가 늘어난 게 아니라 다른 옵션이 강화됐다.
왜 하필 전투 능력이 강화된 거야?
그것도
‘약간의 전투’에서 ‘전투’로 변한 정도.
굉장히 쓸모없어 보였다.
멸망개척자들의 전투 능력은 레드 로커스트 한두 마리를 처치할 정도의 능력였으니까.
약간이 빠졌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푹.
세준은 실망하며 멸망개척자 씨앗을 심었다.
뿌드득.
빠르게 자라나는 2강 멸망개척자.
멸망포식자들이 만든 창조의 기운은 멸망의 기운과 상쇄돼 모인 창조의 기운이 없었기에 다른 멸망개척자들을 +2 강화된 멸망개척자로 진화시키지는 못했다.
그렇게 세상에 처음 모습을 보인 +2 멸망개척자.
사사삭!
세준의 시선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뿌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실뱀에게 달려가더니
파바박.
이파리로 실뱀을 썰어버리기 시작했다.
이게 약간이 사라진 효과라고?!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세준.
그사이 멸망포식자 1만 마리가 멸망개척자 한 마리를 둘러싼 채
꺼억.
꺼억.
멸망개척자에게 직접 창조의 기운을 뿜어냈다.
그리고
키키!
창조의 기운을 흡수한 멸망개척자들이 하나둘 +2로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2강 멸망개척자들이 전투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너희들마저···
자신보다 잘 싸우는 멸망개척자들을 보며 세준은 오늘도 배신감을 느꼈다.
그렇게 3일이 지나자
쿠구궁.
첫 번째 멸망의 벽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