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4)
74화. 탑의 중간관리자가 되다.
74화. 탑의 중간관리자가 되다.
쾅!
“엄마! 저 왔어요!”
세준 농장의 유통사업부 인턴 중 하나인 빌이 자신의 집 문을 거칠게 열며 소리쳤다.
“빌…이제 오니?”
빌의 엄마가 생기 없는 목소리로 소파에 앉은 채로 빌을 맞이했다.
“엄마! 왜 이렇게 말랐어?”
빌은 엄마가 거리의 사람들처럼 핼쑥한 모습을 하고 있자 크게 놀랐다.
“일단 이것 좀 드세요.”
빌이 테오가 준 생선구이를 꺼내 엄마에게 건넸다.
“빌, 이게 웬 거니? 설마 너 어디서 훔쳐 온 건 아니지?”
빌의 엄마는 생선구이에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아들이 어디서 훔쳐온 건 아닌지부터 물었다.
“아니야! 엄마, 나 취업했어. 생선구이도 테 대표님이 주신 거야. 먹어도 돼.”
“진짜?”
“네.
매일 오렌을 따라다니며 속을 썩이던 아들이 직장을 구했다고 하자 빌의 엄마가 감격했다.
“엄마, 나 잠깐 들른 거라 다시 가볼게요.”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에 빌은 왠지 뿌듯함을 느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테오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아이고. 다곤이 엄마, 우리 빌이 이번에 취업을 해서 생선구이를···”
생선구이를 먹고 기운을 차린 빌의 엄마가 다른 집 엄마 고양이들에게 빌의 취업 사실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테 대표의 밑에서 일하면 생선구이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테오의 밑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고양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블랙 울프족 족장인 헤겔이 있었다니…’
왼쪽 얼굴에 길게 3개의 발톱 자국이 난 5m 크기의 검은 늑대가 오렌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보며 엘카는 자신이 너무 방심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오나 님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하지만 자신이 상대의 전력을 예측하지 못한 것처럼 상대도 자신들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헤겔이 이오나를 알아봤는지 얼굴이 굳는 게 보였다.
그때
“테 대표님…”
오렌이 테오에게 다가가는 척하면서 엘카의 머리 위에 있는 이오나를 낚아채려 했다. 엘카는 기다리던 상황이 발생하자 서둘러 오렌을 제압하려 했지만
‘막지 마세요.’
분노한 이오나의 지시가 들려왔다.
‘그 소문이 사실인가 보군.’
이오나는 자신이 작다고 무시당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고 들었다. 오렌이 자신을 노리는 게 일행 중 자신이 가장 작아서라는 걸 느낀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오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가장 사나운 맹수를 건드려 버렸다. 최악이자 최강의 인질이었다
그렇게 오렌이 이오나의 목에 발톱을 대고 협박하자
“오렌, 무슨 짓이냥?! 빨리 이오나를 내려놔라냥!”
“테 대표님, 괜찮습니다.”
“냥?”
“여기서 구경이나 하죠.”
오렌을 막으려는 테오를 엘카가 급히 자신의 등에 태우고 뒤로 빠졌다.
그리고
“뀨-헤겔 님, 이게 무슨 짓이죠? 설마 자유 용병이 의뢰인을 죽이려는 상황인 건가요?”
이오나가 오렌의 발톱은 신경도 쓰지 않고 태연히 헤겔을 바라보며 물었다. 뀨-라니 굉장히 귀여운 소리를 냈지만, 그걸 들은 헤겔은 사색이 됐다.
‘망했어! 이오나 님이 분노의 뀨를 해버렸어!’
“이…이오나 님, 오해십니다! 제가 어찌…이놈! 빨리 이오나 님을 내려놔라!”
이오나의 말에 서둘러 정신을 차린 헤겔이 대답하며 오렌에게 호통을 쳤다. 현재 이오나는 분노의 뀨 1단계 상태, 어떻게든 이오나의 분노를 가라앉혀야 했다.
저기서 더 분노해 이오나가 뀨-를 뀨-뀨-뀨- 3번 하는 순간, 이오나가 왜 대파괴의 마법사인지 알게 될 것이다. 물론 헤겔은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다.
이오나와 일을 해본 존재들은 잘 알았다. 뀨-는 이오나의 분노 상태를 알 수 있는 게이지였다.
분노의 뀨 1단계, 이오나가 뀨- 소리를 내며 최소 건물 하나가 파괴된다.
분노의 뀨 2단계, 이오나가 뀨-뀨- 소리를 내며 최소 작은 마을가 파괴된다.
분노의 뀨 3단계, 이오나가 뀨-뀨-뀨- 소리를 내며 최소 도시 하나가 파괴된다.
그리고 분노의 뀨 최종 단계가 있다고 하는 데 그걸 듣고 살아남은 존재가 없어 무슨 소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
헤겔의 호통에도 오렌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이미 이오나의 마비 마법에 걸린 상태였다.
“헤겔 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일단 의뢰 결과를 먼저 들어볼까요?”
“저 그게…이오나 님, 죄송합니다. 실패했습니다.”
헤겔이 이곳에 온 이유는 1년마다 산란하는 프로그퀸의 알을 토벌하기 위해서였다. 프로그들이 부화하기 시작하면 그 주변 수중 생명체들이 거의 멸종에 가까운 피해를 입기에 매년 하는 토벌이었다.
프로그퀸은 산란 후 잠을 자기 때문에 젠카 호수의 바닥에 있는 수중 동굴에 들어가 알만 처리하면 되는 비교적 쉬운 임무였다.
하지만 헤겔과 늑대들이 동굴의 입구를 막아둔 거대한 바위를 열자
개골.개골.
동굴 안에서 굶주리고 있던 프로그 5천 마리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무슨 일인지 예정보다 일찍 프로그들이 알에서 부화했다.
다행히 절반 정도는 그 자리에서 바로 처치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프로그 2500마리가 늑대들을 피해 젠카 호수로 빠져나갔다.
이후로 프로그들은 젠카 호수의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성장했고 블랙 울프족들은 그런 프로그들의 사냥을 방해하며 프로그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물속에서 움직이는 프로그의 속도를 물에 익숙하지 않은 늑대들의 수영 실력으로는 당해낼 수 없기에 거의 성과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의뢰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해겔은 자신이 의도했든 안 했든 이오나의 목숨을 노리는 편에 서게 되자 정말 난처했다.
이오나가 이걸 빌미로 블랙 울프족 전부를 죽인다 해도 억울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럴 수가…의뢰인이라니?”
오렌이 잡은 햄스터가 헤겔의 의뢰인이라는 말에 이즈라엘이 당황했다.
헤겔은 마법사 협회 협회장의 의뢰를 받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럼 저 작은 햄스터가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그러고 보니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이 햄스터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오렌! 이 망할 녀석!’
쿵!
“이오나 님! 죄송합니다! 뭐든 다할 테니 제발 저와 제 아들의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이즈라엘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자신의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소리쳤다.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뻗대고 있다가는 죽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뀨-! 이미 늦었어요!”
고오오.
이오나가 재앙의 지팡이를 꺼내며 이즈라엘과 오렌을 이 집과 함께 날려버리려 했다.
그때
“이오나, 잠깐 기다려라냥!”
테오가 이오나를 말렸다.
“뀨-뀨- 뭐죠?!”
자신을 막은 테오로 인해 이오나의 분노 단계가 올라갔다.
하지만
“여길 부수면 안 된다냥! 박 회장이 말한 게 있다냥!”
이오나가 분노하던 말든 테오는 오렌의 집에서 물건 3개를 가져오라는 세준의 지시를 수행해야 했다.
“세준 님이요?! 알겠어요. 뭘 해야 하죠?”
이오나는 세준의 지시라는 말에 서둘러 마법을 취소하고 테오를 돕기 시작했다.
***
‘무슨 짓이야!’
이오나를 말리는 고양이를 보며 헤겔이 기겁했다. 괜히 이오나의 화를 돋울 뿐이었다.
그리고
‘맙소사 분노의 뀨 2단계야!’
헤겔이 걱정한 대로 이오나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갔다. 헤겔은 이오나가 뀨-뀨- 소리를 내자 절망했다. 이제 최소 작은 마을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우리 블랙 울프족들도 포함되겠지…
헤겔이 거의 죽는 걸 기정사실로 생각하고 있을 때
“응?!”
이오나가 테 대표라는 고양이의 말에 너무도 쉽게 화를 풀어버렸다.
‘저 고양이는 뭐지?’
대파괴의 마법사 이오나의 분노를 저렇게 쉽게 풀어버리다니?
슬금슬금.
“저 테 대표라는 고양이는 누구야?”
헤겔이 엘카에게 다가가 물었다.
“테 대표님은 위대한 검은 용의 직속 부하입니다.”
“뭐?! 위대한 검은 용의 직속 부하?!”
쿵!
“테 대표님! 블랙 울프족의 헤겔이라고 합니다! 저를 수하로 받아주십시오!”
엘카의 말을 듣자마자 헤겔은 테오의 앞으로 가 엎드렸다. 블랙 울프족은 아주 오랜 옜날부터 자신과 같은 색을 가진 위대한 검은 용을 숭상하는 종족.
그런 위대한 검은 용의 직속 수하의 수하가 될 수 있다면 그건 블랙 울프족 최고의 명예였다.
“좋다냥! 그럼 여기 도장을 찍어라냥!”
오는 부하는 막지 않고, 가는 부하는 철저히 붙잡는 테오가 계약서를 내밀었다.
“네!”
꾸욱.
헤겔이 계약서에 발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오렌의 수작 덕분에 테오는 블랙 울프족 족장 헤겔과 블랙 울프족 전부를 수하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
-녹색 알람은 정말 중요한 거니까 꼭 말하라고 전해주게.
“네. 에일린, 녹색 알람은 중요한 거니까 안톤 님이 꼭 말해달래. 알았지?”
[탑의 관리자가 알았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근데 녹색 알람이 뭐냐고 물어봅니다.]“에일린이 녹색 알람이 뭐냐고 물어보는데요.”
-녹색 알람은 탑에서 멸종 위험의 몬스터가 나타날 경우 나타나는 알람이라고 전해주게.
“네. 에일린…”
세준은 중간에서 안톤과 에일린의 말을 전달하며 탑의 관리자 교육을 함께 받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관리자 교육을 받은 후 세준은 방울토마토 수확을 위해 동굴로 내려왔다.
[주인님! 저 이제 다시 불꽃을 쓸 수 있어요!]동굴로 내려온 세준을 보며 불꽃이가 자신의 녹색으로 변한 이파리를 움직이며 씩씩하게 외쳤다.
“그래? 그럼 여기다 정화의 불꽃을 사용해줘.”
세준이 주머니에서 푸른색 구슬을 꺼냈다.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이었다.
[네! 이야압!]불꽃이의 기합과 함께 불꽃이의 이파리 하나가 하얗게 변하며 하얀 불꽃이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에 스며들었다.
“오!”
다행히 세준의 예상대로 효과가 있었다. 씨앗의 이름이 바뀌었다.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정화율 1%)]“불꽃이, 수고했어.”
[헤헤헷!]세준의 칭찬에 불꽃이가 이파리로 머리를 쓰다듬는 자세를 취하며 부끄러워했다.
슥.
세준은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방울토마토밭으로 다가갈 때
[탑의 관리자가 녹색 알람이 나타났다고 합니다.]에일린이 세준에게 녹색 알람이 나타났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탑의 관리자가 당신을 탑 75층 젠카 호수의 푸른 잉어 멸종을 막기 위한 탑의 중간관리자로 임명합니다.]에일린은 아빠에게 배운 대로 녹색 알람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탑의 중간관리자 징표를 확득하셨습니다.]세준의 손등에 검은 용 문신이 나타났다.
세준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꾸엥이 그리고 흑토끼와 다른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을 전부 지정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만큼 안전을 위해 최대한 많이 데려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탑의 관리자가 가진 마력이 부족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가진 마력 한도 내에서 자동으로 부하를 지정합니다.]뺙!
꾸엥!
흑토끼와 꾸엥이의 왼쪽 어깨에 1과 2라는 숫자가 그려졌다. 둘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잠시 후
[탑 75층 젠카 호수로 이동합니다.] [활동 반경이 젠카 호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세준과 흑토끼 그리고 꾸엥이가 사라졌다.
조난 246일 차. 세준이 조난당한 후 처음으로 탑 99층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