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6)
76화.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냥!
76화.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냥!
갑자기 이즈라엘의 창고에서 나온 테오가 달리기 시작하자
“테 대표님, 어디 가십니까?!”
엘카도 테오를 따라 달리며 물었다.
“이 근처에서 박 회장의 무릎이 느껴진다냥!”
“네?!”
“저쪽 방향이다냥!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냥!”
테오가 엘카의 머리 위로 올라타 엘카의 귀를 잡고 외쳤다.
“네!”
탑 99층에 있을 세준의 무릎을 찾는 테오의 말에 엘카는 의아해했지만, 테오의 목소리는 너무 확신에 차 있었다.
“꽉 잡으세요!”
엘카가 일단 테오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렸다.
****
프로그 1231/2291
“이제 천 마리 정도 남은 건가?”
세준이 남은 프로그 숫자를 확인하며 중얼거리자
“얘들아! 세준 님이 아직도 프로그가 천 마리 정도 남았다고 하신다!! 서둘러 프로그들을 잡아들여라!”
옆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세준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고 있던 헤겔이 검은 늑대들에게 외쳤다.
“네!”
뺙!
꾸엥!
300마리의 검은 늑대들과 같이 집단 사냥을 하는 재미에 빠진 흑토끼와 꾸엥이가 함께 대답했다.
프로그들을 멀리서부터 포위해 처리하는 늑대들의 사냥 방식은 항상 혼자 사냥을 하던 흑토끼와 꾸엥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집단 사냥으로 잡은 프로그들을 늑대들이 지상으로 가져와 세준의 앞에 대령했고
퍽!
[프로그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500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은 편하게 경험치를 쌓으며 30레벨이 됐다.
그리고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직업 퀘스트 : 지금까지 심어본 적 없는 새로운 농작물을 하나 심으세요.]보상 : 31레벨 개방, 500탑코인.
30레벨 직업 퀘스트가 나타났다.
“심어본 적 없는 새로운 농작물?”
세준이 퀘스트를 보며 잠깐 생각하다
“아! 그게 있었지!”
푹.
단검으로 땅을 파고 아까 파인애플을 먹고 챙겨뒀던 파인애플 꼭지를 주머니에서 꺼내 심었다.
“흐흐흐. 이번 퀘스트는 운이 좋네.”
만약 파인애플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씨앗 상점이 열릴 때까지 레벨업을 못 하는 상황이 왔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바로 직업 퀘스트를 완료하며 단 1의 경험치도 손해 보지 않았다.
그렇게 세준이 늑대들이 가져온 프로그를 처치하며 다시 경험치를 올리고 있을 때
부스럭.
수풀이 흔들리며 소리가 났다.
그리고
“찾았다냥!!”
수풀 너머에서 노란색 뭔가가 튀어나왔다.
“어?! 테 대표?!”
세준 무릎 탐지기를 전력으로 가동해 젠카 호수에 도착한 테오가 엘카의 등에서 점프해 세준을 향해 몸을 날린 것이었다.
와락.
세준이 날아오는 테오를 두 손으로 받았다. 굉장히 따뜻하고 푹신했다.
“박 회장, 반갑다냥. 여기는 언제 온 거냥?!”
태연히 앞발을 들어 인사하며 테오가 물었다.
“뭐야? 테 대표, 너야말로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고 온 거야?”
헤겔에게 들어 테오가 근처에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일찍 찾아올지는 몰랐다.
“나는 다 아는 방법이 있다냥!”
테오가 거만하게 말하며 세준의 무릎을 차지하고 앉았다.
그리고
척.
계약서 두 장을 꺼내 세준에게 건넸다. 하나는 블랙 울프족과의 계약서였고 하나는 이즈라엘과 오렌에게 5000탑코인을 받는다는 계약서였다.
테오는 자신과 늑대들 그리고 이오나의 목숨값까지 계산해 이즈라엘과 오렌에게 보상금으로 2만 5000탑코인을 청구했다.
하지만 둘의 재산으로는 5000탑코인 정도가 부족했고
“부족한 돈은 몸으로 갚아라냥!”
테오는 이즈라엘과 오렌에게 남은 돈을 노동으로 갚으라는 계약서를 쓰게 했다. 세준에게 배운 건 잘 써먹는 테오였다.
“나 잘했냥?”
“그래. 근데 이즈라엘의 집에서 물건 3개는 골라왔어?”
“그건 아직 못 골랐다냥…”
세준이 자신을 다시 보낼까 봐 테오가 세준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다음에 뽑아 와.”
어차피 이즈라엘의 집과 집안의 모든 물건이 계약서를 통해 세준에게 넘어왔다. 뽑기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었다.
“알겠다냥! 다음에 뽑아 오겠다냥!”
세준의 말에 안심한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편하게 누웠다.
그리고
고로롱.
금세 잠에 빠졌다.
***
남은 프로그의 수가 줄어들수록 늑대들이 프로그를 잡아 오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그리고 남은 프로그의 수가 100마리 이하로 떨어지자 프로그들은 뿔뿔이 흩어져 숨어버렸고 검은 늑대들과 흑토끼, 꾸엥이들도 프로그들을 찾기 위해 흩어졌다.
그렇게 지루한 수색이 이어지자 흑토끼와 꾸엥이는 프로그를 찾는 대신 젠카 호수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우르르.
뺙!
꾸엥!
흑토끼와 꾸엥이가 젠카 호수에서 찾은 자신들의 보물들을 세준 앞에 쏟아내며 자랑했다.
대부분이 돌이나 뼛조각 같은 잡동사니였지만, 흑토기와 꾸엥이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기한 보물이었다.
“오! 멋진데! 얘들아 가서 보물들 더 찾아봐.”
뺙!
꾸엥!
세준의 응원을 받은 흑토끼와 꾸엥이가 더 좋은 보물을 찾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젠카 호수로 들어갔다.
***
[중간 관리자애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크히히히! 기특한 인간에게 무슨 퀘스트가 생겼나 볼까?”
에일린이 세준의 퀘스트를 확인했다.
그리고
“크힝! 마음에 안 들어!”
세준의 퀘스트를 확인한 에일린이 인상을 썼다. 퀘스트 보상이 너무 형편없었다. 자신이 과거 세준에게 줬던 퀘스트는 이미 잊어버린 에일린이었다.
“아빠한테 퀘스트 보상 바꾸는 방법 물어봐야지.”
안톤이 에이린에게 수정구를 통해 검은 용 조각상과 싱크를 맞추는 방법을 알려줘서 이제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했다.
“아빠.”
검은 용 조각상을 통해 안톤을 불렀다.
-오! 우리 손녀! 잘 지냈어?!
지금은 안톤이 자리를 비웠는지 카이저가 반갑게 대답했다.
“응. 할아버지,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크하하하! 다 물어보거라! 할애비가 다 알려주마! 근데 에일린 할애비 보고 싶었지?
“응?! 응! 당연히 보고 싶었지. 할아버지, 나 퀘스트 보상 변경하는 방법 알려줘.”
-크하하하! 할애비도 우리 에일린이 너무너무 보고 싶었단다. 근데 퀘스트 보상을 바꾸고 싶다고?
“응.”
-흥! 또 세준이 놈한테 뭘 퍼주려고?!
에일린 탄생 100주년 기념 분수대를 퀘스트 보상으로 세준에게 넘어간 것이 떠오른 카이저의 언성이 올라갔다.
하지만
“할아버지. 지금 나한테 화낸 거야?!”
에일린의 음성이 딱딱해지자
-아…아니! 그럴 리가… 자. 할애비가 자세히 설명해 주마!
프리타니가문의 슈퍼갑 카이저의 목소리가 원래대로, 아니 전보다 더 부드럽게 변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퀘스트 변경 방법을 배운 에일린.
“보상 변경.”
카이저에게 배운 대로 퀘스트 창에 손을 올리고 자신의 의지와 마나를 담아 퀘스트 보상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보상 경험치를 1만에서 1억으로, 탑코인은 1000에서 1000만으로 보상을 1만 배씩 올렸다. 통이 커도 너무 큰 에일린이었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 퀘스트의 보상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탑농부 박세준의 레벨이 너무 낮습니다.]세준의 레벨이 너무 낮았다.
“에잇! 그럼 1000배다!”
에일린이 0을 하나씩 빼며 다시 퀘스트 보상을 변경했지만, 1000배도, 100배도, 10배도 세준에게는 너무 높은 보상이었다.
“그럼 7배!”
[중간 관리자 퀘스트의 보상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탑농부 박세준의 레벨이 낮습니다.]그래도 10배 밑으로 내려가니 ‘너무’라는 단어는 빠졌다.
그리고
“5배!”
“2배!”
“1.5배!”
드디어 퀘스트 보상이 변경됐다.
“크힝. 기특한 인간 빨리 강해져.”
세준에게 많이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는 에일린이 속상해했다.
***
[중간 관리자 퀘스트의 보상이 경험치 1만에서 1만 5000으로 변경됐습니다.] [중간 관리자 퀘스트의 보상이 1000탑코인에서 1500탑코인으로 변경됐습니다.]“응?”
늑대들이 프로그를 잡아 오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멍하니 호수를 보다 잠들었던 세준이 갑자기 퀘스트 보상이 변경됐다는 메시지에 정신을 차렸다.
“에일린이 뭘 한 건가?”
세준이 알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 존재는 에일린뿐이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세준이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이게 다 뭐야?”
세준은 자신의 앞에 거의 10m 높이로 쌓여있는 잡동사니 더미를 발견했다. 흑토끼와 꾸엥이가 보물이라고 가져온 것들이 어느새 이렇게 많이 쌓인 것이다.
“뭘 가져왔나 좀 볼까?”
세준이 쓸만한 게 있나 살펴보려 할 때
“뀻뀻뀻.”
이오나가 노래를 부르며 날아왔다. 테오의 패배 승복을 받고 시합을 자신의 승리로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어?! 세준 님을 뵙습니다!”
뒤늦게 세준을 발견한 이오나가 세준에게 인사했다.
“근데 그게 뭐야?”
이오나의 주변을 둥둥 떠다니는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을 보며 물었다.
“아! 이거요? 이즈라엘의 창고에서 찾은 계약 무효화 물약이에요.”
“계약 무효화 물약?”
“네. 계약서에 이걸 뿌리면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어요.”
“그래?”
“네. 한 번 보세요.”
[계약 무효화 물약]계약서의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는 물약입니다.
계약서에 계약 무효화 물약을 부으면 계약이 무효화됩니다.
계약을 주재한 자의 격이 높거나 계약 기간이 100일 이상 지나며 계약 무효화가 불가능합니다.
등급 : B
‘이런 것도 있었네.’
계약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이런 계약 무효화 물약이 많아?”
“아니요. 저도 들어만 봤지 직접 본 건 처음이에요.
이오나의 대답에 세준이 안도했다.
그래도 앞으로 계약이 무효화 될 경우도 대비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가지고 있는 계약서들을 살펴봤다.
그렇게 세준이 계약서를 살펴보고 있을 때
“테 대표님, 일어나세요.”
이오나가 테오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테오를 깨웠다.
“냥? 뭐냥? 이오나, 난 더 자고 싶다냥…”
“그럼 시합은 제가 이긴 거죠?”
“냥?!”
“더 좋은 아이템을 찾는 시합이요. 제가 이긴 거죠?”
이오나의 말에 테오의 눈이 번쩍 떠졌다.
“아니다냥! 승리는 내 것이다냥!”
테오가 발딱 일어나며 외쳤다. 세준의 무릎과 함께하는 자신은 무적냥이다. 자신은 절대 패배할 수 없었다.
“뀻뀻뀻. 하지만 저는 이미 B급 아이템을 찾았고 테 대표님은 아직 아무것도 찾지 못했잖아요.”
이오나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말했다.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냥!”
테오가 이오나에게 외치며 자신의 앞발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서둘러 이오나를 이길 아이템을 찾을 생각이었다.
그때
찌릿.
테오가 자신의 앞발을 잡아당기는 강한 끌림을 느꼈다.
‘푸후훗. 역시 난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는 것이다냥!’
테오가 끌림을 따라
푹.
흑토끼와 꾸엥이가 쌓아놓은 잡동사니 더미에 앞발을 넣고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잡았다냥!’
“푸후훗. 이오나, 승리는 나 테 대표의 것이다냥!”
테오가 잡동사니 더미에서 앞발로 잡은 아이템을 꺼내며 승리를 확신할 때
툭.
“냥?”
잡동사니 더미가 테오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