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8)
78화. 흔적을 발견하다.
78화. 흔적을 발견하다.
[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집이다!”
탑 75층에서 돌아온 세준이 양팔을 들며 외치자
뺙!
꾸엥!
흑토끼, 꾸엥이도 세준을 따라 외쳤다. 떠난 지 3일밖에 안 됐지만, 집이 너무 반가웠다.
꾸엥?
꾸엥이가 들고 있는 바위를 어떻게 할지 세준에게 물었다. 빨리 내려놓고 엄마에게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냥 거기다 놔.”
꾸엥!
쿵!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바로 바위를 패대기치고
꾸에엥!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를 향해 달려갔다.
뺙!
흑토끼도 가족들에게 달려가 자신이 왔음을 알렸다.
“일단 파인애플부터 심을까.”
혼자 남는 세준이 가방에서 파인애플 꼭지 12개를 꺼내 밭에 심었다. 그리고 가방 구석에 덩그러니 남은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을 바라봤다.
[타락한 엔트의 강화된 씨앗(정화율 50%)]‘정화의 불꽃을 한 번 더 받으면 완전히 정화되겠네.’
세준이 씨앗을 보고 있을 때
펄럭.펄럭.
검은 용 조각상이 날아왔다.
-크하하하. 박세준 이놈! 아이템 감정도 못하다니 무능하구나!
감정 안 된 바위를 본 카이저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하하하. 위대한 검은 용인 나 카이저 프리타니가 특별히 감정을 해주도록 하지.
부탁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싶은 카이저가 먼저 나섰다. 에일린이 분명 수정구로 세준을 보고 있을 테니 에일린에게 멋진 할애비로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게 검은 용 조각상이 바위 위에 앉자
번쩍.
바위에서 강한 빛이 폭발했다.
번쩍
빛이 한 번 더 폭발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자신이 아이템 감정을 해주려고 했는데 할아버지가 선수를 쳐버렸다며 속상해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이제 할아버지랑은 얘기도 안 할 거니 그대가 할아버지한테 자신의 말을 전달해 달라고 합니다.]자신이 활약할 기회를 뺏긴 에일린이 카이저에게 삐쳤다.
“카이저 님, 에일린이 이제 할아버지랑 얘기를 안 하겠답니다.”
-…뭣?! 에일린! 할애비랑 이야기 좀 하자꾸나! 에일린~!
카이저가 애타게 에일린을 부르는 동안 세준은 감정이 끝난 바위의 옵션을 확인했다.
[신령스러운 비석의 파편]신령스러운 비석의 아홉 번째 파편입니다.
주변을 이롭게 하는 신성력이 흘러나옵니다.
파편을 모을수록 신성력이 강해집니다.
등급 : S
“주변을 이롭게 하는 신성력?”
잠깐 눈을 감고 집중했지만, 별로 느껴지는 게 없었다. 등급에 비해 아이템의 옵션은 별로인 것 같았다.
“그래도 S급이 어디야.”
세준은 일단 S급 아이템을 집 앞마당에 두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사이에 특별한 일은 없었는지 농장을 둘러봤다.
그때
“응?”
세준의 눈에 전에는 없던 게 보였다. 나무를 반으로 자르고 안을 판 나무관이 분수대에서 밭까지 연결돼 있었다.
분수대의 높이가 1m라서 나무관 안의 물이 기울기를 따라 분수대에서 밭으로 흘렀다.
“오! 회색토끼들이 수로를 만든 건가?”
자신이 없어도 다들 잘하고 있었다. 세준은 밭을 돌아다니면서 동물들에게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리고 동굴로 내려갔다. 저장고의 농작물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불꽃이야! 나 왔어!”
세준이 동굴 중앙에서 푸근한 햇빛을 받고 있는 불꽃이를 부르자
[주인님! 어서 오세요!]불꽃이가 씩씩한 목소리로 세준을 반겼다.
“잘 있었지?”
[네! 주인님, 근데 밖에 뭐가 생겼나요? 조금 전부터 따뜻한 기운이 몸에 스며들고 있어요. 그래서 힘도 넘치고 기분도 좋아요!]S급 비석이 효과가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아! 기분은 주인님을 봐서 좋은 건데 따뜻한 기운 때문에 더 좋아진 거예요! 주인님을 봐서 좋은 게 훨씬 커요!]불꽃이는 혹시 세준이 오해할까 봐 자신이 세준을 봐서 기쁨을 강조해서 다시 말했다.
“그래.”
세준이 불꽃이의 이파리를 쓰다듬었다. 이렇게 이쁘게 말하니 안 이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불꽃이와 대화를 나눈 세준은 저장고의 농작물을 확인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검은 탑과 연결되는 포탈 앞.
“흐음…”
카이저가 심각한 표정으로 탁자에 앉아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또 에일린이랑 싸웠나?’
처리할 일이 있어 밖에 나갔다 온 안톤이 심각한 표정의 카이저를 보며 생각했다.
“가주님, 무슨 일입니까?”
분명 대단한 일은 아닐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아들아, 창조신님의 흔적을 발견했다.”
“네…네?!”
예상치 못 한 카이저의 대답에 평소 감정을 잘 내색하지 않던 안톤의 포커페이스가 깨졌다.
“크하하하. 그럴 줄 알았다. 나도 처음에는 정말 놀랐어.”
당황하는 안톤의 얼굴을 보면서 카이저가 웃었다.
“어딥니까?! 창조신님의 흔적이 발견된 곳이?”
안톤이 흥분하며 물었다. 창조신은 그들이 관리하는 탑을 만든 존재. 용들은 3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창조신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3000년 전.
“너희들은 나의 흔적을 찾아 세상을 재건하라.”
창조신은 그 말을 남기고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덕분에 그들의 세상이 멸망했다. 아니 많은 세상이 멸망했다.
그들은 알고 싶었다. 창조신은 왜 탑을 만든 건지. 왜 자신들에게 관리를 맡긴 건지.
“창조신님의 흔적은 우리가 관리하던 검은 탑에서 나왔다.”
“네?!”
“비석의 일부인데, 박세준이 탑 75층의 호수에서 건져왔다더군.”
“탑이요?!”
카이저의 말에 안톤이 당황했다. 지금까지 밖에서 열심히 창조신의 흔적을 찾았는데…탑 안에 있었다고?
정말 등잔 밑이 어두웠다.
“비석이면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까?”
“없어. 아무것도.”
“네?”
“찾은 비석이 끝부분이라 아무 내용도 없었어.”
“아…아! 박세준은 무사합니까?”
안톤이 급하게 물었다. 자그마치 창조신의 흔적이다. 평범한 존재는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해를 입을 수 있었다.
세준은 에일린의 드래곤하트 치료에 도움을 줄 존재. 세준의 신상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
“크하하하. 내가 누구냐?! 내가 바로 위대한 검은 용 프리타니가의 가주 카이저 프리타니가 아니냐. 내가…”
카이저가 자신이 세준이 가져온 바위를 감정한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감정을 하는 순간, 바위 안에서 창조신의 신성력이 꿈틀대는 게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요?”
안톤이 침을 삼키며 물었다.
“바위의 봉인 풀리는 순간 박세준이랑 주변 애들은 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래서 서둘러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며 티안나게 다시 봉인했지. 어떠냐? 나의 순발력이? 크하하하!”
카이저가 우쭐해하며 말했다.
“휴우. 잘하셨습니다.”
안톤이 안도하며 말했다. 카이저의 우쭐해하는 모습이 보기 싫었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창조신의 신성력이 담긴 물건을 다시 봉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카이저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뻔했다.
“아들아,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무슨 일입니까?”
“우리 에일린이 나랑 얘기하기 싫다는데 네가 나서서 화해 좀 시켜줘.”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 카이저. 하지만 손녀의 화를 푸는 건 카이저에게는 거의 미션 임파서블급 난이도였다.
그리고
“전 바쁜 일이 있어서…”
그건 안톤도 마찬가지였다.
***
탑 2층.
황무지에 가까웠던 1000평이 넘는 땅이 녹색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100평씩 나뉘어 있는 밭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저희 가겔의 경험치 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겔의 안내자가 헌터들을 안내하며 말했다.
“정말 이걸 베기만 하면 몬스터처럼 경험치를 주는 거야?”
가장 앞에 선 고가의 장비들로 무장한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헌터가 꿈틀대며 움직이는 방울토마토를 보며 물었다.
남자는 경험치 농장을 사용하기 위해 1억이라는 돈을 내고 이곳에 왔다.
“그럼요. 이건 저희 가겔에서 우연히 찾은 식물형 몬스터로 저희 연구진의 노고 덕분에 이렇게 대량으로 키울 수 있게 된 겁니다.”
가겔은 돌연변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인식이 안 좋을 수도 있기에 그들은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탑에서 발견한 식물형 몬스터라고 직원들에게조차 속이고 있었다.
“데이비드 님, 한 번 베어보시죠.”
안내자가 데이비드에게 방울토마토의 밑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서걱.
데이비드가 가지고 있는 검으로 방울토마토의 밑부분을 베자 부드럽게 잘리며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3을 획득했습니다.]경험치를 획득했다.
“오! 진짜네?”
“그럼요. 자 이제 여기가 왜 경험치 농장인지 경험해보시죠.”
안내자가 횃불 하나를 꺼내 데이비드에게 건넸다.
“모두 태우시면 됩니다.”
“좋네!”
화르르륵.
안내자의 말에 데이비드가 환하게 웃으며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태우기 시작했다.
100평을 전부 태우면 경험치가 대략 5~7천의 경험치가 쌓인다.
가겔은 농장 100평에서 경험치를 얻는 대가로 1억을 받고 있지만, 안전하고 빠르게 경험치를 쌓으려는 돈 많은 헌터들이 가겔의 경험치 농장을 이용하기 위해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작물이 다시 자라는데 며칠이나 걸리지?”
“넉넉하게 한 달이면 충분합니다.”
“토마스, 농장의 규모를 100배로 늘리게.”
“네!”
활활 타오르는 밭을 보면서 마이클이 토마스에게 지시했다.
***
“읏차!”
세준이 눈을 뜨며 일어났다. 오랜만에 제대로 자서 그런지 몸이 너무 개운했다.
뺙!
세준이 일어나는 소리에 나무상자 집에서 흑토끼가 나오며 인사했다.
“그래. 좋은 아침.”
세준이 일어나서 막대기로 침실 벽에 글자를 썼다.
[250]조난 250일 차 아침일 밝았다. 앞으로는 벽돌집의 벽에 날짜를 표시할 생각이었다.
“나가자.”
세준이 흑토끼와 밖으로 나오자 토끼들이 하나둘 동굴에서 지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삐익!
뺘아!
삐릭!
“그래. 좋은 아침.”
세준이 토끼들에게 인사했다.
아침은 24시간 끓이고 있는 세프의 수프와 찐 감자로 해결했다.
그리고 방울토마토 수확을 위해 세준이 밭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뺘아!!!
뺘압!!!
뒤에서 토끼들의 경쾌한 비명이 들리더니 토끼들이 나무배를 타고 빠르게 세준을 앞질렀다.
촤아악!
토끼들이 탄 배가 지나가며 세준에게 물이 튀었다.
“응?!”
저거…후룸라이드?!
밭이 너무 넓어지며 토끼들이 밭으로 이동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수로에 배를 띄워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부럽다!”
너무 부러웠다. 나도 놀이기…아니 교통수단!
꾸엥?
토끼들의 교통수단을 부러워하는 존재는 세준뿐이 아니었다.
꾸엥!
나무배를 타는 토끼들을 보면서 꾸엥이가 외쳤다. 나도 탈래!
꾸엥!
꾸엥이가 나무판 하나를 들고 분수대로 기어올라 호기롭게 수로 위에 나무판을 깔고 앉았다.
하지만
우지끈.
꾸엥이가 수로 위에 올라가는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수로의 기둥들이 꾸엥이의 무게를 버티지 못했고
쾅!
꾸엥이가 앉는 것과 동시에 나무 기둥들이 수수깡 부러지듯 부러지며 나무관이 그대로 주저앉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꿰에엥…
나무관과 함께 떨어진 꾸엥이가 황망한 표정으로 부서진 수로를 보고 있을 때
척.
“괜찮아.”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위로했다.
꿰에엥…
[나도 배 타고싶다요…]“걱정마. 태워줄게.”
꾸엥이 덕분에 수로를 다시 만들 수 있게 된 세준.
“얘들아, 집합!”
세준이 회색토끼와 블랙 미노타우루스를 불러 튼튼한 수로를 새로 만드는 대공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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