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80)
80화. 꾸엥이호에 타다.
80화. 꾸엥이호에 타다.
가겔의 회의실.
“이번 아시아 대륙의 가뭄과 아프리카의 메뚜기 떼 발생으로 전년도에 비해 농작물 생산량이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올해 식량 생산량 전망에 대한 보고가 끝나자
“올해는 식량 가격을 20% 올려. 부회장, 탑농장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너무도 쉽게 세계 식량 가격을 20%나 올려버린 거대 식량 기업 가겔의 회장 윌리엄 맥라렌이 자신의 아들이자 부회장인 마이클에게 물었다.
“아쉽게도 식량 생산 쪽으로는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성과가 없다는 말을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마이클의 말에 회의실 공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음…”
회실에 있는 임원들이 침음하며 윌리엄의 눈치를 봤다. 가겔의 회장 윌리엄은 아들이라고 봐주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뒤를 이을 자격을 증명하라며 더 많은 성과를 요구했다.
“그럼 식량 생산 쪽이 아닌 다른 쪽에서는 성과가 있다는 말이냐?”
“네. 다행히 생각보다 일찍 매출을 올릴 방법을 찾았습니다. 화면을 봐주시죠.”
마이클이 자신의 비서에게 신호를 보내자 준비하고 있던 비서가 노트북에 USB를 연결해 자료를 띄웠다.
“탑에서 판매되는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연구 중 의외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의외의 성과?”
“네.”
마이클이 돌연변이로 탄생한 오염된 방울토마토를 2층에 심어 경험치 농장을 시험 운영 중이고 농장을 10배로 넓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심기만 하면 잘 자라고 그걸 없애면 경험치를 준다는 말이지? 재배 기간은?”
“한 달입니다. 그리고 경험치 농장을 10배로 늘리기 위한 예산을 요청합니다.”
마이클은 탑 2층의 스켈레톤 묘지 수십 개를 밀어내 경험치 농장을 확장할 생각이었다.
“좋아! 탑농장 프로젝트의 예산을 10배로 올려줄 테니 본격적으로 해봐.”
“네! 감사합니다!”
윌리엄의 전폭적인 지원에 마이클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예산이 10배로 늘어나면 지금의 경험치 농장 규모를 1000배까지 늘릴 수 있다. 몇 달 후 경험치 농장이 완성되면 하루에 수백억의 돈을 돈을 쓸어담게 될 것이다.
***
“이 고양이 새끼가…꾸이익!”
테오에게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한 우타타가 분노하며 포효했다. 중견 유랑 상인따위에게 이런 모욕을 받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꾸익!꾸익!
우타타의 포효에 부하 멧돼지 유랑 상인 넷이 봇짐에서 거대한 도끼를 꺼냈다. 멧돼지족은 무력이 뛰어난 유랑 상인으로 자유 용병을 고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푸후훗! 도끼를 꺼내다니 유랑 상인으로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냥?”
그걸 모르는 테오는 겁도 없이 멧돼지들을 비웃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테오는 절대적으로 믿는 게 있었다.
‘박세준의 무릎이 나를 지킨다냥!’
이상한 믿음이었지만
‘뭐지? 왜 이렇게 당당해?’
그런 테오의 모습에 우타타는 테오에게 무언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너 정체가 뭐냐?”
그래서 우타타는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테오의 정체를 물었다. 뭔가 숨겨둔 정체가 있을 것 같았다.
“푸후훗. 이 몸의 정체를 물으신다면 대답하는 게 인지상정! 잘 들어라냥! 이 몸은 위대한 검은…”
테오가 흑막처럼 음흉하게 웃으며 자신을 소개하려 할 때
“테 대표님!”
엘카와 늑대들이 나타나 테오의 말을 끊었다. 빌 인턴이 만약을 대비해 늑대들을 불러온 것이다.
크르릉.
늑대들이 테오의 앞을 막아서고 우타타와 다른 멧돼지들을 향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위협했다.
“실버 울프족?”
우타타가 자신의 앞을 막는 은빛 늑대들을 보며 당황했다. 자신들이 알기로 실버 울프족 자유 용병들은 대지주 그리드의 의뢰를 받고 밀짚모자를 추격하고 있어야 했다.
“은빛 늑대여, 그대들은 우리 멧돼지족의 대장로인 대지주 그리드 님의 의뢰를 수행하는 중이 아닌가? 우리를 적대하지 말게.”
“의뢰는 파기됐다.
“뭐?! 계약을 파기한다고?”
“어차피 정식 계약도 아니었다. 그보다 물러서라. 계속 테 대표님을 적대하겠다면 공격하겠다.”
“꾸익! 은빛 늑대여 언젠가 오늘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너! 두고 보자!”
우타타와 멧돼지들이 테오와 늑대들을 노려보다 봇짐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내 소개가 잘렸다냥…”
“테 대표님, 제가 늑대님들을 불러왔습니다!”
빌 인턴이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자신의 공로를 테오에게 말했다.
빌 인턴은 이로써 자신의 계약 기간이 또 줄어들 거라고 믿었지만
“그동안 줄여줬던 빌 인턴의 계약 기간을 전부 복구시키겠다냥!”
“네?!”
테오의 자기 소개 기회를 뺏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역효과가 났다.
폴짝.
테오가 나라 잃은 표정을 짓고 있는 빌 인턴을 지나치며 엘카의 등에 올라탔다.
그리고
“오늘은 C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5000개, C급 힘의 호박고구마 5000개, 마지막으로 D급 해독의 대파 1만 개를 500개씩 경매로 팔겠다냥!”
테오가 헌터들을 보며 외쳤다. 테오의 봇짐 업그레이드와 인턴들의 봇짐 덕분에 팔 수 있는 농작물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힘의 호박고구마?!”
새로운 농작물의 등장에 헌터들이 술렁거리고 있을 때
“자 마력의 방울토마토 500개부터 경매 시작이다냥!”
테오가 경매 시작을 선포했다.
“500개에 750탑코인!”
마력의 방울토마토는 계속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이제 어느 정도 가격이 안정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판매량이 저번보다 2000개나 줄어들면서 가격이 조금 더 상승하며 개당 1.7탑코인 정도에 팔렸다.
그리고 힘의 호박고구마는 애매한 취급을 받았다.
“500개에 500탑코인!”
힘을 0.5 상승시켜주는 효과는 힘 스탯이 중요한 전사들에게 인기가 있었지만, 비각성자가 섭취했을 때의 효과 때문이었다.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고?”
장운동이 활발해져봤자 변비가 치료될 뿐이었다. 변비에 수백만 원의 돈을 쓰기는 너무 아까웠다. 그렇게 힘의 호박고구마는 개당 1탑코인 정도에 전사들에게 모두 팔렸다.
“이제 해독의 대파를 팔겠다냥!”
“500개에 3500탑코인!”
“500개에 3600탑코인!”
역시 해독의 대파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해독의 대파를 먹고 간암 말기 환자들이 100% 완치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더욱 많은 간암 환자들이 해독의 대파를 사기 위해 돈을 쓰고 있었다.
“완판이다냥!”
총 판매 금액 82만 4630탑코인. 이번 경매도 대성공이었다. 해독의 대파가 무려 개당 평균 80탑코인 정도에 팔리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그리고 이어진 포토타임.
“인간들은 줄을 서라냥!”
세준의 무릎으로 빨리 복귀해야 했지만, 츄르도 포기할 수 없는 테오가 서둘러 사진을 찍었다.
“너희들도 찍어줘라냥!”
테오가 포토타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턴들을 투입했다.
그렇게 포토타임을 끝낸 테오.
“그럼 다음에 보자냥!”
테오가 서둘러 일행들을 데리고 탑 99층으로 올라갔다.
한태준과 흑랑단은 테오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힌 지 오래였다.
***
조난 253일 차.
“완성이다!”
세준이 10층까지 쌓은 벽돌탑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예정보다 이틀이나 일찍 공사가 끝났다.
카이저 덕분이었다.
-박세준! 뭐 부탁할 거 없느냐?!
에일린에게 대화를 차단당한 카이저가 참지 못하고 세준에게 부탁을 강요했다. 자신이 세준의 부탁을 들어주면 세준이 나서서 에일린의 화를 풀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카이저의 강요에 세준은 벽돌탑의 완성을 부탁했고 카이저는 단숨에 벽돌탑을 완성했다.
그리고 세준은 에일린의 차단 리스트에서 카이저를 지워줬다.
‘뭐 오래는 안 갈 거 같지만…’
세준으로서는 또 카이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나쁘지 않았다.
분수대 탑이 완성되자
삐빅!
회색토끼들이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의 도움을 받아 수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꾸엥이의 무게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수로를 만들기 위해 기둥을 강화하며 신경을 썼다.
그렇게 수로가 만들어지는 동안
서걱.
[잘 익은 마력의 방울토마토 9개를 동시에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경험치 27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었다.
그때
꾸엥!
꾸엥이가 나무 몸통 하나를 들고 세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꾸엥!
쩌저적.
양 앞발로 가볍게 나무를 두 쪽으로 갈라 안쪽에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북.북.
꾸엥이가 앞발로 나무를 몇 번 긁자 순식간에 구멍 두 개가 만들어졌다.
꾸엥!
꾸엥이가 앞 구멍에 들어가서 앉아 뒤에 타라며 세준을 불렀다. 2인용 배인 것 같았다.
‘귀여운 녀석.’
세준이 꾸엥이를 보며 흐뭇하게 웃을 때
꾸엥!
꾸엥이가 세준을 재촉했다. 빨리 타요!
“알았어.”
세준이 꾸엥이의 재촉에 못이기는 척 꾸엥이호에 탔다.
“오!”
겉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안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었다. 나름 인체공학적인 꾸엥이호였다.
그때
쿠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꾸엥이호를 들어 분수대 위에 올렸다. 물놀이나 하라는 의미 같았다.
하지만
꾸엥!꾸엥!
꾸엥이가 자신의 배가 물에 떠서 움직이는 것에 신나 하며 몸을 흔들자
“어?”
드드득.
꾸엥이호가 분수대와 연결된 수로를 향해 움직이더니 수로에 배가 걸쳐졌다.
“꾸엥아! 멈춰.”
세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수로 공사를 오늘 시작했다. 당연히 수로는 미완성 상태. 저기 앞에 수로가 끊어져 있는 게 보였다. 자신이 원한 스릴은 이게 아니었다.
꾸엥?
꾸엥이가 세준의 말에 몸을 멈췄지만
덜컹!
너무 늦었다. 꾸엥이호가 수로를 따라 가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쏴아아.
“안돼!”
세준의 절규를 뒤로 하고 꾸엥이호가 수로를 따라 빠르게 질주했다.
그리고
부웅.
짧은 수로를 질주한 꾸엥이호가 3초를 날고 9m 높이에서 자유낙하를 하기 시작했다.
“으아악!’
꾸에엥!
꾸엥이호가 거의 바닥에 처박히기 직전
쿠엉.
다행히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가 꾸엥이호를 받아 줬다.
“휴우.”
세준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당분간 꾸엥이호를 봉인시키기로 결심했다.
***
탑 66층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실.
“뀻뀻뀻.”
이오나가 콧노래를 부르며 짐을 챙기고 있었다.
둥실.둥실.
염력 마법을 사용해 협회장실에 있는 자신의 침대와 책상, 책들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그때
똑.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요.”
철컥.
쀼쀼.
이오나의 말에 문이 열리며 얼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왕안경을 쓰고 귀에 붉은 리본을 단 백토끼 한 마리가 방으로 들어와 인사했다.
이오나의 제자이자 지금은 망한 레드리본 왕국의 공주 쀼쀼였다.
“쀼쀼, 제가 데려온 이들은 잘 처리했나요?”
쀼쀼.
이오나의 물음에 쀼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세준은 이즈라엘과 오렌이 테오에게 위험하다고 판단하고는 둘을 이오나에게 데려가게 했고 이오나는 둘을 마법사 협회가 운영하는 마나석 광산으로 보내 처리했다.
“쀼쀼도 짐을 챙기세요. 저랑 같이 탑 99층으로 갈 거니까. 거기에는 쀼쀼의 백성들도 살고 있으니까 쀼쀼도 좋아할 거예요.”
쀼쀼!
이오나의 말에 쀼쀼가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짐을 챙겼다.
잠시 후
“뀻뀻뀻. 이제 출발해요!”
쀼쀼!
이오나가 자신의 제자를 데리고 탑 99층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더 빨리 달리라냥!”
경쟁자의 출발을 직감적으로 느낀 테오가 늑대들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