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86)
86화. 엔트의 씨앗을 심다.
86화. 엔트의 씨앗을 심다.
몇 시간 전.
카이저는 드래곤하트가 성장하며 탑의 관리자로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진 에일린에게 관리자의 의무를 설명하다 언성을 높였고 에일린에게 다시 대화 차단을 당했다.
그리고
-에일린~!
열심히 에일린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에일린은 묵묵부답.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박세준에게 부탁을 받아내야 겠군’
카이저가 부탁을 받아내기 위해 세준을 찾았다. 자신이 세준의 부탁을 들어주면 자신이 부탁하지 않아도 세준이 에일린과 다시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오. 저기 있군.’
분수대 위에서 카이저가 지상을 내려보자 세준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때
‘아니 이 기운은?!’
세준의 옆에 있는 고블린의 몸 안에서 다른 생명체가 느껴졌다. 어디서 접촉한 건지는 모르지만, 기생 생명체였다. 거기다 기생 생명체 안에서는 카이저가 가장 싫어하는 족속의 기운이 느껴졌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그래서 세준의 부탁을 받아내야 된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검은 용 조각상에 충전해둔 마력을 사용해 놈을 단숨에 소멸시켜 버렸다.
숙주를 어설프게 죽여 안에 기생 생명체가 근처의 다른 숙주를 찾아 이동하기라도 하면 세준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덕분에 검은 용 조각상이 가진 마력을 모두 소진했고 세준의 부탁을 받아내려면 다시 마력을 충전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냥 세준에게 부탁하면 간편하게 해결되지만, 그건 위대한 검은 용이자 프리타니가 가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제길!!!”
“아버님, 무슨 일입니까?”
카이저가 화를 내자 옆에 있던 안톤이 물었다.
“방금 탑 99층에서 흰둥이 놈들의 기운을 감지했다.”
“네? 하얀 용의 기운이 왜?”
“분명 검은 탑이 있는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겠지.”
“약탈을 하려는 걸까요?”
“검은 탑의 관리자가 에일린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우습게 보는 것이야! 감히 우리 손녀를 우습게 봐!!!”
카이저가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에일린이 빨리 성장해 탑의 관리자로서 제 몫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
-에일린~!
카이저가 다시 에일린을 불렀다.
***
“윽!”
“냥?! 이게 무슨 썩은 내냥?!”
“뀨-악취가 너무 심하네요.”
뺙!
꾸엥!
쀼쀼!
세준과 동물들이 아공간 감옥 안에서 흘러나오는 악취에 코를 막았다.
쀼쀼!
쀼쀼가 서둘러 바람 속성 마법을 사용해 아공간 감옥 안의 냄새를 빼냈다. 덕분에 지독했던 악취가 많이 옅어졌다.
“이제 들어가 볼까?”
“정말 들어갈 거냥?”
뺙?
꾸엥?
세준은 참을만했지만, 동물들에게는 아직도 냄새가 강렬한지 근처에 가는 것만으로 고통스러워했다.
척.
결국 세준과 테오만 아공간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테오는 세준의 무릎에서 떨어지는 대신 세준의 무릎에 코를 박고 숨을 최대한 참는 방법을 택했다.
‘박 회장의 무릎은 내가 지킨다냥!’
악취에 질 테오가 아니었다.
감옥 안은 크기 2m의 정육면체로 된 빛이 전혀 없는 방. 세준이 들어가기 전 쀼쀼가 마법으로 빛의 구체를 감옥 안에 띄워줬다.
“냄새는 이거 때문이었네.”
세준이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떨어져 그대로 굳어버린 오물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악취의 근원이었다.
‘지저분해.’
당장 밖에서 물을 떠 와 청소부터 하고 싶었지만, 감옥 안에 뭐가 있는지는 확인해야 했다.
감옥이 작아 안에 뭐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감옥의 구석 천장에 매달려 날개로 몸을 감싸고 있는 무언가. 그리고 위에 보이는 이름.
[황금박쥐]주먹만 한 박쥐가 다리에 얇은 쇠사슬이 묶인 채로 감옥 구석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황금박쥐?”
세준이 이름을 보며 의아해했다. 황금박쥐라고 하기에는 황금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냥 꼬질해 보였다.
세준이 조심히 다가가자 황금 박쥐가 힙겹게 날개를 펼치며 눈을 떴다.
(…?!)
세준과 눈이 마주친 황금박쥐가 자신의 주인인 스카람이 아닌 다른 존재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에 당황했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님이신가요?)
세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음성. 텔레파시처럼 머리로 말이 바로 들려왔다.
“주인? 네가 말하는 거야?”
세준이 황금박쥐를 보며 물었다.
-네.
황금 박쥐가 몸을 떨며 대답했다. 새로운 주인님이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으니 너무 두려웠다.
“황금박쥐, 안 되겠다. 일단 여기 청소 좀 할게.”
(…네?)
새로운 주인은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물을 떠 오더니 흑토끼, 새끼 곰과 감옥 안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냄새가 심한지 동물들은 이파리로 코를 막고 들어왔다.
‘그렇게 냄새가 나나?’
킁킁.
황금박쥐가 자신의 몸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계속 감옥 안에 있던 황금박쥐는 이미 코가 마비돼 자신에게서 얼마나 악취가 나는지 몰랐다.
그때
“너도 씻어.”
세준이 나무 그릇에 뜨듯한 물을 담아 가져오며 말했다.
(네.)
황금박쥐는 주인님의 지시에 바로 물로 몸을 닦기 시작했고 점점 검게 변하는 물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지저분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그만 몸으로 몸을 씻으려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안 되겠다. 그냥 들어가.”
옆에서 지켜보던 세준이 답답했는지 나무집게로 황금박쥐를 잡아
스르륵.
황금박쥐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물에 담갔다. 더러움에 차마 맨손으로는 잡을 수 없었다.
뱃뱃.
따뜻한 물에 몸이 담가지자 황금박쥐는 생전 처음 겪는 편안함에 자신도 모르게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자신이 이런 울음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잊고 있었던 소리였다.
황금박쥐가 몸을 닦자 물은 완전히 새카맣게 변했다.
(내 몸에서 이런 구정물이?)
자신의 몸에서 이런 더러운 물이 나오자 황금 박쥐는 너무 부끄러웠다.
“자 물 바꾸자.”
다행히 세준이 금방 물을 바꿔줬다. 하지만 다시 검게 변하는 물. 세준이 물을 10번이나 갈아주고 나서야 물의 색이 변하지 않았다.
“휴. 끝났다. 황금박쥐 너도 좀 쉬어.”
(네.)
감옥 청소를 끝낸 세준이 나가려 할 때
꼬르륵.
황금박쥐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감옥에는 먹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배고파? 잠깐만.”
세준이 감옥에서 나와 세프의 수프를 그릇에 담아 가져왔다.
“먹어봐.”
(네. 감사합니다.)
핥짝.핥짝.
“그럼 쉬어.”
세준이 수프를 먹는 황금박쥐를 두고 동물들과 밖으로 나왔다. 아공간 감옥은 환기가 되도록 문을 열어 두었다.
잠시 후
(배히히히. 맛있어. 이번 주인님은 좋은 주인님이야.)
혼자 남은 황금 박쥐가 수프를 배불리 먹고 혼잣말을 했다.
(주인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지!)
황금박쥐의 몸이 사라졌다.
1분 후.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다리에 황금색 텀블러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휴우. 힘들다. 이렇게 크고 반짝거리는 걸 가져왔으니 주인님이 좋아하시겠지?)
배로롱.
능력을 사용해 지친 황금박쥐가 세준에게 칭찬받을 생각을 하며 천장에 매달려 기분 좋게 잠들었다.
***
킁킁.
아공간 감옥에서 나온 동물들이 자신의 몸에 코를 박고 악취를 맡았다. 그건 세준도 마찬가지. 자신의 옷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냄새가 뱄나 봐.”
악취가 계속 몸에서 계속 났다.
“안 되겠다. 분수대로 가서 씻자.”
분수대에는 정화 마법이 걸려있어 씻어도 금방 물이 정화돼 괜찮았다.
뺙!
꾸엥!
세준의 말에 빨리 악취를 없애고 싶은 흑토끼와 꾸엥이가 분수대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그리고 세준이 분수대에 도착했을 때
“나는 반대다냥! 나는 내 그루밍으로 냄새를 없앨 수 있다냥! 박 회장도 내가 그루밍해주겠다냥! 물에 들어가지 말라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찰싹 달라붙어 씻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안돼. 거부는 거부한다.”
테오의 침으로 씻고 싶지 않은 세준이 테오를 무릎에 매단 채 물에 몸을 담갔다.
“냐앙!”
파바박.
테오가 세준의 몸을 타고 올라와 세준의 얼굴에 매달렸다. 덕분에 테오의 털에 밴 악취를 그대로 맡아 버린 세준.
“야…떨어져. 냄새나.”
세준이 테오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테오를 물에 담그기 시작했다.
“우냥!!!”
몸을 적시기 싫은 테오가 몸을 흔들며 저항했지만
첨벙.첨벙.
그럴수록 더 젖을 뿐이었다. 결국 테오의 전신이 젖어 버렸다.
“푸하하. 테 대표, 너 완전 털빨이었구나?”
추욱.
물에 젖어 풍성한 털빨이 사라진 테오를 보며 세준이 웃었다.
“웃지 말라냥! 이게 다 박 회장 때문이다냥! 그리고 쟤네들도 다 털빨이다냥!”
세준의 웃음에 테오가 흑토끼와 꾸엥이를 가리켰다.
뺙!!
꾸엥!!
자신들을 걸고넘어지는 테오에게 분노하며 다가오는 흑토끼와 꾸엥이.
“냥? 얘들아 말로하자냥.”
테오가 급하게 말을 했지만
덥썩.
꾸엥이에게 멱살을 잡혀 끌려갔다.
잠시 후
“푸후훗. 나의 수영 실력을 보여주겠다냥!”
뺙!
꾸엥!
같은 처지인 셋은 금방 화해하고 열심히 물놀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놀면서 악취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리고
“자 출발!”
물놀이의 마지막은 워터 슬라이드. 서로 손을 잡고 앉아 맨몸으로 수로에 몸을 실었다.
촤아악.
물을 가르며 몸이 회전하며 이전보다 스릴이 생겼다.
“흐흐흐. 재미있다.”
“푸후훗. 역시 물에서도 난 최강이다냥!”
뺙!
꾸엥!
수로 끝에 도착한 세준과 동물들이 기분 좋게 웃었다.
그리고
“커어어.”
고로롱.
뺘로롱.
꾸로롱.
대충 물기를 털고 파 이파리 더미에 올라가 잠을 자기 시작했다. 역시 물놀이 후 자는 잠은 정말 달았다.
그때
“이렇게 자면 감기 걸리세요.”
이오나가 다가와 건조 마법으로 세준과 동물들을 말려줬다. 특히 테오의 꼬리는 여러 번 세심하게 말렸다. 그렇게 털을 잘 말려준 이오나.
“뀻뀻뀻.”
콧노래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세준의 무릎으로 올라가 세준의 무릎에서 곤히 자고 있는 테오의 꼬리를 이불 삼아 잠들었다. 밤까지 꿀잠의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운이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자고 있을 때 쀼쀼가 세준과 동물들을 깨우러 왔다.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쀼쀼!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스승을 먼저 깨우고 나머지를 깨웠다.
“으음…”
그렇게 일어난 세준과 동물들이 집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었다.
“아 배부르다. 좀 걸을까.”
저녁을 먹은 세준이 소화도 시킬 겸 일어나 농장 주변을 가볍게 한 바퀴 걸으려 할 때
“어?!”
주머니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세준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 하얀색 씨앗을 꺼냈다.
[정화된 엔트의 강화된 씨앗]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한 타락한 엔트의 씨앗을 정화했습니다.
블루문의 기운으로 씨앗이 강화됐습니다.
타락한 기운이 정화되며 부정한 것에 대한 저항력이 커졌습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영구적으로 15 상승합니다.
땅에 심으면 씨앗이 발아하며 강력한 정화의 엔트로 자라납니다.
유통 기한 : 100년
등급 : A+
“정화가 끝났구나.”
세준이 하얀색 씨앗을 보며 말했다.
“어디다 심지?”
정화의 엔트가 얼마나 크게 자랄지 몰라 애매했다.
“일단 저번에 본 사이즈로 생각하자.”
일단 세준은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한 타락한 엔트의 사이즈까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엔트 씨앗을 아주 넓은 공터에 심기로 했다.
푹.
세준이 단검으로 땅을 파고 씨앗을 심었다.
[정화된 엔트의 강화된 씨앗을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씨뿌리기 Lv. 4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씨뿌리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씨뿌리기 Lv. 4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그리고
툭.툭.
세준이 씨앗을 심은 부분의 땅을 두드리고 있을 때
[정화된 엔트의 강화된 씨앗이 가진 힘을 이용해 빠르게 성장합니다.]쿠드득.
정화된 엔트의 강화된 씨앗에서 순식간에 싹이 나며 지면을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