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9)
9화. 보상을 받아내다.
9화. 보상을 받아내다.
조난 95일 차 아침.
“모두 잘 들어.”
삐익?
뺘뺘?
뺘?
“오늘부터 고구마순을 심을 거야.”
아침을 먹는 토끼들에게 세준이 중대 발표를 했다.
뺘아…
뺘…
세준의 중대 발표에 크게 실망하는 새끼 토끼들. 고구마순은 요즘 새끼 토끼들의 최애 간식 중 하나였다.
그리고 세준이 서둘러 고구마순을 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가만히 놔뒀다가는 고구마순이 다 사라질 것 같았다.
뭐 고구마순이야 워낙 빨리 자라 걱정은 없지만, 하루라도 빨리 심어야 빨리 고구마를 수확할 수 있으니 오늘 심어버리기로 했다.
“대신 오늘 저녁은 군고마야.”
삐익!
뺘아!
뺘이!
군고마라는 말에 모든 토끼들이 흥분했다.
“쓰읍…”
세준도.
고구마를 심은 주변의 흙을 살짝 들춰보니 고구마들이 드문드문 열려 있었다. 물론 바로 수확하지는 않았다.
고구마를 노리는 약탈자가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게 된 것은 4번째 블루문이 있던 날 점심. 세준은 방울토마토를 평소와는 다르게 먹고 싶어졌다.
그때 TV에서 귤이나 파인애플을 구워 먹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방울토마토를 구워보기로 했다.
‘방울토마토도 되겠지?’
뭐 아니라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닐 거다.
세준이 말린 파 이파리로 꼬치를 만들어 방울토마토를 3개씩 꽂아 굽기 시작했다.
[탑의 관리자가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하는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봅니다.]갑자기 나타난 메시지.
“응?!”
[……]실수였는지 이후로는 말이 없었지만, 그것으로 세준은 탑의 관리자가 가끔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구운 방울토마토는 TV에서 말 한대로 불에 단맛이 강화되며 굉장히 맛있었다.
“자! 무브!무브!”
아침 식사를 끝낸 세준과 토끼들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전에 매일 하고 있는 파 자르기, 농작물 물 주기, 방울토마토꽃 수분하기, 수확하기를 먼저 끝내야 오후에 고구마순을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토끼들이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쏴아아.
남편 토끼는 물이 무한으로 나오는 물조리개로 농작물에 물을 주었고
싹뚝.싹뚝.
아내 토끼는 가위로 파를 자르기 시작했다.
“파 하나는 그냥 놔둬. 계속 키울 거야.”
세준이 아내 토끼에게 말했다. 대파꽃을 피워 씨앗을 받을 생각이었다.
삐이!
아내 토끼가 세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은 대파가 잘 자랐기에 굳이 채종할 필요가 없었지만, 대파는 뿌리째 수확해도 아이템이 되지 않았다.
이유가 씨앗부터 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세준은 대파를 씨앗에서부터 키워볼 생각이었다.
삐야!
새끼 토끼들은 방울토마토 나무에 매달려 열심히 나무를 타며 놀았다. 노는 것 같지만, 나름 일이었다.
새끼 토끼들이 나무를 타면 방울토마토꽃들이 흔들리고, 꽃에서 꽃가루가 날려 자연스럽게 수분이 된다.
토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일을 하는 동안 세준도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툭.툭.
[잘 익은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수확하기 Lv. 2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0을 획득했습니다.]…
..
.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어느덧 8레벨이 됐다. 경험치가 오르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른데 레벨까지 올라줬다.
“흐흐흐. 보람차네.”
세준이 보너스 스탯으로 체력을 올리고 다시 방울토마토 수확에 열을 올렸다.
툭.
툭.
툭.
그때
[직업 경험치가 가득 찼습니다.] [탑농부(F)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탑농부(E)가 되었습니다.] [직업 등급이 상승하며 직업 특성이 강화됩니다.]“오!”
역시 농사는 보람차다.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뭐가 계속 나온다.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세준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
“자! 이제 시작하자.”
아침 일과를 끝내고 간단히 점심을 먹은 세준과 토끼들은 고구마순 심기를 시작했다.
“각자 위치로!”
이번에도 작업을 분담했다.
삐야!
뺘아!
새끼 토끼들이 우다다다 아내 토끼 옆으로 줄지어 섰다.
싹뚝.싹뚝.
아내 토끼가 고구마 순을 자르면 새끼 토끼들이 고구마순을 새로 만든 밭으로 옮겼다.
그리고 세준이 일정 간격으로 만든 좁고 길게 파 놓은 구멍에 새끼 토끼들이 고구마순을 하나씩 심었다.
팡!팡!
구멍에 고구마순을 넣고 발로 주변의 흙을 밟아 심으면 끝.
그리고
쏴아아.
남편 토끼가 물을 뿌리며 마무리했다.
인력이 많음에도 생각보다 심을 고구마순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 300개나 심었는데 아직도 고구마 순이 3분의 1이나 남았다.
“잠깐 휴식!”
세준의 말에 토끼들이 작은 연못에 담가 차가워진 방울토마토를 하나씩 쭙쭙 빨며 즙을 마시기 시작했다.
“부럽다.”
뽀득.뽀득.
세준이 차가운 방울토마토를 씹으며 음료수처럼 방울토마토를 마실 수 있는 토끼들을 부럽게 바라봤다.
“읏차.”
토끼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쉬던 세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구마순이 잘려 나가 횅해진 고구마밭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퍽퍽.
손으로 흙을 치우며 고구마를 캐기 시작했다.
“호미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농기구가 하나도 없는 것이 아쉬웠다.
[힘의 호박고구마를 수확하셨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2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0을 획득했습니다.]…
..
.
“우와. 많다.”
세준이 수확한 고구마를 뿌듯하게 바라봤다. 수확한 고구마는 총 15개. 심은 고구마 하나당 5개 정도의 고구마를 수확했다. 수는 적었지만, 씨알은 굵었다.
세준이 고구마 하나를 들어 살펴봤다.
[힘의 호박고구마]탑 안에서 자란 호박고구마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섭취 시 몸 안에 지방 10g을 분해해 10분간 힘을 0.1 상승시킵니다.
한 시간 안에 최대 10개까지 효과가 중복 적용됩니다.
비각성자가 섭취 시 지방 10g을 분해하고 장운동이 활발해집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30일
등급 : E
“이거 가지고 밖에 나가면 엄마가 좋아할 텐데…”
엄마가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 가려고 고생하는 걸 자주 봤었다. 세준이 잠깐 집 생각을 하고는 고구마들을 옮겼다
약탈자가 보기 전에 숨겨야 했다. 서늘한 동굴 구석에 파 이파리를 바닥에 깔고 고구마 8개를 나란히 놓고 다시 파 이파리로 덮었다.
‘이러면 못 보겠지.’
나머지 고구마 7개는 불가로 옮겨 파 이파리로 돌돌 말아 불에 넣었다. 이제 작업이 끝날 때쯤이면 호박 군고구마가 완성될 거다.
그때
툭.
세준의 옷에 붙어있던 뭔가가 떨어졌다.
“고구마순이네.”
고구마를 옮기면서 함께 딸려온 모양이었다. 세준이 고구마순을 주워 밭에 구멍을 내고 정성스럽게 밭에 심었다. 이 고구마순 하나가 고구마 몇십 개를 만들어 낼지도 몰랐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그렇게 정성을 다해 심고 물을 주었을 때
[호박고구마순을 심었습니다.] [씨뿌리기 Lv. 1의 효과로 호박고구마순이 활착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씨뿌리기 Lv. 1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이것도 씨뿌리기로 인정해주네?”
세준이 잠깐 생각에 잠겼다. 씨부리기의 레벨을 올리려면 직접 심어야 한다.
“하아…그럼…내가 다 해야 되잖아…”
휴식 후의 작업은 세준이 고구마순을 심는 전 과정을 혼자 하게 되면서 새끼 토끼들은 세준이 뚫어둔 구멍에 고구마순을 갖다 놓는 것으로 작업이 아주 편해졌다.
킁킁.
대신 새끼 토끼들에게 틈틈이 불가에서 군고구마가 타지는 않는지 감시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렇게 세준 혼자 남은 고구마 순을 다 심었을 때
삐야!
뺘아!
새끼 토끼들이 탄내가 난다고 울어대기 시작했다.
***
“이렇게 하는 건가?”
거대한 덩치의 검은 용이 화로 앞에 쪼그리고 앉아 거의 이쑤시개처럼 보이는 레이피어에 줄줄이 꽂은, 새카맣게 탄 방울토마토 30개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이 만든 것과는 색이 너무 달랐다.
‘일단 먹어보자. 죽지는 않겠지.”
어떤 독도 전능한 자신을 죽일 수 없다. 용이 자신의 이빨에 레이피어를 걸고 쭉 잡아당겼다.
주루루룩.
껍질이 거의 겉이 숯처럼 변한 방울토마토가 용의 입 안으로 데굴데굴 굴어 들어갔다.
오물오물.
“…윽!”
기대와 다르게 엄청나게 쓴맛이 올라왔다.
“퉷!”
용이 서둘러 씹던 것을 뱉어냈다. 이딴 맛 없는 거로 자신의 입맛을 버릴 수 없었다.
“으…써! 뭐가 잘못된 거지? 인간은 맛있게 먹었는데…”
용이 자신이 지켜본 인간과 뭐가 달랐는지 생각하고 있을 때
“어?!”
쓴맛이 가시자 기존의 방울토마토와는 다른 진한 풍미가 입안에 느껴졌다. 불로 가열하니 새로운 맛이 나타났다.
“오! 이 맛이군. 껍질을 벗겨 먹어야 되는구나!”
큰 깨달음을 얻은 용이 다시 방울토마토를 까맣게 태우고는 발톱을 이용해 낑낑거리며 간신히 방울토마토의 껍질을 깠다. 아니 그냥 방울토마토를 뭉개고 즙만 먹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쪽. 으음. 맛있군. 맛있어.”
용이 발톱에 묻은 방울토마토즙을 먹고는 크게 감탄했다.
그렇게 새로운 요리를 터득한 용이 뿌듯해하며 거대한 수정구 앞에 앉아 취미 생활을 시작했다.
“이 인간이 뭐 하나 볼까?”
원래는 탑의 관리자가 탑이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지금은 취미를 위해 작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정구에 나오기 시작한 동굴. 그곳에는 세준과 토끼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어?! 이놈들!!! 위대한 검은 용인 나 에일린 프리타니 님을 빼고 군고구마를 먹다니!”
검은 용 에일린 프리타니가 흥분했다.
***
후우우.
뿌우우.
토끼들이 열심히 바람을 불어 군고구마를 식히고는 맛있게 먹었다.
와앙.
세준도 식힌 군고마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역시 노동 후에 먹으니 더욱 꿀맛이야.’
세준이 입안 가득한 달콤함을 느끼며 고구마를 먹었다.
그때
[추가 퀘스트가 발생합니다.]“어쩐지… 왜 조용하나 했다.”
[퀘스트 : 탑의 관리자에게 힘의 호박 군고구마 1개를 바쳐라!]보상 : 없음
거절 시 : 죽음!
확실히 탑의 관리자가 지켜보고 있는 게 맞는 모양이다.
‘지금 앞에 군고구마가 딱 하나 남았거든.’
이번에도 보상은 없었다.
‘내가 주나 봐라!’
세준은 퀘스트를 보류하기로 했다.
그리고 군고구마를 먹기 위해 손을 뻗었을 때
[탑의 관리자가 어서 군고구마를 바치라고 재촉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오늘도 군고구마를 주지 않으면 참지 않겠다고 합니다.]탑의 관리자의 강력한 집착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넘기기 힘들겠어.’
세준은 군고구마를 주기로 했다.
“보상으로 줄 거 없어요?”
대신 방향을 바꿔 이왕 줘야 한다면 정당하게 보상을 요구했다.
[탑의 관리자가 당황합니다.]“당황?”
뭐지? 보상 달라는 게 당황할 일인가?
그때
[탑의 관리자가 퀘스트를 정정합니다.] [퀘스트 : 탑의 관리자에게 힘의 호박 군고구마 1개를 바쳐라!]보상 : 직업 스킬 1개
거절 시 : 죽음!!!!!!!
또 직업 스킬?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보상을 받아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군고구마를 바칠게요.”
보상은 하나도 기대가 되지 않았다.
‘풀 베기, 물 주기, 뭐 이런 스킬 주겠지…’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직업 스킬 – 씨앗 상점 Lv. 1을 획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