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97)
97화. 풍요의 수확제를 열어라.(1)
97화. 풍요의 수확제를 열어라.(1)
“자. 이제 가서 복습해.”
(네!)
황금박쥐에게 자음과 모음을 전부 가르친 세준이 아침을 준비했다.
“오늘은 새로운 대파로 요리해 봐야지.”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서 탑 67층에서 수확한 독충 떼를 학살한 해독의 대파와 냉동 보관된 퍼플 로커스트 그리고 당근을 꺼냈다.
오늘은 직업 퀘스트 완료를 위해 열심히 수확만 할 생각이기에 주재료로 민첩을 올려주는 당근을 선택했다.
그렇게 요리가 완성됐다.
[강화된 보랏빛 세프의 당근수프가 완성됐습니다.] [요리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등급이 높은 대파를 써서인지 요리 앞에 ‘강화된’이라는 이름이 추가됐다.
“오! 유지 시간이 1시간으로 늘어났네!”
섭취 시 민첩이 10.5 상승하는 효과가 30분에서 1시간으로 유지 시간이 2배로 늘어났다. 물론 맛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얘들아 밥 먹자.”
간을 본 세준이 동물들을 불렀다.
“이걸 어떻게 먹이지?”
이제 토끼들에게 이 보라색 수프가 맛있다는 걸 납득시켜야 했다.
우다다다.
세준의 밥 먹으라는 소리에 달려온 토끼들.
삐익…
뺘아…
빠압…
세준의 예상대로 보라색 수프를 본 토끼들의 표정이 안 좋았다. 몇몇 토끼는 음식에 장난친 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까지 했다.
뺙!
쀼쀼!
다행히 먼저 먹어봤던 흑토끼와 쀼쀼가 토끼들에게 맛있다고 권하며 수프를 먹자 다른 토끼들도 거부감을 이겨내고 하나둘 수프를 맛보기 시작했다.
꾸엥!
특히 꾸엥이의 공로가 컸다.
꿀꺽!
꾸엥!
꾸엥이가 수프를 원샷하며 빠르게 먹어 치우자 음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토끼들이 수프를 먹었다.
그렇게 전투적인 아침 식사가 끝나고
“좋아. 방울토마토를 수확해볼까.”
세준이 방울토마토밭으로 이동하려 할 때
삐익!
아빠 토끼가 세준의 앞을 막으며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뺘아!
뺘압!
뺘얏!
그곳에는 아침을 먹은 백토끼들이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구마 6500개가 심어진 고구마밭을 노려보고 있었다. 원래는 1만 개를 심었지만, 그중 65% 정도만 제대로 성장했다.
“저기? 고구마밭은 아직 수확까지 시간이 열흘 정도 남았잖아.”
세준이 알기로는 수확까지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삐익!
세준의 말에 고개를 흔드는 아빠 토끼.
그리고
척.
삐익.삐익.
[세준 님이 저 돌을 가져온 이후로 농장의 모든 농작물의 수확 시간이 빨라졌어요. 고구마밭 수확이 끝나면 다른 농작물들도 수확해야 해요.]세준의 다리에 손을 댄 아빠 토끼가 세준의 집 앞에 놓인 신령스러운 비석의 파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령스러운 비석의 파편에서 흘러나오는 주변을 이롭게 하는 신성력 덕분에 농작물의 성장 기간이 단축되고 있었다.
“그래? 그럼 고구마부터 수확해야겠네.”
세준이 고구마밭으로 이동했다. 직업 퀘스트로 수확하기 스킬을 10만 번 사용해야 하는 세준에게 수확할 게 많은 건 환영할 일이었다.
“수확은 내가 테오, 흑토끼, 꾸엥이랑 맡을 테니까 너희들은 다른 농사일을 맡아줘.”
삐익?!
뺘아?!
뺘압?!
세준의 말에 백토끼들이 크게 당황했다. 고구마밭에서 오늘 수확할 고구마가 대략 25만 개. 무게로는 100톤이 넘는다. 그들이 괜히 비장한 표정을 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넷이 하겠다니? 백토끼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준, 테오, 꾸엥이, 흑토끼가 고구마 수확하는 걸 보고 나자
삐익.
뺘아.
뺘압.
백토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세준의 말을 납득하고 자신들의 일을 하러 이동했다.
세준이 오른손으로 고구마 줄기를 잡고 당기자
우드드득.
고구마 줄기를 따라 고구마들이 딸려 올라왔다. 아쉽게도 고구마를 한 번에 삼사십 개씩 수확해도 수확하기 스킬의 사용 횟수는 1번만 카운팅됐다.
“자. 여기.”
세준이 수확한 고구마를 자신을 따라다니는 아공간 창고에 넣었다. 이것 또한 이오나가 추가해준 기능이었다.
“내 차례인거냥?”
파바박.
세준이 고구마를 아공간 창고에 넣으면 창고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테오가 발톱으로 줄기에서 자른 고구마를 나무 상자에 담았고
뺙!
흑토끼가 고구마로 가득 찬 나무 상자를 빈 상자로 교체하며 채워진 상자는 창고에 쌓았다.
설명은 길지만 30초에 고구마 한 상자가 채워질 정도로 작업 속도가 빨랐다. 아침에 먹은 당근수프 덕분이었다.
그리고 꾸엥이는…
“흐읍! 꾸엥아!”
가끔씩 나타나는 거대 고구마의 수확을 도왔다.
꾸엥!
세준의 부름에 근처에서 꿀을 먹고 있던 꾸엥이가 달려와 세준이 잡고 있는 고구마 줄기를 함께 당겨줬다.
“당겨!”
꾸에엥!
세준의 신호와 함께 같이 고구마 줄기를 당기자
우지끈.
땅이 갈라지며 크기 3m의 거대한 고구마가 땅에서 뽑혀 나왔다.
[거대 호박고구마를 수확하셨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9만 2967번 남았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이건 우마왕 줘야지.”
벌썩 3번째 거대 호박고구마였다. 첫 번째는 에일린, 두 번째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에게 줬다.
그렇게 세준은 점심을 먹기 전에 고구마를 전부 수확할 수 있었다.
점심은 오랜만에 군고구마를 먹기로 했다.
타닥.타닥.
와르르르.
세준이 고구마밭에 피운 거대한 장작불에 파 이파리로 싼 고구마 2000개를 쏟아 부었다. 모두에게 제대로 된 군고구마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양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군고구마 2000개가 완성되자
[탑의 관리자가 군고구마! 군고구마!를 외칩니다.]군고구마가 완성되기만 기다리고 있던 에일린이 말을 걸어왔다.
“자. 여기.”
세준이 에일린의 수프 그릇인 대형 냄비에 군고구마 500개를 담아 건넸다.
[······]그리고 말이 없는 에일린. 분명 얼굴에 검댕을 묻히며 군고구마 껍질을 열심히 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근데 검은 용이면 검댕이 묻어도 티가 안 나나?’
세준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와르르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자신의 군고구마가 든 대형 냄비를 입에 털어 넣었다.
우적.
꿀꺽.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삼켜버린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쿠엉!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듯이 두 번째 대형 냄비를 들었다.
삐익!
뺘아!
뺙!
쀼쀼!
토끼들도 얼굴에 검댕이를 묻히며 열심히 군고구마를 먹기 시작했다.
꾸엥!
꾸엥이는 군고구마 껍질을 대충 까고 한 번에 10개씩 집어먹었다. 덕분에 빠르게 사라지는 군고구마.
“앗!”
사라지는 군고구마를 보며 뒤늦게 정신을 차린 세준이 열심히 군고구마에 바람을 불며 식히고 있을 때
“응?”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황금박쥐는 아닌데.”
또 어디 숨어서 지켜보나 했지만
뺙!
(오! 그렇군요! 형님!)
황금박쥐는 흑토끼에게 군고구마 먹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럼 누구지?”
세준이 주변을 둘러보다 정면을 보고 물을 뿜고 있는 검은 용 조각상을 바라봤다.
‘아닌가?’
세준이 다시 군고구마를 보다가
휙.
빠르게 검은 용 조각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딱 마주친 시선.
-뭐…뭐냐?! 뭘봐!!!
뭐가 찔리는지 카이저가 괜히 화를 냈다.
‘솔직하지 못하긴.’
세준이 바구니에 군고구마를 담아 분수대로 올라갔다.
“카이저 님, 이것 좀 드세요.”
-크흠. 내 특별히 너가 이곳까지 가져온 성의를 생각해서 먹어보도록 하지!
먹기 싫지만 네 성의를 생각해서 먹겠다는 말과는 다르게 검은 용 조각상이 바구니 안의 군고구마를 통째로 입으로 부어버렸다.
그렇게 카이저까지 챙기고 자리로 돌아오자
“어?!”
군고구마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것들이 치사하게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어!
세준이 동물들을 집합시키려 할 때
“박 회장! 내가 박 회장의 군고구마를 따뜻하게 보관하고 있었다냥!”
테오가 자신이 품에 품고 있던 노란 군고구마를 보이며 ‘나 잘했지?’라는 뿌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친절하게 군고구마 껍질까지 까는 바람에 군고구마에는 테오의 털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세준이 저걸 먹어 말어 고민하고 있을 때
“박 회장, 얼굴이 또 썪었다냥! 이거 먹고 있어보라냥. 내가 얼굴을 좀 만져주겠다냥!”
털이 덕지덕지 붙은 군고구마를 건네며 꾹꾹이를 시작하는 테오.
꾸욱.꾸욱.
세준은 결국 테오의 꾹꾹이를 받으며 군고구마에 묻은 털을 떼어내고 먹어야 했다.
하지만
“퉵!퉵!”
떼어내고 떼어내도 옆에서 털을 풀풀 날리는 원흉이 옆에 있으니 군고구마와 털을 함께 씹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힘겨운 점심 식사를 끝내고 세준은 낮잠 타임도 없이 아공간 창고에 있던 고구마를 집 옆에 만들어둔 저장고에 옮겨놨다. 다른 농작물을 담기 위해서였다.
저장고는 크게 만들었기에 고구마를 여러 번 실어 날랐지만, 아직 10분의 1도 차지 않았다.
“자. 이번에는 감자밭이다!”
세준이 서둘러 3000개 정도의 감자가 심어진 감자밭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스케쥴이 엄청나게 빡빡했다. 알고 보니 감자 다음에는 당근 1만 5000개도 수확해야 했다.
그래도 오늘 수확만 끝내면 직업 퀘스트의 30%는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빠르게 감자 수확을 끝낸 세준과 동물들이 당근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쑥.쑥.
열심히 당근을 수확하고 있을 때
“윽! 꾸엥아!”
세준의 힘으로 뽑히지 않는 당근이 나타났다. 거대 당근이었다.
꾸엥!
세준의 부름에 꾸엥이가 달려왔다.
그리고 꾸엥이와 힘을 합쳐 당근의 줄기를 당기자
우지끈.
땅이 갈라지며 3m 크기의 거대 당근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거대 농작물이었다.
거대 당근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그리고 거대 당근의 중앙에 있는 붉은 리본 문양.
[레드리본의 거대 당근 제단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8만 7818번 남았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경험치 1만을 획득했습니다.]“레드리본의 거대 당근 제단?”
이상한 이름의 농작물.
뺙?!
거대 황금당근을 본 흑토끼가 놀랐다. 저건?!
아빠에게 말로만 들었던 바로 그 전설의 당근이었다.
그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24시간 안에 10가지 이상의 농작물을 100개씩 레드리본의 거대 당근 제단에 바치고 풍요의 수확제를 열어라!]보상 : 풍요의 수확제 개최, 직업 스킬 – 농작물 거대화 Lv. 1
세준의 앞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풍요의 수확제? 농작물 거대화?”
세준이 퀘스트를 읽고 있을 때
뺙!뺙!
흑토끼가 흥분하며 아빠 토끼를 불러왔다.
그리고
삐익!!!
흑토끼와 함께 달려온 아빠 토끼가 황금당근을 보며 크게 감격했다. 레드리본 왕국이 망한 이후로 자신이 황금당근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다시 레드리본 왕국을 부흥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빠 토끼가 황금당근을 보며 감동하는 사이
“농작물 10가지 이상?”
세준은 자신이 가진 농작물 수를 세어 봤다.
“호박고구마, 태양의 호박고구마, 감자, 당근, 방울토마토, 해독의 대파, 견고한 칼날 대파, 땅콩. 어?! 8개네?”
퀘스트를 완료하기에는 농작물이 두 개나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