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12)
12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12)
Update 2/7/2024 – Chapter updated.
2부 12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12)
<지구>
“어?!”
김동식은 갑자기 뭔가가 변했다는 걸 느꼈다.
이건?
몇 달 전에 한 번 경험했던 익숙한 경험. 몸의 힘이 강해지고 고양감이 들었다.
“세준 님이 또 지구 레벨을 올리신 건가?”
지구인들은 지구 레벨을 파악할 수단이 없지만, 탑의 주민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구 레벨이 올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상태창.”
동식은 서둘러 상태창을 확인했고
[김동식 Lv. 73]재능 : 뛰어난 범재, 굴리면 잘함, 평범한 칼잡이, E+급 독내성
스탯(+3) : 힘(107/1만) 체력(81/1만) 민첩(152/1만) 마력(79/1만)
스킬 : 중급 검술 Lv. 9, 쾌검 Lv. 5, 재빠른 발걸음 Lv. 8, 죽은 척하기 Lv. 9, 흥정 Lv. 1
“역시.”
이번에도 스탯이 20%, 스탯 잠재력은 10배 상승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보너스 스탯 3개를 사용하는 건데···.”
세준 님은 지구 레벨을 올릴 거면 미리 좀 알려주시지.
동식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건 지구 전체에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지구 레벨이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
왜냐하면 지구의 레벨이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헌터들이 스탯을 많이 올리지 못했으니까.
헌터들이 스탯을 충분히 올리고 지구의 레벨이 올랐다면 스탯 +20% 효과를 좀 더 효과적으로 누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인들이 강해진 건 사실이었고 강해지면 힘을 쓰고 싶은 게 사람 심리.
검은 거탑 1층.
“이제 탑 1층 시장은 우리가 접수하겠다!”
“맞아! 우린 이제 2레벨 세상의 헌터가 아니야!”
“그래! 3레벨 세상의 헌터라고!”
“흑곰들 덤벼!”
무모한 건 세준만의 개인적 특성이 아닌, 지구인의 보편적 특성이었는지 지구의 레벨이 오르자마자 몇몇 길드가 모여 시장을 관리하는 꾸엥이파 흑곰들에게 도전했다.
하지만
“좀 강해졌다고···가소롭군. 막내야.”
“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퍼버벅!
“으악!”
“살려···.”
“하···항복!”
꾸엥이파 흑곰 중 막내, 흑곰 999호의 일방적이고 무참한 폭력 앞에 헌터들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지구의 헌터들도 강해지기는 했지만, 세준컴퍼니 직원들은 세준의 농작물을 먹고 훨씬 더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거기다 그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
“으음.”
내가 왜 누워있지?
세준은 눈을 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자신이 왜 침대에 누워있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분명 쪽쪽이랑 팔씨름을···아. 졌구나.”
제길. 쪽쪽한테도 질 줄이야.
뒤늦게 자신의 패배를 깨달았다.
마가 낀 건지 자신의 주변에는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없었다.
나도 좀 깔보고 비웃어주고 싶은데···
없는 게 세준의 인성 수련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아무튼 세준의 생각과 다르게 세준의 주변에 강자만 있는 건 세준에게 엄청난 복이었다.
일단 아무도 세준을 건드리지 않았다. 아니. 건드릴 수가 없었다.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은 나 테 부회장이 지킨다냥!”
[헤헷. 세준 님, 주변에는 아무도 못 와요!]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는 꾸엥이가 지킨다요!](뱃뱃! 세준 님한테 덤비면 이상한 곳으로 보내버릴 거예요!]
끼히힛.낑!낑!
[히힛. 허약한 집사는 위대한 까망이 님이 지켜! 다 덤벼!]세준에게 다가가려면 테오, 불꽃이, 꾸엥이, 뱃뱃이, 까망이의 레이더에 걸리는데 그 과정에서 커트를 당하니까.
그리고 주변에 강자가 많기에 세준의 잠재력은 항상 최대치로 발휘되고 있었다. 강제긴 하지만.
덕분에 세준은 1레벨 지구 수준으로는 감히 닿을 수 없는 강함을 얻었고, 지구가 3레벨 세상이 된 지금, 세준은 6레벨 세상의 주민과 비슷한 강함을 가졌다.
물론 이건 세준의 농작물을 안 먹은 상태가 기준. 세준의 농작물을 먹은 존재는 보통 기준보다 1레벨에서 최대 5레벨 정도 강해졌고.
강함에 제한이 없는 위대한 용족들 같은 경우는 더 크게 힘이 상승했다.
바야흐로 파워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고 있는 세준이었다.
“흐아암.”
세준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
고로롱.
뀨로롱.
화로롱.
꾸로롱.
끼로롱.
열심히 코를 골며 자는 일행들을 챙겨 주방으로 향했다.
불꽃이는 안 자도 되지만 요즘 가수면 상태에 빠지는 법을 알아내 같이 잠을 잤다.
“흥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하는 세준. 탑에 있을 때보다 손이 더 분주히 움직였다.
취향이 확실한 일행들과 연령대가 다양한 아이들 덕분에 생선구이, 땅콩볶음,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 이유식, 미역국 등 준비하는 요리 종류만 10가지 이상이 됐다.
잠시 후.
“끝.”
아침 준비가 끝나자
철컹.
세준은 아공간 창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
“발효.”
양조장이 있는 방에서 술을 빚었다.
그렇게 열심히 술을 빚고 있을 때
[퀘스트가 발생했사옵니다.] [퀘스트 : <넥팅>에 낙오된 [멸망에 물든 창조의 아이]를 찾아 멸망 유치원으로 데려오시기를 바라옵니다.]보상 :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의 축적 용량 5% 상승, <지구 Lv. 3> 진화 경험치 5%
세준의 앞에 나타난 퀘스트.
“점심도 준비해야겠네.”
세준은 서둘러 주방으로 가서 다시 음식을 만들었다.
점심을 준비 안 해두면 에일린이 요리를 할 거고, 에일린의 요리를 본 아이들은 다시 유치원을 뛰쳐나갈 거다.
그러면 지구 멸망이지.
이제 옆집의 엄마한테 갈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불확실성을 높일 필요는 없지.”
세준은 서둘러 점심으로 먹을 핫케이크를 구웠다.
덕분에 빵 냄새가 유치원을 가득 채웠고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는 냄새 난다요.]가장 먼저 꾸엥이가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잠시 후.
“세준아, 오늘 아침 핫케이크야? 그럼 난 생크림 듬뿍!”
“아니. 이건 점심이지만, 생크림은 듬뿍 넣을게. 조금만 기다려.”
“응!”
이어서 에일린도 일어나 식탁에 앉아 턱을 괴고 행복한 표정을 한 채
크히히히. 핫케이크 구워주는 세준이 멋있어!
핫케이크를 굽는 세준의 뒷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그렇게 열심히 핫케이크 굽는 세준을 지켜보던 에일린.
와락.
세준의 허리를 뒤에서 안았다.
어느새 에일린의 귀에는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가 착용돼 있었다.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는 완충에 10분, 축적된 기운을 사용해 수면의 비약을 만드는 데 3일 정도가 걸렸다.즉 3일에 한 번 10분 동안 스킨십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세준이 자신을 백허그한 에일린의 손등에 조심히 손을 포갤 때
“푸후훗.”
“뀻뀻뀻.”
언제 일어난 건지 당연하다는 듯 세준의 손 위에 자신의 앞발을 포개는 테오와 이오나.
[헤헷.](배헤헷.)
불꽃이와 뱃뱃이도 포갰고
꾸헤헤헤.
낑···
꾸엥이가 염력으로 자는 까망이를 움직여 자신과 까망이의 앞발을 그 위에 포갰다.
덕분에 세준과 에일린의 스킨십은 모두의 스킨십이 됐다.
그래도 행복해.
세준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자신의 등 뒤에서 에일린이 숨을 쉴 때마다 나는 좋은 향기와 존재감에 미소 지었다.
세준이 영원과 같은 시간을 즐기고 있을 때
“응?”
어느새 앞이 검은 안개로 자욱했다.
뭐야?!
꿈이었어?!
세준은 지금도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살결과 귀에서 들리는 숨소리가 가짜가 아닌지 불안해졌다.
그때
“박 회장, 핫케이크 탄다냥!”
테오가 외쳤다.
맞다! 핫케이크!
동시에 완전히 정신을 차린 세준이 서둘러 스냅을 사용해 핫케이크를 뒤집었지만
“탔네.”
핫케이크는 이미 새카만 숯덩이로 변해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반대 손으로는 계속 에일린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렇게 핫케이크를 뒤집은 얼마 후.
“······.”
“······.”
세준과 에일린은 조용히 떨어졌다.
덕분에 기절하는 건 면했지만
아. 좀 더···
세준은 너무도 아쉬웠다. 기절하더라도 계속 붙어 있고 싶지만 참았다. 어제도 기절했는데 계속 기절하는 모습을 보이면 매력이 떨어질지도 몰랐다.
물론 그건 세준 혼자만의 생각.
세준이 기절하는 걸 디폴트로 생각하는 에일린에게 세준이 몇 번을 기절하던 더 떨어질 매력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보호 본능을 자극할 뿐.
그래도 기절하는데 5일 정도 텀은 줘야지.
쓸데없는 계산을 치밀하게 하는 세준. 이게 세준의 매력일지도.
“에일린, 이오나, 마법으로 환기 좀 시켜줘.”
“응.”
“뀻뀻뀻. 네.”
세준은 에일린과 이오나에게 부탁해 주방의 연기와 냄새를 빼낸 후 다시 핫케이크를 구우며
“에일린, 나 아침 먹고 탑에 잠깐 들어가야 할 것 같아.”
“또?!”
“응. 퀘스트로 <넥팅>이라는 곳에 가서 또 원생 데려와야 함.”
에일린에게 말했다.
“나도 갈래.”
세준의 말에 에일린도 따라나선다고 말했지만
“그럼 나 기절하는데?”
“아···알았어. 안 갈게. 대신 빨리 와.”
“응. 빨리 올게.”
세준의 말에 의기소침해하며 바로 포기했다.
그리고
[힝···나도 가고 싶다···]옆에서 말도 못 꺼내본 불꽃이도 같이 침울해했다.
그리고 그 침울함은 변이를 일으키며 어딘가로 향했다.
***
세계수 학교 옆 차원수 학교.
[본 교관은 여러분에게 실망했어요! 여러분의 성장 속도가 거북이처럼 너무 느려요! 이래서 언제 창조수가 되겠어요?!]불꽃이가 차원수들을 집합시켜 일장 연설을 했다. 빨리 자신의 뒤를 이을 창조수를 만들어 세준 곁으로 은퇴하고 싶었다.
아직 다섯 번째 창조수 시험 문제를 찾지 못해 창조수가 되지 못했지만,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법.
운이 좋으면 시험을 통과하자마자 다른 나무에게 창조수를 넘기고 은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특히 포도리! 요즘 영양제 먹는 속도가 너무 느려요!]불꽃이의 뿌리가 포도리를 노려보자, 포도리가 움찔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잠시 후.
[여러분의 안일한 마음을 뜯어고치기 위해 목봉체조를 실시하겠어요. 하나에 나도! 둘에 데려가! 100회! 몇 회?!] [100회!] [좋아요. 하나!] [나도!] [둘!] [데려가!]불꽃이의 구령에 맞춰 10그루의 차원수들이 불꽃이의 거대한 뿌리를 들었다 내려놨다 했다.
그리고
[우리도 질 수 없다! 하나에 영양제는! 둘에 맛있다! 100회 실시! 하나!] [영양제는!] [둘!] [맛있다!]불꽃이에게 자극을 받은 소시지도 세계수들에게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했다.
곧 차원수로 성장해 차원수 학교로 가야 하는 소시지.
나만 갈 수 없지!
혼자 가고 싶지 않았다. 차원수 학교에서 같이 굴러줄 동료가 필요했다.
소시지의 노력 덕분인지 그해 세계수 학교는 차원수 10그루를 배출했다.
***
검은 거탑 1층에서 뱃뱃이가 만든 차원문을 통과하자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7레벨 세상이구나.”
그럼 조금 위험하겠네.
세준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위험한 게 있는지 살폈다.
물론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하악!”
꾸엉!
(뱃르릉!)
끄르릉!
테오, 꾸엥이, 까망이가 주변으로 살기를 잔뜩 보내 모두 쫓아냈으니까.
세준과 같이 다니다 보니 일행들도 요령이 늘어났다.
그렇게 <넥팅> 탐사를 시작하려 할 때
“으아앙~!”
멀리서 천둥 같은 울음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