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156)
156 – 특별히 내 결혼식 때 주방에서 일할 기회를 줄게.
2부 156화. 특별히 내 결혼식 때 주방에서 일할 기회를 줄게.
“요삐, 알았지? 남자는 시크한 박력이야! 이거 먹을래?가 아니야. 오다 주웠다. 먹고 싶으면 먹던가. 이런 느낌인 거지. 요삐, 이해했어?”
에일린 앞에서 박력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주제에 요삐에게 박력을 강조하는 세준.
하지만
“네! 사부님! 야. 오다 주웠다. 흥. 쓰고 싶으면 쓰던가. 이렇게 하면 되는 거죠?”
“오. 습득이 빠르네. 금방 결혼할 수 있겠어.”
“요효효. 감사합니다.”
요삐는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왠지 요삐의 모태솔로 기간이 대폭 길어질 것 같았다.
“그러다 어쩌다 한 번씩 맛있는 요리로 네가 박력만 있는 게 아니라 가정적인 면도 있다는 걸 어필하는 거야.”
이것도 세준과 전혀 맞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다섯 끼씩 요리하고 있으니까. 세준은 메타인지가 많이 부족했다. 자신의 현실 모습과 상상 속 자신의 모습에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그러려면 요리를 잘해야겠지?”
“네! 근데 어떻게 해야 요리를 잘할 수 있죠?”
“걱정 마. 나에게 다 계획이 있으니까.”
“오! 역시 박 사부님!”
“요삐, 요리를 잘하려면 많이 해봐야 되거든?”
“그렇군요! 요리를 많이 해 봐야···.”
요삐가 세준의 말을 받아 적었다.
“근데 보통은 요리를 많이 해볼 기회가 없단 말이야. 많이 만들어봤자, 하루 100인분 정도일 텐데···적어도 100만 인분은 만들어야 요리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거든. 거기다 재료비도 무시 못 한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재료비로 돈 다 쓰면 나중에 결혼에 쓸 돈이 없잖아.”
“그렇네요. 그럼 어쩌죠?”
“후훗. 하지만 요삐에게는 내가 있잖아. 특별히 내 결혼식 때 주방에서 일할 기회를 줄게.”
세준은 공짜로 부리겠다는 말을 선심 쓰듯 말했다.
“오! 정말요?! 감사합니다. 가서 열심히 배울게요!”
“그래. 그럼 3일 후에 검은 거탑 99층으로 와.”
“네!”
흐흐흐. 주방 보조 하나 겟!
모든 건 이걸 위한 빌드업.
그렇게 솔로지옥에만 빠져있던 요삐가 세준의 주방보조가 돼 5000만 인분의 요리를 만드는 요리지옥 파티에도 한 발 담그게 됐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솔로지옥은 혼자서 겪어야 하지만, 요리지옥은 여러 명이서 함께 겪을 예정인 외롭지는 않을 거다.
***
요삐와 헤어진 후
“꾸엥이랑 이오나가 하늘에서 토치를 찾아줘.”
꾸엥!
“뀻뀻뀻. 네.”
꾸엥이와 이오나가 하늘로 올라 주변을 살펴봤고
꾸엥!
[아빠, 저기 흑토치가 보인다요!]꾸엥이가 흑토치를 찾았다.
그렇게 꾸엥이의 안내를 따라 이동하자
[흑백백 포장마차]흑토치가 포장마차를 운영한다고?
수련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가게 이름은 잘 지었네.’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토끼들을 볼 수 있었다.
서빙은 흑토치가, 요리는 뚱이가 했고 샥이는 서빙을 하다 주문이 많이 밀리면 뚱이를 도와 재료 손질을 하고 국수를 삶았다.
처음에는 다 같이 요리를 했지만, 아무래도 흑토치가 가장 빨랐기에 자연스럽게 이런 포지션이 만들어졌다.
빽!
삑!
[여기 당근 국수 다섯 개 나왔어!]흑토치와 샥이, 뚱이는 많은 손님에 정신이 없었고 세준이 왔는지도 몰랐다.
손님이 꽤 있네. 줄도 길고.
대기줄이 500미터가 넘었다.
우리 흑토치가 맛집을 운영하다니.
세준은 그게 왠지 흐뭇했고
장사를 방해하면 안 되니까.
“냥?!”
“뀻?”
꾸엥?
낑?
“히힛.”
슬쩍 모자를 꺼내 자신과 일행들에게 씌우고 줄의 끝에 섰다.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 볼까?
설레는 표정으로. 어쩌다 보니 맛집 검증단이 됐다.
1시간 반 정도 기다려 세준의 차례가 되자
빽!빽?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흑토치가 와서 주문을 받았다.
“크흠. 당근 국수 10개랑 당근 튀김 10개, 당근 주스 5잔이요.”
세준은 흑토치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바꿔 주문을 했고
빽!빽!빽···
[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뚱이야! 당근 국수 10개랑···]흑토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이 받은 주문을 주방의 뚱이에게 전달했다.
삑!
[알았어!]우적.우적.
뚱이는 당근 하나를 먹으며 미리 끓여둔 육수를 퍼 국수를 말고
우적.우적.
새로운 당근 하나를 꺼내 먹으며 국수에 고명으로 채썬 당근과 대파를 올렸다.
당근을 먹는 것까지가 요리의 일부인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웠다.
얼마 후.
빽!
[주문하신 음식이 나왔습니다!]흑토치가 묘기를 부리듯 많은 접시를 한 번에 가지고 나와 세준의 테이블에 놨다.
빽!
[맛있게 드세요!]주문이 밀려 마음이 급한 흑토치는 여전히 세준과 일행들인 걸 모르고 그냥 지나쳤고
“어디 먹어볼까?”
당근으로 색을 냈나보네?
세준은 젓가락으로 당근 국수의 주황색 면을 집어 입에 넣었다.
후루룩.
“응?”
국수를 먹은 세준이 고개를 갸웃하며
후루룩.
다시 면을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아.”
뭔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후 이어서 세준은 당근 튀김를 하나 먹었다.
바사삭.
···!
반죽이 엄청 얇네?
세준은 당근 튀김의 튀김 반족이 얇게 덮인 것에 놀랐고
“오. 처음엔 고소한데 씹을수록 짠맛이 은은하게 올라오네?”
당근을 소금에 절인 건가?
“제법이네.”
이어서 단짠단짠 조합으로 이어지는 맛의 구성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세준이 요리를 분석하는 사이
후루루룩.
나머지 당근 국수와 당근 튀김 중 여덟 그릇은 꾸엥이가
후루룩.
한 그릇은 태초가 해치웠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히힛. 맛있다!”
둘은 음식이 만족스러운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당근 주스로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빽?!
[어?! 꾸엥이 삼촌?!]흑토치가 꾸엥이를 발견했다. 그릇째 들어 국수 국물을 마시는 과정에서 모자가 살짝 벗겨진 모양.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흑토치, 반갑다요! 아빠랑 다른 가족들도 같이 왔다요!]빽?!
꾸엥이의 말에 흑토치는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봤고
빽?!빽?
[어?! 삼촌?! 테오 삼촌이랑 이오나 님이랑, 까망이 대장이랑, 태초 이모까지?]“흑토치, 잘 있었어?”
“푸후훗. 흑토치, 반갑다냥!”
세준과 일행들을 그제야 발견했다.
“일단 지금은 바쁘니까 이따 손님 좀 줄어들면 얘기하자.”
빽!
[네!]세준의 말에 흑토치는 다시 서빙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손님들이 줄어들며 포장마차에 여유가 생기자
“흑토치, 도전을 하러 왔다.”
식사를 끝내고 포장마차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자들이 흑토치에게 모여들었다.
그러나
꾸엥!꾸엥!
[흑토치는 아빠랑 할 얘기가 있다요! 그러니, 꾸엥이가 도전을 받아준다요!]그들의 앞을 꾸엥이가 막았다.
꾸엥!
[꾸엥이가 때리면 다칠 수도 있으니 일단 꾸엥이의 염력을 이겨낸다요!]“끄응!”
“뭐야? 왜 안 움직여!”
그렇게 꾸엥이가 도전을 받아주는 사이
“얘들아, 내가 요리를 먹어 봤는데, 튀김은 괜찮았거든? 근데 국수는 국물 맛이 좀 아쉬운 것 같아.”
세준은 흑토치, 샥이, 뚱이를 불러 음식에 대한 얘기를 했다.
빽?
[국물이요?]삑?
[어떻게요?]삑?
[뭐가 부족한 거지?]세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셋.
“육수 낼 때 뭐뭐 넣었어?”
빽!
[당근, 양파, 마늘, 대파, 표고버섯이요!]“역시 무는 안 넣었구나? 잠시만.”
철컹.
세준은 아공간 창고에서 무와 토끼들이 말한 재료를 냄비에 넣고 새로 육수를 끓이기 시작했다. 직접 맛의 차이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육수를 끓이는 동안 세준은 할 게 없었고 꾸엥이의 염력에서 벗어나려는 도전자들을 구경했다. 안타깝게도 꾸엥이의 염력을 이겨내고 움직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빽?
[근데 삼촌 여기는 왜 오신 거에요?]흑토치가 물었다.
“아. 중요한 걸 잊고 있었네. 토치야, 삼촌 결혼한다.”
세준이 주머니에서 청첩장을 꺼내 셋에게 건넸다.
빽!
[삼촌, 드디어! 너무 축하해요!]삑!
[축하드려요!]삑!삑?!
[축하드려요! 근데 결혼식이면 맛있는 게 많겠네요?!]세준을 축하하는 셋.
“푸후훗. 그리고 이건 손님들에게 나눠주라냥!”
쿵.
테오가 추가로 테이블 위에 청첩장 수십만 장을 올려놨다.
잠시 후.
꾸엥!꾸엥!꾸엥!
[안 되겠다요! 도전을 하기에는 모두 너무 약하다요! 연습 더 하고 온다요!]아무도 움직이지 못하자, 꾸엥이가 염력을 풀었다.
털썩.
“헉. 헉. 헉.”
“흐악!”
염력을 이겨내기 위해 전력을 다했던 도전자들이 바닥에 쓰러져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좌절감이 가득했다.
“괜찮아. 원래 그런 거야.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더 높은 산이 나오는 게 인생이거든.”
“푸후훗. 그렇다냥! 우리 위대한 무색용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몸소 체험하며 깨달은 진리다냥!”
인생 선배는 아니지만, 같은 경험을 여러 번 한 세준이 그들을 위로하며
“자. 모두 이거 먹고 힘내.”
국수를 삶아 방금 무를 넣고 끓인 육수를 부은 후 청양고추를 올려 그들에게 줬다.
그들은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지만
···?
꿀걱.
식욕을 자극하는 매운 향이 섞인 진한 국수 냄새에 조용히 국수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후루룩.
들고 마시라고 한 것도 아닌데 모두 그릇을 두 손으로 잡고 국물부터 들이켰다. 왠지 국물부터 먹어야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뻥!
···!!!
국물을 마신 이들은 뭔가 알 수 없는 시원함에 가슴이 후련해졌다. 청량감과는 다른 가슴을 따뜻하게 풀어주는 시원함이었다.
괜찮아. 이걸로 인생 망하나?
안 죽었잖아. 그럼 됐지.
덕분에 좋은 경험했잖아.
실패도 해봐야지.
동시에 마음속 가득했던 좌절감도 국수 국물에 씻겨내려간 듯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당장 몸을 움직이고 싶어졌다. 물론 국수는 다 먹고.
그사이
“푸후훗. 이 국수를 더 먹고 싶으면 박 회장의 결혼식에 오라냥! 오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냥!”
테오는 도전자들에게 청첩장을 전달했다.
빽?!
[오! 삼촌, 왜 이렇게 맛있어여?!]삑!
[국물이 시원하고 칼칼해!]삑!
[청양고추가 완전 킥인데!]흑토치와 샥이, 뚱이도 세준이 만들어준 국수를 먹고 놀라며 세준을 경외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세준의 요리 솜씨가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재료를 조금 바꿨다고 이렇게 맛이 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후훗. 무를 넣어야 국물이 시원해지는 거야. 그리고 청양고추의 칼칼함은 매운 걸 좋아하면 대부분 통하지. 어때? 삼촌이 좀 더 가르쳐 줘?”
세준이 우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셋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이틀 후에 검은 거탑 99층으로 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가르쳐주지.”
빽!
삑!
삑!
흐흐흐. 이걸로 국수 담당은 정해졌고.
그렇게 열정페이 주방보조 셋을 추가로 얻은 세준.
“그럼 갈게. 이틀 후에 보자.”
다시 청첩장을 돌리러 바쁘게 움직였다. 아직도 청첩장을 돌릴 곳이 많이 남았다.
잠시 후.
“여기도 오랜만이네.”
“푸후훗. 그렇다냥! 예전에 박 회장, 여기서 따개비 먹다 죽을 뻔했다냥!”
꾸엥!
[맞다요! 아빠, 그때 죽을 뻔했다요!]낑?!낑?!낑!
[뭐야?! 집사랑 형들, 왜 위대한 까망이 님만 모르는 얘기 해?! 위대한 까망이 님, 왕따시키는 거야?! 위대한 까망이 님 화났어!]토닥.토닥.
“까망아, 왕따가 아니라 그땐 네가 없었잖아. 그리고 태초 자니까 조용히 해.”
“커어어.”
세준이 일행들과 등 푸른 펭귄들이 사는 얼음섬 앞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