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158)
158 – 유렌이 왜 멀쩡하지?
2부 158화. 유렌이 왜 멀쩡하지?
황금 거탑 86층의 데이몬가의 대저택.
세준이 도착하기 5분 전.
“우리 공주님, 뭐 잡고 싶어요?”
로라 데이몬이 노랑 드레스를 입은 아기 돼지를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고
“우힛.”
아기 돼지는 테이블을 신나게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에는 마법지팡이, 유랑상인을 상징하는 봇짐, 장수를 상징하는 은 동아줄과 황금 동아줄, 은 낫과 황금 낫 등이 놓여 있었다.
이제 돌이 된 유렌의 조카의 돌잡이가 진행 중이었다.
“루시아, 여기 봐라! 이거 좋아 보이지 않아?”
루시아의 엄마 로라는 루시아 앞에서 열심히 황금 낫을 흔들며 루시아가 황금 낫을 잡게 유도했다.
요즘 아홉 거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누가 뭐라고 해도 농부였다. 농사로 위대한 용족, 신족들과 친분을 만들고 수많은 강자를 부하로 거느린 세준의 영향이었다.
그러나
“루시아?”
루시아는 엄마의 바람을 무시하며 테이블을 계속 엉금엉금 기어갔다.
“우리 루시아가 봇짐을 잡아서 테 부회장님처럼 아홉 탑을 호령하는 대상인이 됐으면 좋겠군.”
“대상인은 너무 식상하죠. 우리 데이몬가에 대상인은 너무 많아요. 차라리 마법 지팡이를 잡고 테 부회장님의 여친인 대파괴의 마법사 이오나 님처럼 훌륭한 마법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죠. 가문의 지원만 있으면 빠르게 고위 마법사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데이몬가의 다른 어른들도 슬쩍 자신의 바람을 드러내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힛.”
루시아는 봇짐과 마법지팡이 같은 직업을 상징하는 것들을 전부 지나쳤고 장수를 상징하는 은 동아줄과 황금 동아줄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계속 앞만 보며 기어갔다.
그리고
덥석.
루시아가 금으로 만든 수저에 다이아몬드가 빼곡하게 장식된 다이아몬드 수저를 집자
“오!”
“어머나! 저걸 집다니!”
“루시아의 부모가 돈을 많이 벌 팔자군.”
“하하하. 루시아는 큰 고생 없이 살겠어.”
데이몬가의 돼지들이 흥분했다.
은수저, 금수저, 다이아몬드 수저는 부모의 재력을 상징하는 물건.
루시아가 다이아몬드 수저를 잡았으니, 루시아 부모의 재력이 앞으로 엄청나질 거고.
또한 루시아는 부모님의 엄청난 재력으로 앞으로 큰 고생 없이 놀고먹으며 탱자탱자 편하게 살 거라는 의미였다.
즉, 다이아몬드 수저는 부모와 자식이 다 잘 됨을 상징했다.
“유토, 우리 유렌이 봇짐을 집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하하하. 그랬지. 그때는 황금 거탑의 최고 대상인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호호호. 지금은 테오 님의 부하가 됐으니, 더 성공한 거죠.”
루시아의 돌잡이를 보며 데이몬가의 가주인 유토 데이몬이 부인 하미에와 과거 유렌의 돌잡이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사이.
“모리스, 축하하네.”
“로라, 축하해. 루시아는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네.”
루시아의 부모는 다른 이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었고
쩝.쩝.
루시아는 자신이 잡은 다이아몬드 수저를 입에 넣고 물고 빨고 있었다.
그때
“우히?”
지이잉.
루시아를 중심으로 갑자기 지름 30m 정도의 붉은색 원형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루시아가 둥둥 하늘로 떠올랐고 주변의 땅이 꺼지기 시작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자
“어서 손님들을 남쪽 정문으로 대피시켜라!”
“”네!””
유토가 서둘러 지시를 내렸다. 신속 정확하게.
데이몬가에서는 유렌 때문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고 항상 대피로를 마련해두고 있었다.
손님들이 도망을 치는 사이 데이몬가의 돼지들도 빠르게 귀중품만 챙겨 대저택을 탈출했다.
하지만
“루시아! 이쪽으로 오거라!”
“루시아! 어서 엄마한테 오렴!”
“우힝···.”
루시아의 부모만은 파티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루시아를 두고 대피할 수는 없었다.
그사이 대저택은 점점 더 가라앉았고, 대저택을 삼킨 검은 진흙이 안으로 들어왔다.
점점 진흙에 삼켜지는 루시아의 부모.
“윽! 루시아!”
“루시아!”
모리스와 로라는 진흙이 목까지 잠긴 상황에서도 자신의 딸만을 바라봤다. 그 상황에서도 진흙은 매정하게 둘을 삼켰다.
그렇게 모리스와 로라가 진흙에 완전히 잠기기 직전.
“푸후훗. 구해주겠다냥!”
“뀻뀻뀻. 레비테이션.”
테오와 이오나가 둘을 구했다.
“테오 님, 이오나 님, 제발 저희 딸을 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모리스와 로라는 그런 둘에게 루시아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뀻뀻뀻. 걱정 마세요. 마력의 힘이여···앱솔루트 실드.”
이오나가 루시아의 몸에 보호마법을 거는 사이
“이오나, 진흙 밑에서 수상한 기운이 느껴진다냥! 꺼내달라냥!”
주변을 살펴보던 테오가 이오나에게 말했다.
“뀻뀻뀻. 네. 꺼내드릴게요. 중력의 힘이여. 섭리를 거슬러···리스버 그래비티.”
이오나가 역중력 마법을 사용하자
쿠구궁.
진흙으로 가라앉던 대저택이 진흙을 빠져나와 하늘로 뜨기 시작했고
쿠어어어!
검은 진흙 속에서 이번 일을 일으킨 거대한 악어도 모습을 드러냈다.
[불행사냥꾼 엘토라]냥? 왜 불행사냥꾼이 유렌한테 안 가고 여기 있냥?
“뭔지 모르겠지만, 빨리 처치하고 돌아간다냥!”
박 회장의 무릎에서 떨어진 지 벌써 22초가 지나가고 있다냥!
빳칭.
세준의 무릎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테오가 용발톱을 뽑아 엘토라에게 휘두르려 할 때
[테오 님, 안 됩니다! 멈추십시오!] [시스템 억삼치리]가 테오를 말렸다.“냥? 억삼치리, 왜 방해하냥?! 탄핵당하고 싶냥?!”
[테오 님, 엘토라는 나름 중요한 존재입니다. 엘토라는···]테오가 당장이라도 탄핵시킬 것 같자, [시스템 억삼치리]가 서둘러 설명했다.
불행사냥꾼 엘토라는 언제조차 존재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까마득히 먼 고대부터 살아왔던 존재로.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어 현재는 개체수가 74마리밖에 남지 않았고.
거대한 불행을 가진 이가 세상에 나타날 때 그 존재를 죽임으로써 거대한 불행으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인명 피해를 사전에 막아 낸다고 했다.
엘토라가 멸종 위기 개체면서 나름 세상의 순환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냥? 그럼 더욱 유렌한테 가야 하는 거 아니냥?! 왜 유렌한테는 안 나타나는 거냥?!”
[시스템 억삼치리]가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불행사냥꾼’이라는 단어에 꽂힌 테오가 묻자 [아마 나타났지만, 유렌 님은 운 좋게 피해 간 것 같습니다. 엘토라는 거대한 불행이 발현하는 순간, 딱 한 번만 나타나거든요.] [시스템 억삼치리]가 대답했다. 한 마디로 유렌 때도 나타났지만, 운이 좋게 살아남았다는 말이었다.“아무튼 알았다냥!”
퍽.
[시스템 억삼치리]의 말을 들은 테오는 엘토나를 죽이지 않고 뒤통수만 때려 기절시켰고.“캔슬.”
이오나가 엘토나에게 건 역중력 마법을 풀자, 엘토나는 진흙에 풍덩 빠졌다. 검은 진흙은 곧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오나가 이어서 역중력 마법을 완전히 해제하자
쿠구궁.
데이몬가의 대저택이 지상에 부드럽게 착지했다. 다행히 건물은 처음 위치와 조금 달라진 걸 빼면 멀쩡했다.
그렇게 모든 게 잘 해결된 줄 알았지만
“냥? 목숨값을 받아야 되는데 돼지들이 안 보인다냥?!”
“뀻?!”
역중력 마법으로 너무 높이 올라간 루시아와 모리스, 로라는 다른 곳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
유렌이 왜 여기 있지?
분명 저기에 있어야 정상인데.
아직도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세준이 데이몬가의 대저택과 유렌을 번갈아보며 괴리감에 혼란스러워할 때
[노예 1명을 거느렸습니다.] [<이명 : 노예왕>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0.03 상승합니다.]“노예?”
세준의 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테오가 엘토나의 뒤통수를 때리며 도장도 찍었기 때문.
그렇게 세준이 메시지를 확인할 때
“꾸익-!”
“꺄악-!”
하늘에서 돼지 두 마리가 떨어졌다.
오늘은 뭔가 이상한 날이네.
소란이 일어난 곳에 유렌이 없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돼지도 유렌이 아니었다.
삐욧.삐욧.
[이건 신기한 광경이네요. 하늘에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는 게 유렌 님이 아니라니.]까웅!
뇽뇽!
뽁뽁!
짹짹!
삐욧이 파티도 세준과 같은 생각을 했다.
“모엥···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유렌 님이 맛이 없어졌다고요···.”
물론 그런 일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포요도 있었지만.
“꾸엥아, 받아줘.”
유렌이면 떨어져도 안 죽는 걸 알기에 안 받아줬겠지만, 다른 돼지들은 확신이 없기에 세준은 꾸엥이를 시켜 받아주게 했고.
둥둥.
두 돼지들은 꾸엥이의 염력 덕분에 안전하게 지상에 착지했다.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는지 둘 다 의식은 없었다.
그 순간
“우히힛!”
하늘에서 웃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 뭔가가 쏜살같이 세준의 품을 향해 돌진했다.
퍽!
“으헉!”
뭐야?!
세준은 간신히 자신의 품으로 돌진한 걸 받아냈고
“우히히히.”
동그란 보호막 안에 든, 노랑 드레스를 입은 분홍색 아기 돼지가 배시시 웃으며 세준을 마주 봤다.
“어? 루시아네? 루시아, 안녕. 유렌 삼촌이야.”
유렌이 옆에서 루시아를 불렀지만, 루시아는 유렌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세준을 바라봤다.
후훗. 이놈의 인기란.
세준이 히죽 웃을 때
[세준 님, 위험합니다! 그 아이에게서 빨리 떨어지십쇼!] [시스템 억삼치리]가 다급한 목소리로 경고했다.그러나 너무 늦었다. 불행은 빛의 속도로 세준을 향해 날아왔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콰과광!
마른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이 세준과 러시아를 덮쳤다.
루시아의 불행이 불러온 벼락.
꾸엥?!
[아빠, 괜찮다요?!]다행히 꾸엥이가 세준의 머리 위로 이동해 앞발로 낙뢰를 막아냈다.
“응. 꾸엥아, 고마워.”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아빠는 걱정 안 해도 된다요! 항상 꾸엥이가 지켜줄 거다요!]꾸엥이가 세준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사이
쿠구궁.
하늘에 거대한 먹구름이 생기며
파지지직.
먹구름 주변으로 수십 개의 황금색 뇌전이 튀기 시작했다. 지금부터가 진짜라는 듯.
콰과과광!
먹구름이 생긴 지 1초도 지나지 않아 수십 개의 벼락이 세준을, 정확히는 루시아를 향해 내려쳐졌다.
꾸엥!
[벼락은 꾸엥이가 지배한다요!]꾸엥이는 빠르게 쇄도하는 벼락 줄기를 바라보며 잽싸게 간식주머니에서 벼락봉을 꺼내 벼락을 향해 겨눴고 수십 개의 벼락은 벼락봉으로 깔끔하게 빨려 들어갔다.
엄청난 동체시력과 빛처럼 빠른 움직임. 거기다 벼락을 다루는 능력까지 완벽한 삼위일체였다.
“오. 우리 꾸엥이 멋있다.”
“우히히.”
세준과 루시아는 그런 꾸엥이와 벼락을 여유롭게 구경했다.
“우헤헤헤.”
유렌도.
“응?”
유렌이 왜 멀쩡하지?
세준은 유렌을 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꾸엥이가 커버를 쳐줘도 불행왕 유렌이면 몇 대는 맞았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한 대도 안 맞았다고?
콰과과광!!!
반대로 세준을 향해 떨어지는 벼락은 더욱 많아지고 있었다.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꾸엥이가 아빠 지킨다요! 아빠, 꾸엥이 잘한다요?!]“응. 아주 훌륭해.”
우리 꾸엥이 능력이 좋아서인가?
유렌이 벼락을 맞지 않은 이유가 꾸엥이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할 때
“모헤헤헤. 맛있다!”
핥.핥.핥.
어느새 포요가 세준의 품에 안긴 루시아의 볼을 열심히 핥고 있었다.
그리고
[세준 님, 어서 그 아이에게서 떨어지십시오! 더 강한 불행이 옵니다!] [시스템 억삼치리]가 세준에게 다시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