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19)
19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19)
2부 19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19)
해님달님 공연이 끝난 후
후루룩.
세준이 커피를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떤땐님, 배고파요!”
“슝슝이도 배고파!”
“곰곰이도!”
아이들이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공연을 잔뜩 긴장한 채 보다가 긴장이 풀리자, 배가 고파진 모양.
“얘들아, 일단 이거 먹자.”
세준은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삶은 달걀과 우유를 주고 평소보다 30분 정도 이른 점심 준비를 시작했다.
“꾸엥아, 슬라임 좀 잡아다 줘.”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알았다요!]철컹.
세준의 부탁에 꾸엥이가 아공간 창고를 열고 슬라임 농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꾸엥!
쾅!
골드 슬라임들을 잡고 있을 때
“와! 먹을 거 많아!”
앙!
우적.우적.
꿀꺽.
언제 따라 들어온 건지 물물이가 살아 있는 골드 슬라임들을 뜯어 먹고 있었다.
꾸엥!꾸엥!
[멈춘다요! 살아 있는 거 먹으면 엄마가 안 된다고 했다요!]그걸 발견한 꾸엥이가 서둘러 외치며 염력으로 물물이를 슬라임에게서 떼어냈다.
분홍털에게 재앙은 절대 살아있는 걸 먹으면 안 된다고 배운 꾸엥이였다.
꾸엥?
[엄마, 그럼 죽은 건 먹어도 된다요?]쿠엉!쿠엉!쿠어엉!
[아니! 무조건 익혀서 먹어! 그것도 아빠가 요리한 것만!]재앙이 죽는 순간 멸망의 힘이 빠르게 흩어지며 죽은 재앙의 사체에는 멸망의 힘이 거의 다 사라진다.
그리고 불로 익히면 완벽히 사라진다.
하지만 재앙에 대해 큰 트라우마가 있는 분홍털은 재앙의 사체에 남은 티끌 같은 멸망의 기운도 용납할 수 없었고, 꾸엥이에게 세준이 요리한 것만 먹으라고 아주 단단히 당부를 했었다.
세준은 재앙의 사체를 안까지 완벽하게 익히기 때문. 세준의 요리는 믿고 먹을 수 있었다. 거기다 맛있기까지 하고.
꾸엥이가 슬라임에게서 떼어내자
“왜 못 먹게 해?!!!”
빼액 소리를 지르며 성질을 부리는 물물이.
고오오오.
그런 물물이의 몸에서 붉은색 멸망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물물이는 골드 슬라임을 먹으며 골드 슬라임이 가진 멸망의 기운까지 흡수했고 멸망의 힘을 각성한 것.
[멸망에 물든 창조의 아이]라는 설명처럼. 이미 멸망에 물들어 있기에 작은 멸망의 기운으로도 언제든지 멸망으로 각성할 수 있었는데물물이는 골드 슬라임을 산 채로 먹어버렸으니, 꽤 많은 멸망의 기운이 물물이의 몸에 흡수됐을 거다.
“물물이, 방해하면 선생님이라도 가만 안 둬!”
그래도 아직 이성이 남아있는지 선생님 취급은 해줬다.
꾸엥!
[아빠가 알기 전에 해결하겠다요!]쿵.
꾸엥이가 슬라임 농장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꾸엥!
물물이를 향해 돌진했다.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릴 땐 매가 약이라고 큰형아 테오한테 배운 꾸엥이였다.
잠시 후.
콰과광!쾅!
“으앙! 왜 때려?! 으앙! 물물이가 잘못했어요!”
슬라임 농장에서는 곡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꿈틀.꿈틀.
물물이가 맞는 소리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는지 슬라임들은 농장의 구석에 숨어 몸을 떨었다.
***
꾸엥이가 오지 않자
“왜 안 오지? 테 부회장, 가서 꾸엥이 좀 도와줘.”
세준은 테오를 보냈고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가장 유능한 부하, 나 테 부회장만 믿으라냥! 이오나, 가자냥!”
“뀻뀻뀻. 네.”
세준의 지시를 받은 테오는 이오나를 꼬리에 매달고 서둘러 아공간 창고로 달려갔다.
5분 후.
“푸후훗. 박 회장, 여기 있다냥!”
테오가 슬라임 고기를 잔뜩 가져왔다.
“꾸엥이는? 어? 이오나도 없네? 무슨 일 있어?”
“약간의 문제가 생겼지만, 둘이 해결하고 있으니 박 회장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냥!”
세준의 물음에 테오는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이제 세준 패밀릭에게 작은 멸망 정도는 약간의 문제일 뿐이었다.
“그래? 알았어.”
세준은 테오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러려니 하며
“테 부회장, 고기 좀 썰어줘.”
테오에게 고기를 썰게 했다.
“푸후훗. 나만 믿으라냥! 박 회장, 나 앞발 깨끗이 씻는 거 보고 있냥?!”
“그래. 잘하고 있어.”
“푸후훗. 안다냥!”
테오는 앞발을 닦으며 세준에게 칭찬을 받은 후
빳칭.
발톱을 뽑아
다다다다.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빠르게 썰기 시작했다.
그렇게 요리가 완성돼 가는 사이
꾸헤헤헤.
“뀻뀻뀻.”
“흑흑.”
꾸엥이, 이오나, 물물이가 아공간 창고에서 나왔다.
그리고
둘이 뭐하나 했더니 물물이가 아공간 창고에 몰래 들어가서 혼낸 거였구나.
세준은 조금 전 멸망이 탄생할 뻔했다는 걸 까맣게 모른 채 별거 아닌 일로 생각했다.
흑흑. 다음부터는 익힌 것만 먹어야지.
아무튼 물물이가 뭔가 교훈을 얻었으니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창궐했던 멸망은 조용히 사라졌고 멸망 유치원은 오늘도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세준아, 다음에는 이거 하자!”
에일린이 세준에게 우렁각시를 건네기 전까지는. 아니. 책을 건네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리고 우렁각시는 내가 할래! 세준이는 농부 해.”
“응? 에일린이 우렁각시를 하겠다고?”
“응. 그래서 앞으로 일주일 정도 요리 특훈을 해야 할 것 같아! 리얼한 연기를 하려면!”
문제는 에일린이 요리를 한다고 선언했기 때문.
“음. 에일린, 생각해 보니까, 우렁이는 내가 할게! 갑자기 우렁이를 연기해 보고 싶어졌어.”
“응? 우렁이는 여잔데?”
“나···남자로 바꾸면 되지. 우렁신랑!”
세준이 강력하게 주장하자
“알았어. 그럼 나는 농부 할게.”
우렁각시에서 농부와 우렁각시가 결혼한다는 걸 미리 알고 제안한 거기에 에일린은 농부 역할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 그럼 에일린은 농부 해.”
“히히히. 알았어!”
그렇게 우렁신랑의 두 주인공이 정해지자
끼히힛.낑!
[히힛. 못생긴 집사가 우렁이 하는 거 진짜 잘 어울려!]까망이가 깝죽대며 세준을 놀렸다.
그리고
“까망이는 변신 전 우렁이.”
낑?!
까망이는 그렇게 원하던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됐다.
“테오는 사또, 이오나는 사또의 부하, 꾸엥이는 웅왕, 뱃뱃이랑 불꽃이는 웅왕의 부하 1, 2···.”
세준은 이어서 일행들에게도 배역을 줬다.
꾸엥이는 곰이니까 용왕을 웅왕으로 바꿨다.
이래도 되나 싶지만?
이미 우렁각시에서 우렁신랑으로 바꿨고. 남의 노래도 내 노래라고 주장하는 뻔뻔함을 가진 표절왕 세준이기에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렇게 배역을 전부 다 정했을 때
꾸엥?
[아빠, 명탐정 놀이는 언제 한다요?]꾸엥이가 물었다.
“아. 맞네. 그 사건도 해결해야 하는데.”
세준이 이오나의 아공간 창고에 있는 빈 꿀병들을 떠올렸다.
“세준아, 빨리 연습하자!”
옆에서는 에일린이 우렁각시 책을 들고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세준을 재촉했다.
할 게 많았다. 아니. 놀 게 많았다.
세준은 둘 중 뭘 먼저 할까 하다가
그동안 에일린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적었으니까.
명탐정 놀이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행들과 우렁신랑 공연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공연 연습을 한 지 3일째.
“에휴. 농사를 지어 봤자, 누구랑 먹고 사나···.”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우렁이 님이랑 같이 먹으면 되지!]에일린이 한숨을 쉬며 말하자, 갈색 똥 모양 모자를 쓴 까망이가 열심히 짖었다. 우렁이랑 모양이 비슷해서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응. 어디서 나는 소리지?”
“농부는 누가 말을 건 건지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주먹 두 개만 한 우렁이를 발견했어요.
“이러다 사람들에게 밟히면 안 되지. 집에 가져가야겠어.”
“농부는 우렁이를 자신의 집에 가져가 항아리에 넣었어요. 그리고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농부가 집을 비운 사이 집이 깨끗하게 정리돼 있고 안방에는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이 놓여 있었어요.”
“우와! 밥이다! 맛있는 초코케이크도 있어!”
에일린이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초코케이크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기에 밥상에는 에일린이 좋아하는 오징어덮밥과 떡볶이 등과 같은 식사류 외에 후식으로 먹을 초코케이크도 올라가 있었다.
연습 때마다 식사를 새로 만들어야 해서 이것 때문에 연습 기간이 길어졌다.
“와! 맛있어!”
그렇게 에일린이 실감을 넘어 진짜 맛있게 식사를 하는 사이
띵동.
누군가 벨을 눌렀다.
세준이 문을 열고 나가자
“세준 님, 안녕하십니까.”
“동식 님, 안녕하세요.”
동식이 서 있었다.
이유는···
“검은 거탑에서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보급 때문. 요즘 세준이 검은 거탑에 오래 머물지 않아서 탑 99층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탑의 주민들이 탑 1층까지 배송하고 세준의 옆옆집에 사는 동식이 멸망 유치원까지 배달하고 있었다.
그렇게 동식이 가져온 물건들을 살피던 세준.
“응? 동식 님, 꿀이 없는데요?”
꾸엥이가 먹을 꿀이 보이지 않자, 동식에게 물었다.
“그게 요즘 검은 거탑에 꿀도둑이 출몰하는 바람에 중간에 꿀을 도난당했다고 합니다.”
꿀도둑?
세준은 동식의 말을 듣자마자, 며칠 전 봤던 빈 꿀병들을 떠올렸다. 수상한 냄새가 이거였구나.
세준이 빈 꿀병과 꿀도둑의 연관성을 확신할 때
꾸엥!
꾸엥이가 먹을 꿀을 훔쳐 갔다요!
용서 못 한다요!
꿀도난 소식을 들은 꾸엥이는 눈을 세모나게 뜨며 분노했다.
그리고
“얘들아, 가자!”
명탐정 수사대가 검은 거탑으로 출동했다.
***
검은 거탑 1층.
검은 거탑에 들어오자
“뀻뀻뀻. 제가 그동안 혼자 유리병을 조사하면서 냄새를 채취해서 마법사 협회에 감정을 부탁했었어요! 지금쯤 감정이 끝났을 거예요.”
“푸후훗. 명탐정 이플 훌륭하다냥!”
이오나를 칭찬하는 테오.
“뀻뀻뀻. 감사해요.”
덕분에 이오나의 기분은 날아갈 듯 좋았다.
하지만
-이오나 님, 죄송합니다. 아직 감정이 덜 돼서···
곧 기분이 안 좋아졌다. 감정이 끝나지 않았던 것.
“뀨-뀨-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라고 했잖아요!”
“저 이틀이나 못 잤는데···.”
“뀨-뀨-뀨-뭐라구욧?! 제가 맡긴 게 4일 전인데 그럼 하루는 잤다는 말이잖아요! 정신 안 차려요?!”
마법사 협회의 수석 감정사는 잠도 못 자고 욕까지 먹으니 억울할 뿐이었다.
하지만 억울해도 어쩔 수 없었다. 상대는 마법사 협회의 회장님이자, 대파괴의 마법사 이오나니까.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끝내겠습니다!
열심히 고개를 숙이며 상사의 화를 푸는 게 최선이었다.
“뀨-최대한 빨리 감정을 끝내세요!”
-네! 충성!
그렇게 이오나와의 통신이 끝나자
“감정이 끝날 때까지 잠도, 밥도 없다!”
“네?!”
미안하다. 나도 살아야지.
수석 감정사는 자신의 부하들을 혹독하게 굴리기 시작했다.
킁.킁.
꾸엥!꾸엥!
[이쪽에서 꿀 냄새가 난다요! 명탐정 꾸난만 믿고 따라온다요!]그사이 꾸엥이는 분노한 상태에서도 상황극을 이어가며 꿀 냄새를 쫓기 시작했다. 아무리 흔적을 지워도 꿀 냄새는 없앨 수 없으니까.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명탐정 까팡 님도 냄새 잘 맡아!]킁.킁.
까망이도 꾸엥이의 옆에서 같이 냄새를 맡으며
위대한 까망이 님이 먼저 찾을 거야!
꾸엥이와 코를 붙이며 승부욕을 불태우다
퍽.
낑!
데구르르.
꾸엥이에게 밀려 한참을 굴러 가다
낑···
기절했다.
“흐흐흐. 역시 개복치 까망이구만.”
세준이 기절한 까망이를 슬링백에 넣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