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20)
20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20)
2부 20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20)
검은 거탑 1층
“저기다요!”
꾸엥이가 냄새를 추적하며 향한 곳은 탑 1층 구석의 버려진 건물이었다.
건물에 가까워지자
“윽!”
“냥?!”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일행들은 서둘러 방독면을 썼다.
그리고
“푸후훗. 그래도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똥냄새보다는 약하다냥!”
테오는 이 정도 냄새는 세준의 똥냄새에 비할 수 없다며 우쭐해했다.
“테 부회장, 똥냄새 얘기하면서 나한테 위대하다고 하지 마.”
뭔가 농락당한 기분에 세준은 우쭐해하는 테오한테 한 소리 했다.
“왜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한테 위대하다고 하는 건 당연하다냥!”
그런 세준의 말에 테오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거기다 똥냄새를 같이 붙이니까 그렇지!”
세준은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푸후훗. 알겠다냥! 그럼 앞으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응가냄새로 바꾸겠다냥!”
“얌마!”
“냥! 방독면 벗기지 말라냥!”
분노한 세준이 테오의 방독면을 벗기려 했지만, 세준의 능력으로 테오의 방독면을 벗기는 건 어려웠다.
쇽.
쇽.
테오가 세준의 손길을 간발의 차로 여유롭게 피하는 사이
“뀻뀻뀻. 감정이 나왔다고요?”
이오나는 감정 결과를 보고 받고 있었다.
그리고
“뀻뀻뀻. 세준 님, 범인의 정체를 알았어요. 이 냄새는 벌꿀오소리가 뿜어내는 냄새래요.”
“아. 열받···벌꿀오소리?””
이오나의 말에 테오의 방독면을 벗기려고 애쓰던 세준이 행동을 멈췄다.
벌꿀오소리면···
그 성질 더럽다고 소문난 동물?
인터넷을 하다가 본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범인의 정체가 벌꿀오소리라는 걸 알게 된 세준과 일행들.
그때
“뀻? 여기서 이동 마력을 사용한 흔적이 느껴져요. 흔적을 보면 사용한 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아요.”
이오나가 주변에서 마법의 흔적을 발견했고 마력 파장의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뀻뀻뀻. 차원의 힘이여. 나에게 좌표로 인도하는 문을 열어라. 포탈.”
이동 마력의 흔적에서 좌표를 추출한 이오나가 포탈을 열었다.
그렇게 이오나가 큰 공을 세우자
“푸후훗. 명탐정 이플, 잘했다냥! 대단하다냥!”
테오가 칭찬을 했고
“뀻뀻뀻.”
테오의 칭찬을 받은 이오나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명탐정 이플, 잘했어.”
꾸엥!
[명탐정 이플, 대단하다요!]낑!
[위대한 명탐정 까팡보다는 못하지만, 명탐정 이플도 제법이군!]일행들도 이오나를 칭찬했지만
푸후훗. 명탐정 이플, 잘했다냥! 대단하다냥!
푸후훗. 명탐정 이플, 잘했다냥! 대단하다냥!
···
..
.
이오나의 머릿속에는 테오의 칭찬만 무한반복으로 들리고 있었다.
“가자.”
그렇게 포탈을 통해 이동한 곳은
[갈색 거탑 53층에 도착하셨사옵니다.]갈색 거탑이었다.
뭐야? 탑 간 이동이 가능한 마법사가 또 있었다고?
“흐흐흐. 고용한다.”
“푸후훗. 도장 찍어야겠다냥!”
같은 생각을 하는 세준과 테오. 역시 세준컴퍼니의 회장과 부회장다웠다.
꾸엥!
[냄새가 난다요!]꾸엥이가 다시 벌꿀오소리의 냄새를 추적했고 세준과 일행들은 그 뒤를 졸졸 따라갔다.
그러나
꾸엥!
[여기서 냄새가 끊겼다요!]5km 정도 이동했을 때 냄새가 또 끊겼다.
“뀻뀻뀻. 여기도 이동 마법의 흔적이 있어요.”
다시 이동 마법으로 흔적을 지운 것 같았다.
용의주도한 놈이네.
“뀻뀻뀻. 5일 전에 사용한 것 같아요.”
그래도 놈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니 금세 따라잡을 것 같았다.
얼마 후.
이오나가 다시 포탈 마법을 사용했고 세준과 일행들은 다시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
<지구>
멸망 유치원.
“흐아암. 히히히. 잘 잤다.”
잠에서 깬 에일린이 일어나서 하품과 기지개를 동시에 늘어지게 했다.
조금은 경망스럽고 인간적으로 보여야 하는 행동이지만, 에일린의 미모와 용 고유의 기품 때문에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아니.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는 것조차 우아해 보였다.
이런 에일린 옆에 서야 하는 세준만 억울했다. 에일린으로 인해 세준의 얼굴이 더욱 못생겨 보이니까.
“히히히. 잠 깨게 초코케이크 먹어야지.”
아무튼 에일린은 일어나자마자 아직 졸린 눈으로 터벅터벅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냉동실 문을 활짝 열었다.
이제 지구의 문물 냉장고 사용에 익숙해진 에일린이었다. 마법처럼 바로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아쉽지만, 기다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에일린은 냉동실 안에서 꽁꽁 언 초코케이크를 꺼내 포크로 푹 찍어 입에 넣었다.
차가운 초코케이크가 입에서 녹으며 시원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선사했고.
크히히히. 달고 시원해.
에일린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그렇게 에일린이 신나게 초코케이크를 다섯 조각 정도 먹고 있을 때(보통 홀케이크 하나는 다 먹어야 만족하는 에일린이었다.)
“원당님, 혼자 뭐 먹어?”
맛있겠다.
일찍 일어난 망망이가 침을 꿀떡꿀떡 삼키며 에일린의 앞에 놓인 초코케이크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안 돼. 이건 세준이가 나만 먹으라고 했어.”
에일린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고
“으앙-! 망망이도 그거 먹고 싶어! 망망이도!”
에이린의 철벽 거절에 상처받은 망망이가 울기 시작했다.
“흥. 울어도 소용없어.”
에일린은 단호한 표정으로 매몰차게 말하며 아공간 창고에서 가래떡을 꺼내 꿀을 듬뿍 찍은 후
쑥.
망망이의 입에 넣어줬다.
“으앙…어?
오물.오물.
“히히히.”
폭푹오열하던 망망이는 입에 들어온 걸 본능적으로 씹다가 입에서 꿀의 단맛이 퍼져나오자 배시시 웃었다.
그때 망망이의 울음소리에 깨어난 아이들이 우르르 주방으로 들어왔고
“어?! 망망이 혼자 뭐 머거?!”
“낭낭이도!”
“펑펑이도 그거!”
가래떡을 본 아이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자. 내 앞으로 줄 서.”
그런 아이들 앞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는 에일린.
아이들은 에이린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줄을 섰다. 세준과 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세준과 있을 때는 뭔가 자유로운 느낌이라면 에일린과 있을 때는 상위 서열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에일린이 아이들에게 가래떡에 꿀을 찍어 입에 넣어주고 있을 때
띵동.
누군가 멸망 유치원의 벨을 눌렀다.
“누구지?”
에일린은 의아해하며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녕하세요. 여기 원장님이신가요?”
화려한 옷을 입은 중년 여자가 에일린에게 인사를 하며 물었다.
에이린에게 세준과 세준의 가족, 지인을 제외한 인간은 대우할 가치가 없는 존재지만, 에일린은 눈앞의 인간에게 관용을 베풀었다.
“그래. 근데 무슨 일로 왔느냐?”
그래서 나름 격식을 차리며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왔느냐? 어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에일린의 정체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에일린의 말투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에일린이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아름다운 얼굴과 기품에 압도됐기에 더 그랬다.
참자. 이명숙! 참아! 너는 한남동 최고 유치원의 원장이야!
새롭게 생긴 멸망 유치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황궁 유치원의 상대가 될지 염탐하기 위해 온 황궁 유치원 원장 이명숙은 애써 화를 가라앉혔다.
여기서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가 동네에 나쁜 소문이라도 돌면 곤란했다. 이 동네는 소문에 민감했고 그건 자신이 운영하는 황궁 유치원의 평판을 깎게 될 것이다.
‘그럴 수는 없지!’
유치원의 평판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얼마인가?
전국구 0티어 명문 유치원으로 완전히 올라선 이때 소란을 일으킬 수는 없었다.
요즘같이 민감한 시대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게 유치원 평판이었다. 까딱 잘못하면 바로 나락행이었다.
하지만 이명숙의 생각과 달리 이명숙은 화를 참아낸 게 아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본능이 말렸다. 본능이 속삭였다. 화내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그렇게 이명숙은 자신의 본마음을 모른 채 에일린의 말에 타격감이 전혀 없었다는 듯 최대한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호호호. 저도 이 근처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어서요. 서로 교류도 할 겸 찾아왔어요.”
말을 이어갔고
“그러냐? 좋은 선택이다. 우리 유치원 구경을 허락하지.”
히히히. 위대한 검은용 에일린 님이 운영하는 멸망 유치원이 벌써 유명해졌나?
에일린은 당연히 이명숙이 멸망 유치원의 훌륭함을 배우러 왔다고 생각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이명숙을 이끌었다.
“네?”
그렇게 얼떨결에 멸망 유치원에 입장하게 된 이명숙.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굉장히 넓네?
우리 황궁 유치원보다 3배는 넓어. 그럼 땅값만 얼마야?
일단 생각보다 훨씬 큰 유치원 크기에 압도당했고
“원당님, 이 여자 누구예요?”
“너 약하다! 완전 약해!”
“약한 인간! 내 부하가 되어라!”
이···이게 뭐야?!
애들을 어떻게 교육 시키길래 말투가 이래?
곧 호기심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을 둘러싼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당황했다.
이명숙이 봤을 때 이곳은 유치원이
아니라 동물의 세계였다. 정글이었다.
“자. 이걸 먹으면서 구경하거라.”
에일린은 꾸엥이가 미리 내려둔 커피와 자신의 초코케이크 한 조각을 이명숙에게 건넸다. 에일린의 식탐을 생각하면 엄청난 호의였다.
“감사합니다.”
이명숙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에일린이 주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어머?! 이거 꾸엥이 카페에서 내린 커피 아니에요?!”
“응. 맞아. 이거 꾸엥이가 아침에 내려준 거야.”
“네?! 꾸엥이가 내려줬다고요?!”
꾸엥이 카페의 꾸엥이를 아침마다 불러 커피를 내리게 한다고?!
주변의 부유한 한남동 회장님들도 유치 못 했는데?!
커피를 마시며 한 번 경악하고
“어머! 이 케이크 어디서 파는 건가요?!”
“흥! 이건 파는 게 아니다. 우리 멸망 유치원의 부원장만 만들 수 있는 초코케이크다.”
이렇게 부드럽고 달고 맛있는 초코케이크는 처음이야!
부원장이라는 사람이 엄청 유명한 쉐프인가?
초코케이크를 먹고 다시 한번 경악했다.
시설도 음식도 우리 황궁 유치원보다 전부 뛰어나.
이명숙은 여기 있으면 있을수록 위기감을 느꼈다. 이대로는 전국구 0티어의 위치가 위태로웠다.
그래도 시설과 음식이 다는 아니지.
유치원의 본질은 교육.
‘아이들 교육은 우리 황궁 유치원이 더 우수해.’
좀 전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명숙은 미소 지었다. 교육에서는 질 수가 없었다.
“멸망 유치원 원장님, 괜찮으면 한 달 후에 저희 황궁 유치원에서 운동회를 여는데 멸망 유치원도 참가하실래요?”
“운동회?”
“네.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각 유치원 원생들끼리 팀을 먹고 대결을 하는 거죠. 어때요? 재밌을 거 같은데?”
호호호. 저희 황궁 유치원 원생들은 입학 때부터 국가대표 출신의 체육 교사분들에게 최상의 트레이닝을 받고 있죠. 우리 황궁 유치원의 압승입니다.
이명숙이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얘기했다. 실력으로 눌러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배틀이냐?
나 위대한 검은용 에일린 프리타니, 아무리 하찮은 존재의 배틀도 무시하지 않고 받아주는 관대함을 가지고 있지.
“좋다. 용기가 가상하군. 대결을 받아주지. 원하는 종목을 얘기하거라.”
에일린은 관대한 마음으로 황궁 유치원의 배틀 신청을 받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