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26)
26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26)
2부 26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26)
[검은 거탑 44층에 도착하셨사옵니다.]점심을 먹은 세준과 일행들이 꾸엥이와 이오나를 데리러 웨이포인트를 통해 탑 44층에 도착하자
꾸엥!
[아빠다요!]“뀻뀻뀻. 테오 님!”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꾸엥이와 이오나가 반가워하며 날아왔다.
“꾸엥이, 엄마 잘 만나고 왔어?”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그렇다요! 그리고 꾸엥이 활약도 했다요!]“무슨 활약?”
꾸엥!
[꾸엥이가 엘카 아저씨 막내딸을···]세준이 꾸엥이가 엘카의 막내딸 엘로이를 구한 이야기를 듣는 사이
“푸후훗. 이오나, 반갑다냥!”
“뀻뀻뀻. 저도요.”
이오나는 테오의 꼬리를 몸에 말며 포근함을 만끽했고 테오는 그런 이오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꾸엥이 형아랑 형수님! 위대한 까망이 님이랑 놀자!]까망이는 둘에게 놀자고 했다가
꾸엥?!
[까망이, 지금 형아 아빠랑 얘기 중인 거 안 보인다요?!]“뀻뀻뀻. 지금은 놀아드릴 시간이 없네요. 딴 데 가서 노세요.”
낑···
양쪽 모두에게 거절당하며 상심했다.
둘 다 나빠. 위대한 까망이 님이랑 안 놀아주고···
풀이 죽은 표정의 까망이가 세준의 허벅지 아래에 얼굴을 밀어 넣었다.
바보 까망이, 분위기 파악도 못 해서 밥은 얻어먹고 다니겠니?
세준은 그런 까망이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그렇게 하루만에 만난 것치고는 요란한 상봉을 끝내고
“세준 님, 어서 오세요!”
“응. 애들아, 오랜만이야.”
세준은 44층에 온 김에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등 푸른 펭귄족들이 사는 얼음섬을 방문했다.
필요한 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쓸 스푼과 그릇 등이었는데 등 푸른 펭귄들의 비전 기술인 얼음 제련술로 만든 아이템들은 냉기를 가지고 있어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아 유용했다.
“스푼 20개랑 그릇 20개, 보관 용기 5개 이렇게 가져갈게.”
세준이 물건을 고르자
“푸후훗. 깎아달···!”
테오가 3번 깎기를 하려 했지만
“그냥 가져가세요!”
“푸후훗. 좋다냥!”
등 푸른 펭귄족이 먼저 나서 돈을 받는 걸 거부했다.
그리고
“대신 혹한의 땅콩을 조금 얻을 수 있을까요?”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브 박 회장에게 물건을 공짜로 바쳤으니, 혹한의 땅콩을 많이 주겠다냥!”
등 푸른 펭귄족은 세준이 고른 물품의 가치보다 훨씬 큰 값어치만큼을 혹한의 땅콩으로 받았다.
이건 조삼모사도 아니고···
세준은 그런 테오의 엉뚱함에 피식 웃었다.
그렇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지구로 복귀한 세준.
“응?”
이게 왜 여기 있지?
검은 거탑의 옆에 우뚝 솟은 하얀 거탑을 발견했다.
켈리온의 노력으로 드디어 하얀 거탑이 지구에 상륙한 것.
“음···”
세준은 하얀 거탑이 왜 지구에 생겼냐고 켈리온에게 물어보는 순간 뭔가 귀찮아질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못 본 거로 하자.
조용히 하얀 거탑을 지나쳐 집으로 복귀했다.
***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오전 11시 30분경, 갑자기 세계의 수도에 하얀 거탑들이 생겨났습니다. 현재 조사한 바로는 검은 거탑의 헌터들도 하얀 거탑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세계 각성자 협회의 의장 윌리엄 스미스가 각국의 각성자 협회 회장들이 보이는 수십 대의 모니터를 보며 설명했다.
“아마 티켓이 필요한 거겠죠. 조만간 검은 거탑 때처럼 배니싱이 발생하면서 하얀 거탑으로 가는 티켓이 풀리지 않을까요?”
프랑스 각성자 협회의 회장이 의견을 냈다.
이후 회의는 검은 거탑 때와 비슷하게 탑을 관리하자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사실 그들은 회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하얀 거탑에서 먼저 농사를 짓는다!
먼저 하얀 거탑의 탑농부가 되어 농작물을 확보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은 세준이 탑의 농작물을 경매로 팔고 있지만, 탑의 농작물을 국가가 관리할 수만 있다면 자국 헌터들의 능력을 크게 증가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모두들 호시탐탐 하얀 거탑에서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각국의 각성자 협회 회장들.
‘헛물만 켜고 있군. 거기도 세준 님이 이미 정복했는데.’
한태준은 그런 각성자 협회 회장들을 안쓰럽게 바라봤다. 세준에게 들은 내용이 있기 때문.
물론 알려주지는 않았다. 알려줘 봐야 견제만 더 받으니까. 이미 세준 보유국이라는 것만으로 다른 나라들에게 많은 견제를 받고 있었다.
그렇게 회의가 끝나갈 때
“의장님, 추가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부하 직원이 급하게 들어왔다.
“뭔가?”
부하 직원은 윌리엄에게 귓속말로 보고를 했고
“여러분 지금 붉은 거탑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회의는 더욱 길어졌다.
***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붉은 거탑도 생겼다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려 있던 테오가 지구에 상륙한 붉은 거탑을 발견하고는 외쳤다.
“응? 아니. 용 할배들 뭐 하는 거야? 단체로 이주라도 하시는 건가?”
세준이 하얀 거탑 옆에 나타난 붉은 거탑을 보며 걱정했다. 이러다 큰사고 하나 터질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나중에 탑에 들어가면 카이저 님한테 부탁해서 쫓아내 달라고 해야지.
세준은 수장들에게 직접 말할 용기는 없기에 카이저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동하는 길.
“황궁!”
“최고!”
“황궁!”
“최강!”
황궁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구호가 들려왔다.
“이쪽도 열심이네.”
세준은 황궁 유치원을 바라보며 웃었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보기 좋았기 때문.
하지만
“멸망!”
“타도!”
“멸망!”
“약해!”
황궁 유치원에서 새로운 구호가 들리자
이것들이!
세준의 입에서 미소가 지워졌다.
그리고
비열한 어른들, 운동회에서 이기겠다고 순진한 아이들을 세뇌해?!
“우리도 질 수 없지!”
앞으로 우리 구호는···
세준은 아이들이 사용할 구호를 생각하며 멸망 유치원으로 향했다.
그사이 세준은 멸망 유치원 앞에 도착했고
철컹.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세준아!”
[헤헷. 세준 님, 안녕히 다녀오셨어요!]“아빠~”!
“”떤땐님!””
에릴린, 불꽃이, 잠옷을 입은 태초와 아이들이 세준과 일행들을 반겨줬다.
낮잠을 자려다 세준이 오자, 반가움에 호다닥 달려 나온 것.
“얘들아, 지금 자야 이따 또 놀지.”
세준은 아이들을 데리고 방으로 데려가 태초와 동동이를 양쪽에 눕히고 둘의 배를 토닥였다.
토닥.토닥.
다른 일행들도 아이들을 하나둘 맡아 배를 토닥이며 재웠고 아이들은 금세 잠에 빠졌다.
그렇게 아이들이 잠들자, 세준은 일행들과 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크으. 좋다.”
“히히히. 맛있어.”
“푸후훗. 졸리다냥···”
“뀻뀻귯. 저도요···”
[헤헷. 세준 님 머리 위에서 쬐는 햇살이 가장 맛있어요.]꾸헤헤헤.낑!
[헤헤헤. 가래떡에 꿀물 조합 좋다요!]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나 졸려···]평화로운 휴식을 즐겼다.
그때
우웅.
세준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세돌이]세준의 동생 세돌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형. 나.”
“응. 무슨 일이야?”
“꾸엥이 카페 오픈 때문에 상의할 게 몇 가지 있어서.”
세준은 현재 세돌의 도움을 받아 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세돌은 이미 세준이 공급해 준 탑 99층 최고의 원두 ‘검은 거탑 94 치카산 세준’을 팔며 카페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카페 사장님이었다.
그래서 꾸엥이가 SNS에서 까임을 당할 때 세돌이도 나서서 커버를 쳐줬었다. 티는 나지 않았지만.
“지금 집이야?”
“응.”
“그럼 내가 집으로 갈게. 끊어. 에일린, 우리 집에 같이 갈래?”
세준은 전화를 끊고 일어나며 에일린에게 물었고
“응!”
“그럼 가자. 불꽃아, 애들 일어나면 내 분신 보내서 알려줘.”
세준은 일행들과 본가로 향했다.
그렇게 멸망 유치원을 나오자
“응? 세준아, 왜 하얀 거탑이랑 붉은 거탑이 여기 있어?”
이제야 다른 탑들을 발견한 에일린이 세준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 그냥 모른 척하자.”
“아니. 이거 이상해. 나 잠깐 할아버지한테 갔다 올게. 세준아, 이따 9시쯤 나 데리러 와줘.”
“응. 그럼 탑까지 데려다줄까?”
“아니. 날아가면 금방이야. 그럼 갈게.”
“응. 이따 봐.”
“응!”
에일린은 대답을 하는 동시에 이미 까만 점이 돼 검은 거탑으로 날아갔고 세준은 담을 넘어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니. 문이 있는데 왜 담을 넘어?! 네가 도둑이야?!”
“문까지 가려면 10발짝 더 걷고, 벨도 눌러야 되잖아. 귀찮아.”
“그게 귀찮으면 밥은 왜 먹고, 옷은 왜 입어?!”
“그거랑 그거는 다르지!”
“뭐가 달라?! 근데 점심은 먹었어?
김미란한테 잔소리를 들었다. 지구 최강의 존재지만, 엄마 앞에서는 세준도 그냥 평범한 아들이었다.
“먹었어.”
세준이 퉁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집에 반찬은 있어? 다른 반찬 안 필요해? 이번에 새로 김치 했는데.”
“그럼 한 통만 싸줘.”
“집에 식구가 몇인데 한 통이야? 잔말 말고 싸주는 대로 가져가.”
김미란은 세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 김치와 온갖 반찬들을 싸기 시작했고
“야. 나 왔어.”
세준은 세돌의 방을 열며 들어갔다.
“형, 왔어?”
푸른색 셔츠를 입고 뿔테 안경을 쓴 채 일하고 있던 세돌이 고개를 돌리며 세준을 맞이했다.
“오. 쓰리스톤 대표님이 되더니 좀 멋있어졌다?”
세준이 그런 세돌을 놀렸다. 확실히 카페 사장이 돼 사람들을 고용하다 보니 예전과는 달라 보였다.
아니. 그렇게 따지면 몇백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준 컴퍼니 회장 세준도 뭔가 달라 보여야 했지만, 세준은 그냥···
“아. 이거 세라가 이렇게 입으라고 해서···”
세돌이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랬다. 사람을 고용해서가 아니고 세돌의 여친인 세라가 코디를 잘 해줬기 때문.
참고로 회사 이름인 쓰리스톤은 세돌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인 세돌. 세 개의 돌. 이걸 영어로 쓴 이름이었다.
역시 세준의 작명 실력이 형편없는 건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게 맞는 모양.
그때
‘뀻뀻뀻. 갑자기 한 가지 의문이 드네요.’
그럼 세준 님의 이름은 누가 지은 거죠?
이오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세돌의 이름을 보면 세준의 아버지 박춘호의 작명 실력도 형편없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세준 님의 이름은 정상인 걸요?’
세준의 이름은 아니었다. 유전자의 형벌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상하네요.
미란 님에게 물어봐야겠어요.
호기심은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지식의 탐구자인 마법사답게 이오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테오의 꼬리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흥흥흥.”
“뀻뀻뀻. 미란 님, 저 궁금한 게 있어요.”
세준이 가져갈 반찬을 싸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김미란을 찾아갔다.
“응? 우리 귀여운 햄스터 아가씨가 뭐가 궁금할까?”
“뀻뀻뀻. 세준 님, 이름은 누가 지은 건가요?”
“호호호. 당연히 내가 지었지. 애 아빠가 지었으면···”
웃으며 대답하던 김미란의 눈빛이 갑자기 뾰족하게 변했다.
“애 아빠가 지었던 세준이 원래 이름이 뭔지 알아?!”
“뀻뀻뀻. 뭔가요?!”
드디어 세준 님의 이름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건가요?
김미란의 물음에 이오나가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대답했다.
“세줄이였어! 세줄이! 하아. 내가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잠깐 이거 얘기가 기니까, 땅콩 좀 먹으면서 들어.”
김미란이 이오나의 앞에 땅콩볶음을 놓고는 본격적으로 썰을 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