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31)
31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31)
2부 31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31)
까망이의 정신세계.
“히힛. 드디어 오늘이군.”
일주일간 오늘만 고대하며 기다린 까망이가 씨익 웃었다.
위대한 까망이 님이 모임에 나온 녀석들 이름 다 외워서 집사한테 알려줄 거야!
그랬다. 오늘은 박세준 작명 피해자 모임이 열리는 날. 그래서 세준에게는 피곤해서 일찍 잔다고 말해 사죄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자
화르르륵.
까망이가 들고 있던 초대장이 스스로 불타기 시작했다.
초대장을 불태운 불은···
둥.둥.
원형으로 퍼졌고
우웅.
불구멍 통로를 만들었다.
“히힛. 집사가 지어준 이름에 불만 가진 녀석들, 기다려라!”
위대한 까망이 님이 집사한테 다 일러줄 거야!
까망이가 공을 세워 세준에게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를 잔뜩 받을 상상을 하며
폴짝.
불구멍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까망이가 모르는 게 있었다.
“박까망, 이 자식. 내가 지어준 이름에 불만이 있었다 이거지?”
세준이 이미 작명 피해자 모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
“세준아, 에이스한테 누가 네가 지어준 이름 때문에 피해를 당한 존재라며 모임에 참가하라는 초대장을 보냈다는대? 내가 추적해서 처리할까?”
[세준 님, 오미드에 있는 세계수 오미파세가 초대장을 받았는데 그 내용이···]“뀻뀻뀻. 세준 님, 흑스터가 ‘박세준 작명 피해자 모임’이라는 곳의 초대장을 받았대요. 조사할까요?”
[세준 님, 어떤 놈이 저한테 억삼치리라는 이름이 마음에 안 들면 오라고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에일린, 불꽃이, 이오나, [시스템 억삼치리]를 비롯해 지금은 꾸엥이의 약초밭에서 일하는 용암거인 용분이, 길몽의 마왕 길순 나이트메어 등 여러 곳에서 제보가 들어왔다.
물론 그 제보자 안에는 까망이를 제외한 까망이 패밀리도 있었다.
그렇게 모두들 자수해서 광명을 찾았지만
히힛.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에 눈이 멀어 자기 혼자만 배신자 취급을 받게 된 까망이였다.
***
박세준 작명 피해자 모임 장소.
‘히힛. 집사한테 이를 녀석들이 엄청 많네.’
이름 하나당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 하나 받아야지!
까망이가 주변을 둘러보며 신나게 모임 참가자의 이름을 외웠다.
“포도리, 포세, 오미파세, 흑스터, 흑토치, 흑월복, 월강, 월하, 달콤이, 토룡이···.”
너희가 어떻게?!
이름을 외우던 까망이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엄돌이, 꼬미, 까비···.”
이어서 자신의 부하들까지 보이자
끄르릉.
감히 집사를 배신해?!
자신의 부하들을 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불쌍한 집사.”
세준을 동정했다.
이 간악한 녀석들! 집사가 지어준 이름에 불만이 있으면서 지금껏 만족하는 척 연기를 한 거였어?!
믿을 놈 하나 없었다. 모두에게 속은 세준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힛. 역시 집사가 지어준 이름을 진심으로 만족하는 건 위대한 까망이 님뿐인가?
히힛. 집사 녀석, 앞으로 위대한 까망이 님한테 더 잘하라고!
동시에 세준에게는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우쭐댔다.
모임을 개최한 참가자와 까망이만 빼고는 전부 세준이 누가 자신의 이름에 불만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보낸 스파이란 걸 모른 채.
그렇게 모임의 참가자들이 전부 모이자
“박세준 작명 피해자분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박세준 작명 피해자 모임을 주선한···.”
이 모임의 개최자였다. 개최자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기 전 말을 멈췄다.
그 순간
쿵. 쿠구구궁.
육중한 소리를 내며 모임장의 중앙으로 거대한 구슬 하나가 데구르르 굴러들어 왔다. 자세히 보면 구슬은 행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까멸대성입니다.”
그랬다. 세준 작명 피해자 모임을 주최한 건 행성 까멸대성이었던 것.
“그럼 일단 박세준의 작명에 대한 불만을 얘기해 보죠. 아직은 서로 어색할 테니 모임의 주최자인 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까멸대성은 말을 마치자마자
“여러분! 박세준은 어떻게 행성 이름을 이따위로 지을 수 있단 말입니까?! 까멸대성이 뭡니까! 까멸대성이!”
평소 세준의 이름에 불만이 많았는지 흥분한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까멸대성은 이곳에 있는 모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
아무도 까멸대성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조용했다.
당연했다. 이 자리에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는 까멸대성 말고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아니. 있긴 있었다.
‘조금 심하긴 하네···.’
흑스터는 까멸대성의 생각에 동의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바로 여기 있는 인원들을 통해 세준의 귀로 들어갈 거고.
그럼 나는···
“으. 절대 안 돼.”
흑스터가 몸을 떨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
“까멸대성, 네가 그러면 난 뭐가 돼?!”
까불토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까멸대성의 ‘까’는 까불토의 ‘까’에서 온 것이니까. 까멸대성이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는 건 까불토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까불토 님도 이름 바꾸면 되잖아요! 불토로 바꿔요! 그리고 전 불멸대성이 되겠습니다!”
“뭐?! 불토?! 그건 너만 좋은 거잖아!”
“그럼 불불토는요?”
“얌마!”
그렇게 이름 가지고 싸우던 둘.
“역시 다른 건 별로야. 까불토가 가장 좋아!”
“뭐라고요?! 진심이신가요?! 박세준이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요?! 그럼 이 모임에는 왜 나오신 거죠?! 설마?! 까불토 당신 박세준의 첩자야?!”
까불토가 너무 흥분해 세준의 이름을 찬양하며 들킬 위험에 처했다.
“그건···.”
지금은 들키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까불토가 정체를 드러내도 되는지 고민할 때
쿵.
“히힛. 까불토는 집사의 첩자가 아니야! 위대한 까망이 님이 집사의 첩자시다!”
까망이가 앞으로 자신 있게 점프하며 나섰다.
까망이 입장에서는 이미 모임 참가자의 이름을 다 외웠으니, 이제 일망타진만 남았기 때문.
까망이가 나서자
“나도 사실 매형의 첩자야!”
“나도 세준 님의 첩자다!”
“저도요!”
모두 세준의 첩자임을 고백했고
“어··· 나 빼고 다 첩자? 세상이 잘못된 것인가···내가 잘못된 것인가···?”
까멸대성은 넋이 나간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리며 절망했다.
그리고
“거짓말하지 마! 위대한 까망이 님만 집사 첩자란 말이야!”
안 돼! 이러면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 1개밖에 못 먹어!
“솔직히 말해! 너희들 집사 이름에 불만 있지?!”
까망이는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를 더 많이 먹기 위해 모임의 참가자들을 정신교육해 강제로 자백(?)을 받아내려 했지만.
세준이 일행들과 모임 장소에 나타나며
“까망이, 범인을 잡으려고 조용히 온 거였어?”
“어?! 집사 왔네?”
자백을 받으려는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난 그런 것도 모르고···의심해서 미안해. 사과의 의미로 나중에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 100개 줄게.”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은 관대하니까 집사 용서할게!”
다행히 결과는 행복했다.
그리고
“까멸대성, 실망이다. 내가 얼마나 고심해서 지은 이름인데.”
“푸후훗. 그렇다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작명 실력은 차원제일이다냥! 왜 싫어하냥!?”
“히힛. 집사야! 위대한 까망이 님이 팰래!”
이번 모임을 주최한 까멸대성에 대한 갈굼이 시작됐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의 갈굼이 끝나고
“좋아. 그렇게 마음에 안 든다고 하니 내가 특별히 좀 더 고심해서 지어주지.”
세준은 이름 AS를 해주기로 했다.
“그럼···.”
뭐라고 지을까?
세준이 고민을 시작하자
집사의 작명쇼가 열렸다!
세준 님의 작명이 시작됐다!
모두가 세준에게 집중하며 무슨 이름이 나올지 기대하기 시작했다.
“오! 세준 님, 정말 감사합니다!”
까멸대성도 감격하며 세준에게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세준을 말렸어야 했다. 지금 이름에 만족했어야 했다.
세준이 이름을 더 정성스럽게 짓는다는 건 정상적인 것과 더 멀어진다는 의미니까.
그리고
까불토의 몸으로 만들어진 멸망포식자과 멸망개척자들이 머무는 행성이니까···
“까멸멸머성.”
세준은 까멸대성보다 더 기상천외한 이름을 탄생시켰다.
“···네?”
세준이 만든 이름을 들은 충격으로 잠깐 멍해진 까멸대성.
“히힛. 역시 집사야! 집사의 작명 솜씨는 아무도 못 이겨!”
“푸헤헤헤. 역시 우리 매형이야!”
“세준 님, 감사합니다! 제 이름 까불토보다 더 부끄러운 이름을 지어주시다니!”
나머지 참가자들은 감탄하며 세준을 찬양했다.
그사이
[재능 : 작명가 효과가 발동하였사옵니다.] [까멸대성의 이름을 까멸멸머성으로 개명하겠사옵니다.]개명이 시작됐다.
[현재 능력으로는···] [시스템 억삼치리]는 지금 세준의 힘으로는 개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려 했다.그러나
“테 부회장.”
세준이 조용히 테오를 부르자
[잠시만요! 방법을 찾겠습니다!]부리나케 자신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방법을 찾아냈다.
3초 후.
[테 부회장님, 돈 좀 태워주세요!]방법을 찾아낸 [시스템 억삼치리]는 테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푸후훗. 좋다냥!”
세준의 돈을 태울 명분을 얻은 테오는 흔쾌히 허락하며 세준의 돈을 활활 태웠다.
“아니. 싫···!”
뒤늦게 정신을 차린 까멸대성은 세준이 말한 이름을 거절하려 했지만
파앗.
테오의 앞발이 눈부시게 빛나며
[개명에 성공하셨사옵니다.] [까멸멸머성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효과가 깃들었사옵니다.] [앞으로 까멸멸머성에서 멸망포식자들과 멸망개척자들의 성장 속도가 10% 상승했사옵니다.] [까멸멸머성이 하루 5000억L의 가스를 뿜어내 이동할 수 있게 됐사옵니다.] [앞으로 멸망포식자들과 멸망개척자들의 수가 증가할수록 까멸멸머성의 크기가 커집니다.]개명이 끝나버렸다.
여기서 끝났으면 참 좋았을 텐데···
[새로운 이름을 받으며 행성 까멸멸머성의 격이 상승했사옵니다.] [격이 오른 행성 까멸멸머성이 행성에서 세상 <까멸멸머성(Lv. 1)>으로 진화했사옵니다.]행성에서 세상으로 진화하며 이제 전 차원에 수치스러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리고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 님의 소유인 <까멸멸머성>이 지구의 위성 세계로 편입됐사옵니다.] [<지구>가 1레벨 위성 세계 하나를 갖게 되며 <지구>에 사는 존재의 모든 스탯이 +10 상승했사옵니다.]“오!”
세준은 어떨껼에 <지구>의 위성 세상을 하나 더 늘렸다.
“안 돼~!”
그렇게 세상으로 진화한 까멸멸머성이 절규하며 <지구>의 곁으로 끌려갔고
“푸후훗. 이오나,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작명 실력 정말 훌륭하지 않냥?!”
테오는 뿌듯한 표정으로 이오나에게 물었다.
하지만
“뀻뀻뀻.”
차마 테오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던 이오나는 그냥 웃었다.
“이제 돌아가자.”
“푸후훗. 좋다냥!”
“히힛. 집사야! 빨리 가서 극맛 군고구마 말랭이 100개 줘!”
세준과 일행들이 사라지고
“좋은 구경했네. 우리도 이제 돌아가자.”
삐익!
비잉!
나머지 참가자들도 사라졌다.
모두가 사라진 텅 빈 모임장.
“이제 이 모임은 영원히 사라지는 건가?”
흑스터가 크게 아쉬워하며 마지막으로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