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74)
74 –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
2부 74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 오세요!
CK엔터 본사 녹음실.
우웅.
“네. CK엔터 A&R 2팀 조경수 작곡가입니다.”
뱃뱃이가 맡긴 노래의 편곡 작업을 하고 있던 조경수가 스마트폰으로 온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네. 안녕하세요. 샛별 뮤직 대표인데요. 혹시 작곡가 스즈브브 님 연락처 좀 얻을 수 있을까요?”
전혀 모르는 회사의 대표가 세준의 연락처를 물었다. 조경수에게 연락이 오는 이유는 편곡자로 이름이 올라갔기 때문. 편곡 노예라 저작권료는 한 푼도 받을 수 없지만.
“죄송합니다. 저도 몰라요.”
냉큼 전화를 끊는 조경수.
우웅.
이후로도 조경수는 비슷한 전화를 수십 통 받았다. 최근에 세준의 곡이 두 곡 더 발표되며 이렇게 노래의 작곡가 스즈브브를 찾는 전화가 많아졌다.
우웅!
“아! 나도 모른다고!
짜증이 난 조경수는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며 스마트폰에 소리를 지르고 끊었다.
나도 말하고 싶지! 근데 말하면···
세준에 대한 걸 발설할 시 마신 칼리에게 엄청난 고문을 당한다.
하지만
-경수야. 전화를 그렇게 받으면 결국 세준 님과 테오 님의 평판에 누가 된다는 걸 모르는 것이냐?!
다른 실수를 해버렸고
“네?!”
-노예의 행실이 바르지 모하면 주인이 욕을 먹는 것이다! 감히 세준 님과 테오 님의 평판에 누를 끼쳤으니, 불지옥 1분이다!
“카···칼리 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늦었다!
“으아악!”
조경수는 정신세계에서 100년 같은 1분의 불지옥을 경험했다.
그때
우웅.
다시 진동하는 스마트폰.
“여보세요···CK엔터 A&R 2팀 조경수 작곡가입니다.”
조경수는 아주 예의 바르게 전화를 받았다.
“XBS방송국 예능 복면작곡왕 작가인데요. 혹시 작곡가 스즈브브 님 연락처 알 수 있을까요?”
“아. 죄송합니다. 저도 연락처는 모릅니다. 워낙 은인자중하시는 작곡가님이라서요.”
“그럼 작곡가님 외모는 어떤가요? 그냥 궁금해서요.”
“아. 외모요···? 피부는 좋은데···엄청 잘생기셨습니다.”
피부는 테오의 마사지 덕분에 광이 날 정도로 좋지만, 잘 생겼다는 건 립서비스였다.
-크크큭. 역시 불지옥 맛을 보니, 정신을 차렸군.
다행히 칼리가 립서비스에 만족했다.
“네? 그러니까 작곡가 스즈브브 님이 엄청 잘생기셨다는 말이죠? 감사합니다! 피디님! 저희 스즈브브 님, 꼭 섭외하죠! 얼굴 천재래요!”
“진짜?! 좋아! 그럼 모두들 자신들 라인 총동원해서 스즈브브 연락처 알아봐! 요즘 핫한 노래를 작곡한 스즈브브만 섭외하면 우리 다음 편성 때도 살아남을 수 있다! 파이팅!”
“”파이팅!””
덕분에 작곡가 스즈브브가 얼굴 천재라는 소문이 더해지며 방송국에서도 세준의 섭외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하는 달빛요정의 밴.
“그거 들었어? 이번에 피닉스 애들 녹음실에서 단체로 귀신 보고 기절했었대.”
“와. 부럽다. 그거 대박 징조잖아!”
“그래도 귀신은 싫은데···”
달빛요정의 멤버인 차유리, 쿠로사키 리아, 마유진이 대화를 나눌 때
“후훗. 사건은 해결됐다!”
조용히 있던 막내 오소영이 갑자기 우쭐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소영아, 무슨 사건이 해결돼?”
“유진아, 냅둬. 또 혼자 이상한 추리 풀었다고 그러는 거지. 우리 명탐정님이 헛다리 집은 게 한두 번인가,”
“헛다리라니?! 명탐정 오소영이 세라 언니 연애하는 거 가장 빨리 알아낸 거 몰라?!”
“그건 네가 세라 언니 커플링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뿐이잖아!”
“그게 명탐정의 능력인 거야! 신속한 증거 포착!”
“나루호도!”
“리아짱, 호응해 주지 마. 소영이 기고만장해져.”
“하잇!”
“안돼! 리아짱은 내 편 들어줘야지!”
오소영이 쿠로사키 리아의 팔에 매달리며 애교를 부렸다.
“흠. 그럼 이번에 해결한 사건의 추리를 들어보고 결정할게요!”
“아. 맞다! 세라 언니!”
리아의 말에 갑자기 세라를 부르는 오소영.
“응? 왜?”
이렇게 시끄러운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책을 읽고 있던 세라가 고개를 들었다.
“세컨드 윈드 처음에 나오는 방울 소리! 생각해 보니까 형부 형이 키우던 강아지 방울 소리랑 똑같더라고! 그래서 작곡가 스즈브브의 정체는 형부의 형이야!”
그런 세라에게 오소영이 자신의 추리극을 선보였다.
“엥?”
“형부의 형이 작곡가 스즈브브라고?!”
“소영짱,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 방울 소리는 우리도 들었는데, 평범한 방울 소리랑 비슷했어.”
오소영의 추리를 듣고 황당해하는 멤버들.
“훗. 명탐정 오소영의 추리가 틀릴 리 없어.”
멤버들의 반응에 오소영은 다시 한번 확신을 담아 말했다.
그들은 알까? 과정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았지만, 오소영의 추리가 맞았다는 걸.
가끔은 논리보다 직감이 중요할 때가 있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야식빵 어때?”
“콜!”
그렇게 그들의 내기가 성사됐고 모두의 시선이 세라에게 향했다.
“세라 언니~ 형부 형한테 물어봐 주면 안 될까?”
특히 오소영은 밥을 기다리는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형부의 형이 작곡가 스즈브브 님이 확실해!
오소영은 확신이 있었다.
“그럴까?”
오소영의 확신이 담긴 눈빛에 흔들리는 세라.
세준과 많이 친해졌지만, 세준이 어떤 존재인지 아빠와 남친 세돌이에게 들었기에 세준에게 전화를 거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평소 허술한 모습에 마음이 풀어질 뻔한 적도 많았지만
“세라야, 세준 님은 진짜 무서운 분이시다. 절대 얼빵한 겉모습에 속지 마라.”
그때마다 아빠의 말을 되새겼다.
그래서 전에 세준을 만날 때도 세준의 정체를 모르는 다른 멤버들에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물론 멤버들은 남친의 형에게 잘 보이기 위한 작전 정도로 생각했지만.
하지만 핑키걸스의 Second Wind도 그렇고 CK엔터에서 발매한 피닉스의 Never Die Love와 판타지 보이즈의 평행세계까지 전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둘이서 모든 음원 차트 1, 2위를 독차지하고 내려올 줄을 몰랐다.
참고로 모든 음원 차트의 3위는 Second Wind가 수성중. 뒤에 나온 두 곡이 아니었다면 아마 10주 정도는 계속 1위를 했을 거다.
만약 그런 곡을 우리 달빛요정이 받을 수 있다면···
어느새 오소영의 확신에 넘어간 세라. 점점 욕심이 났다.
세라도 작곡가 스즈브브의 곡을 받아 타이틀곡으로 쓰고 싶었다. 달빛요정이라는 이름으로 내는 마지막 앨범.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추고 싶었다.
“휴우. 알았어. 내가 아주버니께 물어볼게.”
“와! 세라 언니, 고마워!”
세라의 대답에 오소용이 세라를 안았고
“언니, 고마워!”
“역시 우리 리더! 세라 언니가 최고야!”
다른 멤버들도 세라를 안았다.
갑자기 차 안에 감동이 가득 찰 때
“세라짱, 여기!”
리아가 세라의 손바닥에 세라의 스마트폰을 올렸다.
“지금 바로?”
“하잇!”
리아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고 멤버들도 슬며시 세라에게서 떨어져 세라를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알았어. 휴우.”
세라는 크게 한숨을 한 번 쉰 후 전화를 걸었다.
세돌을 통해 부탁해도 되지만, 이건 비즈니스. 이런 것까지 세돌에게 부탁하기엔 10년 차 가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물론 거절당하면 세돌을 통해 한 번 더 부탁해 볼 생각이긴 했지만.
신호가 가자마자, 세준이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전화다냥! 박 회장은 요리를 하고 있어서 박 회장의 오른팔 나 테부회장이 받았다냥! 무슨 일이냥?!
테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꾸엥!
[꾸엥이가 전화 받고 싶었다요!]낑!
[위대한 까망이 님도 혀로 핥아서 받을 수 있어!]“테오 오빠, 태초도 ‘여보세요’하게 해줘!”
이어서 수화기 너머로 꾸엥이와 까망이의 울음소리, 태초의 목소리도 들렸다.
“테오다! 언니, 나 바꿔줘!”
“테오야, 나 세라인데···세준 님 좀 바꿔줄 수 있어?”
세라는 스마트폰에 얼굴을 들이미는 차유리를 밀어내며 말했고
“푸후훗. 알았다냥!”
슉.
“박 회장, 세라 인간한테 전화왔다냥!”
테오는 냥보로 순식간에 세준의 뒤통수에 매달리며 스마트폰을 세준의 귀에 댔다.
“여보세요?”
“세준 님, 안녕하세요.”
“네. 세라 님이 무슨 일로···?”
“아. 그게···”
막상 말하려니, 조심스러운 세라.
그때
“세준 님이 작곡가 스즈브브이신가요?!”
수화기 너머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은 오소영이 물어본 것.
“네. 맞긴 한데. 저 혼자 만든 건 아니에요.”
“역시! 명탐정 오소영의 추리가 맞았어!”
“소영짱! 대단해! 스고이!”
“세준 님, 혼자 만든 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완전히 맞은 건 아니지!”
“이 정도면 맞춘 거지! 오늘 야식은 유리 언니가 쏜다!”
“아니! 이건···”
세준의 대답을 들은 오소영과 차유리가 티격태격 싸우며 시끄럽게 하자
“좋은 말로 할 때 조용히 해.”
세라가 차가운 목소리로 둘을 조용히 시켰다. 세라는 평소에는 조용한 편이지만, 화를 낼 때는 진짜 무섭기에 멤버들은 바로 깨깽했다.
“세준 님,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혹시 저희랑 앨범 작업을 같이 해보실···”
세라는 세준에게 사과를 하며 용건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좋아요.”
세준의 대답은 당연히 예스. 자신이 좋아했던 걸그룹과 같이 작업이라니. 예전 같이 좋아하는 마음은 없지만, 팬심은 그대로였다.
“근데 주로 밤에 작업을 해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뱃뱃이 기상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
“괜찮아요.”
“네. 그럼 오늘 밤에 편곡 노···아니. 편곡자랑 같이 DD엔터로 갈게요.”
세준은 편곡 노예 조경수를 데려갈 생각이었다. 요즘 뱃뱃이의 코칭(?)을 받더니, 아주 쓸모 있어졌다.
“네. DD엔터 사옥으로 오셔서 저한테 전화해 주시면 제가 나갈게요.”
“네. 그럼 이따 봬요.”
그렇게 세라와의 전화를 끊자
“태초, ‘여보세요’ 아직 못했는데···”
나라 잃은 표정으로 세준을 바라보는 태초.
“···잠깐만.”
당황한 세준은 서둘러 스마트폰을 들고
“엄마?”
김미란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하며 끊었고
우웅.
곧 스마트폰이 울렸다.
“히힛. 까망이 오빠가 받아.”
태초는 스마트폰을 들며 까망이 쪽에 내밀었고
끼히힛.
핥짝.
까망이는 혀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여보세요. 이건 아빠 건데 태초가 받았어요.”
“아이구. 우리 태초 전화도 잘받네.”
“히힛. 진짜? 근데 할머니는 뭐 하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밥하고 있었지.”
“히힛. 아빠도 밥하는 중인데. 할머니. 태초 오늘···”
태초는 미주알고주알 쓸데없는 얘기를 하며 김미란과 1시간 넘게 통화를 했고.
“저녁이 왜 라면이야?”
“그렇게 됐어.”
태초와 통화를 하느라 저녁 준비를 못 한 김미란은 퇴근한 박춘호에게 라면을 끓여줬다.
“자. 저녁 먹자.”
물론 멸망유치원은 제대로 된 밥을 먹었다.
얼마 후.
[멸망 유치원의 교사 박세준 님이 [멸망에 물든 창조의 아이] 19명을 꿈나라로 보냈사옵니다.] [꿈나라로 보낸 보상으로 수명이 19시간 증가하셨사옵니다.] [꿈나라로 보낸 보상으로 19억 탑코인을 획득하셨사옵니다.] [꿈나라로 보낸 보상으로 <지구(Lv. 6)>의 진화 경험치가 0.0019% 상승했사옵니다.]멸망이들을 전부 재우는 데 성공한 세준.
“에일린, 나 다녀올게.”
“응. 노래 잘 만들어주고 와.”
[헤헷. 세준 님, 다녀오세요!]“응! 가자. 꾸엥아.”
꾸엥!
일행들과 DD엔터 사옥으로 향했다.
그렇게 유명 작곡가 스즈브브가 참가한 달빛요정의 전설적인 25번째 앨범 : Under The Moonlight의 제작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