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9)
9 – 멸망 유치원에 어서오세요!(9)
Update 25/6/2024 – Chapter updated.
2부 9화. 멸망 유치원에 어서오세요!(9)
지구.
해가 창창한 어느 오후.
“푸후훗. 완판이다냥!”
지구에서의 3번째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친 테오가 경매가 끝났음을 알릴 때
[퀘스트가 발생했사옵니다.] [퀘스트 : <크르마>에 낙오된 [멸망에 물든 창조의 아이]를 찾아 멸망 유치원으로 데려오시기를 바라옵니다.]보상 :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 강화, <지구> 진화 경험치 10%
세준의 앞에는 퀘스트가 나타났다.
“아니···.”
차라리 저번처럼 벨튀를 하세요.
세준은 메시지를 보자마자 인상을 팍 썼다.
그래도 저번에는 집 앞까지는 데려오더니, 이번에는 찾아오지도 않고 퀘스트만 달랑?
창조신이 자신을 너무 부려 먹는 것 같았다.
뭐,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이건 좀 달랐다.
사실 이 일은 이미 창조신의 손을 떠난 지 오래로 [시스템 억삼치리]의 영역이었다.
오히려 쪽쪽이의 경우는 창조신이 도움을 준 거였다. 창조신이 먼저 찾지 않았으면 결국 세준의 퀘스트가 됐을 테니까.
뭐 보상이 있기는 하지만
보상으로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를 강화해 준다는 건 처음부터 귀걸이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었다는 말이잖아!
창조신 나쁜 놈!
지금의 세준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세준이 인상을 쓰고 있자
꾸엥?꾸엥!
[아빠, 왜 그런다요? 꾸엥이가 번 돈으로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인상 푼다요!] [꾸엥이 카페]를 마감하고 직원들에게 일당까지 챙겨준 꾸엥이가 호다닥 달려와 세준에게 돈다발을 안겨주며 말했다.오늘은 각성자 협회에서 10명이나 지원이 나왔다. 꾸엥이의 커피를 먹겠다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1km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
그래서 경매가 열리기 3시간 전부터 카페를 열어 사람들을 받았고, 6시간 동안 커피를 팔아 매출 1억을 달성한 후
“꾸엥아, 도와주신 분들에게 일당 드려.”
꾸엥이를 시켜 지원을 나온 각성자 협회 사람들에게 50만 원씩 일당을 나눠주게 했다.
재료비랑 월세 전기세 같은 걸 제하면 100탑코인도 안 되는 푼돈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꾸엥이의 경제 공부와 용돈벌이로는 딱 좋았다.
끼히힛.낑!낑!낑···
[히힛. 집사야! 인상 쓰니까 더 못 생겨졌어! 좀 더 인상 써서 썩은 얼굴 만들어 봐! 위대한 까망이 님이 밟아···]“이 자식이!”
낑···
까망이는 눈치 없이 까불다가 세준에게 양쪽 볼살을 잡힌 채 대롱대롱을 당했다.
그사이
-최근 검은 거탑 농작물이 한국에 직접 풀리며 농작물 가격이 50%까지 떨어지며 물가 안정. 박테오 팬클럽 냥냥단은 이게 전부 다 테오 덕분이라고···
-마력의 땅콩 가격이 한 달 만에 전보다 20%까지 하락하며 대치동 학부모들 안도.
-검은 거탑 유랑 상인 박테오. 검은 거탑의 농작물을 사재기해 폭리를 취하는 걸 좌시할 수 없어 지구에 직접 판매 시작했다고 인터뷰에서···
“푸후훗. 나 테 부회장이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농작물을 가장 비싸게 팔고 있다냥! 그러니 내가 가장 유능한 상인인 것이다냥! 냐하핫.”
테오는 뉴스를 보며 아주 흡족해했다.
탑에서 파는 가격보다 몇 배는 더 받는 가격이지만, 그동안 물가가 너무 올랐었기에 뉴스는 모두 테오에게 호의적이었다.
-5대 곡물메이저 기업 중 하나인 가겔, 이건 또 다른 독점이라고 주장. 다른 기업들과 수익 나눠야···
-세계 농작물 협회 관계자,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검은 거탑 농작물도 품질 인증받아야···
물론 중간중간 테오를 방해하려는 뉴스들이 나타났지만
“뀨-감히 테오 님을 방해하려 하다니!”
그런 곳은 프로그램에 완전 익숙해진 대파괴의 해커 이오나가 신문사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지워버렸다.
물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여름인 신문사 본사의 온풍기를 강제로 튼다거나, 트래픽을 폭주시켜 엄청난 전기세와 서버 비용을 물게 하고 신문사 사장의 비리까지 털어 SNS에 퍼트렸다.
덕분에 테오를 건드리면 대파괴의 해커가 응징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테오의 방해자들이 사라지자
타다닥.
-테오 님이 파는 검은 거탑 농작물은 믿을 수 있죠!
-테오 님, 짱!
-테오 님, 사랑해요!
-테오 님이 비싸게 파는 건 인정!
-테오 님, 훌륭해요!
-테오 님, 멋있어요!
테오에게 호의적인 뉴스에는 테오를 지지하는 댓글을 잔뜩 달았다. 언론 플레이를 마스터하고 있는 이오나였다.
주변이 정리되자
“여보세요. 응. 에일린, 난데. 나 탑에 좀 다녀올게. 저녁?! 아니야! 내가 돌아와서 할게. 아냐! 전혀 안 피곤해! 에일린은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마. 알았지? 그래. 편히 쉬고 있어. 그럼 이따 봐. 얘들아, 가자.”
세준은 스마트폰으로 에일린과 통화를 하며 잠깐 탑에 들어갔다 온다는 걸 알린 후 검은 거탑에 들어갔다.
그리고
“뱃뱃아, 부탁해.”
(뱃뱃! 맡겨주세요!)
슉.
뱃뱃이가 차원문을 만들었다.
***
검은 거탑 55층.
“뭐?! 세준 님이 지구에 유치원을 열었다고?!”
이건 하늘이 주신, 아니. 세준 님이 주신 기회야!
세준의 소식을 들은 월강은 전율했다.
“하라부지, 놀아줘!”
“하라버지, 밥 주세요!”
“할아버지, 나 잘하고 있나 봐주세요!”
“할부지! 나 하장실!”
그런 월강 주변에는 거의 100마리에 가까운 아기 토끼들이 재잘재잘 끊임없이 떠들고 있었다.
그랬다. 쉬고 싶었던 월강에게 세준의 유치원 개원 소식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애들을 세준 님에게 보내야겠어.
세준에게 아기 토끼들을 맡기고 월하와 같이 오붓한 휴가를 즐기려는 월강.
하지만 멸망 유치원의 원생이 되기 위한 조건이 일단 무시무시한 원생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혹독한 곳인 줄은 상상하지 못했고.
“얘들아, 삼촌 보러 가자!”
“삼촌?!”
“그래. 세준컴퍼니의 박세준 님. 내가 세준 님이랑 친해.”
“하라부지 또 거짓말한다!”
“엄마가 그러는데 할아버지 말 진짜래.”
“진짜?”
“근데 우리 간식 언제 먹어요?”
“일단 저기 까서 간식 먹을까?”
“네!”
월강은 양을 치듯 아기 토끼들을 데리고 검은 거탑 1층으로 이동했다.
물론 월강만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검은 거탑에 사는, 세준을 아는 존재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고.
검은 거탑 85층.
“얘들아, 유치원 안 갈래?”
엘카도 자식들을 세준의 유치원에 보낼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세준 님이 유치원을? 우리 애도 보낼까?”
“세준 님이 키워주면 믿을 수 있지!”
“거기 인맥이 장난 아닐 텐데 무조건 보내야지!”
다른 층의 존재들도.
***
<크르마>
(뱃뱃! 세준 님, 여기 바다 위에요! 조심하세요!)
꾸엥!
뱃뱃이의 말을 들은 꾸엥이가 일행들과 자신을 염력으로 띄웠고 세준과 일행들은 허공에 둥둥 뜬 채 주변을 둘러봤다.
검푸른 바다를 도넛 모양의 대륙이 감싸고 있는 신기한 모양의 세상이었다.
쿠구궁.
바다의 중심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일어났다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파도의 파동이 계속 보강되며 파도가 사라지는 지점이 대륙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파도가 일어난다면 결국 대륙을 덮치는 쓰나미가 될 것 같았다.
“꾸엥아, 일단 저기로 가보자.”
꾸엥!
세준의 지시를 받은 꾸엥이가 파도의 시작점인 바다의 중심으로 향했고
“히히. 재미따.”
세준과 일행들은 그곳에서 바닷물을 강하게 팡팡 치며 물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변에는 아이가 만든 충격파에 기절한 바다 괴수들이 한가득이었다.
“안녕. 난 박세준이야. 너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 돼. 남들한테 피해를 준다고. 우리랑 같이 갈래?”
세준은 일단 아이에게 말을 걸며 대화로 풀려고 했지만
“시른데! 나 여기서 노 꺼야! 얘네들도 내 냠냠이니까 가져가지 마!”
쾅!
이번 아이는 성격도 까칠하고 욕심도 많았다.
그럼 답은···
“꾸엥아. 정신 좀 차리게 해.”
물리.
꾸엥!
쾅!
“왜···왜 때료?!”
쾅!
“왜 때려요?!”
일단 물리 치료로 존댓말 교정 완료에 공손함까지 획득.
“같이 갈 거지?”
“···네.”
거기다 평화적인 합의까지. 절대 납치 아니다. 의견을 물어보고 데려가는 거니까.
“넌 이제 팡팡이다.”
“팡팡이···헤···”
아이는 세준이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의 이름을 되뇌며 히죽히죽 웃었다.
“이제 빨리 가자.”
팡팡이를 안아 든 채 일행들을 재촉하는 세준.
창조의 아이를 멸망 유치원으로 데려오라는 퀘스트는 거의 완료했지만, 저녁 준비 퀘스트가 아직 남아 있었다. 지각 페널티로 이 세상 맛이 아닌 음식을 먹어야 하는 아주 위험천만한 퀘스트가.
잠시 후.
“에일린, 나 왔어!
세준이 팡팡이를 데리고 멸망 유치원에 도착하자
[<크르마>에 낙오된 [멸망에 물든 창조의 아이]를 무사히 멸망 유치원에 데려오셨사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사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찬란한 어둠의 귀걸이]가 강화되며 용량이 100% 찰 때마다 수면의 비약을 생성합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지구>의 진화 경험치가 10% 상승했사옵니다.]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면의 비약은 섭취 즉시 열흘을 잔 효과를 낼 수 있어 수면기를 안 자고 버티고 있는 에일린의 모자란 잠을 채워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세준아!”
세준의 부름에 에일린이 주방에서 나와 세준을 반갑게 맞이했다.
“어?! 에일린, 왜 주방에서 나와?!”
“먹을 것 좀 찾았지.”
“아. 배고팠구나? 에일린,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 내가 맛있는 거 만들어줄게.”
“응!”
세준은 에일린이 요리를 할 수 없게 부랴부랴 요리를 시작했고
“막내 반갑따!”
“나 막내 아닌데? 난 팡팡이야!”
멸망 유치원에 새 식구 팡팡이가 들어왔다.
퍽!
신고식은 조금 거칠었다.
“엉? 왜, 왜 때려?!”
“태초가 막내라고 하면 막내야!”
까망이 오빠, 태초 잘했어?
태초가 팡팡이를 때린 후 칭찬을 바라는 표정으로 까망이를 바라봤고
끄덕.
역시 위대한 까망이 님의 동생은 이래야지!
까망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곧 까망이 잡는 날이 한 번 올 것 같았다.
***
검은 거탑 99층.
쿵!쾅!쾅!쿵!
오늘도 대련으로 훈련을 마무리하는 우마왕과 분홍털.
“이제 분홍털 님이 우마왕 님의 공격을 곧잘 받아내는데?”
“처음에는 시작하자마자 맞기만 했는데.”
“그것도 대단하긴 하지. 우마왕 님의 공격을 맞기만 하는 것도···.”
“그치. 그 아픈 걸···.”
“아. 근데 분홍털 님은 몇 레벨 세상 출신이라고 했지?”
“9레벨 세상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래? 분홍털 님을 보면, 9레벨 세상의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족도 많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텐데 왜 분홍털 님 혼자 탑에 들어온 거지?”
“그러게. 저 정도 힘과 잠재력이면 훨씬 많이 들어왔어야 하는데···.”
그런 둘을 구경하며 대화를 나누는 블랙 미노타우루스들. 처음에는 대련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점점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
“궁금하면 네가 물어보든가.”
“제가요?! 제가 어떻게 물어봐요?!”
우일백의 말에 우이사천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분홍털과 친하지도 않았고, 세상이 왜 망했는데 왜 너만 탑에 들어왔냐고 물어본다는 건 싸우자는 말과 같았다. 그리고 싸우면 맞을 것 같았다.
그때
“나 아는데···.”
우이천구가 우쭐한 목소리로 턱을 높게 쳐들며 슬며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뭔데?”
“빨리 말해봐!”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우천구의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크흠. 내가 저번에 우마왕 님과 분홍털 님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우이천구가 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위잉···
[검은 거탑 99층 독꿀벌 1만 3124호 : [꿀벌뉴스 단독!] <베어트리스>의 유일한 생존자 분홍털 님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생존 스토리!]특종에 목말라 있던 꿀벌뉴스의 기자 독꿀벌 1만 3124호가 일단 제목부터 근사하게 뽑은 후
위잉···
귀를 기울이며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