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d to Be Loved by Villains RAW novel - Chapter (140)
r 139 – 139. 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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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stem Message > [ ‘변이’에 필요한 마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 [ ·̶̛͈̪͚̹̺͖͉̪̇̎̃̏̃̎̚͡ͅ ̷̥͉̞͎̯̥̫̳̻͆͊̉̀̾͘͞·̴̵̢̢̥̱̝̘̟͎̯̥̟͖̞͊͐͌̿̎̋̔̈́̃̕̚͘͜͟͝͞͞·̶̛͈̪͚̹̺͖͉̪̇̎̃̏̃̎̚͡ͅ ̷̥͉̞͎̯̥̫̳̻͆͊̉̀̾͘͞·̴̵̢̢̥̱̝̘̟͎̯̥̟͖̞͊͐͌̿̎̋̔̈́̃̕̚͘͜͟͝͞͞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 ] [ 대상의 권능을 불완전하게 복제합니다! ]사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전에 유리아의 기분을 풀어주면서 그쪽의 마기를 뜯어오길 잘했다는 것.
사실 여기에 사용하는 건 내 계획에 없던 일이긴 하지만.
‘…이거 벌써 써먹으면 안 되는데.’
원래는 페이놀한테 써먹으려고 아껴두었던 거지만, 지금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적어도 패를 미리 까두는 게 지금 당장 자색 악마가 폭주하는 것보단 낫지.
마기야 다시 유리아랑 같이 목줄 채우고 천사 아저씨들한테 산책 나가서 채우면 되니까.
[…이젠 죄책감도 안 느끼냐?]“…”
아니, 근데 아무리 포장해봐야 본질이 그거인 걸 어떻게 하냐. 어차피 해야 될 일이기도 하다.
내가 그걸 즐기지만 않으면 상관없는 것 아닐까?
[…글렀네. 정신 상태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어.]“…”
[이건 뭐 딱히 네 종족이 변하고 그런 거에 영향받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네 인성이 점점 박살 나고 있는 것 아니냐?]시끄럽고.
칼리반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교실 안으로 성큼 들어선다.
[그래도, 역시 악마는 악마네. 이게 불완전한 기운이라고?]아뮬렛 안에서 그런 문장이 흘러나왔다.
아마 주변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꺼낸 말이렸다.
내 가슴팍에서 흘러나온 하얀색 기운이 이 공간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영향을 받은 학생들의 눈동자가 일제히 멍해져 있다.
못해도 수십은 되는 인간이, 일제히 선 채로 기절이라도 한 것처럼 다들 우뚝 서 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이 학부 특성상 전원 사제를 희망하는 인간들이다. 실제로도 다른 학부에 비하면 이런 종류의 정신 간섭에 내성이 꽤 높은 녀석들도 분명히 껴 있고.
그런데, 그런 놈들까지 전부 정신이 나가 있지.
하얀색 악마의 권능인 ‘매혹’은, 대상의 정신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능력이다.
아예 정신 수양을 전문적으로 한 고승이나 고위 사제 정도면 모를까, 학생 수준에서는 불완전한 마기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사로잡힐 수밖에 없지.
내가 지금 여기서 어떤 걸 요구해도 이 녀석들은 그대로 따라줄 거다.
“자, 주목.”
박수를 짝짝 쳐서 이목을 내 쪽으로 끌어모은다.
멍한 시선들이 일제히 나한테로 쏠린다.
“지금 여기서 본 건 다들 잊어버립시다. 알겠죠?”
그 말과 함께.
전원의 눈동자에 하얀색 기운이 잠깐 솟구쳐 올랐다가 가라앉는다.
내 ‘명령’을 인식한 것이다.
“좋아요. 다들 조용히 해산.”
이어서 그런 말을 내뱉자, 다들 질서정연하게 착착착 강의실 바깥으로 나간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게 다야? 괜찮겠어?]“예?”
그럼 안 괜찮을 건 뭐야.
[기억 소거 정도야 나중에 다시 복원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돌아오잖아. 사제들이면 정화 의식에도 익숙할 테니까, 단순히 이런 건 리스크가 꽤 크지 않-]“…예?”
[…어?]서로 그런 의문을 주고받는다.
뭔가 서로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인데.
“그게 지금 왜 튀어나와요? 악마의 권능이라니까?”
[아니, 나도 이런 능력 쓰는 녀석들은 꽤 봤었는데. 전부 다 쉽게 파훼 되더라고?]아니.
아.
이해했다.
이 사람, 지금 일반적인 세뇌나 최면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지금 능력 쓰는 모습을 보면 그거랑 그렇게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긴 하지.
그런 건 확실히 생각보다 쉽게 깨져서 위험 부담이 크니까.
하지만, 이건 불완전하다지만 악마의 권능이다.
“세뇌나 최면이 아니라, 얘네는 그냥 ‘내가 좋아서’ 말을 들어주는 겁니다.”
능력 이름부터가 ‘매혹’이잖아.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너무너무 좋아하는’ 내가 하는 말이라 그냥 그대로 따라주는 거라고.
아마 단순히 본인들이 이걸 잊어버리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이걸 잊어버리길 ‘원하니까’ 그에 맞춰서 부탁을 들어주는 거라고.
자기들도 의식 못 하는 사이에.
[…무슨 소린데, 그게.]“뒷감당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본인들의 기억에서 끝나는 수준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소문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증거까지 스스로 은폐할 거고,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입을 다물게 할 거고, 심지어는 누군가가 고문을 하더라도 죽기 전까지 대답 안 할 거다.
단순히 그 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바라는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거란 소리니까.
“제가 여기서 말하는 거면 뭐든 다 들어줄 거에요. 딱 하나 빼고.”
나를 해치라는 명령은 안 들을 거다.
[그건 왜 안 들어주는데?]“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해쳐요.”
쓴웃음을 지으며 답한다.
“그거 요구하면 차라리 자기 목숨을 끊을걸요. 차라리 죽겠다면서.”
[…]한참을 침묵하던 칼리반이 간신히 대답했다.
[그게 불완전한 능력이라고?]“예.”
본체가 갖춰진 하얀 악마는, 이런 능력을 ‘대륙’ 단위로 행사한다.
전 세계에 있는 지성체란 지성체는 모조리 다 자신에게 매혹 시키지.
[…뭔 또라이 같은 능력이야, 그게?]칼리반이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동의하는 의미에서 쓴웃음을 짓는다.
악마란 놈들이 원래 그래. 이해하려고 하면 지는 거다.
아무튼 이걸로 세라스가 또 미쳐서 급발진을 할 요건은 지워뒀다고 할 수 있겠지.
지금은 그것보다, 얘 빨리 치료 안 해주면 죽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바닥에 누워서 꿈틀거리고 있는 남학생을 바라본다.
“에휴.”
한숨을 내쉬며 품 안에서 케이스를 하나 꺼내 든다.
비상용 포션 세트다. 내가 다칠 때를 대비해서 항상 들고 다니는 거지.
[…]“왜요.”
[아니, 불쌍해서.]“…”
[얼마나 평소에 쪼개질 위협을 많이 받으면 이런 걸 세트로 챙겨 다니냐.]당신이 나한테 공감을 해줄 때도 있구나.
그만큼 지금 내 처지가 기구하단 소리겠지.
내 팔자야, 내 팔자야.
[아, 그런데 하나만 물어보자.]“뭘요?”
[이 지배권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는데, 너 이거 붉은 악마한테 사용하려고 했다며? 악마 상대로도 그 지배권이란 게 먹히는 거야?]“…아, 그거요.”
생각보다 꽤 간단한 활용법이다.
당연히 악마 상대로는 안 먹히지.
다만.
원래대로는 ‘접촉’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쪽도 이 능력을 쓰면 헐레벌떡 튀어 나오게 만들 수 있다.
내 치명적인 매력 스킬이 안 통하는 붉은 악마조차, 이걸 쓰면 한 번은 확실하게 불러낼 수 있단 소리지.
[…아하. 그쪽한테 안 그래도 맛있어 보이는 네가 더 맛있어 보여진단 소리지?]“…”
표현이 좀 그렇기는 한데.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서 있는 세라스를 바라본다.
아까 전부터 그 눈동자에 계속 보라색 기운이 올라왔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아.
슬슬 대비해야지.
이제 효과가 올라올 때 됐으니까.
[뭘 대비해?]아니, 그러니까.
악마 중 나한테 가장 흥미가 없을 붉은 악마조차 1회성으로 불러낼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면.
내가 관심을 안 주려고 해도 미친 듯이 오지랖을 부리는 녀석한텐 이게 어떤 효과를 내겠나.
[ System Message > [ ‘자색 악마’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 [ ‘타천의 인장’이 반응합니다! ]그런 메시지와 함께, 세라스의 눈동자로 ‘보라색’이 완전히 차올랐다.
이어서.
“주인니이이임—!!!”
어울리지도 않는 하이톤 목소리를 내뱉은 세라스가, 그대로 나한테 와락 안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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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반쪽으로 접히는 것 같다.
얘, 그랜드 어쌔신이다. 당연히 신체 능력도 순위권이지. 단순히 껴안는 것만으로도 트럭에 치이는 것 같다.
폐 안쪽으로 공기가 밀려 들어오는 느낌에 빈 호흡을 토해내는 사이, 세라스가 내 가슴팍에 계속해서 얼굴을 부볐다.
“주인님, 주인님! 보고 싶었어요!”
녀석이 기쁨을 주체 못 하는 목소리로 그런 말을 던졌다.
눈동자에서는 마치 별가루라도 떨어진 것처럼 빛이 번쩍거린다. 평소 이 녀석 성향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 할 표정이다.
마치 몇 년 만에 주인을 마주친 충성스러운 대형견 같다.
“야, 야, 그만…!”
물론, 아무리 그래도 진짜로 개처럼 내 얼굴을 핥으려고 혀를 내밀고 달려드는 건 어떨까 싶다.
식겁하며 몸을 뒤로 빼자, 아랑곳하지 않은 세라스가 다리를 쫙 펼쳐 마치 공업용 바이스처럼 나를 끌어안았다.
어린아이가 다 큰 어른에게 매달리는 것처럼.
절대로 떨어지기 싫다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나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것처럼.
물론, 내 신체 능력은 다 큰 여자가 이렇게 전 체중을 실어서 달려드는 걸 똑바로 지탱할만큼 훌륭하지 않다.
내가 휘청거리다가 그대로 엎어지자마자, 세라스가 기다렸다는 것처럼 위에서 나를 덮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어진 사이에 망설임 없이 내 얼굴을 마구마구 핥는다.
“…”
확실히 대륙에서 단둘밖에 없는 최고 수준의 암살자가 이런 짓을 하는 건 거의 공포스러운 광경이겠지만, 아마 본인 의사는 아닐 것이다.
이건, 그러니까.
자색 악마 ‘본인’의 취향이 대단히 많이 반영된 행동이리라.
[…뭐야. 폭주해서 겨우 이 정도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진 않는데?]얼굴이 침 범벅이 되는 사이, 칼리반한테서 그런 말이 날아왔다.
‘폭주한 것 아니에요, 이거.’
그렇게 답하며, 스킬 하나를 발동한다.
[ ‘탐색안’을 사용합니다. ] [ 대상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 [ 같은 대상에게는 24시간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적용됩니다. ] [ Character Info > [ 세라스 에바트리체 ] [ 특징: 그릇 – 자색 악마 ] [ 상태: 주인님 좋아해, 주인님 좋아해, 주인님 좋아해, 주인님 좋아해, 주인님 좋아해, 주인님-]“…”
일단 이 소름 끼치는 창은 좀 넘기고.
[ Status Info > [통상]근력: A+
민첩: SSS
내구: B
행운: B
권력: A-
[이능]마력: A
법력: F
신성: A
[ Misc. >-현재 융합한 ‘악마의 조각’ 개수: 1개
-1단계 융합 진행: 3%
-타락 진행: 1%
이거 봐라.
조각 융합 진행도 최저치고, 애초에 타락률도 1%대에 머물러 있다.
이건 자색 악마한테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폭주한 게 아니더라도, ‘그릇’을 매개로 자신의 ‘의사’만 표출하는 거지.
“…”
그거, 생각해보면 무서운 거다.
하다못해 집착의 악마라는 이명을 가진 하얀 악마조차 유리아의 인격을 완전히 깔아뭉개면서까지 본인이 전면으로 나서지 않는다.
아무리 그릇이라고 해도, 악마 단위와 본격적으로 얽히기 시작하면 정신이 붕괴되는거야 시간 문제다. 이렇게 강제로 그릇을 억누르고 본인 의사만 튀어나오게 하면 아예 행동이고 생각도 못하는 식물 인간이 될 수도 있다고.
그리고 그릇이 그 꼴이 된다면, 당연히 그쪽을 통해서만 물질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악마 입장에선 크나큰 손해다.
하지만.
이 녀석은 그런 건 아무래도 좋고, 뒤를 아예 생각하지 않고 급발진을 박는다.
그런 저돌적인 성향으로 한결같이 ‘나를 위해서’ 뭔가 오지랖을 부릴 거라는 거, 생각해보면 진짜 공포스럽기 짝이 없다.
“세라스.”
그러니까.
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도 꽤 명확하다.
그런 성향을 ‘제어’하기 위한 밑밥을 좀 깔아둬야 한단 거지.
“응, 주인님! 뭐든, 뭐든 말만 해줘! 명령해줘! 막 부려줘!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할 테니까-!”
“명령인데, 나한테 반경 5m 이내로 접근하지 마라.”
세라스의 말이 뚝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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