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d to Be Loved by Villains RAW novel - Chapter (23)
r 22 – 22. 이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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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과 10년이나 친구로 지낸다는 건, 바꿔 말하면 볼 장 못 볼 장 다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베아트릭스는 이미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엘노어의 해괴한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내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야.”
물론 아무리 그런 그녀라도 해도 가끔 도저히 참아줄 수 없을 때가 있기는 했다.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건진 모르겠지만, 아까부터 보여주는 모습이 무슨 정서 불안에라도 걸린 것 같다.
혼자서 느닷없이 한숨을 쉰다거나, 갑자기 눈에 핏발이 올라온다거나. 뭔가 계속 생각하면서 혼자 텐션이 확 올랐다가 내렸다가.
“너 아까부터 또 왜 그래?”
“…”
엘노어의 손안에서 펜대가 또각, 하고 부러졌다.
통짜 광석으로 만들어진 펜이 무슨 썩은 나무처럼 부러지는 걸 본 베아트릭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엘노어가 손에 저렇게 힘을 주는건 그녀가 뭔가를 ‘참고 있을 때’ 자주 보여주는 버릇이다.
그러니까 이어지는 목소리도 평소보다 퉁명스러웠겠지.
“떠올리게 만들지 말게. 기껏 겨우 잊어버렸더니. 일하는 데 방해된단 말일세.”
“…설명을 하라고, 이 년아.”
베아트릭스가 이를 부드득 갈면서 꺼낸 말에, 엘노어가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됐네. 말해봐야 해결될 건이 아니니 신경 쓰지 말게. 일은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
그래. 그건 인정해야겠지.
평소에도 딱히 업무를 게으르게 보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지금 엘노어가 업무를 처리중인 기세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네가 그렇게 일 하니까 좀 낫긴 하네. 요즘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이상할 정도로 행정 소요가 많긴 하군. 무슨 중요한 프로젝트라도 있나?”
“부족 연합에서 편입생이 들어온대. 너도 이름은 들어봤지?”
그 말에 눈살을 찌푸린 엘노어가 근처에 있는 서류 하나를 확인했다.
“쿠데타에서 밀린 세력들인가. 대족장의 딸?”
“그래. 사실상의 망명 신청이야. 제국에서는 이를 받아들였고.”
대족장의 딸이라면 사실상 제국의 황족 버금가는 유명인이다.
그리고 그 정도 귀빈이라면 학생들의 평등함을 주장하는 아카데미 측에서도 ‘수행원’등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고.
사실상 권력 다툼에서 밀린 일가 친척이 통째로 피난 오는 것이라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거기에 다음 학기에는 성황국에서 정기 사절단 파견. 성녀 본인이 직접 온다는데.”
“…”
엘노어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집어넣었다.
왠지 아까보다 표정이 찌그러진 기색이다.
“…정기 사절단이라면 그냥 관례 아닌가. 그런 거물이 직접 움직일 필요가 있나?”
“몰라. 아카데미 측에서 뭔가 요청했다는 소문도 있고. 총장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다더라고.”
엘노어의 표정이 조금 더 강하게 찌그러졌다.
“너는 왜 그렇게 언짢아 해.”
“단편적인 정보들만 모여도 보이는 게 있네. 아카데미측에서 뭔가 꾸미고 있는 게 있어.”
“그렇겠지. 여기가 그런 적이 어디 한 둘이야?”
“당장 다우드를 가지고도 뭔가 진행 시키는 게 있지 않은가. 거기에 대족장의 딸과 성녀를 가지고도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소리일세.”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설마 그 사람들이 같이 엮이겠어? 애초에 겨우 남작가의 인간 하나랑 뭐 어떻게 하기엔 그 둘의 격이 너무 높은데.”
베아트릭스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을 받자, 엘노어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여전히 진중하고 침착한 목소리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겠지.”
“그런데 왜 그러냐고.”
“내 기분이 나쁘네.”
“…”
“왜 그 남자와 다른 여자를 동시에 떠올리게 만든단 말인가.”
“…”
베아트릭스가 이마를 짚었다.
“뭔 개소리야.”
“다우드를 떠올릴 때는 그 남자만 오롯이 떠올리고 싶단 말일세. 그런 상황에 다른 여자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일이나 해라. 아예 생각 못 하게 머리통 깨놓기 전에.”
그녀가 그렇게 으르렁거리자, 엘노어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펜을 잡았다.
“그래야겠지. 내가 하루 정도는 업무를 보지 않더라도 지장이 없어야 할 테니까.”
느닷없이 왠 하루.
어쩐지 일을 열심히 하더라니, 스케쥴을 통째로 하루 비워야 할 일이라도 생긴 건가.
베아트릭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왜. 무슨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어?”
또 다른 펜대가 작살나는 소리가 집무실 안에 적나라하게 울려퍼졌다.
엘노어가 그 질문을 듣자마자 손에 힘을 꽉 줬기 때문이겠지.
“요금 청구 너한테 한다?”
“그러니까, 자꾸 떠올리게 만들지 말게.”
“…뭔지나 설명하고 그딴 소리를 하던가. 그냥 말해. 내버려 뒀다간 집무실 가구 네가 다 결딴내겠다.”
엘노어가 잠시 고민했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의자의 팔걸이에 손을 얹었다.
이내 으지직 까드득하는 소리가 그쪽에서 울려퍼졌지만.
“…”
대체 뭘 얼마나 참고 있길래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베아트릭스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엘노어가 마침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참으로 진중하고 고통스러우며 우수에 젖은 목소리였다.
“베아트릭스.”
“뭐.”
“다우드 캠벨이 보고 싶네.”
“…”
베아트릭스가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까 전에 간신히 다스린 두통이 다시 찾아들고 있었다.
“3일 뒤에 만나자고 했으니 그때까지는 일처리를 전부 다 해야한다는 소리 아닌가.”
“…”
“어떻게 3일이나 못 볼 수가 있나. 그건 너무한-”
“…마지막 경고다. 일 해.”
베아트릭스가 그렇게 싸늘하게 쏘아붙이자, 결국 엘노어도 입술을 삐죽이며 다른 서류를 집어들었다.
다행히 거기 적혀있는 내용은 그녀로서도 꽤 흥미로운 것이었다.
“3일 뒤가 만월제인가?”
“어, 시기가 벌써 그렇게 됐네?”
만월제.
제국 명절 중에서도 가장 커다랗게 기념되는 날이다.
오죽하면 공허 지대 바로 옆에서 근무 중인 아카데미 교직원들도 이때만큼은 잠시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휴식에 돌입할 정도로.
‘그래서 가장 방비가 취약해지는 시기기도 하고.’
검을 배운 무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들긴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명절이 우연히 다우드와 만나는 날과도 겹친다니.
그녀가 피식 웃으면서 만월제 관련된 서류를 집어넣었다.
아무튼, 3일 뒤는 중요한 날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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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stem Message> [ 메인 퀘스트의 추가 정보를 갱신합니다! ] [ 메인 퀘스트 ]〖 챕터 1 – 정화자 〗 [ ‘황혼의 눈동자’에서 일어날 사건을 순조롭게 해결하세요! ] [ D-3 ] [ 보상: 메인 시나리오 분기에서 혜택을 얻습니다! ]눈앞으로 떠오른 창을 쭉 훑는다.
이전에 리버백 후작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이후부터 생성된 창이다.
‘분기 혜택이라.’
보상 창에 적혀있는 문구를 보고 볼을 긁적인다.
나도 알고 있는 보상이다. 게임 안에서도 랜덤성으로 몇 번 등장했으니.
원래대로라면 황혼의 눈동자에서 리버백 후작의 ‘제의’를 거절한다면 그 뒤로 이어지는 건 챕터 하이라이트인 도주 or 전투의 양자택일이다. 챕터 1 내용답게 속도 진행이 빠르거든.
분기 혜택이라는 건 그런 두 선택지 말고 훨씬 더 클리어하기 수월한 선택지를 추가해준다는 뜻이다.
‘그거 좋네.’
정화자는 챕터 1 보스답게 한 번만 잘 처리한다면 그 뒤에 별로 귀찮아질 구석이 없는 놈이지. 적어도 몇 차례의 보스전을 반복해야 하는 후속 챕터 보스들보다는 훨씬 낫다.
그 한 번 처리하는 게 조금 힘들어서 그렇긴 하다만.
‘그거 잘 하려고 이 녀석도 부른 거긴 한데.’
그렇게 생각하며 옆쪽에 춥다며 손을 비비고 있는 엘리야를 바라본다. 우리 둘이 있는 곳의 고도가 좀 높긴 하지.
“…”
이번 내 작업에 지대한 도움을 줄 녀석이다.
생각보다 꼬시는 게 힘들 줄 알았는데, 부탁할 게 있다고 하자마자 내용도 안 듣고 OK하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놀랐다.
“우리 친구잖아요. 뭐 고민할 게 있나?”
-같은 호쾌한 첨언은 덤이었다.
피식 웃으며 엘리야를 부른다.
“야.”
“네?”
“이거 받아둬라.”
엘리야가 내가 내민 물건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뭐에요?”
“필요한 거.”
당장은 나도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네.
사실 그렇게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외관이긴 하다.
녀석에게 준 건 몇 m에 달하는 길다란 쇠막대기니까. 그 용도조차 짐작이 가지 않는 길이다.
내가 잡고 있는 건 적어도 인간 두 명이 들어갈만큼은 넉넉하게 커다란 원판이고.
엘리야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내가 내민 막대기를 받는 사이, 하늘을 바라다본다. 시계를 틈틈이 확인하며.
이 녀석이 나와 함께 있는 곳은 그레고리 관의 옥상이다. 원래대로는 첨탑 역할을 하던 건물로, 지금은 전망대 용도로 쓰이지.
엘판테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들 중 하나다. 아카데미 정중앙에 박혀있는 시계탑과 비교하면 좀 덜하지만.
“…뭔가 도와달라고 하셔서 나오긴 했는데. 이런 곳에서 대체 무슨 일을 하시려고 하는 건데요?”
“채취.”
“…예?”
“조금만 기다려 봐.”
그렇게 말하며 근처를 노려보자.
마침내 내가 기다리던 모습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어?”
옆에 있던 엘리야가 그런 목소리를 흘리는 것과 동시에, 전망대 기준으로도 올려봐야 할 까마득히 높은 곳에 갑자기 빛무리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온갖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엘판테에서도 몇 달에 한 번, 그것도 아주 잠깐 사이에만 찾아오는 현상이라 아마 학생은커녕 대부분의 교직원들도 모르는 모습일 거다. 이 녀석이 당황하는 것도 당연하지.
“좋아. 준비해.”
“네, 네? 뭘 어떻게 준비하라구요?”
허둥거리는 녀석에게 막대기를 바닥에 비스듬히 세우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그 위에 내가 잡고 있던 원판을 잘 굴려서 끄트머리에 부착한다.
아마 바닥에 눕힌 숟가락 같은 모습이겠지.
“좋아. 이제 이 위에 누워.”
“…예?”
“빨리.”
그렇게 말하며 난 원판 위에 털썩 드러눕는다. 옆자리를 탁탁 두들겨서 녀석에게도 이렇게 드러누우라 재촉한다.
“뭐하자는 건지.”
녀석이 그렇게 툴툴거리면서 내 옆에 마찬가지로 털썩 드러누웠다.
“그래서, 같이 누워서 저기 위쪽에 있는 밤하늘이나 같이 구경하자는 건가요?”
“지금은.”
그렇게 말하자 엘리야가 잠시 머뭇거리며 답했다.
“…헤. 번쩍거리는 모습 보니까 로맨틱하긴 하네. 뭐에요, 트리스탄 공녀는 내버려두고 저한테 작업 거시는-”
“저게 로맨틱하냐? 담이 꽤 좋네.”
“네? 왜요?”
사실 보통 사람들에게 그레고리 관이 가지는 특징은 그저 ‘높다’ 수준밖에 없겠지만, 세라를 DLC까지 깔아서 클리어한 인간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가치를 가진다.
본편에서는 절대 튀어나오지 않는 온갖 해괴한 효과를 가진 재료 아이템이 드랍되는 ‘이면 세계’의 포탈이 열리는 장소가 바로 여기거든.
이전에 그 천사 아저씨들이 득시글거리던 그 공간 말이다.
“저거 이면 세계 들어가는 입구거든.”
“…”
엘리야가 잘 이해 못했다는 기색으로 나와 하늘에 모이는 빛무리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그 문장의 의미에 대해서 숙고하고, 이어서 점점 얼굴이 새파래지기 시작한다.
“…뭐라구요?”
“이면 세계 입구라고.”
“그딴 게 왜 이런 곳에서 튀어나와요?!”
사실 이런 반응이 정상적이긴 하다.
말이 이면 세계니 어쩌니 하지만, 그걸 좀 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세이비어 라이징 세계의 ‘지옥’이라고 표현해도 되는 마경이니까.
애초에 본편 완전 클리어 후 DLC를 구입해야만 열리는 지역이다. 생존 난이도야 두말 할 필요도 없지.
‘…사실 이렇게까지는 안 하고 싶은데, 나도.’
아마 빌어 처먹을 메인 시나리오가 계속 비틀리지만 않았어도 나 역시 고려하지도 않았을 선택지다. 꼭 필요한 물건이 저 안에 있으니까.
품속에 있는 검은색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고소를 머금는다.
그레고리 관에서 열리는 포탈은 저것만 있는 게 아니라 정령계나 환수계 등 여러 가지 있다.
아마 이걸 나한테 양도한 총장 본인도 내가 그런 곳을 목표로 이걸 사용하리라 생각하고 나한테 이 ‘이계의 열쇠’를 양도했겠지.
재료를 채취하더라도 잠깐 동안 들어가서 근처에 널린 재료만 재빠르게 집어 나올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고. 이계란 것들이 워낙 위험천만한 곳이라서.
그러니 모든 이계 중 생존 난이도로는 가장 최악으로 꼽히는 ‘이면계’를 알고 있으리란 상상은 전혀 못했을 것이다.
“…”
그러니, 내가 지금부터 할 짓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을 거고.
“…그래도, 그나마 저기랑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네요. 저렇게 하늘 높이 떠 있으니까 저희한테 별 영향을 주진 못 할 것 같은데.”
“그랬겠지. 원래대로라면 저기 출입도 힘들어. 최소한 저기 들어가서 살아남을 능력은 되어야 들어가지.”
저 정도로 무시무시한 높이에 포탈이 생성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각 직업군별로 이런저런 생존 전략과 각종 스킬이 구비되어야만 간신히 입장이라도 가능한 위치지.
사제는 최소한 저기까지 ‘공중 다리’를 만들만큼 신성을 다루는 솜씨가 있어야 하고, 기사는 한 번의 점프로 저기까지 닿을만큼 강건해야 하며, 마법사나 주술사는 저기까지 날아갈 수 있을 만큼의 마법이나 주술을 뭐라도 들고 있다거나…
하여튼 그런 복잡하고 강력한 제약이 이것저것 깃들어 있다는 곳이다.
“원래대로라면 그렇긴 해. 원래대로라면.”
아주 무식하고 원초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만 아니라면 그렇단 얘기지.
“…그런 말은 왜 붙이시는거에요?”
그렇게 말하던 엘리야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아마 몸이 원판에서 ‘고정되었다’는 걸 알아차렸을 테니까.
내가 원판 아래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이걸 작동시켰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일 것이다.
“…”
“…”
이게 뭔가 싶어서 엘리야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아까전에 눕혀둔 쇠막대기가 콰삭, 하고 바닥에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응.”
“설마, 아니, 진짜로 그럴까 싶긴한데요.”
“응.”
이어서 막대기가 아치 모양으로 구부러진다.
원판도 같이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그래.
돌을 발사하기 직전의 ‘투석기’처럼.
원래 이 두 개는 세트인 물건이다. 용도가 워낙 한정적이라 다용도로 써먹진 못하지만. 그 엘판테의 비전 창고에 박혀 있었던 만큼 그 제한적인 활용도에 대한 성능만큼은 확실하다.
투석구에 걸린 ‘돌’을, 하늘 높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쏘아보내는 것.
그러니까.
나하고 엘리야를 저 포탈까지 ‘발사’하기엔 충분한 위력이란 소리다.
“저희, 지금부터 저기 들어가나요?”
“어.”
“…이면계에, 아무 장비도 없이?”
“괜찮아. 금방 끝나.”
어. 어떻게든 된다.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은 충분히 있다.
존나 위험하긴 하겠다만.
“…”
엘리야가 활짝 웃었다.
“진짜 미친 새끼네, 씨발.”
“…”
뭐라고 대답할 사이도 없이.
나와 엘리야의 몸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공중에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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