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d to Be Loved by Villains RAW novel - Chapter (254)
Chapter 253 – 253. 감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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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드 캠벨을 납치하는 데에는 사실 그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진 않았다.
미리 다우드 캠벨의 방 안에 사람을 잠들게 만드는 향을 피우고, 그대로 끌고 나와 미리 ‘준비’해둔 방에 끌고 간다.
물론 이 남자가 지금까지 선보인 무력이 무력이니만큼 그런 짓을 하는 데에는 대단히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악마가 내부에 풀충전 되어 있는 페이놀은 거리낌이 없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 남자를 재우겠습니다.”
“…”
“필요하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아니.
목숨을 너무 쉽게 거는 것 아닌가.
이미 한 번 죽어봐서 그런 말을 하는 데 특히 거리낌이 더 없는 건가.
황제가 그런 생각을 떠올리긴 했지만, 완충된 그릇이라는 호칭이 마냥 헛된 건 아닌지. 마력과 마기를 조합해 단박에 다우드를 제우는 데 성공하는 모습은 확실히 그런 호언장담에 어울리는 성과였다.
그 남자를 납치하는 것보단, 차라리 엘판테 한쪽 방을 자기 입맛대로 개조하는 편이 더 어려웠겠지.
물론 그쪽에선 황제 폐하가 직접 활약할 수 있는 환경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니까, 세실.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잘 알겠지만…”
아탈란테 총장이 자살하고 싶다는 표정으로 그런 말을 꺼내들었다.
“엘판테의 건물들은 하나하나가 전부 역사적 가치를 가진 유적들입니다. 대관해드리는 건 어렵지 않지만 절차상으로 엄청난 부담이-”
“뭐, 황제 폐하께서 직접 시켰다고 하게.”
“…여기 있는 동안은 황제가 아니라 일반 학생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일반 학생이긴 하네만, 황궁에 계신 그 분이랑 내가 좀 밀접한 사이라서 말이지.”
“…”
“같이 밥도 먹고, 목욕도 하고, 다 했네. 불만이 있으면 그쪽에 가서 따지게나.”
“…”
엘판테의 교수진들이 재국의 수장께서 이 정도로 깡패같은 성정을 가진 것에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진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세실리아 11세와 페이놀의 준비는 그렇게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깔끔하게 재우고, 미리 준비해둔 방에 마음의 준비까지 전부 다 하고 셋이 함께 입장. 그리고 이 남자를 깨우는 것까지.
문제는.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지금 눈앞에서 날아오는 다우드 캠벨의 분위기는, 이쪽에서 한 번도 못 본 종류의 반응이었다는 점이렸다.
“…어.”
“…그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진심 분노’ 상태의 다우드를 본 페이놀과 황제가 뻣뻣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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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뭐든지 승부를 걸라고는 했는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폭거를 저지르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예의는 지키는 중이였고, 목소리도 침착했으며,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투명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런 상태기 때문에 더더욱 확실하게 느껴지는 사실 한 가지.
“납치해서, 이런 웃기지도 않은 방에 가둬놓다니요. 차라리 아예 대놓고 말했으면 제가 시간이라도 비워뒀을 겁니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데요?”
“…”
“…”
다우드 캠벨은, 지금 무서울 정도로 화가 나있다. 감히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기도 힘들 정도로.
페이놀과 황제가 동시에 마른침을 삼키며 시선을 피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 그 정도로 지금 눈앞의 다우드는 서슬 퍼런 분노를 줄기줄기 뿜고 있었으니까.
“대답 안 합니까?”
“…죄송합니다.”
“…미안하네.”
황제쯤 된다면 사실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정치적 의미를 가지기 마련이지만, 페이놀과 함께 사과를 내뱉는 황제에게는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확히는,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배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지금 눈앞의 다우드는 서슬 퍼런 분노를 줄기줄기 뿜고 있었으니까.
“…”
“…”
하지만.
황제와 페이놀은, 그렇게 분노한 상대를 앞에 두고 대단히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어.’
‘…어라…?’
뭐지.
뭐라고 해야할까.
이런 모습은 완전히 처음 본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기분 좋은 모습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두 명에게는 동시에 같은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왜, 왜…?’
‘이럴 리가 없는데…’
두 명이 마치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마른침을 꿀꺽 넘겼다.
‘이 남자가 이렇게…’
‘다우드 씨가 이 정도로…’
이어서, 마치 짜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두 명이 가슴에 손을 올렸다.
급격하게 심박수가 올라간 심장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멋있어 보이지…?’
‘남자다웠던가…?’
페이놀과 황제가 동시에 콩닥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그런 말만을 반복적으로 곱씹었다.
이상하다. 이상하기 짝이 없다.
화를 내는 사람을 앞에 두고, 오히려 이쪽이 더 ‘반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니.
마치 평소에 좋아하던 사람에게서 더 새로운 점을 찾아버려 심장에 쿵 내려앉아버린, 그런 감각.
사실, 이 남자가 평소에는 조금 못 미더운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기는 했다.
쉽게 허둥거리고, 늘 쉽게 찔리고, 여기저기에서 휘두르는대로 끌려다니고…
물론 살짝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고, 할 때는 하는 진지한 면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강단 있고 ‘남자다운’ 모습을 목격하는 건 또 처음이다.
[…중증이야, 아주. 다들 그냥 콩깍지가 제대로 씌여서는…]소울 링커 안의 칼리반이 그렇게 탄식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홀딱 빠진’ 표정이 두 명의 얼굴에 걸려있었지만,
다우드는 그런 걸 보고도 한숨을 내쉬며 누앉아있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거, 어떻게 해야 열리는 겁니까?”
굳게 닫힌 문에 다가간 다우드가 짜증스럽다는 기색으로 그렇게 말하자, 황제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움찔움찔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어쩐지 저 남자의 서늘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온몸에 전기가 찌릿찌릿 통하는 느낌이다.
“…그, 안쪽에서 열기는 꽤 힘들 걸세. 특별히 부탁해서 만들어낸 문이라.”
“…그, 그 말대로.”
황제에게 맞춰, 페이놀이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다.
“그, 저희가, 어떤 종류의 ‘강한 자극’을 받기 전까지는 안 열리거든요…”
“무슨 자극이요.”
다시 떨어진 목소리에 페이놀의 얼굴이 더더욱 붉어졌다.
다우드의 목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눈가에 슬슬 힘이 풀리려고 하고,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는 게, 이쪽도 황제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못 한 상태는 아닌 게 분명했다.
“이, 이성적으로, 조금, 농밀한 접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종류의 자극에만 감응하도록 술식을 만들어 문에 걸어놨거든요.”
“그래?”
이젠 숫제 예의조차 차리지 않는 말투다.
페이놀의 눈망울이 더더욱 흔들렸다. 숨이 가빠지면서 눈의 초점이 점점 흐려지는 게 심상치 않다.
“그러면, 이런 것도 되겠네?”
그렇게 말한 다우드가, 다시 이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와 페이놀의 턱을 붙잡았다.
“아…”
“예전에 했던 거, 돌려줄 게.”
그런 말과 함께.
페이놀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녀의 턱을 잡고 고개를 끌어올린 다우드가, 그대로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있었으니까.
간신히 인식된 상황이 그녀의 이성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사이, 그의 혀가 부드럽게 그녀의 혀를 끌어올렸다. 질척하게 섞이고, 핥아내고, 희롱하듯 그 몸체를 비벼댄다.
세 동작 모두 물 흐르듯이 이어지면서 완벽한 타이밍에 들어온 기습이였다. 이전에 서프라이즈 키스로 다우드를 한껏 당황 시켰던 그녀로서도 부끄러운 얼굴로 헐떡이는 것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한 솜씨다.
‘이거, 위험…’
항복, 함락.
그렇게 붉은색으로 번쩍이는 것 같은 단어가 페이놀의 번쩍이는 시야 근처로 쓱 스쳐 지나갔다.
‘이런 상태’의 남자에게.
‘이런 상태’의 자기자신이.
‘이런 입맞춤’을 당한다면.
애원하듯이,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해, 해주세요…”
페이놀이 거의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더, 해주세요, 뭐, 뭐든지, 할게요…”
대체 뭘 해달라는 건지, 더 나아가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 건 지 알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이 남자가, 자신을 조금 더 향유해줬으면 좋겠다. 조금 더 자신으로 ‘즐겨줬으면’ 좋겠다.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 남자에게 봉사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도 좋으니.
제발, 부탁이야.
해줘.
더, 해줘. 멈추지 말고, 끝까지.
“뭐야, 그 표정.”
그리고 그 앞으로 비웃듯이 싸늘하게 떨어지는 문장에, 다시 페이놀이 몸을 움찔 떨었다.
“바라는 게 있다는 얼굴인데?”
“네, 네에… 봉사, 봉사하게 해주세요…”
“안 돼.”
“아, 우, 우우…”
“여기서 더, 아무것도 안 해줄 거야.”
“…왜, 왜, 어째서…”
“벌이야.”
“…”
“마음대로 이쪽을 휘두르려 했던 벌.”
비웃듯이 그렇게 말한 다우드가 페이놀의 턱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자, 페이놀이 곧바로 주저앉아서 숨을 헐떡였다.
달뜬 얼굴이다. 방금 그렇게나 부끄러운 소리를 해놓고 자각도 못 하는 게 분명한 기색. 정말로 이 남자에게 봉사하지 못 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그런 기색.
‘…이, 무, 무슨, 무엄한…’
황제가 붉어진 표정으로 몸을 배배 꼬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뭔가를 깨달았다.
굳게 닫혀있던 문이, 반쯤 열려 있단 걸.
“…”
본디, 그러니까, 음.
한 명이 극한의 쾌감을 느껴야만 열릴 수 있는 문이라고 듣지 않았던가.
그걸 고작 매도당하면서 키스 한 번 했다고 느껴버렸다고?
“…”
농담이지?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 남자를 쥐어짜내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나. 무슨 짓을 해서라도 둘 중 하나는 성공하자고 하지 않았나.
저렇게 손쉽게 격파 당하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리고, 폐하.”
“…아.”
그런 억울함이 가득한 생각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있자니, 문득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떨리는 시선으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서늘하게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다우드가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릴 만치 고압적인 시선이었다.
“원래대로는 저도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며 뚜벅뚜벅 다가온 다우드가 그녀의 턱을 손가락 끝으로 젠틀하게 치켜올렸다.
그 접촉만으로도, 옭아매는 것 같은 ‘구속’이 전신으로 번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시선을 마주친 황제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당신께도 벌을 드려야겠습니다.”
어쩌면.
그녀들이 이 남자를 끌고 와서 방에 가둔 게 아니라.
그녀들이, 이 남자와 함께 방에 갇힌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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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