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d to Be Loved by Villains RAW novel - Chapter (45)
r 44 – 44. 중간고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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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끝!”
팔코의 그런 외침과 동시에, 다른 학생들의 무리 중 하나가 그의 바람 마법에 휩쓸려나갔다.
그와 동시에 번개같은 동작으로 그쪽에 접근한 루카가 순식간에 목걸이들을 전부 회수했다.
앗, 하는 소리도 내지 못할만큼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좋아, 튀어!”
이어서 괴성을 지르며 쫒아오는 학생들 무리를 그리드가 견제하며, 트리샤가 보호막을 전개하는 사이, 발이 느린 팔코는 루카가 집어 들고 그대로 후퇴.
완벽한 작전 수행이었다.
“잘했어, 얘들아! ”
안전한 곳으로 물러서자마자, 트리샤가 폴짝 뛰며 박수를 짝짝 쳤다.
실제로,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은 현황인 건 분명했다.
“목걸이 9개 이상이라니, 신입생 중간 고사에서 이 정도면 분명히 만점일거야!”
그들처럼 서너 명의 그룹으로 이루어진 학생들의 무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어느 쪽이건 전투 하나하나가 고난이었던 건 분명했다.
황립 아카데미 엘판테의 학생들이다. 만만하게 목걸이를 내줄만한 녀석들은 하나도 없지.
“그건 확실히 그렇지.”
팔코가 씩 웃으며 지도를 확인했다.
학생들 전원에게 지급된 대평원의 지도. 단순히 지형지물만 보여줄뿐만 아니라, 현재 가장 많은 목걸이를 수거한 ‘우등생’의 순위를 보여주는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 4명 모두가 몇백 전체 신입생 중에서도 손쉽게 만점 구간에 들어와 있다.
오히려 의외라면 그들이 압도적인 1위가 아니라는 점이겠지.
3등.
이만한 성적을 가지고도.
“…”
입학할 때 들었던 역대급 신입생 어쩌구 하는 말은 절대 허언이 아니었구나.
팔코가 고개를 피식 웃으며 그들 위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훑었다.
2등에 있는 사람은…
‘페이놀 라이펙? 이런 사람이 있었던가…?’
신입생 중 좋은 성적을 차지할만한 사람은 모두 숙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팔코로서도 이건 완전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거기에.
“…잠깐만. 이 사람 혼자잖아?”
“뭐?”
팔코가 꺼내놓은 내용에, 주변에서 옹기종기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그룹도 안 짜고 혼자서 목걸이 15개를 모았다고? 이거 뭐 하는 놈이야?”
“왜 우리 동기 중에는 이런 괴물들이 득시글거리는거야…”
옆에서 트리샤가 울상으로 그런 목소리를 내놨지만, 팔코는 피식 웃으며 그걸 흘려넘겼다.
뭐, 어차피 3등만 해도 만점은 확정이다. 굳이 우울해 할 필요는 없지.
그보다, 1등은 누구길래 목걸이 15개가 2등이란 말인가?
‘아, 엘리야네 조구나.’
그 모습을 확인한 팔코의 얼굴에 쓴웃음이 걸렸다.
다우드 캠벨, 엘리야 크리사낙스, 그리고 유리아 그레이하운처.
역시 차기 용사 후보의 그룹이다.
그 유명한 신입생들 중에서 군계일학의 성적을 낼만하지.
그리고 그 개수는…
“…”
팔코가 잠깐 눈을 끔뻑였다.
“잠깐만, 이거 고장난 것 아니야?”
“왜?”
주변으로 다시 옹기종기 모여든 친구들이 숫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전원이 곧바로 팔코가 그런 말을 왜 꺼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100개가 넘었는데?”
“…”
모두가 동시에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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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모일때만 해도 이건 너무 과하지 않느냐는 소리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한 번 나오긴 했었다.
아무리 상대방이 이런저런 악평이 쌓인 상대라고는 해도, 고작 세 명을 상대로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는 건 집단 린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아마.
지금은 다들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겠지.
아. 우리가 건방졌구나.
‘고작’ 100명 가지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니.
“…!”
아마 엘리야와 유리아가 검을 뽑아 휘두른 건 별다른 의도가 있는 행동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이쪽으로 공격해오는 상대방이 있으니 반격하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겠지.
하지만, 그 결과가.
첫 1초.
검이 뽑혀 나오는 순간 이미 주변에 반응이 온다. 풍압이 몰아친다. 흡사 태풍이라도 몰아치는 것처럼 사방에 있는 물체들이 한 번에 휩쓸려 나간다.
그다음 2초.
검의 진로가 이어지는 곳에 있는 것들이 차례로 그 무지막지한 격류에 휩쓸린다. 직감적으로 이게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차린 학생들의 얼굴이 새파래진다.
마지막 3초.
두 명의 검이 근처에 다가오는 학생들과 충돌한다.
그와 동시에.
풍경이 통째로 ‘찢겨나갔다’.
-!
-!!
-!!!!!
땅이 까뒤집어진다. 검격에 진로에 있던 바위도 곱게 갈려나가고, 나무는 아예 뿌리채 뽑혀 나와 하늘 위로 흩날리며, 달려들던 학생들의 무리가 전부 근처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길게 뻗어나간 물리 에너지가 그대로 뒤쪽에서 주문이나 가호를 준비하던 학생들을 휩쓸어버렸다. 아예 하늘로 날아가버린 전위만큼은 아니지만, 그쪽도 전부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넘어져버린다.
“…”
“…”
침묵이 주변에 죽 깔려있었다.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신체를 강화시키는 강체술을 극한까지 단련한 일부 기사들도 이런 광경을 연출해내진 못한다.
검을 휘둘러서 태풍을 만들어낸다니, 그런 건 기껏해야 동화 속이나 신화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테니까!
심지어, 그런 것이 고작.
두 명이 ‘검을 한 번 휘둘러서’ 나온 결과물이라니.
휩쓸려 나간 당사자들도 당사자들이지만, 유리아와 엘리야의 입도 동시에 쩍 벌어졌다.
“…이, 이거 무슨…?”
[…]이 두 명조차 스스로가 휘두른 힘의 위력에 경악한 모습이다. 익숙하게 써 본 느낌은 아니란거지.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사람을 숱하게 썰어본 유리아도, 마수 토벌에도 참여해 본 엘리야조차도.
그러니,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침착한’ 인간에게 쏠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나쁘지 않네.”
그리고 빙글빙글 웃고 있는 다우드 캠벨의 입에서 그런 말이 흘러나오자.
모두의 등 뒤로 소름이 쭉 돋아났다.
전원이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것이다.
그들이 이 기괴할 정도의 장면은, 전부 이 남자가 ‘혼자서’ 연출해낸 것이란 걸.
“…”
신성학부 지망생이라고 들었다.
물론 역량이 대단히 뛰어난 사제들이라면 가호를 통해 동료들에게 믿기지 않는 수준의 강화 효과를 걸어주는 경우도 있다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일으킬 정도면.
대체 어느 수준의 경지에 있단 소린가.
“…항복.”
누군가의 입에서 그런 말이 중얼중얼 흘러나오는건, 대단히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이다.
지금 자신들이 적대하고 있는 대상은.
100명이고, 200명이고.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걸, 뼛속 깊이 깨달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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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보 몇 가지.
심상 세계 스킬은 생각보다 지속 시간이 짧다는 점.
결국 스킬 사용 조건이 내 신성력을 사용하여 영체인 칼리반을 소환하는거라, 지금 내 쥐꼬리만한 이능 보유량으로는 기껏해야 공격 한 두 번 할동안 유지시키는 게 고작이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끔찍하게 강력하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사실 세도 너무 센 것 아니냐?’
오죽하면 버프를 공유한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을 정도니까.
방금 전, 엘리야와 유리아의 공격에 첫 번째로 노출된 학생들은, 내가 울트리마를 이용해 고행 스킬과 연계한 쉴드를 쳐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다진 고기가 되었겠지.
대다수의 스텟 버프가 기본 스텟에 스킬 배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들어간다는 건 알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 수준 아닌가.
얘네 둘의 신체 관련 스텟이 현재는 B에서 C 정도를 오간다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올스텟 F라 스킬 성능 반의 반도 못 뽑고 있는 거였구나.’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넘긴다.
‘올리긴 해야지.’
스텟은 고인물 기준으로도 대단히 올리기 까다로운 능력치에 속한다. 괜히 내가 지금까지 해야한다 생각하면서 미루고 미뤄둔 게 아니지.
다행히 조만간 그것들을 끌어올릴 기회가 분명히 있다. 당장 중간고사만 끝나도 이것저것 튀어나오겠지.
‘뭐, 당장은…’
그것 말고도 얻은 게 있지만.
다시 창을 조작한다.
[ ‘파티 멤버’에게 넣은 버프로 전투에서 대단히 많은 전과를 올렸습니다! ] [ ‘AP(어시스트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 [ AP를 통해 원하는 특성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세라에는 AP란 시스템이 있다. 내가 직접 전투를 하지 않고 파티원을 돕기만 해도 이런 식으로 특성에 경험치를 넣을 수 있단 거지.
그리고 방금, 내 버프를 받은 녀석 두 명이 100에 달하는 인간을 한 방에 쳐날렸다.
그걸로 얻은 AP가 어느 수준이냐면.
[ 특성: 호흡법 – 부초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 [ 특성: 개풍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 [ 두 특성의 숙련도가 일취월장했습니다! ] [ 두 특성의 등급이 ‘기초’에서 ‘범용’으로 진급합니다! ] [!정보!] [ 모든 조건의 달성을 확인합니다. ] [ 두 특성이 통합됩니다! ]↓↓↓↓
[ 특성: 이질풍裏疾風 ] [ 등급: 기초 ] [ 숙련도: 0% ] [ 상대방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튕겨내기’로 막는다면, 데미지의 상당 부분을 상대방에게 돌려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질 정도라는 거지.
만족스러운 성과다. 당장 이것만으로도 내 전투력은 상당부분 올라간 셈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옆에서 누군가 끙-차 하면서 뭔가를 털썩 내려놓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엘리야가 자루에 가득 찬 목걸이를 보고 그런 소리를 내뱉었다.
전부 아까 전에 항복한 녀석들이 두고 간 것들이다.
“이거 가져가면 대체 점수를 얼마나 받을까요?”
“점수 문제가 아닐걸.”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말을 받는다.
중간고사에서 높은 성과를 받으면 당연히 세라 본편에서도 이런 보상이 떨어진다.
3개면 상위권이고, 10개면 최상위권, 20개를 모으면 역대급이라던가.
하지만.
플레이어가 작정하고 이렇게 100개가 넘어가는 숫자를 모아가면, 거기에서 얻어낼 수 있는 숨겨진 보상이 또 있다.
주로 무구와 온갖 장비를 다 만들어 주는 제작학부에서.
‘딱 대라지, 그놈들.’
안 그래도 2챕터 공략에 필요한 물건을 그쪽에서 공수해와야 할 참이다. 이건 꽤 쏠쏠한 성과지.
“그런데, 선생님.”
엘리야가 팔짱을 끼고 내 앞으로 휙, 끼어들었다.
부루퉁한 기색이다. 할 말이라도 있나보지.
“아까 전에 저한테 말도 없이 또 이상한 짓 하셨죠?”
“…어. 그렇지.”
엘리야의 말에 유리아도 옆에서 멈칫하며 나를 쳐다본다.
눈동자가 이리저리 방황하는 꼴을 보니 방금 말에 이쪽도 어지간히 신경 쓰는 게 분명한 기색이다.
“보는 사람도 많았는데요. 그렇죠? 소문도 다 나겠네?”
“…그렇지.”
“선생님. 저번에도 저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시면서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준다고 했던 것, 기억하세요?”
“…”
그랬었던 것 같기는 하다.
이전에 이면계 같이 들어가서 엑토플라즘 파밍 해올 때, 이 녀석이 엄청 화내길래 그런 약속을 했었지.
그런데 그걸 왜 지금 갑자기 말하냐.
불안하게.
“그럼 제가 가진 소원권이 이제 두 개죠?”
내 표정을 본 엘리야가 장난스럽게 씩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표정이야 그랬지만, 덕분에 내 불안함은 두 배로 더 증폭되었다.
“…뭘 시키고 싶은데?”
“비-밀. 두 번 시키진 않구, 두 개짜리 부탁 하나로 할거에요. 그래도 되죠?”
혀를 배- 빼문 엘리야가 그렇게 말하며 낄낄거렸다.
“중간고사 끝나고 나서 말씀드릴 거니까, 그때 잘 부탁드려요.”
“…끝나고 나서?”
그때 뭔가 그럴 만한 게 있던가, 싶은 차에.
문득 머릿속으로 이전에 우리 가문 집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시기상 곧 일어나는 행사가 또 있지 않습니까? 파트너를 찾기도 쉬워지겠죠. 가주님도 안주인님을 거기서 만났다고 들었…
…아니.
설마 그걸려고.
진짜 그거면, 난 이 녀석을 끌고 우리 영지까지 가야 한다.
속으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자니, 옆에서 유리아가 슬쩍 손을 들어올렸다.
[저…]“응? 왜?”
[…저한테는 그냥 주인이라고 선언하셔도 이상한 짓이라고 생각 안 할 것 같은데요.]“…”
[그, 오히려 좋을 수도…?]엘리야와 내가 눈을 마주쳤다.
지금 옆쪽에 떠올라 있는 글자엔 일단 신경을 쓰지 말자는 암묵적인 합의였다.
녀석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선생님. 혹시 켄드리드 변경백이랑은 아는 사이신가요?”
“…? 아니?”
켄드리드 변경백이라면, 엘리야의 양부 포지션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대륙 제일로 꼽히는 성기사 중 한 명이지. 게임에선 후반에 동료 캐릭터로 써볼 기회도 생기던가.
단련된 전투 기술과 수준 높은 신성 계열 능력의 조화로 징글징글한 전투 유지력이 특징적이었던 캐릭터로 기억한다.
“그런 것 치고는, 싸우는 방법이 너무 그쪽이랑 닮았는데요.”
“그래?”
“예. 근접전도 잘 하시는데 가호도 이것저것 잘 다루고, 적재적소에 다 때려박을 줄 알고. 변경백 본인이 본다면 꽤 관심을 가지실걸요?”
“…필요 없다고 전해라.”
기드온과 켄드리드 변경백은 대귀족 중에서도 서로 사이가 견원지간이기로 유명한 인간들이다.
황실의 개입만 없었다면 진작에 전쟁 몇 번 하고도 남을 사이라던가.
그리고, 난 지금 기드온과 정식은 아니고 날림이긴 하지만 아무튼 ‘사제관계’다. 주기적으로 계속 얼굴을 보게 되어있거든.
켄드리드 변경백이랑 같이 얽히는 순간 진짜로 난장판이 열리는건 확정이다.
‘기드온은 잘하고 있으려나.’
지금은 내 지시로 어딘 가에 틀어박혀 수련에 매진 중이겠지.
그쪽 한 번 돌고 나오면… 그때의 성장은 꽤 볼 만 할 거다. 정말로.
“…솔직히, 눈에 띄는거야 이미 시간 문제같기는 한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엘리야를 애써 무시하며 전방을 바라본다.
“어, 도착했다.”
푸른색의 반구로 둘러싸여 있는 조그마한 석조 건물.
중간고사의 종착점을 알리는 성소다.
저쪽 안에 들어가서 목걸이만 제출하면 이벤트는 그걸로 끝이지만.
‘…그대로 끝날 리가 없지.’
쓴웃음을 지으며 눈앞을 바라본다.
내가 지금껏 진행해왔던 경험을 생각하면, 절대 저 안에서 그렇게 평화롭게 끝날 리가 없으니까.
중간고사는 항상 세라에서 뭔가 한 번 사고가 터지는 기점이었다. 예외가 없었지.
“안 들어가고 왜 가만히 계세요?”
“…아니, 가자.”
물론, 그래도 가긴 가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성소에 가까이 다가간다. 육중한 돌문을 몸으로 밀고 들어가자, 그 안쪽에는.
“…잠깐.”
엘리야가 당황한 목소리로 그런 말을 꺼냈다.
“뭐, 뭐에요 이거? 이것도 시험인가? 아니, 그래도 무슨 말도 안 되는…!”
왜냐하면, 그 안쪽에는 전신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끔찍한 몰골이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고문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
그리고.
“…!”
이게 ‘누군지’ 확인하자마자 심장이 오그라드는 감각이 찾아든다.
이건, 나도 아는 사람이다. 불행히도.
왜 불행하냐고?
지금 내 근처에는, 절대로 이 사람이 이런 꼴인 걸 봐서는 안 될 인간이 있었으니까.
옆을 돌아보자, 유리아가 멍하니 그쪽을 쳐다보고 있다.
멍하니. 계속.
눈동자에 아무 빛도 없이.
정신이 통째로 무너진 것처럼.
“…언니?”
이어서, 유리아에게서 ‘글자’ 대신 끝도 없이 공허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과 동시에.
눈앞으로 창이 하나 떠올랐다.
[ 메인 퀘스트 ]〖 챕터 2 – 소년왕 〗 [ ‘단절의 저주’를 보유한 액막이의 폭주를 막으세요! ] [ ‘루시엔 그레이하운처’나 ‘유리아 그레이하운처’가 사망하면 실패합니다! ] [ 보상: 축성의 메아리 1개 ] [ 보상: 악의 씨앗 1개 ]그래.
그러면 그렇지,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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