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veteran RAW novel - Chapter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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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의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심심했다.
물론, 즐겁고 행복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
“스욘-주트라이크-아웃! 헬로, 늙은 멍청이!”
나는 은퇴 후,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내 휴가지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고, 만 33세에 은퇴해 만 34세가 되었지만, 형은 이번 시즌을 끝내고도 2년 더 현역으로 뛰어야 한다.
“형!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인사 한번 해 줘!”
용희의 방학을 맞이해 모든 가족이 미국으로 넘어왔다. 칼리파는 LA에서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고 그의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은 필라델피아에서 형을 충분히 놀리지 못했다.
나는 용희의 요청에 응답했다.
“예, 안녕하세요. 백수 이용두입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용희가 짐짓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소리 내 웃고는 대답했다.
“저기 늙은이가 뛰고 있네요. 보통 저 나이쯤 되면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시리고 그렇거든요. 젊은 애들한테 기회도 주고 해야지 저렇게 눈치 없게.”
용희는 익룡 소리를 내며 웃었다.
마르가리타와 유라 형수는 아직 갓난아이인 우리 셋째 소희와 형네 둘째인 예현이와 함께 집에 남아 있다. 둘은 야구에 별 관심이 없다.
“함모니. 목말라요.”
“아이구 우리 새끼 목말라?”
유민이는 꽤 의젓하다. 날 닮아서 그런지 고집은 센데, 또 날 닮아서 그런지 아이 중에 유일하게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존댓말을 쓴다.
아버지는 큰 조카 소현이랑 내 둘째 아들인 유현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뭐,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러 갔으려나.
꼬마들 대장인 용희와 다른 꼬마들 다섯 명.
그리고 여전히 현역으로 나가서 안타를 치고 있는 형.
“Yon-joo!”
“Hoooooooooooooo!”
형은 안타를 치고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그리고 2루에 슬라이딩해 세이프됐고, 일어나서 유니폼 바지를 툭툭 털어 내더니 무릎이 조금 불편한지 그 부분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우리 쪽을 향해 두 손으로 크게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형, 용주 형이 하트 보내는 거 맞지?”
“징그럽지 않냐?”
“소현이한테 보내는 거 아닐까?”
“소현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는데.”
“나이 들어서 시력이 나빠졌나 봐.”
용희와 나는 낄낄대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용희는 진짜 많이 컸다.
벌써 한국 나이로 16살이다. 운동을 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지만 내가 운동할 때 옆에서 따라 하기도 하고, 우리 가족 자체가 뼈대가 꽤 큰지라 벌써 키가 180cm를 넘겼다.
조그마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꾸애애애앵 하고 울고, 용주 형 붙잡고 같이 펑펑 울어 대고.
뭐, 그때가 조금 그립긴 해도 다른 꼬마들이 있다. 그리고 애들이 좀 크고 나면···.
용희도 애를 낳아서 꼬맹이가 끊이지 않으려나.
“야, 용희.”
“응?”
“오늘 영상 제목 뭐냐?”
“맨유 킬러랑 같이 맨유 팬 놀리러 왔습니다?”
“너 저 사람 누군지 알아?”
내가 손가락으로 우리 쪽을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를 가리키자, 용희가 유심히 바라보더니 알아챘다.
“아! 맨유 디렉터!”
“조회수 좀 뽑힐 거 같지 않냐?”
“찍어도 돼?”
“물론.”
나는 이미 월드컵 전부터 은퇴하겠다고 구단과 브라질 축구 협회에 이야기해 뒀었다.
물론 날 말리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나는 뜻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날 현역으로 복귀시키려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손을 흔들어 맨유 디렉터 딕 게이먼에게 아는 체를 하자, 그는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내게 다가와 인사했다.
“오, 미스터 리. 여기 계신 줄은 몰랐네요.”
“야구 팬이신가 봐요.”
“물론이죠. 하하. 제가 또 필라델피아 필리스 팬인지라.”
날 만나러 왔으면서 아닌 척하기는.
내가 물었다.
“필리스 팬이라면 이 응원가를 아시겠군요.”
“어떤 응원가요?”
그의 표정에 당혹스러움이 묻어났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좋아요. 같이 부르죠. 스욘-주트라이크 아웃!”
딕 게이먼은 슬쩍 눈치를 보더니 나와 같이 스욘-주트라이크 아웃을 함께 불렀다.
그리고 그때, 형은 다른 타자의 적시타에 홈을 밟고는 우리 쪽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맨유 팬의 손가락 하트와 맨유 디렉터의 스욘-주트라이크 아웃.
이 정도면 조회수 좀 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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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형 좀 짠하더라
-소현이 아빠: 내가??? 왜??? 오늘 잘했는데??
-나: 그 나이에 2루까지 뛰느라 헥헥대는거 보니까 마음이 좀 그렇던데
-소현이 아빠: 아닌데???
-소현이 아빠: 나 안 헥헥대고 완전 멀쩡했는데???
-우리 막내: 용주형 오늘 고생했어
-소현이 아빠: 형아 멋있었지??
-우리 막내: 형 오늘 맨유 관계자 만났다?
-소현이 아빠: 오 진짜? 누구?
-우리 막내: 좀따 영상 올릴건데 거기서 봐
-소현이 아빠: 아 ㅋㅋㅋ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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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이 아빠: 야
-소현이 아빠: 용대갈 용기쁨;;;
-소현이 아빠: 니네 딕 게이먼한테 저런 거 시키면 어케하냐;;;
-소현이 아빠: 야!!!
-우리 막내: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유팬2: 여보 출세했네
-맨유팬2: 맨유 디렉터가 여보 응원가도 불러주고
-소현이 아빠: 출세라니
-소현이 아빠: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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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의 아주 많은 사람이 이용두가 현역으로 복귀하기를 바라고있었다. 굳이 맨유 디렉터 뿐만이 아니라, 이용두를 영입하고 싶은 아주 많은 팀과 웨스트햄, 그리고 브라질 축구 협회까지.
아직 이용두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아니, 충분한 정도가 아니다. 그가 보여준 월드컵에서의 마지막 모습은 여전히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세계 최고였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지급하겠다느니, 제발 1시즌이라도 뛰어 달라느니, 세계 축구의 수준이 낮아진다느니, 제발제발제발 등등.
브라질 정치인 중 누군가는 욘두 복귀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구단 지분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있었지만, 이용두는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다.
“TV로 축구를 보는 게 더 좋다.”
가끔 TV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자신이 은퇴하고 난 후. 프리미어리그의 웨스트햄 대 맨유 경기.
욘두는 경기장에 없지만, WSF와 헤일리송, 하파엘, 마리우는 이번시즌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었다.
이용두는 특별 해설자로 초빙되었다.
웨스트햄은 이용두가 없더라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혼돈의 이번 시즌. 욘두 없는 웨스트햄을 꼭 잡아 내야겠다며 상위권 팀들이 수비 라인을 올렸고, 트레버 오스틴은 마치 다득점이라는 광기에 물든 사람 같았다.
이용두가 해설자로 나온다는 소식에 웨스트햄 팬들은 다들 크게 기뻐했다. 심지어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이용두의 해설을 듣기 위해 TV로 보는 걸 택하기도 할 정도였다.
이용두는 WSF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맨유 수비수에게 가로막히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 드리블 저렇게 하는 거 아닌데.”
WSF는 이제 꽤 나이가 들었지만 분명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아르헨티나 레전드로 불리기 충분한 선수다.
이용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말했더라면 비웃음을 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이용두다.
“마리우가 달려가네요. 마리우를 막고 싶으면 저렇게 움직이면 안 될 텐데요.”
“그런가요? WSF의 크로스! 아! 마리우 메이렐레스! 강렬한 헤더!맨유 수비진이 나가떨어집니다!”
“제가 뭐랬어요?”
“4대 2로 앞서나가는 웨스트햄! 메이렐레스의 득점! 좋아요, 욘두. 그럼 어떻게 해야 그를 막을 수 있는 거죠?”
“그걸 밝히면 마리우가 슬퍼할지도 모르죠. 그것보다는, 흠. 저는 축구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지만, 불가능한 것이 단 하나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불가능한 것이 있나요?”
“마리우한테 몸싸움으로 이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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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두가 은퇴했지만, 이용두의 말대로 축구는 계속되었다.
많은 것이 바뀌긴 했다. 이용두 은퇴 후의 그 시즌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시즌 30골을 기록한 맨유의 아서 엑스스톤이 차지했고,29골의 프레디는 아쉽게 2위.
헤일리송은 21개의 어시스트로 도움왕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 바뀌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웨스트햄은 승점 2점 차이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연장전 2대 2 무승부 후 승부차기로 겨우 우승했다.
여전히 큰 대회 두 개를 거머쥔 웨스트햄이지만, 확실히 이용두가 있을 때를 생각하면 힘이 많이 줄어 보였다.
여전히 현역에 남은 산투스의 세 친구 중 가장 먼저 축구를 그만둔 것은 하파엘이었다. 언제나 투지 넘치게 달려들던 하파엘은 꾸준한 자기 관리에도 불구하고 항상 통증을 느끼고 있었고, 물러나기로 했다.
WSF도 그런 결정을 내렸다. 한 번도 이용두를 이길 수 없었고, 이용두가 사라지자 이미 나이를 너무 많이 먹은 상태였다. 그렇지만 WSF는 은퇴사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은퇴한다’라고 말하며 풀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헤일리송은 한 시즌만 더 하겠노라고 결정했고, 마리우는 자기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둘 다 그다음 해에 은퇴를 결정했다.
파란만장했던 한 세대가 끝났음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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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럭비팀의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프로 스포츠 선수가 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이미 유튜브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는 이용희는 졸업 후 스포츠 에이전트의 길을 택했다.
세계적인 에이전트―사기꾼―로 유명한 빌 레이너의 레이너 컴퍼니에서 일을 시작한 이용희는 곧 레이너 컴퍼니의 에이스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축구 선수가 되는 길을 선택한 에드날두 메이렐레스의 전담 에이전트로 이름을 알렸다.
38세에 메이저리그 경력을 끝내고 한국에서 1시즌을 뛴 이용주는 이때 예능인으로 변신해 있었다.
이용희가 사기꾼 캐릭터로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명해지자, 어릴 땐 정말 귀여웠다며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어쨌거나, 은퇴 후에도 축구계의 영원한 전설로 남은 이용두는 이용희의 강력한 무기였다.
이용두는 용희를 언제나 도우려 했고, 동생이 자신을 파는 것을 허락했다.
선수들은 이용두와 식사를 할 수만 있다면 이용희와 계약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았다.
이용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조카들의 학비를 대겠노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이용두는 그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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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의 딸인 이소현, 아들 이예현.
이용두의 아들인 이유민, 이유현, 딸 이소희.
아이들은 친형제처럼 컸다.
막내 이용희는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 삼촌이지만, 형들에게 받은 사랑을 조카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럴 때마다 이용주와 이용두는 흐뭇해했다. 용희가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며 잘난 체하는 걸 보며 어이없어할 때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랐다.
이용두는 특정한 직업을 가지지 않았다. 웨스트햄 경영에 참여하라는 요청도 있었고, 지도자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용두는 마르가리타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 사는 것을 택했다.
때로 방송에 출연하고, 유망주들을 지도하기도 했고, 에이전트 일을 하면서 유튜버 겸업을 하는 용희의 방송에도 얼굴을 드러냈다.
축구 홍보 대사로 짧게 일하기도 했지만, 이용두는 직접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이 자기 직업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진심으로 그 생활이 행복했을 뿐이었다.
무언가 이루고 싶은 야망은 없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해도 그리 오래 흥미를 갖지 못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생활을 즐거워했으니까.
부모님 두 분은 이용두를 조금 걱정했지만, 마르가리타는 그런 이용두를 완벽하게 이해해 주는 사람이었다.
마르가리타는 성유라의 직업을 보고 흥미를 느꼈는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마르가리타의 글을 보고 ‘셜록 욘두’라고 불렀다. 마르가리타는 셜록 홈즈처럼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용두의 삶을 서술하는 글을 써냈다.
가상 인물이자 관찰자인 리마 타르가는 마르가리타의 애너그램이었고, 이 시리즈는 브라질과 영국에서 크게 히트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용두는 이것 또한 즐거웠다. 자신의 삶을 복기하는 것보다는, 마르가리타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때로 아이들이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했다.
유현이가 이야기에서 이용두의 또 다른 시점을 제시하면, 활발한 유민이가 가상의 친구가 되었고, 감수성 넘치는 소희는 이야기를 동화처럼 풍부하게 만들었다.
이용두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부모님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했다.
같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이용두는 좋은 아버지였다.
친구이기도 했고, 때로는 선생이기도 했으며.
어쩌면, 너무도 강렬했던 선수였기에 이용두의 후광에서 벗어나기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이용두와 마르가리타는 그렇게 함께 늙어갔다.
이용주와 성유라도, 그리고 이태종과 주연희가 그렇듯이.
아이들을 다 키운 후 마르가리타와 세계 일주 여행을 다녀온 이용두는, 그해에 열린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8강에 그치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축구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내가 누누이 이야기했는데.”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다.
이용두는 기자들의 진지한 얼굴을 바라보며, 소리 내 웃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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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블라인입니다.
작년 4월에 시작한 필드의 고인물이 드디어 끝을 맺었네요.
이 글을 시작할때 부담이 많았습니다.
전작의 요정님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전에 말씀드린대로 어떤 분의 지적(가족 이야기는 어디로 갔느냐)같은 것들도요. 그리고 또 스포츠를 쓰는데 과연 괜찮을까.
고심 끝에 만들어낸 가족 톡방이 반응이 좋았을때 무척 기뻤고, 브라질 배경으로 쓰느라 브라질 관련 서적을 수십권 사모았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작의 이용두는 제가 만든 캐릭터 중 가장 조용한(!) 캐릭터였습니다. 반복되는 회귀로 닳아빠진 모습을 연출하려고 하다보니 조금 주인공이 심심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의도된 부분이었기 때문에 무덤덤한 주인공보다 주변을 더 살리려고 무척 애썼습니다.
가투가 그걸 해냈네요. 가투 만세!
고민을 많이 하게한 캐릭터였습니다.
가투를 쓰면서 이래도 되나? 하고 스스로도 확신 없이 글쓰게 만든캐릭터였거든요.
피지컬 좋은 선수는 제 취향입니다. 사실 예전에 좋아하던 선수들은 작지만 단단한 선수들이었는데요. 작중 하파엘 같은. 에드가 다비즈나 가투소 같은 선수들을 좋아했습니다!
크고 강한 선수들도 좋더라고요. 케빈, 마리우. 예, 마리우는 계속 나왔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케빈은 그리 많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임팩트 있게 표현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헤일리송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습니다. 초중반에 제대로 못살리다가 후반으로 갈 수록 좀 살아나는 것 같아서 이 캐릭터를 쓰는 것도 재미는 있었네요. 쓰기는 힘들었지만…ㅎ.ㅎ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WSF도 쓰기는 재밌었습니다. 끝까지 싫어하시는 분은 싫어하시던…ㅠ.ㅠ
그래도 좋은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지는 못해도 좋은 인물을 만드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습니다.
사실, 글을 쓰다보면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션 브래들리와 칼리파 셰이디가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둘은 스토리에서 꽤 존재감이 큰 캐릭터로 설계했었는데 생각만큼 뽑히질 않았네요.
후기를 쓰다보니 캐릭터 이야기 밖에 안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다들 아시다시피, 제가 캐릭터 위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용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쓸 때도 재밌고, 반응도 재밌는 최고 효자 캐릭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투와 함께 진주인공으로 꼽으신…ㅎㅎㅎㅎ
이상한 놈이었죠. 그래도 재밌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웹소설 주인공으로는 조금 안 맞는 것 같기는 합니다.
부모님 캐릭터가 초반보다 흐릿해진건 안타깝습니다. 자연재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ㅠ.ㅠ
메호대전이 그렇게 끝날 줄이야…
캐릭터 시트는 조금 정리를 거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쉬운 작업은 아닐것 같지만, 생각보다 보고싶어하는 분들이 많으셔서요.
나무위키 식으로 마무리 짓지 않은 것은 너무 전작과 똑같아지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리고, 전작 주인공 홍빈은 기록에 집착해야했고, 용두는 기록 같은건 전혀 상관없다는 것에서도요.
차기작에 대해서는, 원래는 외전을 쓰면서 같이 써서 연재를 시작하려 했었는데…
둘 다 어정쩡하게 글이 나오는 것 같아서 뒤로 미뤄둔 상태입니다.
홈플레이트의 빌런 연재 중 치아에 문제가 생겼는데 ㅠ.ㅠ 필드의 고인물을 빌런과 동시 연재 하다보니 치료 받을 시간이 없어 방치해둔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 휴식하고 연재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장르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스포츠 말고 다른 것도 써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장담은 못 하겠네요.
신작 준비 할 때 마다 계속 엎고 엎고 또 엎는 편이라서 새 글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최대한 빨리 시작하고 싶습니다!
후기를 쓰다보면 항상 말이 주절주절 길어지네요. 세 번째 완결이지만 여전히 쿨해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를 지을 때 가장 기분 좋은 것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제가 만들어낸 세상의 인물들이 어딘가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주시는 부분입니다.
저도 정이 많이 들었고, 독자분들께서도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는 거니까요.
어딘가에서 용두와 용주, 용희가, 산투스 친구들이, 웨스트햄 선수들과 축구 킹씨 1대손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주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정돈되지 않은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로는 분명 재미 없는 부분도 있었을텐데, 465화를 쓸 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이만 줄이겠습니다. 능력 닿는대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건강하시고요!
또 만나요!
[ 2038년, 그 이후. (에필로그) -4- (完) +후기 > 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