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 to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31
131화. 동생 찾기(5)
그리고 다시 다섯 명.
“헉헉… 대단하네. 적을 반이나 해치우다니. 힘들지만 모두 버텨. 현 소협이 적을 계속 쓰러트리고 있어. 우리가 버티기만 하면 적들을 모두 물리칠 수 있을 거야.”
풍장현은 내가 쓰러트린 적의 시체를 보면서 쥐어 짜내듯이 소리를 지른다. 그 소리에 사기를 얻는 무당제자들.
“버틸 수 있어.”
“사형, 더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당 제자들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지금까지 버틴 것이 대단하다.
정면에서 나와 함께 적을 상대하는 손연설도 많이 지친 상태다.
내가 적을 해치우고 있지만 정면에서 공격하는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것이다.
벌써 백여 초를 넘게 검을 휘두르고 있으니 이제는 검을 든 손이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연설아 조금만 더 버텨. 이제 반 남았어.”
“헉헉… 대단하네. 혼자서 반이나 죽이고. 더 버티기는 어려울 것 같아. 검을 들고 있는 것조차 힘들어.”
하지만 손연설과 무당 제자들은 다시 한번 이를 악 물고 검을 쥔다.
힘들지만 사기가 오르고 있는 무당 제자들. 반면에 피 묻는 내 모습을 보면서 공포에 사로잡히는 개천혈교 무인들.
“뭐 하는 거냐? 고작 한 명을 죽이지 못해서 반이나 죽다니. 적을 포위하면서 공격하란 말이다.”
뒤에서 지시를 내리는 수장. 그러나 적들은 두세 명씩 공격할 뿐이다.
– 부웅─ 채챙챙─
“으악!”
다시 다섯 명을 줄이자 어느새 시체가 된 적의 숫자는 30명을 넘어가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적들은 나를 사신 보듯이 공포에 어린 시선으로 보게 된다.
적들의 피가 잔뜩 묻어서 옷을 온통 피로 물들인 내가 칼을 들고 서있는 모습은 적에게 공포스러울 것이다.
「저, 저자는 괴물이야. 아니, 사신이야. 혼자서 30명을 죽였어.」
「우리의 상대가 아니야. 저런 무서운 존재가 무당파에 있었다니.」
「수십 명이 포위해서 공격한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상대했던 것처럼 한두 명이 공격해서는 저자의 제물이 될 뿐이야.」
「저자와 싸우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야.」
「맞아. 저자는 괴물이고 사신이야.」
이제는 적 수하들이 선뜻 내 앞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공포에 질려 사기가 꺾인 수하들이 주춤거리자 적의 수장이 분노한다.
“이, 이런 바보 같은 놈들이 있나. 비켜라 내가 직접 상대하겠다.”
결국 뒤에서 지시를 하던 적의 수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튀어나온다. 자신이 직접 나를 상대하려는 것이다.
나로서는 잘된 일이다.
적의 수장을 죽인다면 놈들의 사기가 더 꺾일 것이고. 지휘자를 잃고 사기가 꺾인 적을 상대하는 것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괴물 같은 놈. 혼자서 삼십 명이 넘는 내 수하들을 죽이다니.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될 것이다.”
– 부웅─
적의 수장은 절정 끝자락에는 도달한 것 같은 무위를 보인다.
평소라면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상대.
하지만 나도 꽤나 지친 상황이다. 30여 명을 죽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칼질 한 번에 한 명을 죽이려고 해도 서른 번은 칼질해야 한다.
싸움을 해보면 안다. 30번을 전력을 다해 주먹질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맨주먹을 몇십 번 뻗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무거운 무기를 들고 수십, 수백 번을 있는 힘을 다해서 내지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는 사실 한계에 이를 정도로 지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놈이 빨리 나서준다면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수하들을 상대하느라 완전히 지친 상대라면 나도 놈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채앵─
일단 놈의 공격을 막아본다.
‘가능한 빨리 이놈을 죽여야 해. 이놈에게 힘을 많이 뺏기면 어려워.’
이미 나는 상당히 지친 상태고, 내가 가진 신병이기 중에서 묵철방패신환은 사용 중인 상태다.
놈이 모르는 무기는 호심갑이다. 그리고 호심갑을 이용한 전략은 고수일수록 잘 속는다.
한 차례 무기를 주고받으면서 떨어졌던 놈이 다시 접근할 때, 심장 쪽에 살짝 빈틈을 보이면서 놈을 맞이해 나간다.
역시 고수답게 내 심장 쪽으로 시선이 오간다.
그러면서 올라가는 놈의 입꼬리. 내 공격에 빈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물론 내 공격은 빈틈이 있다. 그것이 의도적인 빈틈이고, 그 빈틈을 메워줄 신병이기가 있다는 것을 놈이 모를 뿐이다.
– 캉─
놈의 검이 호심갑에 닿는 순간 울리는 소리에 놈의 눈이 당혹스럽게 바뀐다.
그러나 이때가 되면 이미 늦은 것이다.
– 서걱─
“끄윽!”
놈이 비명과 함께 절명하는 순간 개천혈교 쪽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대주가 돌아가셨다.”
“대주님이 저자의 손에 의해 죽었어.”
“어떡하지? 모두 후퇴하자. 저자는 괴물이야. 우리의 상대가 아니야.”
“맞아. 저자는 사신이야. 혼자 30명을 죽이고 대주까지 죽였어.”
“도망가자.”
– 휘리릭─
대주라는 수장을 잃은 적들은 모두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더니 도주하기 시작한다.
“앗, 무비야. 적들이 도주한다. 휴우, 살았네.”
놈들이 도주하자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칼을 땅에 꽂으며 기대는 손연설. 거의 죽다 살아난 표정이다.
“헉헉, 무비야, 놈들을 추격해야 하지 않을까?”
풍장현은 적들이 도주하자 헐떡이며 내 곁으로 오더니 추격을 제안한다.
“추격할 힘은 있고? 누가 추격하냐? 아니, 저놈들을 죽일 수는 있고?”
“하, 하긴. 우리 중 누구도 적을 추격할 형편이 못 되지.”
“아이고, 힘들다. 됐다. 적이 도주했으니 된 거야. 어쨌든 산 거잖아.”
“마, 맞아. 무비 네 덕분에 산 거다. 우리 모두가 네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형님, 형님 덕분에 우리 사형제들이 모두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사신이 따로 없더군요.”
“맞아. 현 소협께서는 마치 사신과도 같았어. 피가 뚝뚝 흐르는 검을 들고 한 명씩 적을 썰어나가는 모습은 정말로 사신과도 같았어.”
풍장현과 설원국이 다가와서 털썩 주저앉자 무당파 제자들도 한 명씩 와서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고 나도 털썩 주저앉는다.
“어휴, 힘들다. 안 그래도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는데 놈들이 도주해서 다행이네. 놈들이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우리 쪽도 적지 않은 피해를 봤을 거다.”
“맞다. 우리는 거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어. 더 이상 막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 때 적의 수장이 죽고, 적들이 도주한 거야.”
풍장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운이 좋은 거지.”
“이건 운이 좋은 것이 아니야. 30명이나 되는 적을 죽이고 수장까지 죽인 것이 어떻게 운이야. 이건 정말 무비 네 덕이야. 네가 아니라면 이룰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업적이라고. 정말 고맙다. 덕분에 우리 사형제가 모두 살아나서.”
“은혜를 안다면 앞으로 우리 현무문에 잘해야 한다.”
“물론이지. 목숨을 구해준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으마.”
“좀 쉬었다가 무당산으로 복귀하자. 지금 다들 완전히 탈진 상태잖아.”
“그러자.”
“연설아, 진은 계속 작동 중이지.”
“응, 그렇지.”
“그럼 도망간 놈들이 다시 온다 해도 아까처럼 소수만 덤비겠네. 그 정도면 잠시 쉬어도 되겠다.”
“안 그래도 나도 한계였던 차였어. 하여간 대단하다. 무비 너는 정말 괴물 같은 놈이야.”
“뭐, 내가 좀 잘난 놈이기는 하지. 백정학관 일등 졸업생이잖아.”
“그래. 잘난 놈이지. 잘난 사내이기도 하고.”
내가 실실 웃으면서 으쓱거리자 손연설도 웃으면서 맞장구를 친다.
* * *
휴식을 통해 충분히 체력을 회복한 무당 제자들.
부상자들이 대부분이라서 마차에 태우고 이동한다. 마부는 나하고 손연설.
며칠 후 마차 두 대에 부상자들을 태우고 무당산 산문에 도착하자 무당산 산문을 지키던 도사들이 의혹 어린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며칠 전에 왔던 현 소협 아니요?”
며칠 만에 나타난 내가 마차 두 대를 몰고 오니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청운 장로.
그런데 그 옆에서 같이 붙어서 오는 사람은 익숙한 인물이다. 백정맹 감찰대주인 악문추다.
“네, 접니다.”
“현 소협 아닌가?”
“네, 감찰대주님.”
“자네가 여기에는 웬 일인가?”
“내 동생이 무당파 제자라서요.”
“아, 자네 동생 중에 무당파 제자가 있다는 사실은 몰랐군.”
악문추 옆을 보니 백정맹 감찰대 대원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이들은 산문 앞에서 자신의 소속을 적고 있는 중이다.
“감찰대원들이 적지 않게 온 거 같네요.”
“이번 무당 습격 사건을 조사하라는 명을 받았네. 광인들이 습격한 사건이라 심각하게 보고 있는 중이네. 그래서 지금 본문으로 올라가려고 방명록을 작성 중이네.”
“아, 그러시군요.”
악문주 감찰대주가 왔으니 사건 조사는 꼼꼼하게 잘할 것이다.
“그런데 현 소협은 돌아간 줄 알았는데, 다시 무당을 찾은 이유가 뭐요? 저 마차는 또 뭐고.”
“납치된 동생을 찾아왔거든요.”
순간 눈이 꿈틀거리면서 올라가는 청운 장로.
“동생? 설마 명원 제자를 찾아왔다는 말을 하는 거요?”
“네, 맞습니다. 원국아, 아니, 명원아, 장현아. 나와라. 산문에 도착했다.”
“응? 산문이라고?”
– 덜컹─ 덜컹─
내 목소리에 마차문을 열어젖히는 풍장현과 설원국.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가 안 좋은 무당 제자들은 마차 안에 있는 상태에서 이동 중이라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
더구나 부상에 며칠의 이동으로 인해 기력이 쇠해진 상태.
무당에 도착한 것을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다.
“앗, 장로님?”
“정말 본문에 도착했네. 사형제들 본문에 도착했어요. 모두 내립시다.”
두 사람이 외치자 마차 안에서 일어나는 소란.
– 탁─ 착─
마차 안에서 무당제자들이 한 명씩 내리자 청원 장로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아니, 이게… 명풍이 아니냐? 그리고 현 소협의 동생인 명원이. 그리고 나머지도 모두 납치되었던 제자들 아니냐.”
“네, 장로님. 저 명풍입니다.”
“아, 아니 이럴 수가. 납치된 네가 돌아오다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현 소협이 우리를 구해주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올라가서 드리겠습니다.”
산문에서 경비를 서거나 손님들을 맞이하던 무당파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들더니 마차에서 내리는 제자들을 보고 모두 환호한다.
“명풍 사형! 명원 사제!”
“모두 무사히 돌아왔구나.”
“이게 웬일이냐. 모두 죽었다 생각했는데.”
“정말. 다들 죽었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돌아오다니.”
– 와락─ 와락─
경비를 서고, 손님을 맞이하던 도사들이 모두 몰려들더니 마차에서 내리는 제자들의 도호를 부르면서 껴안기 시작한다.
“흑흑, 사형이 돌아오다니. 죽은 줄 알았던 사형이 돌아오다니.”
“흑흑… 사제, 나 안 죽고 돌아왔어.”
“엉엉, 사제가 돌아오다니.”
“내가 돌아왔으면 웃어야지. 왜 울어. 엉엉!”
“그런 사제는 왜 울어? 흑흑!”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것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산문 앞이 떠들썩하면서 난장판이 된다.
영문을 모르는 손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된다. 백정맹의 감찰대 대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도사들을 쳐다본다.
“허허, 이러면 손님을 맞이하는 일은 누가 한단 말이냐.”
청운 장로는 난장판이 된 산문 앞 풍경에 넋을 잃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먼 하늘로 시선을 돌린다.
흰구름이 유난히 하얗고,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날씨였다.
“손님이야 나중에 맞이하면 되지. 제자들이 살아서 돌아왔는데, 손님맞이가 중요한가. 허허, 다 늙어서 눈물이 다 나오다니. 주책이로군.”
청운 장로도 서로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제자들을 보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제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납치된 제자들을 껴안으며 소란을 피우고 있지만 청운 장로는 말리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