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 to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81
181화. 소환된 비밀특작대(4)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악천군의 공격.
다행스럽게도 악천군의 암기가 내 심장을 노리고 있다.
놈의 암습 실력으로 볼 때 엄청난 고수.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의 암습에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놈이 모르는 비밀무기가 있다는 사실.
– 카앙─
“응?”
날카로운 암기가 심장을 강타하는 순간, 놈은 놀란 눈이 된다.
심장을 파고드는 쫄깃한 감촉이 아니라 철판에 막힌 것 같은 감각에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파악한 것이다.
‘호심갑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니까.’
– 퍽─ 촤자작─
“크흑!”
호심갑이 아니었다면 놈의 암습에 심장에 구멍이 뚫릴 뻔했다.
놈의 암습을 확인하면서 움직인 내 손이 놈의 가슴을 타격하자, 가짜 악천군은 뒤로 주르륵 밀려난다.
내 기습이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고 반사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그런지 놈이 받은 타격감은 크지 않은 모양이다.
“앗, 이게 무슨 일이야?”
“뭐야? 왜 악 장주가 무비를?”
특작대 일행은 모두 깜짝 놀라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이 된다.
그러나 워낙 다양한 상황을 겪은 대원들이라 그런지 즉시 무기를 빼 들고 악천군과 대치한다.
“악천군이 아니야.”
“뭐라고? 무비야 그게 무슨 소리야?”
“간밤에 어두워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 손과 목의 주름을 봐. 20대 청년의 피부가 아니잖아.”
깜짝 놀라던 특작대 대원은 악천군이 아니라는 내 말에 모두 크게 놀란다. 악천군의 피부를 확인한 교적풍 등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다.
“그렇군. 무비 말대로야. 변장술로 얼굴을 변장했어. 피부가 젊은이의 피부가 아니야.”
“정말이네. 얼굴만 20대 얼굴이잖아. 그럼 우리가 악천군을 데리고 나온 것이 아니란 거야?”
“맞아. 저놈은 악천군으로 변장해서 악천군을 대행한 놈이야. 우리가 놈들에게 속았어.”
“아미타불! 힘들게 악 장주를 빼냈다 생각했는데, 악 장주가 아니라니. 어찌 이런 일이.”
“악천군이 웅묘해에 있는 것은 맞을 거야. 저자를 해치운 뒤에 다시 가서 어떻게 해서든 빼돌려야 해.”
“크흣, 어림도 없는 소리. 어린놈들답게 자기 마음대로 상상을 하는구나.”
내가 악천군을 다시 빼내자고 하자 피식 조소를 날리는 가짜 악천군.
“지금쯤 다시 마을로 돌아가 봐야 악천군은 다른 곳으로 빼돌려진 상태일 것이다. 혹시 잔교를 통해서 빼돌렸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착각이지. 그 마을은 비밀통로를 뚫어놓은 상태니까. 네놈들처럼 악천군을 노리고 오는 놈들이 있을 경우, 가장 빠르게 비밀통로를 통해 악천군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게 되어 있지.”
“빌어먹을! 결국 악천군을 빼돌리는 일은 실패네.”
“크흣, 그것만 실패겠냐. 네놈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도 실패한 거다.”
“목숨? 네놈 실력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크흣, 어린놈 몇 놈 상대하는 일이 뭐가 어렵다는 것이냐.”
“훗, 기습조차 실패한 주제에 뭔 그리 자신감이 넘치는지 몰라. 그놈의 허황된 자신감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네. 네놈이 변장술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무공은 별로잖아.”
“뭐라? 네놈이 지금 뭐라고 씨부리는 것이냐.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내 무공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다니.”
“네놈이 누군지 내가 왜 몰라? 무면암수! 네놈이 무공보다는 변장술로 적을 속이고 암습에 능한 놈이라는 사실을 내가 왜 몰라.”
순간 놈의 눈이 급격하게 떨리며 눈 주변 근육이 파르르 떨린다.
설마 내 입에서 자신의 별호가 튀어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어, 어떻게? 어떻게 내 정체를?”
내가 너를 어떻게 잊어. 수라검신을 끝까지 추격한 추격조 중의 한 놈인데.
수라검신을 추격했던 추격조를 이끈 놈은 세 사람.
그중 적안혁수하고 금모도귀는 내 손에 이미 사망한 상태.
남은 한 놈이 바로 눈앞의 무면암수다.
변장술에 능해서 수시로 남녀노소로 변장한 다음에 암수로 상대를 죽이는 일에 탁월해서 무면암수라는 별호가 붙었다.
나를 추격할 때도 몇 차례나 나와 맞부딪쳤다.
점원이었다가, 지나가는 행인이었다가, 심지어 여자로도 변장해서 내게 암습을 가했다.
변장술 하나는 정말 탁월한 놈이다.
무공이 높지는 않아서 내게 들킨 이후에는 바로 줄행랑을 쳤었지.
몇 번 놈에게 당한 이후로는 놈의 신체적 특징을 외우게 되었다.
변장이 불가능한 치열하고 귀 모양을 외운 것이다.
‘죽을 때까지 귀 모양과 치열은 안 바뀌는 법이지. 치열이야 입을 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귀는 변장도 불가능하고 항상 노출되는 부위니까.’
다른 부분은 옷으로 가릴 수 있지만 귀는 옷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부위.
내가 놈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이유는 22년 전과 똑같은 놈의 귀 모양 때문이다.
아마 놈은 내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린 이유를 끝내 모를 것이다.
무공으로만 따지면 적안혈수나 금모도귀보다 떨어진다.
놈의 장점은 변장술과 암습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갓 절정에 이른 특작대 대원의 무공으로는 놈을 상대할 수 없다.
‘내가 초절정이다. 이 새끼야!’
놈이 호심갑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처럼 내가 수라검신의 화신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놈이 오늘 죽는 이유다.
– 솨르릉─
검을 발검하자 비웃음을 머금는 무면암수.
“흠, 네놈은 조금 특별한 놈인 것 같군.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내 정체를 파악하다니. 어떻게 내 별호를 알 수 있는 거지?”
“지옥에 가면 염라대왕이 알려줄 거다.”
“크흣, 설마 내가 네놈에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고작 스물을 겨우 넘은 놈에게?”
그래, 고작 스물을 넘은 후기지수라면 네놈의 상대가 될 수 없지.
하지만 나는 갓 스물을 넘은 놈이 아니거든.
– 휘익─ 부웅─
“훗!”
내가 놈을 향해 쇄도하자 비릿하게 웃던 놈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진다.
놈의 생각보다 내 공격이 막강하다 생각하는 것이다.
– 채앵─ 촤자작─
나를 깔보던 무면암수는 간신히 내 검을 막는다.
다시 한번 뒤로 주르륵 밀리자 놈의 입가에 감돌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 이럴 수가? 나보다 내공이 높아?”
“내공만 높은 줄 아나 보네. 초식도 더 우위지.”
‘신월비─!’
– 휘익─ 부웅─
다시 한번 펼쳐지는 묵룡신검의 위력에 눈이 더욱 커지는 무면암수.
– 채앵─
간신히 막은 무면암수의 눈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십대 후기지수 정도로 생각했던 내 무공이 자신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월합검─!’
현월7검의 5초가 펼쳐지자 놈의 눈이 급격하게 떨리더니 입술을 꽉 깨문다.
– 쉬익─ 부웅─
놈도 전력으로 나를 향해 공격한다.
‘이 새끼가 동귀어진을?’
내 초식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무면암수는 나와의 동귀어진을 선택했다.
방어를 포기하고 내 목을 노리는 것이다.
심장 쪽 공격에 실패한 놈은 내가 안에 호신갑옷을 입었다고 생각했기에 이번에는 목을 노리고 들어온다.
‘비밀무기가 아직 하나 더 있지.’
방어를 포기하면서 내 목을 노리면서 날아오는 놈의 검.
그리고 놈의 심장을 향해 쇄도하는 묵룡신검.
– 캉─ 푹─
“끄윽! 이, 이건 또 뭐…?”
묵철방패신환에 막힌 놈의 눈에 불신이 가득 어린다.
놈은 심장을 관통한 묵룡신검을 보면서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시, 신검합일이라니…? 어찌 이 나이에 이런 실력을… 끄윽!”
놈의 목이 꺾이면서 절명을 한다.
‘뜻하지 않게 추격조였던 세 놈을 모두 내 손으로 복수하게 되었네.’
수라검신을 끈질기게 추격했던 추격조 3인방이 22년 만에 모두 내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적안혈수, 금모도귀, 그리고 무면암수.
세 명을 직접 저승길로 보내니 감개무량하다.
한편으로는 가슴 한편이 시원해진다.
“무비야, 대단하다. 상당한 고수인데 혼자서 다 해결했잖아.”
내가 갑작스럽게 놈을 향해 검을 날렸기 때문에 대원들이 말릴 틈도 없었고, 승부가 빨리 났기에 대원들이 우리의 대결에 끼어들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끝난 무면암수와 대결에 손연설은 감탄한다.
“암습이라니. 너무 놀랐잖아. 오빠가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 와락─
암습에 가장 놀랐던 당비취는 내가 무사함을 보자 와락 품에 안긴다.
당비취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것을 보니 정말 심하게 많이 놀란 모양이다.
하긴 전혀 예상치 못한 암습이었으니 당연히 다들 내가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취야! 눈이 있다니까.”
“히이, 죽을 뻔했잖아. 이 정도는 이해해 주겠지.”
“아미타불! 물론이지. 이 정도는 소승이 이해해 줄 수 있지.”
악천군으로 알고 데려왔던 자가 악천군이 아닌 무면암수의 변장이었고, 그 무면암수는 내 손에 의해 목숨이 끊어졌다.
상황이 정리되고 나자 모두 털썩 주저앉는다.
새벽 내내 전력으로 도주하느라고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임무까지 실패하니 맥이 빠진 것이다.
운강은 털썩 앉아 뒤로 두 팔을 땅바닥에 대면서 늘어진다.
“아미타불! 힘들게 적을 피해 도주했는데 성과가 없다니. 설마 악천군이 아닌 마두의 변장이었을 줄이야.”
“맞아. 이건 나도 전혀 예상 못 했어. 두 차례나 놈들이 당하고 난 뒤에는 주도면밀하게 전략을 쓴 거야. 가짜를 내세워 눈을 현혹하고, 진짜를 숨겨놓다니.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눈에 보이는 것에 달려들었고.”
“무비야, 이제 어떡하지? 다시 마을로 돌아가서 악천군을 찾아볼 거야?”
손연설은 어떻게 할지를 묻는다.
“아니, 아까 놈이 말한 내용 들었잖아. 몇 시진이 지났어. 놈들이 악천군을 다른 장소를 빼돌렸을 거야. 마을에 가더라도 악천군은 없겠지. 그럼 놈들하고 전투만 남는 거야. 악천군이 있다면 놈들과 싸워서라도 악천군을 찾아야 하지만, 악천군도 없는 마을에서 전투는 불필요한 일이지. 이번 임무는 실패야. 놈들의 전략이 우리보다 좋았어.”
“휴우, 아깝네. 악천군을 무사히 빼냈다고 좋아했는데. 그게 가짜라니. 진짜 생각도 못 했어.”
손연설은 정말 아쉽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푹푹 내쉰다.
말은 안 하지만 나머지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빌어먹을! 낮이었다면 놈이 무면암수인 것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나 역시 진심으로 아깝게 생각한다.
낮이었다면 귀 모양을 통해서 무면암수인 것을 알았을 것이고, 다시 한번 놈의 허를 찔러 진짜 악천군을 찾아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두운 밤에 납치하느라고 무면암수임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이것도 하늘의 뜻인가? 지옥혈왕의 부활은 막을 수 없다는 건가?’
어둠 속에서 납치하는 바람에 무면암수임을 발견할 수 없었고, 결국 임무를 실패한 것은 운이 나빠서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돌아가자. 이번 임무는 실패했어. 미련을 갖지 말자고.”
“휴우, 이렇게 되면 지옥혈왕이 악천군의 몸을 이용해 부활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건가?”
“일단은 그렇지만, 아직 시간이 있잖아. 그 사이에 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지.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고.”
“그래, 아직은 희망이 남아있지. 알았어. 무비 말대로 낙양으로 돌아가자.”
“아미타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힘들게 잠입해서 성공했다고 좋아했는데. 아쉽지만 하는 수 없지. 우리들이 무사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특히 무비가 암습당할 때는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맞아, 오빠가 암습당하는 순간 정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 오빠가 무사했으니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당비취는 아직도 내가 살아난 것이 실감이 안 나는지 내 손을 잡고 놓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