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Your Heart RAW novel - Chapter (80)
마음이 이끄는 대로-80화(80/134)
#80.
로더릭은 그녀의 머리칼에 입을 맞추면서 그때부터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이재는 본인이 먼저 하 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줄 을 몰라 했다.
복잡한 옷이 그의 손길에 의해 하나하나 풀어 헤쳐진다. 그는 드 러난 어깨와 쇄골에 입을 맞추고
는 드레스를 완전히 끌어 내렸다.
순식간에 속옷 차림이 된 그녀 의 동공은 갈 길을 잃고 헤맸다. 로더릭은 그녀를 번쩍 들어서 무 릎에 앉혔다.
차라리 뭘 더 하거나 말을 걸 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녀는 거의 다 헐벗었는데,로더릭은 아직도 너무 말쑥한 복장 이라는 게 부끄러웠다.
로더릭은 한참 동안이나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맨살을 음탕하게 주물럭거리며 속삭였다.
“왜 이렇게 작은 거 입었어?”
“다 가려지지도 않잖아.”
태연한 척 안간힘을 쓰던 이재 는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창피해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숨었다.
“나 유혹하려고 작정하고 온 건가?”
점잖기 짝이 없는 왕후가 그랬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로더릭은 괜한 모함을 해 보았다. 관계 시 적당히 야한 농담은 서로의 기분을 고양시킬 때가 있는 법이었다.
이재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그냥 데보라가 주는 대로 입은 거예요.”
“그랬어? 시녀장 참 괜찮은 사람이네.”
그녀는 힐끔 눈을 들었다가 그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파묻었다. 푸른 눈동자가 의욕 적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로더릭은 정말 미치겠어서 천장을 보았다가 다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여우야. 내가 지금부터 너를 잡아먹을 건데, 자꾸 내 품에 숨으면 어서 잡아먹어 달란 말밖에 더 돼?
“여우.”
“왜 또 이렇게 얼굴을 가려?”
“……그만 쳐다보세요. 창피해요.”
“아직도 이게 창피하면 어떡해. 우리 부부인데. 네가 이 정도도 불편해하면, 네 남편은 너무 서운하고 초라해지지 않겠나?”
이재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물었다.
“그냥 모른 척 좀 해 주시면 안 되나요?”
“뭘?”
“아니,저 그냥 지금 좀 긴장돼서 그래요.”
로더릭은 웃음을 홀리며 계속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실제로 이재는 조금 떨고 있었다.
경험치의 부족이 여실히 느껴지는 태도였다.
그는 긴장을 풀어주고 싶어서 살살 달래는 듯한 달콤한 어조로 말했다.
“같이 좋게 할게. 나 무서워하지 마. 응?”
“………”
“둘 다 즐거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도 너무 설레고 떨리는 건 사실이었다.
그는 흥분된 눈으로 계속 그녀의 몸을 훌었다.
이재는 가슴을 가려야 할지 아래를 가려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와서 빼는 것도 팔푼이 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하자고 한 것도 그 녀였고,남편이 그녀가 싫다는 걸 할 리도 없었다.
이재는 남은 용기를 쥐어짜냈다.
그러다 못해 아주 공격적으로 급발진했다.
“그만 쳐다보시고 폐하도 빨리 벗으세요!”
“어? 어.”
로더릭은 멈칫하다가 웃음을 터 뜨렸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건가?”
“네,아직도 안 하고 뭐 하세요? 빨리 해치우고 싶으니까 벗어요.”
“해치우다니 이게 무슨 극복해야 될 재난인가?”
“아무튼 알았어. 화내지는 말고. 너 으아아 하면 난 이제 무섭다.”
로더릭은 단추를 풀다가 결국 얼굴을 가리고 혹혹 웃고 말았다.
궁지에 몰리니 저돌적으로 돌변한 여우의 태도가 웃겼기 때문이다.
“부인.”
“또 왜요.”
“아까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런 말도 못 알아듣겠냐고,그런 얘기 다 사과할게. 아무래도 난 나이를 헛먹었나 봐.”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재가 힐끔 올려다보았을 때, 그는 계속 마른세수를 하고 있었다.
“나, 지금 너무 설레서 미칠 것 같아.”
“………”
“어쩌냐. 네 남편 심장 튀어나오면.”
“………”
“솔직히 이건 네 잘못도 좀 있다. 사람을 이런 식으로 도발하지말았어야지.”
피식 웃은 로더릭은 더 이상은 단추를 풀 여유도 없어서 그대로 투둑,뜯어 버렸다.
순식간에 눈빛이 변한 그는 이재를 들어 침대에 던져 놓았다.
그리고 맹렬한 기세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이재가 깨어났을 때,로더릭은 그녀를 계속 쓰다듬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마침내 자신의 여우를 홀랑 벗겨 먹은 그의 표정은 즐겁기만 했다.
“일어났어? 그냥 더 자.”
주변올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내 팽개쳐져 있는 이불을 끌어오려고 했다.
로더릭의 표정은 조금 뚱해졌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차단당했기 때문이다.
앤 이제 와서 뭘 또 가리고 그러지.
하지만 그는 결국 이재의 손에 직접 이불을 쥐여 주었다.
호숫가 에 몸을 담갔었다는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감기라도 들면 애달 픈 건 자신뿐이었다.
이재는 대충 드러누운 그에게도 주섬주섬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안 주무셨어요?”
“응.”
“왜?”
정말 푹 잔 이재는 뺨을 긁적였다.
사실 잔 건지,기절한 건지는 좀 모호했다.
로더릭은 그녀의 뺨에 초옥,입을 맞추었다.
“그러게. 너 자는 거 보고 있으니까 시간이 금방 가네.”
“………….”
“그래도 눈 좀 붙이지.”
중얼거리둣 말한 이재는 평소처럼 등을 돌렸고, 그는 그녀에게 달라붙어 팔베개를 해 주었다.
“이재.”
“네.”
“부인.”
“네에.”
“이런 거 물어보는 거 되게 꼴 사나운 거 아는데.”
그녀는 의아한 둣 뒤를 돌아보 았다.
“난 너랑 하나하나 맞춰 가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오해하진 말아줘”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거예요?”
“어땠어?”
이재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로더릭은 좀 안달이 나서 웃지 마, 하며 어깨를 잡고 살며시 흔들었다.
그녀는 허물어진 표정을 수습하기 위해 손등으로 입가를 짓눌렀다.
“폐하는 좋으셨어요?”
“그럼. 나 좋아서 정신 못 차리는 거 안 느껴졌나? 자제가 안돼서 돌 뻔했다.”
이재가 느끼기에도 그런 것 같 긴 했다.
그녀는 왕의 이름자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너무 강한 단어만 골라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왕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선구안을 가진 게 분명했다. 침대 위에서의 왕은 짐승이 따로 없었다.
로더릭은 이재의 감상평이 궁금해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말 안 해 줄 거야?”
“음,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응. 이런 건 솔직하게 얘기해야 서로 간에 발전이 있지.”
“아까 또 한 번 느낀 건데요.”
“응.”
“폐하랑 결혼하기 정말 잘했어요.”
그러자 이번엔 로더릭이 웃음을 터뜨렸다.
“난 진짜 우리 콩알이 너무 좋단 말이지. 너 말하는 거 듣기만 해도 즐겁고, 무슨 얘기 할지 기대된다.”
이재는 행복했는데,그의 얼굴이 행복해 보여서 더욱 행복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조금 더 말을 골랐다. 이 마음을 전해 주고 싶어서.
이재가 손톱 주변에 일어난 살을 잡아 뜯으며 생각에 잠기자, 로더릭은 손끝을 잡으며 하지 못 하게 했다.
“하지 마라. 피 난다.”
로더릭은 작은 손톱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웃음을 홀리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요.”
“응?”
“사실 폐하도 이 결혼이 썩 달 갑지 않으셨다는 걸 알아요. 던컨 가와의 관계가 복잡하니까요. 절 의심하실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알아요. 제 잘못도 크고요.”
로더릭은 아니라는 둣 고개를 저었지만,이재는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저한테는 가해자이길 자청하셨죠. 이 결혼이 싫었던 거 이해한다고. 다 본인 잘못이라고.”
“………”
“절 생각해 주셔서 그랬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관계를 조금이라도 좋게 바꿔 보고 싶어서 노력 해 주신 것도 알아요. 전 그래서 이 결혼이 싫었던 적 없어요. 사실은 갈수록 더 좋아졌고요. 폐하가 아직도 가끔 그걸 걸려 하시는 것 같아서 드리는 얘기예요.”
이재는 그를 힐끔 바라보았고, 그는 좀 먹먹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재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게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 니, 그녀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원래 서로의 온도는 손끝이라도 닿아 봐야 알 수 있는 거라잖아요?”
이재는 늘 사람들의 온도를 알고 싶었다.
이 사람은 나를 좋아하나. 아니면 싫어하나. 이 사람도 나를 더럽다고 생각하나.
상대가 자신을 차갑게 보면 얼른 떨어지기 위해서 전전긍긍해 왔다.
또 상처받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폐하랑 깊게 닿아 보니까 폐하는 참 따뜻해요.”
이재는 이불을 코끝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는 그걸 다시 잡아내렸다. 힐끔 뒤를 돌아보니까 그의 푸른 눈동자는 웃고 있었다.
“왜 웃으세요?”
“너무 근사한 기분이라서.”
쑥스러웠던 그녀는 다시 이불을 열심히 끌어 올렸다.
로더릭은 이불째로 그녀를 안고 아기 요람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부인.”
“네.”
“그럼 우리 한 번 더 할까?”
설마 또 하자고 할 줄은 몰랐던 이재는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또요? 몇 번째예요. 조금만 쉬었다 하면 안 돼요?”
아까 잠든 건지,기절한 건지 긴가민가하단 말이에요.
이재는 전에 약 달이면서 했던 발언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몸소 확인해 보니 본인은 떳떳하다던 국왕의 자신감에는 근 거가 있었다.
그는 정력을 가지고 도발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힘들어? 넌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내가 알아서 할게.”
“힘든 것도 맞긴 한데…… 여기서 온도를 더 올리면 타 버릴 것 같아요.”
로더릭은 그녀의 얼굴 여기저기에 입을 맞추었다.
“아,갈수록 발언이 고급스럽게 야해지네.”
“전 유부녀니까요. 이 정도는 부끄럽지 않아요.”
콩알이 힘을 내서 말하자,그는 또 혹혹,웃었다.
“나도 유부남이니까 분발해야겠네.”
“아니에요! 폐하는 여기서 더 분발하면 안 돼요.”
여기서 변태력을 더 키우면 폐하는 정말 큰일난단 말예요. 왕이 앞장서서 그러면 나라의 풍조가 너무 퇴폐적으로 변하지 않겠어요?
“싫어. 나 분발할 거야. 너한테 이런 걸로는 지고 싶지 않다.”
“왜 항상 말만 이렇게 새침하세요?”
“전략이야.”
그런 거라면 성공이었다.
이재는 그가 너무 재밌고 귀여워서 계속 웃었다.
하지만 귀엽다는 말 을 늘 어이없어하는 것 같아서 그녀는 이 커다란 맹수를 말없이 쓰다듬기만 했다.
왕은 기분 좋은 둣 그녀의 손에 뺨을 비볐다.
진정한 첫날밤을 지낸 부부의 침실에는 온기가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