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04)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03화(104/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03화
“레벨은 좀 올렸고?”
“아, 그게요.”
유라의 질문에 지은은 고민 끝에 이그니스를 정화하고 특별 보상으로 받은 [경험치 저장 인벤토리]의 존재를 밝혔다.
100만 경험치를 통해 한 번에 레벨이 13이나 올랐다는 지은의 이야기를 들으며 유라가 ‘오오…….’ 하며 지은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말고 말했다.
“스킬 레벨도 많이 올랐겠네?”
“네, 맞아요!”
레벨이 오르니 좋은 점은 스탯뿐만이 아니었다. 레벨에 영향을 받는 패시브 스킬들의 레벨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스킬 보유 목록 – 상세 분류 : 패시브] [주인 마음대로] [이거 방탄 트럭이야!(Lv.13)] [오늘의 추천 요리]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 [스킬 보유 목록 – 상세 분류 : 액티브]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10)]100만 경험치 포션을 사용하고 한번에 13레벨이 된 지은이 가장 먼저 확인한 스킬은 [주인 마음대로]였다.
패시브 스킬인 [바퀴가 가는 대로]는 레벨이 오르자 자동으로 [주인 마음대로]로 이름과 효과가 변경되었다. 레벨을 올리는데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스킬이었기에 곧바로 스킬 상태를 지은은 크게 실망해야 했다.
[스킬 설명 : 주인 마음대로]– 주인의 마음대로 자유롭게 장사할 장소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한 번 이상 방문해 가게를 열었던 장소에만 적용됩니다.)
– 던전 안에서도 자유롭게 다른 던전으로 이동 할 수 있습니다.
층수의 제한도 없이 미개척 던전을 랜덤하지만 자유롭게 입장하던 기존의 [바퀴가 가는 대로]의 스킬 옵션이 매우 그리워지는 간략한 설명이었다.
그동안 5층이나 그 이상의 던전에 들어가는 것을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미지의 영역인 미개척 던전에 대한 정보를 이제 더는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앞으로 더욱 심해질 페널티를 생각하면 반드시 렙업을 계속해서 해야 했기 때문에 지은은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른 스킬들을 확인해야 했다.
레벨이 오르고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스킬을 꼽자면 [이거 트럭이야!]였다. 레벨 업과 함께 자동으로 레벨이 오른 [이거 방탄 트럭이야!] 스킬은 그 성능이 확연하게 증가해 있었다.
[스킬 설명 : 이거 방탄 트럭이야!(Lv.13)]– 스킬 설명 : 푸드 트럭의 범위 내에서는 ‘던전’ 안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 영업시간에는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가게가 있어도 사장님이 위험하면 장사를 할 수 없으니까요! 안전이 보장된 나만의 가게!
– 13레벨 푸드 트럭의 범위는 반경 130m입니다.
(푸드 트럭의 안전 영역 범위는 10레벨 간격으로 상승합니다!)
안전 영역의 범위가 푸드 트럭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그려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경 130m라는 어마어마한 범위였다. 푸드 트럭을 중심으로 한 260m의 원 안에서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었다.
거기에 스킬을 유지하는 제한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폐점 시간이 될 때까지 자동으로 적용되는 패시브 스킬이었기에 앞으로의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했다.
‘보스 몬스터를 상대한다거나!’
공략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지칠 수밖에 없는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 지은이 있다면 사실상 보스를 교대로 공략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모든 스킬을 쏟아붓고 푸드 트럭의 안전 영역 범위 내로 돌아와 기력과 마나를 다시 보충하고 또 싸우러 나가는 식의 치고 빠지기가 가능하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이거 방탄 트럭이야!] 스킬이 10레벨 단위로 성장이 가능한 패시브 스킬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지은은 이제는 사라져 버린 [바퀴가 가는 대로] 스킬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낼 수 있었다. 레벨 업을 하면 할수록 페널티도 감소되고, 패시브 스킬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거기에 액티브 스킬인 [강화된 1종 대형 면허]에는 1레벨당 100포인트씩 지급되는 스킬 포인트를 무려 800포인트나 더 투자했다.
[스킬 설명 :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10)]– 오프로드 전용으로 기본 설정이 변경되었습니다!
– 던전 안에 존재하는 함정을 밟아서 해제할 수 있습니다.
– 트럭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트럭의 크기를 30퍼센트 작거나 크게 조절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이거지!’
그동안 길이 너무 좁거나, 차체에 비해 너무 높은 던전의 땅 때문에 네오 평야와 같은 평지에서 밖에 사용하지 못했던 직접 운전 모드를 사용하기가 더욱 수월해졌다.
운전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게다가 네오 평야에서 몬스터들을 들이받으며 운전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을 오프로드 운전으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지은은 쾌재를 불렀다.
경험치 물약으로 올린 레벨은 12레벨이었기에 남은 200 스킬 포인트는 남겨 두기로 했다. 10레벨 단위로 효과가 크게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여기서 남은 200포인트를 더 투자하기엔 상승량이 미미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지은에게는 비전투 계열 각성자에게 클리어 여부에 따라 전용 스킬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한정 퀘스트도 남아 있었기에, 남은 스킬 포인트는 혹시 모를 전용 스킬에 대비한 것이었다.
한정 퀘스트를 깨기 전까지 레벨 업을 하면서 스킬 포인트를 더 모으고,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전용 스킬을 받게 된다면 한 번에 많은 포인트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며 웃고 있던 지은에게 유라가 말했다.
“그런데 지은아.”
“네?”
“레벨이 13이 되었는데 왜 슬라임을 잡고 있어?”
유라의 물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상대하는 몬스터와 레벨 차이가 10이상으로 벌어지게 되면 경험치와 재화 획득의 효율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효율 감소 효과는 솔로 플레이가 아닌 파티 플레이에서도 적용되었다.
가장 레벨이 높은 사람의 레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고레벨의 헌터가 저레벨의 헌터를 데리고 던전을 도는 소위 ‘버스 태우는 행위’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그렇다고 해서 저레벨의 헌터들이 몬스터 사냥에 특화되지 않은 비전투 계열 각성자를 파티에 받아 줄 리도 만무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투 계열의 각성자들은 보통 레벨을 올리는 것보다 한정 퀘스트나, 직업 퀘스트를 통한 숙련 레벨 상승과 직업 특화 스킬을 획득하는 것을 더욱 우선시했다. 직업 특화 스킬을 통해 레벨 업을 하는 것만큼의 발전을 이룰 수 있으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사실상 지은의 클래스를 생각하면 13레벨도 절대 낮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은은 확보된 5층의 던전을 넘어 훨씬 더 깊은 던전으로 가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한 단계씩 높아질 페널티를 감수하려면 반드시 레벨 업을 해야 하는 처지란 소리였다.
유라의 당연한 물음에 안 그래도 3레벨 슬라임을 잡아도 경험치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었던 지은이 울상을 짓고는 말했다.
“하지만…… 슬라임도 겨우 익숙해졌는걸요.”
“아, 그렇겠네.”
비록 최약체 슬라임이라 할지라도 몬스터는 몬스터다. 전투관련 기술이 아무것도 없는 지은이 그나마 슬라임이라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을 앞세워 말 그대로 때려서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제 슬라임은 확실히 혼자서 잡을 수 있어요! 슬라임 학살자가 되었달까?”
말로는 자칭 슬라임 학살자라고 자신을 지칭하는 지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라가 피식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래? 그럼 내일은 나랑 던전에 같이 가 볼까?”
“깜짝 놀랄걸요? [시작의 던전]에 있는 슬라임들은 제가 나타나기만 해도 무서워할 거예요.”
너스레를 떠는 지은의 모습에 유라가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헌터도 아니고, 양성소에서 기본 전투 기술을 배운 것도 아닌 지은이 자신 있게 슬라임 정도는 마음껏 사냥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은 유라는 생각했다.
‘생각보다 전투 센스가 있을지도?’
전투 관련 스킬도 없이 순수한 스탯만으로 슬라임을 때려잡는 게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지은에게 맞는 무기와 무기의 사용법을 천천히 알려 준 뒤에는 지은 혼자서도 다른 몬스터를 잡을 수 있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은이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사실은 유라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던전 어딘가에 있을 다른 정령왕들도 정화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지은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니 지은에게 전투 기술과 함께 저렙 구간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유라 자신도 이 지긋지긋한 사무실에서 탈출해 오랜만에 던전에 들어가고 싶기도 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던전 앞에서 만날까, 우리?”
“네! 좋아요!”
그러나 유라는 지은이 본격적으로 레벨 업을 하기 시작한 열흘 동안 밀려드는 지원자들의 서류와 싸워야 했기에, 같은 시간 부길드장실에서 지은과 함께 던전에 들어갔던 헌터들이 삼삼오오 모여 심각한 얼굴로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제안에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던 지은의 얼굴을 다시 돌아봤을 때, 지은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이었다.
잘못 봤나 싶어 다시 확인했을 땐 평소의 지은의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지만,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 *
부길드장실.
지은이 좀처럼 [시작의 던전]에서도 제 1구역인 슬라임 생성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지은의 저주받은 사냥 감각 덕분인 듯했다.
아무리 [시작의 던전] 1구역이라고 해도 비전투 계열인 지은을 혼자 던전에 보낼 수는 없었기에, 바쁜 와중에도 대다수의 길드원들은 흔쾌히 지은의 안전을 위해 함께 던전에 들어가길 희망했다.
‘저도 본격적으로 레벨 업을 하고 싶어요.’
지은의 본격적인 레벨 업 희망 발언 이후 도와주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길드원들에게 지은이 딱 잘라서 ‘앞으로 던전에 계속 들어가야 하는데 몬스터를 상대하는 실전 감각을 익혀 두고 싶어요.’라고 말했기 때문에 길드원들은 직접 사냥을 도와주는 대신 여러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다. 그러나 지은에게 단 1퍼센트의 헌터적 재능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슬라임과 사투를 벌이는 지은의 옆에서 괴로워해야 했다.
‘도와주고 싶다!’
‘훈수 두고 싶다!’
하지만 방패를 든 손으로 공격을, 한 손검을 든 손으로 방어를 하는 지은은 그래도 나름 꿋꿋하게 슬라임과 사투를 벌이긴 했지만 한 마리씩은 꼭 직접 처리하는 근성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열흘이 지난 지금.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요리를 할 때는 혼자서도 수많은 음식을 척척 해내던 지은은 길드에서 제공하는 방어구와 무기, 액세서리들로 풀 세팅을 했음에도 슬라임 한 마리를 사냥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튜토리얼 장비로만 사냥해도 평균적으로 5대만 때리면 죽는 몬스터인데, 유독 지은의 앞에만 서면 슬라임들이 강해지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로 슬라임과 사투를 벌이는 지은을 근처에서 바라보던 길드원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열렸다.
열흘 동안 지은이 슬라임과 사투를 벌이는 것을 바로 옆에서 관전했던 길드원이 모인 자리. 제일 먼저 진지하게 입을 연 것은 나운이었다.
“방패와 검을 든 손을 바꿔서 들어 보게 하는 건 어떨까?”
지은이 슬라임의 공격을 방패로 막는 것이 아니라 검으로 막고, 검을 찔러서 공격하는 게 아니라 작은 방패로 슬라임을 찍을 때마다 들었던 의심이었다.
물론 지은의 클래스가 탱커라면 방패를 이용한 공격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겠지만, 지은에게 지급한 방패는 공격이 아닌 방어용이었고 방패조의 탱커들처럼 방패술 같은 스킬도 당연히 없었다.
“양손을 사용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자신이 말하고서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나운의 목소리가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친한 사이인 지은을 변호해 보려고 했지만 결론은 매정했다.
“지은인…… 몸치야.”
“…….”
“그것도 아주 극악의 몸치가 확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