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1)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0화(11/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0화
상자가 덜컥 열리며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아이템이 나오든 스킬이 나오든, 별로 좋은 것은 아닐 거라는 까망이의 말이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하는 뽑기에 지은은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두 손을 모은 채 상자를 바라보았다.
[유니크 아이템 : 때 묻지 않는 주방용 수건]을 획득하셨습니다!– 아무리 더러운 걸 닦아도 더러워지지 않는 수건이다. 빨거나 삶지 않아도 항상 깨끗함이 유지된다.
– 유니크 등급 보정 효과 : ‘닦은 곳에 광이 난다!’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 클래스 특수 효과 : ‘모든 더러운 부분을 처음처럼 깨끗한 모습 그대로 되돌린다!’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그거 봐라냥. 별로 기대하지 말라고 했잖…….>
유니크 뽑기권을 사용해 뽑은 아이템이 고작 수건 한 장이라니.
크게 실망했을 지은을 위로하기 위해 수저를 내려놓으며 위로의 말을 하려던 까망이는 오히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두 손을 꽉 모은 채, 황홀하다는 듯 아이템을 바라보고 있는 지은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대박…… 실화야?”
<으응?>
“안 빨아도 되는 수건이라니! 거기에 닦으면 광까지 나게 해 준다고? 진짜야 이거? 이렇게 좋은 아이템이 나와?”
<좋…… 좋다고 했냥? 진심이냥?>
“당연히 좋지! 이건 최고야, 최고라구!”
오늘만 해도 사용한 수건이 3장.
기름기를 닦느라 세제를 잔뜩 부어서 끓는 물에 수건을 팔팔 삶고 말려야 하는 일련의 그 귀찮은 과정을 모두 스킵할 수 있는 환상적인 아이템!
거기에 닦은 곳에 주방용 클리너를 뿌리지 않아도 광까지 나게 해 준다는 주방에 없어선 안 될 아이템을 얻은 지은이 떨리는 손으로 유니크 수건을 집어 들었다.
“이거! 이 깨끗한 거 봐! 어디서 이런 보물이 들어왔지? 이건 그냥 수건이 아니야. 무적 수건이야!”
<그…… 그래, 주인이 좋다면 나도 좋다냥…….>
사실 튜토리얼 보상으로는 레벨 업 부스트나 퀘스트 클리어권이 나오는 게 보편적이고, 가장 실용성도 높았다.
그러나 지금 무적 행주를 얻은 지은은 수건을 활짝 펼쳐서 두 손에 든 채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주방의 청결을 책임지는 무적 수건을 얻은 지은의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곧바로 방금 재료를 써느라 더러워진 도마에 행주를 문지른 지은의 표정이 시시각각 환희에 물들었다.
“이거! 이거 봐! 양파랑 당근, 그리고 베이컨까지 썰었던 도마인데 닦기만 해도 광이나!”
<…….>
“대박! 수건이 더러워지지도 않아! 베이컨 기름을 닦았는데!”
그 이후에도 팬을 닦았는데 퐁퐁으로 씻은 것처럼 기름기가 싹 없어지고 광이 난다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지은을 바라보던 까망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의자에서 내려가 소파로 걸어갔다.
그러는 동안에도 지은은 새로 뽑은 무적 수건을 사용해 한참을 이곳저곳 닦느라 시간을 보냈다.
<다 닦았냥?>
“응!”
불이 닿아 까맣게 그을린 프라이팬 손잡이가 은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게 돌아온 걸 확인한 지은이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 환하게 웃어 보였다.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무적 수건에 감탄하며 정신없이 청소를 하던 지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생각보다 닦는 재미가 있다 보니 어느새 청소에만 한 시간을 투자해 버렸다.
시간을 들여서 정성스럽게 수건으로 닦은 주방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감격스러운 광경이었지만 아직 확인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스킬 포인트 100p는 어디에 줘야 할까?”
<그건 주인이 잘 생각해 봐라냥.>
얄밉게 앞발을 그루밍하는 까망이를 지은이 흘겨보며 생각에 잠겼다.
현재 자신이 가진 것은 100포인트.
스킬이 1레벨 오를 경험치다. 레벨 업이 없이도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으니, 패시브 스킬이 아닌 액티브 스킬에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까망이를 쓰다듬으며 스킬창을 열어 보유 스킬들을 확인해 본 지은이 한참을 고민 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바퀴가 가는대로] 스킬 효율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려면 역시 레벨업은 조금 미루는게 좋을거 같아.”
패시브 스킬중 [바퀴가 가는대로] 스킬의 경우 랜덤으로 던전을 입장할 수 있게 해주는 스킬인 만큼, 최대한 많은 던전을 입장한 뒤에 레벨업을 하는게 앞으로의 장사에 효율이 올라갈 것이 분명했다. 최대한 많은 던전을 랜덤으로 입장해서 선택할 수 있는 던전의 폭을 넓혀놓고 레벨업을 하는 것이 좋을 터.
지금은 다녀온 던전이 4층에서도 중심부라는 아리아드네의 천칭 던전하나 뿐이었다.
거기에서 새삼 주혁을 만난 게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가는 이 없는 4층 심층부에서만 장사를 하게 된다면 무조건 망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레벨을 올리면 패시브 스킬 레벨도 자동으로 오르니까, 역시 ‘강화된 1종 대형 면허’가 좋겠어.”
<그럼 스킬 포인트를 누르고 레벨 업할 스킬을 선택하면 된다냥.>
인벤토리 소비창에 있는 ‘스킬 포인트 100p’를 누르니 적용할 스킬을 선택하라는 창이 떴다.
‘강화된 1종 대형 면허’를 선택하니 이내 팡파르가 울리며 스킬 레벨이 올랐다는 시스템 알림창이 떠올랐다.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2)’를 달성했습니다!]– 2레벨 특수 효과.
– 트럭에서 나오는 빛을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 던전 지형지물의 영향을 30% 감소시킵니다.
– 던전 안에 존재하는 함정을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오, 주인. 잘 선택했다옹.>
“역시 면허 따는 게 먼저지!”
지은이 뿌듯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선택지가 없긴 했지만, 푸드 트럭의 핵심은 이동 판매.
던전 안에서 이동할 일이 생기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레벨이 오른 덕에 지형 저항도 덜 받고, 함정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피하기까지 해 주니, 충분히 도움이 될 스킬이었다.
그밖에도 상태창을 확인하며 지은은 퀘스트를 깨면 경험치가 오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퀘스트를 깬 덕에 지금 지은은 80%의 경험치를 얻은 상태였다.
그나마도 튜토리얼을 빨리 깬 덕에 80%라는 경험치를 받을 수 있었다는 까망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지은이 본질적인 문제, 레벨 업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레벨 업은 어떻게 해?”
<설명한 대로 퀘스트를 깨거나…….>
“또?”
<훈련을 하거나,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냥.>
까망이의 말에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지은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전투 계열 헌터도 아니고 어떻게 몬스터를 잡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짜야? 진짜라고? 내가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고? 내가? 직접?”
까망이의 말에 지은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직접 몬스터를 잡다니, 자나 깨나 안전이 최우선인 지은에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푸드 트럭 사장이 되기 전에는 몬스터가 아니라 던전 근처에도 가 본 적 없었다
<그래서 보통 5레벨까지는 각성자 양성소에서 훈련을 받으며 레벨을 올린다냥.>
“각성자 양성소?”
<인터넷에 검색해 봐라냥.>
스마트폰을 꺼내 ‘각성자 양성소’를 검색한 지은이 이내 무시무시한 해골 마크가 그려져 있는 홈페이지 주소를 떨리는 손으로 눌렀다.
[호국의 요람 각성자 양성소 홈페이지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양성반 과정 입교 안내문
“……아, 안 해! 못 해!”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점호를 하고 5km 산악 구보.
아침을 먹고 나서는 몬스터 홀로그램을 이용 실전 경험 배양.
점심 먹기 전에 근력 운동 1시간 등등.
거의 분 단위로 쪼개진 양성반 과정의 교육 내용을 확인한 순간 지은은 못 볼 걸 봤다는 듯 핸드폰을 소파에 집어 던졌다.
“이걸 사람이 어떻게 해?!”
<가면 다~ 하게 돼 있다냥.>
전투 계열 헌터들은 각성 시 전투에 필요한 스탯들을 분배받아, 비각성자나 비전투 계열에 비해 월등한 신체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신체 능력과 스탯들의 보정을 받았음에도 양성반 과정 수료 후기는 한결같았다.
다들 지옥 같다거나, 생각하기도 싫다거나, 끔찍했다거나, 매일매일 양성소 철책을 넘어서 탈출하고 싶다거나 하는 글들이 반.
[자유 게시판] 내일 양성반 입소한다 질문 받음됐고 혼자 있고 싶으니까 다 나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ㅊㅋ
┗ XXXXXX 너는 안 갈 것 같냐??
┗ 응~ 이미 수료했어 ㅅㄱ
거기에 전투 계열 헌터들은 의무적으로 입소를 해야 하니 이미 수료한 사람들이 미수료한 사람들을 거침없이 놀리는 글들이 반이었다.
지은이 넋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레벨 업…… 굳이 필요할까?”
<……뭐 그렇게 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냥. 어차피 주인은 비전투 계열이고 히든 클래스니까 장사를 하다 보면 직업 퀘스트가 심심치 않게 올 거다냥.>
까망이의 말에 레벨 업의 부담에서 살짝 벗어난 지은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으로 확인해 볼 것은 헌터 마켓과 경매장이었다.
시스템창의 여러 목록 중 새로이 열렸다며 ‘New!’ 표시로 반짝이는 ‘H. M’ 아이콘을 클릭하니 헌터 마켓이 좌라락 열렸다.
장비부터 소모품까지 다른 헌터들이 올려놓은 아이템들이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었다.
[초보자용 양날검 : 1백만 원] [중급 마법사의 스태프 : 3백 50만 원] [상급 회복 포션 5EA : 3천 5백만 원]<헌터 마켓은 아이템이나 퀘스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하는 곳이다냥.>
“그럼 경매장은 내가 물건을 등록할 수 있는 곳이겠네?”
<맞다옹. 그 남자한테 받았던 금화도 던전 부산물이니 경매장에 등록할 수 있다냥.>
인벤토리에서 금화가 반짝였다. 샌드위치와 물물 교환했던 금화 9개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도 있었다.
“근데 나처럼 이게 얼마인지 짐작이 안 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가격을 설정해?”
<경매장에 물건을 등록하면 최근 시세도 나온다냥.>
“오, 좋은 시스템인데?”
지은이 경매장의 물품 등록 버튼을 누르고 금화 9개를 선택하자 1개당 최근 시세가 화면에 바로 나타났다.
그리고 나타난 가격을 확인한 지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게 얼마…… 일, 십, 백, 천, 만, 십만……백만?”
[네임드 거대 거미의 주화]– 던전 4층 아리아드네 천칭에서 랜덤하게 등장하는 거대 거미에게서 얻을 수 있는 주화.
아이템에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상태 이상 : 중독’ 성분이 녹아들어 있다. 단, 중독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별도의 용액이 필요하다.
“하나에 백만 원이라고?”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최근 시세를 확인한 지은이 말도 안 된다며 소리쳤다.
그럼 자신은 지금 샌드위치 하나를 백만 원에 팔았다는 소리가 됐다.
“아니, 송주혁 씨도 미쳤지! 샌드위치 하나에 백만 원을 낸다고?!”
가진 게 이런 거밖에 없다며 멋쩍어하던 주혁의 얼굴이 떠올라 지은은 심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런 금화를 받으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샌드위치 하나를 건넸던 자신은 도대체 뭐였나 싶었다.
“내가…… 사기를 치다니…….”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그 남자는 이미 던전 4층의 중심부까지 오느라 꽤나 기력이 쇠해 있었을 거다. 다른 파티원이 있던 것도 아니고 혼자서 왔으니 샌드위치 하나라도 기력 회복에 큰 도움을 줬겠지 않겠냥.>
“아니, 그래도 구백만 원인데…….”
<일단 경매장에 등록해서 팔아 봐라냥. 돈이 들어왔는데 안 파는 것도 웃기지 않겠냥?>
얼떨떨한 마음으로 금화 9개를 경매장에 개당 100만 원에 올리니 30초도 채 되지 않아 금화가 모두 팔렸다는 시스템 알림이 울려 퍼졌다.
[헌터 마켓 보유 금액 : 891만 원]– 경매장을 통해 나오는 금액의 1퍼센트는 세금으로 환산됩니다.
– 마켓에 본인 소유의 계좌를 연동하시면 자유롭게 입금 및 출금을 할 수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 가격과 믿기지 않는 거래 속도와는 다르게 꽤나 현실적인 알림이 추가되었다.
세금을 떼는 것도 모자라서 계좌를 등록하고 자유롭게 입출금을 하라니.
<각성자뿐만 아니라, 언제 던전 균열에 휘말릴지 모르는 민간인들도 오프라인이지만, 헌터 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냥.>
헌터 쪽에 전혀 관심을 두고 살지 않았던 지은에게는 모르는 것투성이었다.
일단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바로 마켓에 자신의 계좌를 연동하고 전액을 인출하니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문자가 날아왔다.
[Web 발신]헌터 마켓 입금
8,910,000
“……말도 안 돼.”
민지은, 21세.
지은이네 푸드 트럭 첫날 매출 891만 원.
순이익 891만 원.
엄청난 하루 매출을 달성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