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10)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09화(110/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09화
“공격력 스탯이 생겼다고?”
“프라이팬을 장착했을 때에 한해서긴 하지만, 확실히 생겼어요.”
잠깐 사이에 성장 단계를 개방하고 등급을 부여받았으며, 거기에 클래스 전용 스킬은 물론이고 클래스 전용 아이템을 얻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비전투 계열, 다시 말해 비헌터 각성자인 지은에게 공격력 스탯이 생겼다는 말에 놀란 유라가 소리쳤다.
“그게 가능한 일이었다니…….”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다. 헌터들과 비헌터 각성자의 가장 큰 구분점이 바로 공격력 스탯의 유무였다.
비록 전용 아이템을 장착해야 적용되는 스탯이라 할지라도 지은과 같은 비전투 계열 각성자에게 헌터들의 전유물인 공격력 스탯이 생겼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건 지은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몸으로 직접 슬라임에게 맞아 가며 처절하게 느낀 한계점이었으니까. 소중하다는 듯 프라이팬을 끌어안은 채 쓰다듬고 있는 지은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주혁이 말했다.
“정말 좋은 전용 무기를 얻으셨군요. 대상에 상관없이 확정적인 고정 피해를 입히는 부가 효과라니.”
“성장형 아이템은 처음 봐요.”
기본 공격력은 보잘것없었지만, 레벨이 오를 때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기본 스탯인 기력. 그런 기력의 10퍼센트를 고정 피해로 입힌다면 레벨이 오를수록 실제 공격력은 더욱 오를 터였다.
거기에 어떤 조건으로 성장할지는 몰랐지만 성장형 아이템이라고 명시되어 있었기에 앞으로의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기까지 했다.
“주혁 씨 기력은 몇이에요?”
“저는 2만이 조금 넘는 수치네요.”
“세상에…….”
고작 700인 자신의 기력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물론 헌터인 주혁의 기력과 마나는 주혁이 지은과 같은 13레벨이라 할지라도 많은 차이가 날 것이 분명했지만, 직접 수치로 들은 주혁의 스탯은 어마어마했다.
기력 2만이라는 수치가 정확히 실감이 나지 않았던 지은은 질문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럼 정확한 주혁 씨의 레벨은 몇이에요?”
세간에 알려진 주혁의 레벨은 80레벨 초반대였다. 이태백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80레벨의 경지를 넘어선 주혁의 등급은 당연히 S등급.
성장 단계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레벨은 알고 싶었던 지은의 질문에 곤란해 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주혁은 시원하게 자신의 레벨을 공개했다.
“제 지금 레벨은 99입니다.”
알려진 것보다 한참 높은 레벨에 지은은 물론이고 유라까지 놀라 주혁을 쳐다봤다. 100레벨까지 단 1레벨만을 남겨 두고 있다는 사실에 유라가 기가 찬다는 듯 중얼거렸다.
“길드 일은 내팽개치고 매일같이 혼자 던전에 들어갈 때부터 알아봤다, 진짜.”
“…….”
“너만 그렇게 레벨 업 하니까 좋았어?”
“그렇게 말하는 너도 85레벨이잖아.”
“세상에…….”
주혁만 괴물인 줄 알았는데 유라 역시 괴물이라는 사실을 깜빡했던 지은은 유라의 레벨을 듣고는 둘에게서 살짝 거리를 벌려야 했다.
“하아…… 전 언제 그렇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저희 중에서 가장 다양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지은 씨인 거 같은데요.”
“제가요?”
“첫 번째는 레벨 업을 통한 스탯 상승, 두 번째는 성장 단계를 통한 등급의 상승, 세 번째로 클래스 숙련도를 통한 스탯과 스킬의 상승. 거기에 히든 클래스라는 변수와 함께 최초의 비헌터 공격력 스탯 보유자.”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요? 하며 손가락을 일일이 접으며 조목조목 짚어 주는 주혁의 말대로였다. 사실상 지은은 지금 던전에서 몬스터를 잡아서 레벨 업을 할 수도, 숙련도를 높여 클래스의 숙련도와 함께 등급을 상승시킬 수도 있는 성장 기대치가 매우 높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러면 저 퇴원해도 될까요? 슬라임한테 복수를 하러 가야 하는데.”
“지금은 지은 씨의 몸의 회복이 먼저입니다.”
“그래, 맞아. 난 네가 그렇게 위급한 상태라는 것도 몰랐어,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언젠가부터 지은이 관련된 일이라면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렸던 유라의 성향이 지은을 살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유라와 친분이 있었던 아리아 길드장인 한그루의 빠른 조치가 아니었더라면 지은은 슬라임의 독성에 중독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한그루의 입에서 완치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한은 어디도 못가.”
“히잉…….”
“그리고 지은 씨가 레벨 업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뒀습니다.”
“제 레벨 업을요?”
사실상 지은이 이렇게 위험에 처한 것은 비전투 계열 각성자인 지은의 특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길드원들의 문제였다. 몬스터에게 공격당해 보지 않은 헌터가 어디 있겠냐만, 자신들과는 확연히 다른 지은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생각했던 탓이었다.
“지은 씨가 이렇게 되고 저희도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사실상 레벨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지은의 레벨 업을 기존의 길드원들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라곤 전무했다. 파티를 맺어서 지은과 함께 사냥을 한다고 해도 지은의 레벨에 비해 월등히 높은 레벨인 길드원들이 사냥한 몬스터의 경험치와 재화는 얻을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선발하는 신입 길드원들 중 지은 씨가 비슷한 레벨대의 헌터들과 파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정말요?”
“네, 이제 막 양성소를 마치고 튜토리얼을 종료한 신입 헌터들을 육성할 의무도 길드엔 있으니까요. 실전 감각을 쌓고 싶다는 지은 씨의 바람도 이루면서 레벨 업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너무 좋죠!”
“물론 신입 길드원들과 지은이 너의 안전을 위해 기존 길드원들을 한 명씩 담당 교관으로 편성할 거니까 안전 문제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야.”
“와…….”
5층 토벌전까지 다녀왔다곤 하지만, 실제 던전에서 다른 헌터들과 함께 파티를 맺어서 몬스터를 상대해 본 경험은 전무했다. 그런 지은에게 주혁과 유라의 말은 정말이지 상상만 해도 들고 있는 프라이팬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짜릿한 제안이었다.
“그러면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말고 회복에 전념하는 겁니다?”
“물론이죠!”
* * *
“383번 지원자 하소연 씨.”
“…….”
“383번 지원자 하소연 씨! 안 계신가요!”
“아! 네! 저 여기 있습니다!”
청명 길드가 이례적으로 신입 길드원을 선발한다는 공고가 내려진 뒤, 수많은 기성 헌터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각성한 신입 헌터들이 청명 길드의 이름 아래 모여들었다.
공지된 1차 서류 면접 지원자만 해도 1만 명이 넘었다. 헌터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저마다의 공방이나 길드에 모여 있던 비전투 계열 각성자는 물론이고, 헌터들을 동경하던 일반인들까지.
‘세상에, 내가 여기까지 오다니!’
대한민국의 3대 길드 중에선 유일하게 신입 길드원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레벨의 제한도, 클래스의 제한도 두지 않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청명 길드 공채 모집.
딱 하루만 열렸던 서류 접수에도 순식간에 홈페이지를 다운시킬 정도로 압도적인 지원율을 보였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하소연은 어느 날 갑자기 헌터로 각성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온 양성소 입소 영장을 받아야 했다.
‘지옥 같은 곳이었어…….’
[헌터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산악을 평지처럼! 몬스터보다 빠르게!] [오늘 땀을 흘리지 않는다면 다음에 네가 흘릴 것은 핏방울뿐이다!]대한민국의 헌터들이라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양성소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지상에 강림한 지옥이 여기일까 싶을 정도였다.
매일같이 지각을 면하기 위해 달리던 대학생의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하소연과 같은 평범한 일반인들을 헌터로 만들어 내는 양성소 생활은 떠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겨 주기 충분했다.
오죽하면 양성소를 수료하고 정식 헌터 자격증을 받은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아침에 기상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는 환청에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났다는 사람들이 많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양성소 과정을 모두 수료한 이후에도 무려 10년간 예비군에 복역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기에 TV나 헌터게시판에는 종종 최상위 랭커들이 헐렁한 군복을 입은 채 썩은 얼굴로 예비군 훈련을 하는 사진들이 올라오곤 했다.
자신의 이름처럼 어딘가에 하소연할 곳도 없이 마침 양성소의 기수가 시작되기 3일 전에 각성했던 하소연은, 자신의 클래스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로 스킬 한번 써 보지 못하고 곧바로 강원도에 위치한 양성소로 끌려가야 했다.
그곳에서 같은 대한민국 땅의 환경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으며 겨울에는 뼈까지 시린 추위와 함께 하늘에서 수북이 내리는 눈 위에서 구르고, 기수가 절망적으로 꼬여 겨울 기수에만 실시하는 혹한기 훈련은 물론 여름 기수의 혹한기 훈련까지 모두 이수한 하소연은 그런 절망적인 양성소 생활보다 더욱 힘든 생활이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었다.
‘옆집 현지는 대한 길드에 취업했다더라! 그런데 우리 딸은 집에서 놀고만 있고, 에고 내 팔자야…….’
‘아, 엄마 쫌! 내가 마냥 노는 것도 아니잖아!’
‘정령인가 뭐시긴가 하는 불덩이 소환하다가 홀라당 집 다 태워 먹을 뻔한 것이 말대꾸를 해?’
‘……’
‘그럴 거면 집 말고 공원에 나가서 하라고 했지!’
‘밖에서 대놓고 능력 연습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잡혀가! 잡혀간다고!’
‘와서 그럼 고기나 구워, 이것아!’
우수한 성적은 아니었어도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양성소 생활을 수료했지만, 번번이 대형 길드는 물론이고 중소 길드에조차 취직하지 못하고 백수로 살 때의 1년은 지옥 같던 양성소 생활보다 더욱 괴로운 1년이었다.
클래스 정령사. 그것도 고작 하급 불의 정령인 샐러맨더와 계약한 하급 정령사인 하소연의 하소연을 받아 주는 것은 고깃집 아르바이트생뿐이었다.
샐러맨더의 화려한 불 쇼로 고기를 구워 주는 특급 아르바이트생으로 주변 고깃집 사장님들의 열렬한 러브 콜을 받아 업계 최고의 시급을 보장받았지만,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는 입장이니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
‘남들은 탱커나 마법사, 검사 같은 클래스인데 왜 나만…….’
성장 한계선이 명확하다고 평가받는 정령사. 그것도 하급 정령사를 받아 주는 길드는 없었다. 중급 정령사도 아니고 그건 파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 저희가 불속성 계열 마법사님이 계셔서…….’
‘하급이요? 하급 정령사는 좀…….’
‘저희는 물의 요정 사냥하는 파티인데요.’
혼자서 던전에 들어가 사냥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몇 던전을 제외하고는 혼자서는 들어가지 못하니 레벨도 15에서 멈춰 버린 상태로 살아오던 하소연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청명 길드의 신입 길드원 공식 채용 광고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레벨의 제한도, 클래스의 제한도 두지 않는다는 청명 길드의 신입 길드원 모집 공고에 지원했던 하소연에게 1차 서류 전형 합격 문자가 온 것은 바로 얼마 전의 일이었다.
“들어오실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이날을 위해 큰마음을 먹고 비장의 엄마 카드 스킬을 사용해 깔끔한 정장을 3개월 할부로 긁은 뒤 첫 개시한 정장에 혹시나 주름이 졌을까 다급한 손길로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하소연은 후! 하고 크게 심호흡을 내뱉고는 떨리는 마음과 함께 면접장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