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13)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12화(113/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12화
깡!
넓은 동굴 안 경쾌한 타격음이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마치 배팅 연습장에서 나올 법한 경쾌한 타격음이 가득 울려 퍼지고 있는 이곳은 [시작의 던전] 2구역의 첫 던전 [미로 동굴]이었다.
동굴 형태의 직선형 던전인 이곳에서 프라이팬 손잡이를 양손으로 쥐고, 맹렬한 기세로 날아드는 레벨 13의 몬스터 ‘미로 박쥐’를 후려친 지은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상쾌한 표정을 지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지은 씨!”
“알고 있어요!”
4번 타자와도 같은 경쾌한 스윙으로 날아드는 미로 박쥐를 멀리 날려 보낸 지은이 빠른 몸짓으로 목에 걸치고 있던 헤드셋을 착용했다.
그와 동시에 경쾌한 스윙으로 동굴 벽에 날아가 부딪힌 박쥐가 붉은 안광을 빛내며 다시 지은을 향해 날아들었다.
“키에에엑!”
미로 박쥐의 가장 치명적인 광역기인 초음파 공격이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온몸을 뻣뻣하게 굳게 만드는 [상태 이상 : 석화] 특성을 띠고 있는 끔찍한 박쥐의 울음소리가 동굴 내부에 크게 울려 퍼졌지만, 지은은 당황한 모습 하나 없이 시끄럽게 울며 날아드는 박쥐의 공격을 몸을 크게 비켜 피해 내고는 두 손으로 쥔 프라이팬으로 박쥐의 등을 힘차게 후려쳤다.
“흐랴아아압!”
날아오던 박쥐가 지은의 힘찬 프라이팬 내려치기 공격에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히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얼마나 세게 후려쳤는지 땅바닥에 처박혀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한참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박쥐에게 다가간 지은이 박쥐를 발로 지르밟았다.
“으으…….”
군화 모양의 신발 방어구를 끼고 있었지만, 밟힌 박쥐가 몸부림치는 감각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그 익숙지 않은 감각에 인상을 찡그린 지은이 한 손으로 프라이팬을 들고 그대로 박쥐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까앙!
[미로 박쥐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 경험치 400P
– 성장형 무기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누적 경험치 : 3퍼센트)
제대로 된 지은의 마지막 공격에 미로 박쥐가 가루가 되어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시스템창에 떠오른 경험치 획득 알림을 감동했다는 듯 바라보던 지은이 프라이팬을 번쩍 치켜들고는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며 주혁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봤어요? 제가 미로 박쥐를 해치웠어요!”
진심으로 신이 났는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웃는 지은의 모습에 주혁도 덩달아 연신 박수를 치며 그런 지은의 성과를 치켜올렸다.
“대단합니다. 한 번 시범을 보여 준 것만으로도 완벽히 미로 박쥐의 패턴을 파악하실 줄이야.”
“외우는 건 잘한다니까요!”
“아뇨, 이건 단순 암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실전에서 바로 적용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지은 씨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아이참, 주혁씨 또 띄워 주신다…… 그런데 거슬리진 않으세요?”
진심 어린 칭찬에 쑥스러운 듯 지은이 배시시 웃어 보이다 주혁의 등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동굴 속에 무리 지어 서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미로 박쥐의 군락.
그런 미로 박쥐의 군락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지은이 일대일로 미로 박쥐를 상대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해답.
“숫자가 많아서 성가시긴 하네요. 간지럽기도 하고.”
주혁의 등 뒤로 빽빽하게 몰려들어 연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열심히 주혁을 물어뜯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로 박쥐 떼들의 모습에 지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얼마만큼의 차이가 나는지 감도 안 잡히네요.”
“경력 차이가 그만큼 나는데요. 만약 지은 씨가 헌터였다면 양성소 기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저는 말도 못 붙일 대선배…….”
“네, 선배님! 이제 잔소리는 그만하시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주혁의 ‘저 때는 말이죠.’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싹둑 잘라 낸 지은이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슬라임이나 엑터스 같은 저레벨의 몬스터만 상대하다가 주혁의 지도 아래 자신과 같은 레벨의 몬스터를 처음으로 상대하고, 심지어 깔끔하게 잡아 내기까지 했지만, 아무래도 비행형 몬스터는 처음 상대해 봤기에 고전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가 항상 몬스터를 상대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뭐라고 했죠?”
“상대하는 몬스터의 기력과, 몬스터가 저에게 입힐 수 있는 데미지요.”
“그렇죠. 지금 지은 씨의 레벨에 돌 수 있는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는 다들 수치화가 완료된 상태이니까요.”
방금 상대한 미로 박쥐만 하더라도 기력이 700에 기본 공격력 30을 가지고 있었다. 한 방에 90의 공격력을 가진 지은이 8대를 때리면 잡을 수 있는 몬스터란 소리였다.
방어구를 갖춰 입어 박쥐의 공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었기에 공격이 적중하기만 하면 상대하는데 무리가 전혀 없었다.
“물론 그건 일대일로 상대했을 때의 이야기지만요.”
“맞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레벨과 비슷하거나 낮은 레벨의 몬스터라 할지라도, 무리 활동을 하는 몬스터를 상대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티를 맺어서 몬스터를 사냥하죠.”
파티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레벨이 자신보다 낮은 몬스터라고 하더라도 한꺼번에 수많은 몬스터가 달려들면 위험에 빠질 수 있었기에, 모든 헌터들은 기본적으로 파티를 맺어서 던전에 들어오는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레벨이 높은 헌터는 해당 던전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기에, 지금 이 던전 안에 들어오면서 마주쳤던 헌터들도 저마다 세 명에서 다섯 명씩 파티를 이루어 들어와 곳곳에서 사냥을 하는 중이었다.
“지은 씨 같은 경우에는 공격 스킬이나, 방어 스킬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가고자 하는 던전에서 출몰하는 몬스터의 습성을 꼭, 꼭! 숙지하셔야합니다.”
지은의 레벨 업을 다른 방향으로 도와주기 위해 모든 길드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는, 주입식 교육으로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습성을 하나하나 숙지시키는 방법과 직접 해당 몬스터를 상대하는 법을 보여 준 뒤, 따라 하게 하는 현장 학습형 교육을 합친 방식이었다.
“물론, 이렇게.”
자신의 등 뒤에서 빙글빙글 맴돌던 박쥐 하나를 손으로 잡아챈 주혁이 박쥐의 머리를 착용하고 있던 건틀릿으로 툭 내리쳤다.
단 한 방만으로도 맹렬하게 퍼덕이던 박쥐가 빈사 상태가 되어 축 늘어졌다.
그런 박쥐를 지은의 앞에 가지런히 놓아준 주혁이 지은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흔히 말하는 막타를 때려서 지은 씨가 경험치를 획득하는 방법도 있지만요.”
주혁이 다 차려준 밥상, 아니 박쥐를 프라이팬으로 툭 건들자 몬스터를 처치했다는 알림이 떠올랐다.
[미로 박쥐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 경험치 100P
– 각성자와 현격한 레벨 차이가 나는 이의 공적을 가로챘습니다!
– 성장형 무기의 누적 경험치가 감소합니다.(누적 경험치 : 2.8퍼센트)
“앗! 내 경험치가!”
온전히 자신이 잡은 미로 박쥐의 경험치는 400포인트였다. 그런데 주혁이 빈사 상태로 만들어 놓은 미로 박쥐를 처치했을 때의 경험치 획득량은 고작 100포인트밖에 되지 않았다.
거기에 현격한 레벨 차이가 나는 이의 공격을 가로챘다는 알림과 함께 성장형 무기인 프라이팬의 누적 경험치가 감소했다는 페널티 알림이 추가로 등장했다.
“순수하게 레벨을 올리시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이 방법도 효과는 있겠지만, 저희는 절대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으으…… 단번에 이해가 되네요.”
성장형 무기인 프라이팬의 누적 경험치가 0.2퍼센트 감소했다.
적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주혁의 설명에 의하면 어떤 페널티를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보통 스킬 포인트가 감소했지만 심하다면 스킬 레벨이나 클래스 숙련도까지 감소될 수 있으니, 절대 권하지 않는 레벨 업방식이라며 주혁이 추가로 설명하며 말했다.
“그래서 적정 레벨의 파티를 구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비전투 계열인 저와 파티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도 다들 헌터인데…….”
자신을 신입 헌터들을 육성하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넣어 다른 신입 헌터들과 함께 던전을 돌며 레벨 업을 시키겠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은이 가진 의문이었다.
아무리 길드의 시스템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신입 헌터들이라도 비전투 계열인 자신과 파티를 하게 되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공격 스킬이나, 방어 스킬도 없이 순수하게 프라이팬을 휘둘러 공격할 수밖에 없는 지은이 파티에 있으면 다른 조보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지은의 걱정에 주혁이 걱정 말라는 듯 손을 내저어 미로 박쥐를 저 멀리 쫓아내고는 말했다.
“저희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지은 씨.”
“목표요?”
“바로 지은 씨의 레벨 업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도와주는 일이에요. 저희는 함께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그렇게 말한 주혁이 지은을 보며 웃어 보였다.
그런 주혁의 웃음에 지은은 주혁이 말한 함께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불의 정령왕 이그니스를 정화한지도 벌써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애초에 지은이 레벨 업을 하기로 결심했던 이유도 5층의 던전에서 받았던 어마무시한 페널티를 감소시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어디에, 몇 층에 있을지 모르는 타락의 기운에 오염된 나머지 속성의 정령왕들을 반드시 정화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대지의 정령왕과 빛의 정령왕은 이미 헌터들의 손에 토벌되었습니다. 불의 정령왕은 정화했지만, 지은 씨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타락의 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도, 정화할 수도 없죠.”
타락의 기운이라고 명명한 그 불길한 기운에 휩싸인 정령왕을 정화하는 것은 오직 지은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의 던전 개척에 언제 나올지 모르는 타락한 정령들을 위해서라도 지은은 반드시 일정 수준까지 레벨 업을 완료해야 했다.
물론 다른 헌터들은 수 년씩 걸리는 상위 레벨로 바로 올라서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레벨만 올리는 거라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레벨만을 올리는 것은 사실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헌터들은 레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킬의 숙련도와 클래스 숙련도를 상승시키는 것을 더욱 중요시 여겼다.
일정 수치의 스킬이나 클래스 숙련도를 만족하지 못한 채로 경험치만을 획득해 레벨 업하게 된다면, 그 레벨에서 올릴 수 있는 숙련도를 모두 채우지 못한 채로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손실이 발생했다.
레벨이 오르면 기본 스탯이 상승해 당장은 좋겠지만, 그 과정에서 놓친 스킬과 클래스 숙련도는 차곡차곡 쌓여 나중에 천상계 랭커들의 수준을 결정짓는 커다란 결함이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클래스의 ‘벽을 넘는다.’라는 기준이 바로 숙련도를 얼마나 쌓고 레벨 업을 하느냐에 걸려 있다는 뜻이었다.
“비전투 계열 각성자에게 공격력 스탯이 없듯, 저희 헌터들은 레벨만 올리는 게 끝이 아니라서요. 한 번 놓친 레벨 숙련도는 다시 돌아오지 않거든요.”
그것이 바로 천상계 랭커들이 레벨 업은 물론이고, 공식 랭킹 집계를 미루는 이유였다.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숙련도 경험치를 쌓고 나서야 자신의 클래스 등급을 조금이라도 올리는데 도움이 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적정 레벨이 아닌 던전에서 경험치 획득을 최대한 늦춰가며 수련을 거듭하는 헌터들이 많은 이유였다.
“레벨 업을 하면서 던전 페널티를 줄이고. 제 클래스 숙련도는 따로 쌓으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