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24)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23화(124/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23화
[스킬 사용이 제한된 상황입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9분 15초.] [스킬 사용이 제한된 상황입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9분 10초.] [스킬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마나가 부족합니다!]스킬을 사용하려 했지만 계속해서 떠오르는 실패 알림.
지은은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몬스터들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헌터들을 보며 초조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상위 균열의 몬스터들이 완전히 열리지도 않은 문을 비집고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헌터 마켓을 통한 포션 수급도, 심지어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지만, 몬스터들을 향해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는 헌터들은 없었다.
‘제발…… 제발!’
느리지만 회복 중인 마나를 스탯창을 통해 계속해서 확인하며 지은은 계속해서 스킬을 사용하려 애를 썼다. 그러나 [주인 마음대로]를 사용하기 위한 마나까지는 아직 한참 부족했기에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지은의 눈에 사용 가능한 스킬 이름이 들어왔다.
[사용 가능 스킬 목록] [스킬 : 방문 판매]– 하루에 한 번 원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어디든지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 대상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에 한해 방문이 가능합니다.
“……!”
지금까지 마나가 고갈되어 본 적이 없어서 몰랐지만, [방문 판매]는 마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스킬이었다.
하루에 한 번 사용 가능하지만 어디든지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스킬 설명을 확인한 지은은 고민에 빠졌다.
‘상위 균열의 발생으로 시스템이 정지되었다면, 지금 바깥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러면 [방문 판매]를 사용해서 바깥으로 나간다고 해도 당장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건 똑같아. 그렇다면 마나 포션을 항시 소유하고 있는 곳은…….’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지은의 머릿속에 얼마 전 다녀왔던 아리아 길드의 병원을 떠올랐다.
엘릭서는 물론이고 각종 포션들이 상시 사용 가능하도록 선반 위에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던 회복실 풍경이 떠오르자, 지은은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곧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 방문 판매 대상자 ‘한그루’] [스킬이 발동합니다!]“금방 지원군을 데려올게요!”
* * *
“엘릭서! 엘릭서가 필요합니다!”
“포션도 모두 끌어모으세요!”
균열 내부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균열 밖의 상황도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이었다. 전례 없었던 상위균열 출현 알림과 함께 S호텔에서 일어난 최초 균열의 주위에서 계속해서 또 다른 균열의 징조가 보이고 있었다.
대균열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최초 균열 발생 지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를 키워 가는 균열의 몸집 불리기에 총동원령이 떨어진 헌터들이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당장 헌터 마켓과 인벤토리가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 지금.
엘릭서와 각종 포션의 본산인 아리아 길드의 창고가 열렸다.
한그루의 지시 아래 증식하는 균열과의 싸움을 지원할 각종 엘릭서와 포션들이 박스 채로 바쁘게 옮겨지고 있었다.
“균열 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죠?”
“현재 S호텔을 중심으로 반경 10km 내에 10개의 새끼 균열들이 생성되었습니다. 길드들이 현재 쏟아지는 몬스터들을 상대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
“아직도 균열 내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까?”
“네, 그게…….”
“젠장할!”
균열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는 보고를 받은 한그루의 입에서 분노에 찬 짧은 욕이 튀어나왔다.
항상 침착하고 이성적이던 길드장이 욕을 내뱉었다는 사실에 놀랄 법도 했지만, 한그루가 왜 그렇게 균열 내부 진입에 집착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분하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은 젊은 길드장에게 뭐라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한그루 길드장님!”
길드원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던 한그루가 갑자기 자신의 앞에 환한 빛과 함께 나타난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민지은 씨?”
“마나 포션! 마나 포션이 필요해요!”
마법사도 아닌 지은이 갑자기 나타난 상황에 놀라 반응할 틈도 없이, 다급하게 마나 포션을 요구하는 지은의 말에 한그루는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에 있던 마나 포션을 건넸다.
“여긴 어떻게 왔습니까? 누가 보냈나요?”
“균열 내부에서 왔어요!”
“균열 내부요?”
“네! 스킬을 사용해서 민간인들을 균열 밖으로 빼내던 중이었는데, 마나가 다 고갈돼서…….”
“그게 정말입니까! 지금 균열 내부는 어떤 상황입니까?”
균열 내부로 진입할 방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전해 들었던 한그루가 균열 내부에서 왔다는 지은의 말에 반응하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마나 포션을 한 번에 비워 낸 지은이 빠르게 회복되는 마나를 확인하고는 말했다.
“헌터 마켓은 물론이고, 인벤토리도 잠긴 상황이에요. [문]이 열리며 몬스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아직 구출하지 못한 민간인들도 너무 많아서 지금 바로 가 봐야 하는…….”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다다다 말을 쏟아 내는 지은의 말을 자르며 한그루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문]이 이미 열린 상황이라면, 그 문을 강제로 닫기 전까지 균열은 몸집을 불릴 겁니다. 회복 포션이나 아이템도 없는 상황에서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 내기란 불가능할 테고요.”
“잠시만요!”
포션도, 엘릭서도, 회복 스킬도 없는 상황에서 랭킹 3위의 힐러인 한그루의 필요성을 곧바로 떠올렸던 지은이었다.
당장 마나 포션을 얻으러 온 것도 있지만, 한그루에게 균열 내부에 같이 들어가 줄 것을 부탁하려던 지은은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한그루의 말에 곧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대상 ‘한그루’를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정합니다.] [스킬 : ‘주인 마음대로’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5분 남았습니다!]“아아…… 5분이라니, 어떡하지?”
마나 포션을 사용해 마나가 모두 회복되었지만,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5분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발을 동동 구르는 지은에게 한그루가 말했다.
“5분?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마나 고갈로 인한 페널티예요. 스킬의 재사용 시간이 아직 5분이나 남았어요.”
마나를 모두 채웠음에도 한 번 형성된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지지 않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지은이 초조하게 시계를 쳐다보았다.
그런 지은에게 한그루가 씨익 웃으며 스킬을 사용하고는 말했다.
“그런 건 빨리 말씀하셔야죠.”
최고위 힐러, 한그루의 정화 마법이 지은의 머리 위에 씌워졌다.
그와 동시에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이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지은의 눈이 놀라움에 크게 떠졌다.
시스템이 잠기면서 형성된 페널티조차 정화해 버린 한그루가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지은을 보며 말했다.
“데려다 주십시오, 저를. 저 빌어먹을 균열 속으로.”
“…….”
“부탁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표정으로 균열 내부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며 부탁하는 한그루의 말에 지은이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겨 있던 스킬을 사용했다.
* * *
“으아아아아악!!”
문을 비집고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진형을 갖추고 막아 내던 헌터들 사이에서 처절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필사적으로 문을 틀어막고 있던 헌터들의 땅 밑에서 거대한 식물형 몬스터 사라세니아가 튀어나왔다.
성인의 팔뚝만 한 가시가 줄기 전체에 돋아나 있는 거대한 식물형 몬스터 군단의 등장.
순식간에 전열이 무너지며 급하게 뒤로 물러나던 헌터 몇 명이 개화하는 넝쿨들에 발목이 잡혀 몬스터에게 끌려가기 시작했다.
“살려 줘, 제발!!”
거대한 넝쿨에 발목이 잡힌 채 공중에 매달린 헌터들이 발버둥을 치며 살려 달라 외치는 모습에 아직 구출되지 못한 민간인들 사이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땅 밑에서의 기습으로 완전히 와해되어 버린 저지선을 다시 구축할 시간도 없이, 헌터들의 방해가 잠시 줄어든 틈을 타고 본격적인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되었다.
던전화가 진행된 필드 전체에서 기다렸다는 듯 몬스터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뿐만이 아닌 이미 던전화가 완료된 필드 위에서 몬스터가 리젠되는 것처럼 ‘태어나는’ 모습에 필사적으로 몬스터들을 막아 내던 헌터들의 얼굴에 절망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어떡하죠?”
자신의 정령들의 마법이 통하지 않을 정도의 고레벨 몬스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있던 하소연을 향해 날아오던 가시 넝쿨을 일격에 잘라 낸 남운이 그런 하소연의 물음에 답했다.
“10분.”
“네?”
“지은 씨가 10분만 버텨 달라고 했습니다. 아직 4분 남았습니다.”
“…….”
“처음으로 생긴 파티원의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않겠습니까?”
기적과도 같은 지은의 스킬을 떠올린 하소연이 스태프를 꽉 쥐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
“물론이죠!”
그리고 바로 그때.
그런 파티원들의 믿음에 응답하듯 10분만 버텨 달라고 했던 지은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군과 함께 등장했다.
“영원한 성역.”
영창되기 시작한 힐러의 노래에 흉포하게 달려들던 몬스터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식인 식물 몬스터의 넝쿨에 결박당해 온몸이 뜯어 먹히기 직전이던 헌터들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저마다의 무기를 휘둘렀다.
“으아아아아!”
“전장의 고양.”
전장에 쏟아지는 광역 버프.
순간적으로 헌터들의 공격력을 대폭 증가시켜 주는 최상의 버프가 두 번째 영창에 터져 나왔다.
전투태세를 모두 마친 대한민국 최고위 힐러가 자신의 성력을 개방시키며 소리쳤다.
“데아 파라디수스!”
여신의 낙원.
한그루의 발끝에서 필드 전체로 전개되는 마법진.
여신의 낙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뿜어져 나오는 순백색 성력의 기운에 모든 헌터들의 부상이 예외 없이 치유되기 시작했다.
모든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며 치료되기 시작하고, 이어서 몬스터들을 앞에 둔 헌터들은 물론이고 광범위 치유 마법진의 성스러운 분위기가 주는 아름다움에 민간인들도 넋을 잃고 쳐다볼 수밖에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윽고 검은 장막 속에서 빛을 잃어 가던 필드 전체를 환하게 비추는 백색의 태양이 떠오르는 것으로 최고위 힐러의 마법이 완성되었다.
상처의 치유뿐만 아니라 체력과 마나가 급격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거기에 고레벨 몬스터의 포효 때문에 걸렸던 상태 이상과 저주까지 해제되는 최고위 치유 마법진.
시전자의 충분한 성력이 담긴 한그루의 ‘마법’과도 같은 치유 마법은 엘릭서를 능가하는 치유력을 지녔다.
“제가 모든 것을 치유하겠습니다. 저를 믿고 싸워 주십시오.”
대한민국 최고위 힐러 한그루의 등장에 절망적이던 전세가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치유 마법은 물론이고 저주 해제 및 몬스터를 구속시키는 것까지 가능한 전천후 힐러의 등장에 헌터들의 사기가 상승했다.
환호하던 헌터들이 강한 성력에 구속된 몬스터들을 향해 거침없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지은 씨…….”
그리고 그런 최고의 지원군을 데려온 지은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운과 하소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때요. 제가 데려온 지원군은?”
“환상적이군요.”
“몸은 괜찮아요? 마나는 다 회복된 거예요?”
자신의 몸부터 걱정해 주는 하소연과 묵묵히 자신의 말을 믿고 싸워 주었던 남운의 얼굴을 보며 지은이 환하게 웃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상위 균열이라 할지라도, 이제 지은이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소를 짓는 지은을 향해 남운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남운 씨?”
“처음엔 하소연 씨인 줄 알았는데, 당신이었군요.”
갑자기 하소연과 자신을 비교하는 남운의 알 수 없는 말에 지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지은에게 가까이 다가온 남운이 고개를 숙이고는 지은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 세계의 대리자.”
“……네?”
“실패한 세상에서 난 당신을 찾기 위해 회귀해 왔습니다, 민지은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