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136)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35화(136/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35화
자신이 신의 대리자임을 인정하는 이태서의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분명 끔찍한 고통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을 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을 쥐어 불꽃을 꺼트린 이태서가 지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금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
“당신을 죽여야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그 정신 나간 목소리를 믿는 건 아닐 거라 믿어요.”
“계약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전 사실 이중 계약을 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중 계약이요?”
“애초에 당신이 남겨 준 창조의 기운이 없었다면, 저는 신과 계약할 마나를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신이 창조의 기운을 토대로 한 영혼을 원했기에 제 영혼이 둘로 나뉜 거고요.”
“그 말은…….”
“제가 온전히 기운을 넘기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새 나라의 어린이에게 사기를 친 제 두 번째 계약자가 창조의 기운을 뺏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지은의 권능으로 각성했던 이태서가 그 권능을 바탕으로 신과 계약을 했기 때문에, 지금 이태서는 신의 대리자이자 창조의 대리자였다.
그러나 이태서에게 남아 있는 창조의 기운은 곧 지은의 권능이나 마찬가지였다. 지은이 각성한 지금, 이태서의 몸에 있는 창조의 기운은 온전히 지은의 통제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창조의 기운을 뺏으려 했던 신이 비틀린 시간의 축에서 지은이 남기고 간 유일한 창조의 권능을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창조의 기운을 통해 각성했던 이태서.
그 기운을 넘기는 것을 대가로 신과 대리자의 계약을 맺은 이태서가 죽는다면, 신은 창조의 기운을 넘겨받지 못한다.
의도치 않게 지은을 통해 각성한 이태서. 까망이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창조의 기운이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이태서를 자신의 대리자로 삼아 계약했던 신이었다.
그러나 결국 지은이 대리자의 권능을 다시 가질 때까지 신은 지은이 남겨 둔 작은 창조의 권능 한 조각조차 손에 넣지 못했다.
“당신이 선물해 준 기적이라.”
“…….”
“뺏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선물한 거니까요. 계약을 하게 된 이상 저는 자유롭지 못한 몸은 맞습니다. 지금은 당신이 준 안전장치 덕분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지만, 만약…….”
말을 멈춘 이태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알고 있지만, 차마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아 지은은 가만히 입을 다무는 것을 택했다.
그런 지은의 반응을 보며 이태서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
“약속해 주시길. 제가 더 이상 당신이 선물한 기적 뒤에 숨어 있지 못할 때가 온다면.”
“…….”
“그땐 제게서 다시 이 기운을 회수해 주십시오.”
“이태서 씨.”
“어린 제가 원했던 세계에 저는 없어도 좋습니다. 이젠 어른이니까요.”
어린아이가 간절히 원했던 세계의 재창조.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평화로운 시절로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었지만, 그로 인해 스스로 덫에 빠져 버린 불쌍한 아이.
성인이 된 지금, 아이는 간절히 원했던 그 세계에 자신이 없어도 좋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이태서의 표정이 너무나 위태로워 보여서 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전 당신이 훌륭한 마법사가 될 거라고 말했어요.”
“…….”
“그러니 함께 이겨 낼 수 있어요. 내가 도와줄게요. 당신이 원하던 평화로운 세계를, 내가 반드시 선물할게요.”
지은의 말에 이태서가 잔잔히 미소 지었다.
“부디 처음 저를 구원했을 때처럼, 한 번 더 저를 구원해 주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 * *
“잘 가요, 예쁜 마법사 누나.”
집 앞에 도착한 지은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이태서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어렸을 때처럼 자신을 누나라고 부르는 이태서의 목소리에 지은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꼭 다시 만나서 불러 보고 싶었습니다.”
“……이태서 씨, 어디론가 멀리 떠나 버릴 건 아니죠?”
“제 계약자께서 꽤 분노하신 상태라, 무슨 일을 당하게 될지 짐작하긴 어렵지만 저를 죽일 순 없을 겁니다.”
“어떻게 그렇게 단언할 수 있어요?”
“제가 오늘로 민지은 씨에게 두 번째로 구원받았으니까요. 두 개로 나뉘어 있지만, 제 영혼이 따르는 건 당신입니다.”
“…….”
“저를 죽이고 다른 대리자를 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중 계약을 한 거나 마찬가지인터라. 먼저 저를 묶어 놓은 건 민지은 씨 당신이고요.”
지은의 걱정스런 눈빛에 이태서가 말을 덧붙였다.
“타락의 기운은 걱정 마시길. 아직은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죽지 않아요. 약속했으니까.”
담담한 이태서의 말에 지은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은 이태서가 계속해서 신의 개입을 버텨 내길 기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창조의 기운으로 타락의 기운을 모두 몰아내고 싶지만, 두 개로 나뉘어 각각 다른 기운을 담고 있는 이태서의 영혼을 건드릴 방법을 아직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신에게 버티지 못할 이태서에게서 창조의 기운을 회수하는 것만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지은이었다. 약속해 달라던 이태서의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창조의 기운이 빠져나간 영혼은 틀림없이 타락의 기운에 먹힐 것이고, 이태서는 온전한 자신의 적이 된다.
남운이 말했던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계.
그 절망의 세계를 수없이 경험한 남운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이 마지막 기회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지금에도 이태서와 대립하고 싶은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버텨 내요. 할 수 있죠?”
“네, 물론입니다.”
이태서를 태운 차가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것을 한참 바라보던 지은은 집에 들어와 털썩 침대에 누웠다.
생각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회귀자인 남운, 신의 대리자이면서 창조의 기운에도 묶여 있는 이태서.
1회 차의 자신이 어떻게 죽었고, 어떻게 세계가 멸망했는지 궁금했지만 단지 그뿐. 모든 게 달라진 지금, 어떤 이유로 지금 과거와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순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회 차의 자신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틀림없이 까망이나 자신이 안배해 둔 상황이 지금에서야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한 번 실패를 경험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의 선택이길 바라며 하나하나 준비해 뒀을 것이다.
청명 길드, 남운, 이태백, 이태서, 한그루 등 지금 연을 맺은 사람들은 틀림없이 1회 차에서도 자신과 함께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공허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 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모두 잃었다면?
‘포기하지 않았을 거야. 절대로.’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죽었는데도 까망이는 새로운 대리자를 찾지 않았을 것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 실패 끝에 지금에 이르렀을 터다.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었다고 해도,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시도할 기회를 엿봤을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내가 강해져야 해.’
마지막 기회라는 남운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창조의 정령을 알고 있는 남운에게 던전의 끝에서 세계수의 가지를 준 것이 까망이라면, 1회 차의 자신도 까망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정확한 타이밍에 시스템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제야 이태서와 이야기를 하느라 미뤄 뒀던 한정 퀘스트 보상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린 지은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시스템창을 확인했다.
[현재 레벨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상위 레벨의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정 퀘스트를 완료하여 클래스 전용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한정 퀘스트를 완료하여 클래스 전용 장비를 획득했습니다!] [한정 퀘스트를 완료하여 숙련 레벨이 상승합니다.] [상위 레벨의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부스터를 얻었습니다! 각성 레벨과 숙련 레벨의 경험치 상승량이 3배 증가합니다.] [모든 보상을 한 번에 수령하시겠습니까? Y/N]“대박…….”
까망이가 말했던 대로 레벨에 비해 너무 난도가 높은 퀘스트를 완료한 지은에게 주어진 보상은 엄청났다.
새로운 클래스 전용 스킬은 물론이고 클래스 전용 장비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클래스 전용으로 이미 무적 수건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무적 수건은 아이템이었다. 처음으로 장비를 수령하게 된 지은이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Y 버튼을 눌렀다.
[클래스 전용 스킬 : 열려라 신비의 문!을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출장 계약을 맺어 던전 안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문을 엽니다.
계약을 맺을 대상은 최대 100명까지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어느 장소에서든 사용할 수 있으며, 계약을 맺은 대상은 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문은 언제든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합니다.
[클래스 전용 장비 : 멀티 파우치를 획득했습니다!]– 장비 설명 : 착용감을 강조한 벨트 형태의 멀티 파우치.
– 공간 제한이 없는 만능 파우치. 클래스 전용 장비로 양도 및 판매가 불가능하다.
– 착용 시 기력과 마나 100% 증가.
– 모든 스탯 : +10
– 상태 이상 내성 : +100.
– 방어력 : +200
– 모든 기력과 마나 회복력 100% 증가.
[클래스 숙련도가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클래스 숙련 레벨이 Lv.5로 상승합니다!
– 모든 스탯이 +30 상승합니다.
– 숙련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각성자의 상태가 ‘2호점을 고민하는 사장님’으로 변경되었습니다.
– 등록 가능한 아르바이트생 인원이 최대 5명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 레벨에 맞지 않는 던전 입장 페널티가 50% 감소합니다.
– 클래스 숙련 레벨이 올라갈수록 던전 입장 페널티 감소 비율이 상승합니다.
[경험치 3배 부스터를 획득했습니다!]– 남은 사용 횟수 : 10회.
–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한 경험치 부스터.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경험치를 요구하는 대상에 적용됩니다.
– 1회 사용 시 유지 시간은 5시간입니다.
“으아아아아!”
한 번에 받기를 클릭한 지은이 주르륵 떠오르는 시스템창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소리를 질렀다. 클래스 한정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기쁨이 무수히 쏟아진 보상을 확인하니 밀려들어온 탓이었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드디어 퀘스트를 끝냈다는 안도감은 이내 기쁨으로 바뀌고, 기쁨을 표출하는 몸짓은 어느새 춤사위로 변했다.
<주인, 뭐 하냥?>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보여 주지 않은 외할머니에게 전수 받은 관광버스 스텝을 구사하고 있던 지은의 몸이 멈칫하고 굳었다.
<몸치면서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춤을 추고 있냥?>
“몸치라니!”
정령계에서 방금 돌아왔는지 지쳐 보이던 까망이는 지은이 발끈하자 아차 싶었는지 다급하게 말을 돌렸다.
<무슨 좋은 일 있냥? 대통령에게 뭘 받았길래…….>
“나, 한정 퀘스트 완료했어!”
<뭐? 갑자기 어떻게 한정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