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1화(2/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1화
‘너와 다른 세상을 동경하지 말고 평범하게 살거라.’
어려서부터 돌아가신 외할머니에게 음식을 배우며 지겹게 들어온 말이었다.
대 각성의 시대.
20년 전 전 세계에 던전이라 불리는 탑이 생겨나고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끔찍한 모습의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며, 인류가 처음으로 부딪힌 이계의 존재에 속절없이 쓰러질 것 같던 때 등장한 [각성자].
[각성자]들은 균열에서 쏟아지는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인류에게 다시 평화를 가져다주었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각성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지은의 부모님도 있었다. 간신히 던전의 문을 닫았을 때 지은의 나이는 고작 2살이었다.
지은은 그때부터 외할머니의 손에 길러졌다. 외할머니는 지은이 행여라도 자신의 딸과 사위처럼 각성자가 되어 훌쩍 떠나버리진 않을까 평생을 노심초사하며 살았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의 신신당부 덕일까, 지은은 수많은 부를 쌓으며 화려한 삶을 사는 헌터를 동경하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평범한 삶만을 바랐다.
지은은 한때 한식당의 유명 셰프였던 할머니를 닮아 요리에 소질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대신해 주방에서 식칼을 잡은 지은은 요리를 하는 순간이 너무나 즐겁게 느껴졌다.
직접 할머니가 적어 준 레시피를 보며 만든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이 가장 보람차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은이 중학교 3학년이 된 해에 외할머니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중환자실에서 잠깐씩 눈을 뜰 때마다 외할머니는 지은에게 오늘 밥은 먹었는지, 무얼 먹었는지 꼭 물어보곤 했었다.
그러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일가친척들조차 없던 15살의 지은은 정말로 혼자가 되었다.
슬픈 감정에 휩싸일 틈도 없이 현실적인 문제가 곧바로 지은을 압박했다.
당장 장례식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려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부모님이 계신 납골당에 할머니를 모시고 난 뒤.
혼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지은이 정말로 혼자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은아, 무슨 일이 있어도 밥은 꼭 잘 챙겨 먹고 살아야 한다.’
학교가 끝나고 불 꺼진 집에 혼자서 귀가할 때마다, 지은은 여러 레시피가 적힌 외할머니의 수첩을 보며 혼자서 요리를 해 먹었다.
수첩을 보다 보면 할머니가 곁에서 함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요리를 하는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 온 21살의 지은이 가진 하나의 꿈.
그것은 바로 자신의 이름을 건 가게를 차리는 것이었다.
유명 셰프인 할머니의 손맛을 닮은 덕인지 한식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요리 또한 혼자 도전하며 두루 섭렵한 지은은 못 하는 메뉴가 거의 없었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지은은 수많은 레시피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모두 모아 지원한 청년 사업 지원 공모전에 최종 합격을 앞둔 상태였다.
서울 어디에서나 가게를 열 수 있는 푸드 트럭. 서울시에서 열린 청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3년간 무상으로 푸드 트럭을 지원하는 공모전의 결과가 나오는 날.
띠링!
두 손을 모은 채 핸드폰을 잡고 있던 지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심호흡을 하고 핸드폰을 확인한 지은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합격이다아아아아!!”
믿을 수 없어 핸드폰 액정을 다시 보고 또 봤음에도 선명하게 [정부 지원 청년 사업 지원 대상자에 선발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문자가 맞았다.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주체하지 못한 지은의 외침이 방 안에 가득 퍼져 나갔다. 3번의 도전 만에 쟁취해 낸, 자신의 꿈을 향한 첫걸음이 될 푸드 트럭!
그리고 일주일 뒤.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축하 행사에서 환한 미소를 띤 채로 트럭에 기대고 선 지은의 모습이 신문에 실렸다.
* * *
“흐흥흥~~~”
트럭을 몰고 한적한 한강 공원에 도착한 지은이 뒷좌석에서접이식 간판을 내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3년간 자신의 꿈을 펼칠 첫 가게가 된 푸드 트럭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였다.
음식을 만드는 공간인 짐칸 문을 낑낑대며 열자 좌판 형식으로 설계된 공간이 드러났다. 접히는 지붕을 펼치자 좌판에 그늘이 드리웠다.
“내 첫 가게의 주방이네…….”
감격한 얼굴을 하고 손을 들어 이제 다양한 음식이 조리될 화구들을 쓸어내리던 지은이, 바닥에 내려뒀던 칠판 모양의 간판을 들어 올려 똑바로 세웠다.
그리고 이내 하얀색 보드 마커를 꺼내 설레는 마음으로 푸드 트럭의 이름을 적어나갔다.
[지은이네]만족스러운 글씨로 거침없이 미리 정해 둔 가게 이름을 써 내려간 지은이 이어서 영업 수칙을 마저 적기 위해 다시 보드 마커를 든 순간이었다.
띠링!
[클래스 : 푸드 트럭 사장님(히든)으로 각성했습니다!]“으응……?”
각성? 푸드 트럭 사장님?
갑자기 눈앞을 가로막은 푸른 창에 지은이 당황한 순간.
띠링! 띠링!
알림이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스킬 :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 1)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어떤 지형에서도 음식이 넘치지 않는 편안한 주행과 주차가 가능해집니다.
– 무려 자동주행! 짜릿한 기술의 발전을 느껴보세요.
“네? 잠깐만…….”
[아이템 : 에러 없는 카드 리더기(Lv. 1)를 획득했습니다!]– 아이템 설명 : 결제 오류 없음! 전표 충전 없이 자동으로 금액까지 계산되는 편리한 카드 리더기입니다.
– 세금 대상이 아니라서 영수증은 발행되지 않아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최고의 아이템!
“오, 이건…….”
[스킬 : 오늘의 추천 요리(패시브)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식재료가 제공됩니다. 최상의 재료로 최상의 손맛을 손님들에게 선물하세요.
주르륵 이어지는 스킬 획득 알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지은은 시스템의 마지막 문구를 확인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아이템 : 던전 내 입점 허가서(개인 귀속/양도 불가)를 획득했습니다!]– 던전 내에 자유롭게 입점할 수 있는 허가서입니다. 던전 내부 어디에서나 장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개인 귀속이며 양도 및 폐기가 불가능한 아이템입니다.
– 오직 던전 내부에서만 장사가 가능합니다.
어느새 환한 빛을 뽐내며 손에 들어온 한 장의 종이.
거기에 적혀 있는 아이템의 상세 설명 중 ‘오직 던전 내부에서만 장사가 가능합니다.’ 항목을 확인한 순간, 지은은 자신도 모르게 털썩 자리에 주저앉아야 했다.
시끄러운 알림음이 사라지고 사방이 조용해졌다.
그제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은 지은은 이 모든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이게 뭐야아아아아!!”
* * *
“각성? 내가 각성자가 되었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 버렸다. 에이 설마, 하며 부정해 봤지만 이어서 나타나는 시스템창이 저 멀리 가출한 지은의 정신을 다시 현실로 잡아다 주었다.
[던전 내 입점 허가서를 인벤토리에 넣으시겠습니까? Y/N]각성자들에게만 보인다는 시스템 창. 말로만 들었던 그 창을 직접 보게 되다니. 떨리는 손을 들어 ‘Y’를 누르자 방금까지 손에 들려있던 허가서가 빛을 내더니 어딘가로 사라졌다.
[인벤토리를 열어 보시겠습니까?]“네…… 네…….”
지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마치 게임 시스템처럼 허공에 띄워진 인벤토리창 안에 방금 사라진 던전 내 입점 허가서가 들어가 있었다. 그제야 지은은 자신이 각성자가 되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확인하지 않은 스킬이 있습니다. 상태창을 열어 확인하세요.]이어서 깜빡이는 시스템창을 눌렀더니 눈앞에 커다란 양피지가 촤르륵 가로로 펼쳐졌다.
[각성자 : 민지은(Lv.1)] [클래스 : 푸드 트럭 사장님(히든)]– 클래스 숙련도 Lv.1 : 스탯이 초기화 된 상태입니다.
– 클래스 숙련도 레벨이 오르면 스탯과 스킬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보유 스킬 : 5개]– [강화된 1종 대형 면허(Lv.1)]
– [오늘의 추천 요리(패시브)]
– [바퀴가 가는 대로(Lv.1)]
(상세 설명을 읽지 않은 상태입니다!)
–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패시브)]
(상세 설명을 읽지 않은 상태입니다!)
– [이거 방탄 트럭이야!(패시브)]
(상세 설명을 읽지 않은 상태입니다!)
[보유 아이템 : 2종]– [에러 없는 카드 리더기(Lv.1)]
– [던전 내 입점 허가서(개인 귀속/양도 불가)]
주르륵 떠오른 상태창에서 보유 스킬 5개 중 3개의 이름에서 깜빡깜빡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스킬을 확인하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제야 지은은 경황없는 와중에도 [오늘의 추천 요리]까지는 확인한 기억이 났다. 나머지는 손을 휘저어서 창을 쭉 내려 버린 탓에 스킵 된 스킬 설명인 듯했다.
“스킬 확인…….”
[스킬 : 바퀴가 가는 대로(Lv.1)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푸드 트럭은 어디로 사장님을 안내할지 모릅니다!
– 스킬 레벨을 올리면 [주인 마음대로]로 스킬명이 변경됩니다!
– 스킬 레벨이 올라간 뒤에는 자유롭게 장사할 장소를 지정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한 번 이상 방문해 가게를 열었던 장소에만 적용됩니다.)
[스킬 : 개점 시간 및 폐점 시간을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영업을 시작할 시간과 종료할 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 영업 시작 시간이 되면 푸드 트럭이 던전 안으로 이동합니다. 현재 바퀴가 가는 대로(Lv.1)의 영향을 받아 랜덤한 장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 던전 안에서 직접 스킬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있는 곳에서 트럭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 지정된 폐점 시간이 되면 던전 밖으로 푸드 트럭이 복귀합니다. 복귀 장소는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스킬 : [바퀴가 가는 대로]에서 [주인 마음대로]로 레벨 업하면 언제든 폐점 시간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스킬 : 이거 방탄 트럭이야!(패시브)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 푸드 트럭의 범위 내에서는 던전 안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 영업시간에는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습니다. 가게가 있어도 사장님이 위험하면 장사를 할 수 없으니까요! 안전이 보장된 나만의 가게!
“하하하…….”
5개의 스킬 설명을 모두 읽은 지은이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할머니가 당부한 대로 헌터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고 살아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나마 다행인지 불행인지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 클래스가 아닌 일반 비전투원 각성자 클래스가 되었다는 게 위안 삼을 점인가 싶었다.
그리고 지은이 상태창의 모든 내용을 확인하자, 기다렸다는 듯 이어서 시스템창이 다시 떠올랐다.
[가게명을 ‘지은이네’로 확정하시겠습니까?]“네.”
[가게명 : ‘지은이네’가 등록되었습니다.]– 클래스 특화 튜토리얼을 진행해야 합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네.”
[튜토리얼 : 첫 오픈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추천 메뉴 스킬을 통해 판매할 음식 메뉴를 지정하고 개점 시작 시간을 입력해 주세요!
– 튜토리얼 완료 보상 스킬 포인트(100p)
바로 이어지는 튜토리얼의 내용은 설마 설마 하던 지은의 마음을 몰라주는 내용이었다.
가게가 생겼으니 다음 순서는 첫 개업 개시였다. 문제는 스킬 설명대로라면, 그동안 지은이 살면서 한 번도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무시무시한 던전 어딘가에 랜덤으로 푸드 트럭이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이…… 일단 보류!”
그리고 21살 민지은.
그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공포 영화조차 보지 않은 심각한 겁쟁이였다. 스치는 바람에 창문이 덜컥거리기만 해도 이불을 뒤집어쓰는 심신 미약의 대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