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ruck Owner Inside the Dungeon RAW novel - Chapter (216)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215화(216/302)
던전 안 푸드 트럭 사장님 215화
“키드 그놈, 진짜 머리가 좋은데. 솔직히 놀라워.”
노아가 정말로 놀랐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은에게 제임스의 얼굴을 일부러 노출시켜 제임스가 강령술에 당했다는 정보를 공개했다. 당연히 지은은 강령술사에게 정보를 물어보기 위해 행동을 취했다.
“위험할 뻔했네요.”
“손바닥 위에서 놀아날 뻔했어.”
노아의 말대로였다. 키드의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한국행을 결심한 노아의 존재는 매우 껄끄러울 것이 분명했다. 기자 회견장에서 대놓고 지은을 보러 왔다고 말한 노아로 인해 지금 키드는 많은 고민에 빠져 있을 터였다.
“그러면 지금 키드가 데이비슨의 능력을 흡수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거죠?”
“맞아. 두 번째 강령술사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
애초에 제임스의 클래스는 탱커. 강령술을 사용하는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개화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상 그건 거의 불가능했다. 지금 데이비슨은 키드에게 이미 죽임을 당하고 그 능력을 흡수당한 상태일 것이란 지은과 노아의 생각이 일치했다.
“키드는 아직 미국에 있다고 했는데.”
토벌대 출발 전, 틀림없이 아직 키드가 미국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알려 준 것은 주혁이었다. 만약 키드가 데이비슨을 죽이고 그 능력을 흡수해 데이비슨을 강령시켜 눈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주혁을 비롯한 한국의 랭커들이 대다수 던전으로 향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터였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방법은 있죠.”
잠깐 기다려 보라고 말한 지은이 곧바로 자신의 임시 계약 정령왕인 드루이얼을 불렀다.
[급하게 할 말이 있는데 말 좀 전해 주실 수 있나요?] [무슨 일이냐? 안 그래도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다.]귀찮은 것은 질색이라며 지은의 말을 특공조에게 전해 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던 드루이얼의 말에 지은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주혁 씨한테 키드의 위치에 대해서 물어보려고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요? 먼저 연락을 주려 하시고.] [안 그래도 그 문제로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다. 구도자의 말대로라면 지금 그림자가 한국에 있다고 하는데.] [뭐라고요?] [그래서 지금 다시 복귀를 해야 하는가 상의하고 있는 중이었다.]특공조가 해방의 날개 길드의 본거지를 치러 가는 길은 꽤 험난했다. 물론 주혁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랭커였기에 던전 개척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정보가 새어 나간 탓인지 계속해서 본거지를 옮기는 해방의 날개 길드의 움직임을 따라가야 했기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있었다.
어디에서 정보가 샜는지 그제야 모든 톱니바퀴가 딱딱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키드가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 들어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의혹이 풀리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복귀를 해야 한다는 인간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은데.]복귀를 주장하는 쪽은 주혁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었다. 주혁은 이제 와서 복귀를 하는 것은 지은 씨를 믿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완강하게 해방의 날개 길드를 치는 강행군을 이어 가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주인은 어떻게 생각하지?] [주혁 씨의 말대로 해요.] [그 말은…… ] [키드가 없는 지금이 키드의 팔다리를 확실하게 자를 수 있는 완벽한 기회예요. 그리고 이런 상황을 염두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에요.]지은의 말대로였다. 애초에 자신에게는 까망이도, 유라도, 이태서도 함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안전을 보장받은 임시 거처에서 거의 나가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키드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주길 바라고 있었어요.]그럼에도 지은이 일부러 혼자 장을 보러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이유는 키드를 도발하기 위함이었다. 제발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번에야말로 키드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면 까망이와 힘을 합쳐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다른 누구와도 아닌 주혁과 상의한 문제였다. 분명히 자신의 동향을 키드가 주시하고 있을 거라는 주혁의 말에 지은은 자신은 걱정하지 말고 키드가 우왕좌왕할 때를 노려 확실히 키드의 뒤를 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주혁 씨에게 전해 주세요.] [또 뭘 전해 주면 되겠나?] [노아랑 함께 있으니 제 걱정은 말고 원래 계획대로 쭉 진행해 달라고요.] [흠, 알겠다.]드루이얼과의 대화를 끝낸 지은이 자신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노아를 보며 정보를 공유하려고 말을 이어 가려던 찰나였다.
[주인, 갑자기 구도자가 말을 바꾸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주혁이 복귀 쪽으로 돌아섰다는 소리에 지은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미 둘이서 상의를 끝내놨던 일인데, 갑작스러운 주혁의 변심이 믿기지 않았다.
[갑자기 왜요? 제 말을 제대로 전한 거 맞아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전했다만.] [제 걱정은 말고 그대로 진행해 달라고 전해 주세요. 정말 아무 걱정 안 해도 된다고요.] [그런 종류의 걱정은 아닌 것 같은데…… 음, 일단 알겠다.]금제에 걸려 있는 노아는 자신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주혁 역시 모르지 않을 텐데, 라고 생각하던 지은은 대수롭지 않게 드루이얼과의 교감을 끊었다.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군. 정말 보면 볼수록 탐이 나.”
“네, 미국 안 가요.”
“쩝. 아쉽네.”
은근슬쩍 다시금 지은을 스카우트하려던 노아는 단호한 거절에 정말로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그런 노아에게 지금 키드가 미국이 아닌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최신 정보에 대해 설명한 지은이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요? 키드가 지금 데이비슨의 몸으로 변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나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 의심되긴 해.”
“다른 사람이요?”
“본래 강령술은 인형극이나 마찬가지야. 강령술에 걸린 인형을 조종하기 위해서 술사는 보통 뒤에 숨어 있기 마련이지.”
그렇게 말한 노아가 씨익 웃으며 지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노아의 스킨십에 놀란 지은이 뭐라 말을 하려던 찰나, 노아가 지은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는 말했다.
“대놓고 꼬리를 흔들어 보자고. 그러면 아마 저쪽에서 먼저 신호가 올 거야.”
“……어떤 방식으로요?”
“오늘 시간 좀 있나?”
뜬금없는 노아의 말에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한 지은이 인상을 찡그렸다.
현재 시간 오전 3시. 왜 이렇게 눈이 슬슬 감기나 했더니, 벌써 새벽이었다.
“……내일도 아니고 오늘이요?”
“좀 자고 나와서 점심이나 같이 먹는 게 어때?”
“제가 그쪽이랑요? 왜요?”
“키드가 내가 너를 찾으러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그…… 렇죠?”
“그러니까 실제로 만나는 모습을 보여 줘야 그놈도 다음 행동을 결정하겠지. 지금 내가 했던 말이 긴가민가해서 쥐 죽은 듯 가만히 있잖아.”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요?”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말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키드가 노아와 자신이 진짜로 만날지 몰라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을 거라 생각해 보면 맞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노아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국으로 간다면 굳이 적이 많은 한국에서 일을 벌리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한국에 남겠다고 하며 노아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노아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때만을 기다릴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나를 만나서 제안을 거절한다고 해.”
“제안을 거절하라고요?”
“그래, 마침 데이비슨도 너에 대해서 말을 꺼냈었거든.”
“……!!”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갑자기 노인네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관심을 갖나 했더니.”
데이비슨이 노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은이 눈을 번뜩였다.
어쩌면 이건 노아를 이용해 고요한 수면 아래서 눈치만 보고 있는 키드를 물 위로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그럼 내가 슬쩍 너를 만나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흘려 보지. 솔직히 이건 우리의 예상이지, 데이비슨이 실제로 강령술에 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 어때?”
“……네, 뭐 그런 의도라면. 까망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
그리고 둘의 대화를 가만히 바라보며 듣고만 있던 까망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지은의 부름에 파우치에서 얼굴을 쏙 내밀었다. 그런 까망이의 등장에 노아가 흠칫 몸을 떨었지만, 까망이를 내려다보던 지은은 그런 노아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했다.
<주인을 이용해서 그림자를 끌어낸다라.>
“……이참에 키드 그 녀석과 한판 붙고 싶은 건 너도 마찬가지일 거 아니야? 그렇다면 나 같은 든든한 아군이 있을 때를 이용해야지.”
<흐음…….>
눈을 흘기며 노아를 바라보며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던 까망이가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
<뭐 그래, 좋다. 네 녀석의 말대로 의심이 많은 놈을 끌어내려면 그 정도 액션은 보여 줘야겠지.>
까망이의 긍정적인 허락이 떨어지자 노아가 예스! 라고 외치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다만 ‘이상한 생각하면 안 된다, 알지?’라며 묻는 까망이의 말에 걱정 말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노아와 까망이 사이의 미심쩍은 눈빛 교환을 보면서도 지은은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까?”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주인.>
“아니, 그냥 우리 생각대로 키드도 잡고 해방의 날개 일당들도 일망타진한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게 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그리고 이렇게 찔러봤는데 나오지 않으면 직접 물 밑으로 들어가면 되지.”
노아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자신만 믿으라는 노아의 그런 믿음직스럽지 않은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지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내일 1시 낮에 보죠, 우리.”
“좋아, 너희 길드에 미리 이야기해 둬.”
“길드에 이야기를 하라고요?”
개인적으로 만날 생각이었는데 아예 길드에 알리라는 노아의 말에 지은이 몸을 멈칫했다. 노아가 당연하지 않냐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나도 기자들에게 조금 뿌릴 건데? 오다가 봤지? 호텔에 기자들 쫙 깔려 있는 거.”
호텔 정문은 물론이고 로비 안에서까지 대놓고 커피를 마시며 목에 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던 기자들을 떠올린 지은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왜곡의 안경이 있었지만 혹시라도 정체가 들킬까 마음 졸이며 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또 그 기자들의 앞을 지나가야 했다.
“일을 한번 크게 키워 보자고, 우리.”